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지 유형 한국의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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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가지 모습의 한국형 CEO[ | ]

글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컨설턴트 (mailto:haeikrhee@hotmail.com)


우리 CEO는 머슴형? 횃불형?… 복합형 전문경영인도 등장

과연 한국에 아이아코카 크라이슬러 회장이나 잭 웰치 GE CEO가 존재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유감스럽지만 그런 CEO는 매우 희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재벌과 대•중•소 기업주란 통념대로 대주주=최고 경영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거의 모든 중소벤처기업과 IT기업도 아직은 실험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큐닉스에서 메디슨까지 포말처럼 대부분 꺼져 버렸다. 따라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진정한 CEO라고 부르기 힘든 처지다.

세습대주주들은 검증 받을 필요 없이 최고경영자 위치에 올라 전횡을 구사하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경영인, 즉 월급쟁이 최고 경영자를 당당하고 멋진 CEO라고 부를수 있는 경우도 흔치 않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지 않고, 또 투명경영을 통한 민주경영이 그만큼 자리잡고 있지 못한 이유에서다.

그러므로 전문경영인 시대에 대한 열망은 높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직에 있는 전문경영인들은 현실적으로 목소리 내기가 힘들다. 오너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퇴직 후에는 무엇인가 떠들어 대면서 긁어 부스럼을 낼 필요가 없다. 군말없이 조용히 여생을 보내면 그만이다.

그래서 생생한 육성을 듣기가 힘들다. 외국에서 공부한 몇몇 학자들의 공허한 메아리만 있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기업 현장에서 육박전을 거친 후 제삼자 입장에서 가만히 살필 수 있다면 일곱가지로 구별된 전문경영인의 유형을 볼수 있다. 물론 현실에 적응하면 한 사람에게 두세가지 유형이 복합돼 나타기도 한다.

2 # 시키는대로 하는 머슴형[ | ]

몇년 전에 H그룹의 별난 C회장이 국회 청문회장에서 말한 유형이다. 오너가 시키는 대로 하는 노예들이다. 오너는 월급쟁이 경영자가 사람 행세하려는 걸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군말없이 시키는 대로 하는 걸 좋아한다.

이러쿵 저러쿵하면 한직으로 보내거나 날려버린다. 그래서 그런 오너 밑에는 경멸 받으면서도 붙어 있는 전문경영인, 아니 전문 머슴들만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머슴들도 쓸개까지 빠진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오너와 머슴은 사이좋게 공존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서로를 경멸하면서 엇박자로 살아간다. 그래서 때론 보이지 말하야 할 촌극을 아랫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회사도 엉망이 된다.

3 # 알아서 기는 가신(家臣)형[ | ]

몇해 전 H그룹 ‘왕자의 난’이후 드러난 유형이다. 가신은 정치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가신 노릇하는 것도 쉬운건 아니다.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빛을 볼날이 없다.

가신으로 총애를 받으려면 우선 알아서 어르신의 의중을 꿰뚫어 보고 비위를 맞출 줄 아는 눈과 머리가 필요하다. 어르신의 의중이 법이나 윤리 도덕에 어긋나도 과감히 해치워서 이득을 가져다 주는 용기와 추진력도 중요하다.

어르신 대신 감옥에 들락거릴 용기와 고통 감내도 필요하다. 무얼 만들어 내는 창조성도 있어 보여야 한다. 또 현명치는 않더라도 영리 무쌍하고 부지런해야 한다. 새벽부터 밤까지 뛰어야 겨우 국회위원 금배지 달듯 경영자 노릇을 해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영리함과 추진력이 국민을 위해 있지 않고 보스를 위해 있듯 주주 일반과 채권자 그리고 고객과 사회에 바쳐지지 않고 총수 오너 한 자연인에 종속된다는 점이 비극이다.

그래서 컴퓨터 같은 불도저라하여 ‘컴도저’라는 별명과 쓰러지지 않는 ‘부도옹’이라는 별명을 지녔더라도 가신은 가신일 뿐 CEO라 할 수 없다. 최근에는 뭐가 뒤틀렸는지 오너 형제와 번갈아 검찰에 오가며 옥신각신하고 있다.

4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속병앓이 형[ | ]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직전 오너 총수가 참석한 속칭 ‘어전회의’가 있었다. 회장 아버지와 사장 아들 앞에서 전문경영인들은 꿀먹은 벙어리였다. 이미 최고위 월급쟁이 전문경영인들은 실무자로부터 붕괴 위험을 보고 받았고 확인해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어전회의에서 속만 앓았지 누구도 발설할 용기를 낼 수 없었다. “일시 영업을 중지한 후 수리기간을 가질 때 손해는 누가 보느냐”는 총수의 협박어린 일갈에 입을 뗄 용기가 나지 않은 것이다.

의외로 이런 부류가 많다. 총수가 틀린 줄 알고 있지만 말하지 못한다. 더더욱 기묘한 것은 오너 앞에서 입을 벌리더라도 오너가 무슨 말인지 모르게 고상하고 두리뭉술하게 말하는 재주를 부린다. 그러면서 자기가 직언이라도 한 것처럼 착각한다.

이런 사람 일수록 자괴감 때문인지 아랫사람들을 볶는데 선수다. 그리고 그도 사람인지라 숲 속에서 남모르게 혼자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고 속 끓는 절규를 하며 살아간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불쌍한 경영자다.

오너 취향 때문에 진출한 자동차 사업에 목숨, 아니 자리를 걸고 말린 전문경영인이 누가 있는가? 결국 국민의 짐이 돼 피와 땀을 뽑아 먹고 있을 뿐이다. 그게 공적자금의 참모습이다.

5 # '의중대로, 대세대로’인 갈대원만형[ | ]

원래 그깟 소신을 갖고 일해 봐야 손해라는 것을 일찍이 터득한 영리한 소시민형 전문경영인들이다. 갈대와 같아서 유연성 치고는 최상급이다. 위아래 모든 이들의 저항과 도전이 적게 처신한다. 따라서 회사 내 출세운이 의외로 좋다.

이렇다할 전문성은 없어도 그럴싸하게 포장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편이다. 의외로 많은 대기업의 전문경영인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그들은 편히 안주하고 생을 누리면서 소비한다.

그러니 국제경쟁력이 생길리가 없다. 그들의 생활철학은 ‘모난돌이 정 맞는다’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새천년은 “사람도 ‘모’가 나야(전문성과 소신이 있어야) 쓸 ‘모’가 있다” 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다. 한국 대표적 기업의 간판 전문경영인이었던 L회장이 스스로 실패한 경영자라는 뒤 늦은 참회가 오히려 값지게 들린다.

6 # '속과 겉 다르고, 앞뒤가 다른’ 양두구육(洋頭拘肉)형[ | ]

공익인 기업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상충될 때 말과 행동이 다른 소인배들이다. 부패의 먹이 사슬 속에서 기민한 수완을 발휘해 자기의 몫을 챙기는 이들이다. 이들에게도 명분은 있다. 사회가 상당부분 그렇고 오너도 해먹는 판이 아닌가.

이들에게는 못먹는 게 능력부족으로 비춰질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세속적으로 기민하고 세련돼 보인다. 기름이 반지르르 흐른다. 가끔 아랫것들에게도 국물을 먹여주는 아량(?)과 공범의식이 있다.

예체능계 대학 교수들이 입시철 비밀과외로 떼돈을 만지는 것이 예사다. 그들도 그 자리에서 한몫을 챙겨서 은퇴하는 게 최고라고 믿는다. 그게 현실적으로 영악한 계산이다. 서로 해먹다가 오너는 빌딩에서 투신 자살하고 한 전문경영인은 감옥에서 푹 썩은 일화를 벌써 우리는 망각하고 있다.

7 # ‘오너가 된줄 착각하는’ 치매형[ | ]

K자동차 그룹의 K회장 같은 경우다. 한때 한국의 아이아코카로 불리우면서 기대를 모았었다. 전문경영인 시대를 열고 그 문화 창달을 위해 절호의 기회를 잡은 인물이었다. 안타깝게도 재벌 총수 오너 흉내를 내면서 전횡을 일삼고 자신도 부패먹이 사슬 속에 들어 갔다.

물론 경영 환경 탓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자신 역시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지 못했고 근로자들도 태만과 나태로 타락시켰다. 결과적으로 노사결탁과 방만 경영으로 흘렀다. 그 자신 할말이 많겠지만 한국의 대표적 기업을 붕괴시킨 죄악을 벗기에는 너무 심한 치매에 걸린것이다.

만약 그가 선각자인 유한양행의 유일한 사장처럼 마음을 비우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혁을 꾀했더라면 한국기업의 역사는 새로워 질 수 있었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재벌 총수와 세습자들이 ‘주인없는 기업’의 폐단을 성토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8 # ‘그래도 희망을 심는’ 횃불형[ | ]

한국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굳건하게 기업을 일구며 훌륭한 ‘선장의 역할’을 했던, 그리고 현재 열심히 하고 있는 소중한 전문경영인들이 도처에 있다고 믿는다. 공기업•은행•일반 기업, 그리고 국내 소재 외국기업의 CEO와 벤처 기업의 대표들 중 상당수가 온몸을 다해 뛰고 있다.

마치 어두운 밤에 횃불을 들고 달리는 용사처럼 말이다. 그런데 대체로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외국기업의 전문경영인에게서 그런 횃불형이 많이 보이는 것이 씁쓸하고 안타깝다.

한국기업에도 횃불형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희망인 횃불형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이야 말로 사람밖에 없는 자원 빈국 한국의 보배들이 아닌가.

8.1 브레인샐러드생각[ | ]

당신이 소속된 회사 또는 기관의 CEO는 어떤가요? 이제까지 제 일천한 인생경험으로는 한국전기초자의 주인공 서두칠사장은 진정 존경할만한 CEO였습니다. 비록 짧은 강연을 통해 만나뵈었지만 "비젼"이란 무엇인지를 그보다 명쾌하게 설명해준 이는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브레인샐러드BrainSalad는 이제 5월이 오면 횃불형CEO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분과 일하러 갑니다. 제 믿음이 틀리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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