Anacrusa

1 # Fuerza[ | ]

[[[BrainSalad]], 1998년 유니텔 뮤직플러스 아트락방]

 

1. Fuerza
2. Vidala De La Tierra
3. Calfucura
4. En Paz || side 2
1. Presion
2. Monserrat
3. Voz Del Agua
4. Chaya ||

50년만의 가을 혹서가 짜증나게 하는 요즘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리뷰를 올리네요. 이제 감상회때문에 들뜬 기분은 털어버리고 음악이나 열심히 들으며 착실하게 살아야겠습니다.^^ 근데 막상 리뷰할만한 앨범도 별로 없군요.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고른 그룹이 저에게는 이태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 아르헨티나의 그룹으로 정했습니다. 마침 다음 감상회는 이쪽 동네 음악으로 쫙 깔거니까요.

오늘 소개하는건 Anacrusa 의 Fuerza 앨범인데요, 이들은 아르헨티나인으로 구성되어서 정작 활동은 프랑스에서 했다고 하네요. 아트록지에서 다룬적이 있다고는 하나 저는 아트록지를 한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는 관계로 내용은 알 수 없구요, 다만 프렌치록 그룹들의 영향 어느정도에다 남미 고유의 색깔도 약간, 고전적인 분위기까지 고루 섞어 놓은 스타일에 색다른 악기 구성으로 (오보에라든가) 맛깔스럽고 윤기있는 음악을 들려줍니다. 바이오그라피는 커녕 정확한 디스코그라퓌도 알지 못하는 형편입니다만 일단 이들의 앨범은

same title 1,2 / Fuerza / Il Sacrificio

이상으로 알고있습니다. 이중에서 두,세번째 앨범은 재발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저도 LP의 복각 버전을 가지고 있을뿐입니다.

브라스와 오키스트레이션을 많이 구사해서 풍성한 음감을 만들어주고 있군요. 먼저 이 그룹의 여성 보컬 Suzanna Lago 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을수가 없는데요, 첫곡인 Fuerza 에서부터 마지막 수록곡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목소리가 나오면 연주에 대해서 어떤 느낌이란게 생기기 어렵도록 몰두하게 만드는군요. 특히 Fuerza 의 후반부에서 힘찬 남성 코러스의 등장과 함께 돌변하는 그녀의 처절한 절규는 그야말로 폐부를 후벼파는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이 정도의 감동을 주는 여성 보컬이라면 이 방면에서는 제니 소렌티나 해슬램 아주머니 정도였는데, 꽤 인상적이네요. 보다 멜랑콜리하고 감미로운 발라드인 두번째곡을지나 Calfucra 는 전원적인 오키스트레이션 위에 오보에,기타등의 향연으로 규모의 음악을 들려줍니다. 아름다운 플룻 선율과 어쿠스틱 기타위에 첫곡의 힘있는 보컬은 온데간데 없이 청승맞고 말랑말랑하게 노래를 불러주는 En Paz 가 조용조용 아쉽게 끝이 나면 1면은 끝이네요.

앞면에서 Lago 의 목소리가 주축을 이루었다면 뒤의 수록곡들은 Instrumental part 의 비중을 더 높이고 Lago 의 보컬이 마무리를 하는 형태네요. Presion 의 바이올린과 기타의 주선율 , 수록곡중 가장 경쾌하고 빠른 템포의 Monserrat 는 또한 가장 남미 토속의 구수한 맛이 우러나오는 곡입니다. 민속 음악적인 타악기군의 간지러운 퍼커셔닝 위로 매끄럽게 흘러가는 키보드와 관악파트....중간 중간 아주 짧게나마 각 파트별로 즉흥 연주를 들려주며 이들이 퓨전 재즈로부터도 지대한 영향을 받았음을 느끼게 합니다. 쪼끔 흥겨워진 분위기를 다잡으며 낮게 깔려나가는 곡은 Voz Del Agua....피아노 솔로가 차분히 바람을 잡아 놓으면 오보에와 소프라노 색스폰에 의해 주도되는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의 흡입력에 빨려들어갑니다. 카멜의 미발표 연주곡이라고 들려주면 몇몇은 속지 않을까...생각합니다. 기타도 그럴싸하고....나중에 따라붙는 플룻 소리도 좋고...이렇게 듣다보면 어느덧 연주 호흡은 서서히 가빠오기 시작하고 그 신호탄은 역시 기타가......어쨌든 질리지 않고 들을만한 연주곡이네요. 마지막 곡은 위에 언급한대로 오랜만에 그리고 끝으로 다시 Suzanna 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곡입니다. 초반부는 앞의 연주곡들의 연장선상에 있는듯 재즈적인 터치로 감기다가 참 열심히 부른다는 느낌이 드는 그녀의 목소리가 나올즈음 프로그적이라든가 그런 냄새는 싹 사라지고 처량하고 구슬픈 분위기로 돌변하죠. 연주 파트로 돌아서면 다시 심포닉인가 싶다가 깨끗이 앨범을 마무리짓습니다. 서글픈 정서가 지배적이라서 똑같은 이지 리스닝 계열의 다른 아르헨티나 그룹들과도 차별되는 맛이 있습니다. 하여튼 저는 대단한 만족감을 느끼며 들은 앨범입니다.

2 # El Sacrificio[ | ]

[[[BrainSalad]], 1998년 유니텔 뮤직플러스 아트락방]

 

2. El Sacrificio ( Suzana / Jose )
3. Sol De Fuego ( Jose )
4. Quien Bien Quiere ( Suzana / Jose )
5. Homenaje A Waldo ( Jose )
6. Los Capiangos ( Jose )
7. Tema Di Anacrusa ( Jose ) ||

참 희안한 날씨 속에 살고 있군요. 오늘은 예고드린대로 그저께 소개한 아나크루자의 3집(?) 앨범 El Sacrificio 의 감상을 짤막하게 올려보겠습니다. 이 그룹에 대해 조금 더 말씀을 드리자면 지난번에 극찬해 마지 않았던 Suzana Lago 와 Jose Luis Castineira De Dios 라는 괴상하게 긴 이름의 안경 낀 아저씨가 실질적인 핵심인듯 합니다. 곡마다 이 두사람의 이름이 번갈아 나오는걸 보면 작곡도 나누어 혹은 공동으로 했으리란 추측을 할 수 있으며 더우기 Fuerza 앨범에 비해 안경 아저씨의 비중이 높다는 점과 동시에 꿀꿀한 분위기가 많이 깔린 점으로 봐서도 이 두 사람의 성향을 어느정도 추측할 수 있을것 같네요. Jose 의 경우 낭만적이고 센티멘탈한 퓨전 재즈 분위기를 대단히 선호한다는걸 느낄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 앨범의 음악 스타일은 전작과는 많이 달라진 양상을 보여주는데요, Sebastian Hardie 풍의 스케일이 큰 심포닉에 퓨전 재즈의 밝고 템포감있는 연주 스타일을 융합시켜 편안하고 낭만적인 음악을 들려줍니다. 대신 트래디셔널한 맛은 많이 희석됐네요.

첫 곡은 마치 팜파스 초원 위를 말을 달리며 소떼를 모는 기분을(아르헨티나가 미국,캐나다에 견줄만한 쇠고기의 천국인줄 아시죠?) 느낄 수 있는 시원스런 연주곡이구요, 두번째 곡에서는 Suzana 특유의 처량한 목소리로 애절한 발라드를 들려줍니다. 슬픈 기타 연주와 그보다 더 구슬프게 들리는 우리네 가락의 단소 소리처럼 애끓는 정서를 표현하는 이름 모를 민속 악기와 현악의 어우러짐...누구라도 좋아할만한 곡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두 앨범 모두 타이틀곡은 정말 가슴에 푹푹 꽂히는군요.

다음 곡인 Sol De Fuego 는 프랑스풍 영화의 (셀부르의 우산같은) 배경음악으로 쓰여도 좋을만큼 다정한 피아노 연주에 실린 퓨전 재즈 풍의 곡이구요, 네번째 곡으로 넘어가니까 여지없이 단조로 전개되는군요.^^ 이 앨범에서 마지막으로 그녀의 보컬을 들을 수 있고 또한 마지막으로 남미 그룹인가보다 하는 냄새를 희미하게나마 맡을 수 있는것 같습니다.

세번째 곡이 프랑스 영화 풍이라면 다섯번째 연주곡인 Homenaje A Waldo는 시네마 천국을 연상시켜주는군요. 아름다운 플룻과 짚시풍의 바이올린,색스폰의 가세까지...감미로운 엔니오 모리꼬네가 떠오릅니다. 결정적으로 멜로디 전개가 웬지 모르게 비슷하구요,후반부에 일렉트릭 기타와 오키스트레이션의 가세로 좀 더 드라마틱해지는군요.

뒷면의 두 곡은 길이가 다소 길다는것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이 물 흐르는듯 자연스러운 전개를 이어갑니다.( 바꾸어 말하면 여기쯤 들었을때 슬슬 주의가 산만해진다는 뜻) 그룹송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마지막 곡 Tema Di Anacrusa 가 이 편안한 앨범에서는 그나마 프로그레시브 성향이 보이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특히 타악기 파트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역시 퓨전 감각이 물씬 풍기는 연주곡이구요, 중반부에 앞서 말한 우리의 단소 소리와 비슷한 악기 연주와 함께 가라 앉는 분위기는 한참을 그렇게 평화롭게 흘러가다가 Suzana 의 흥얼거림(이걸 허밍이라 해야 할지,스캣이라 해야할지...앗,아까 왜 마지막 보컬이라 했냐구요? 여기서는 가사가 없이 짧막한 흐느낌만 나오거든요....) 을 전환점으로 해서 다시 각 연주파트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종국으로 치닫습니다. 연주력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렇게 오키스트레이션이 난무하는 음악에서는 저의 경우 연주 실력을 제대로 가늠하질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만하면 무난하다는 축에는 들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나크루자의 두 앨범에 대한 리뷰를 마칩니다. 최종 결론을 내리자면 Fuerza 앨범정도면 All time Favorite까진 못가도 베스트 20 정도면 늘 끼워줄 수 있을 앨범이고 El Sacrificio 앨범은 저처럼 편안하소 서정적인 음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복잡한 곡구성과 강한 텐션,드라마틱한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심심해서 못 견딜 앨범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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