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병일기0312

# 3.12 (월)[편집]

사격 예비 훈련과 1.2km 구보를 했는데...죽갔다.
제대로 된 행군을 할 때는 철모에 휴지와 손수건을 넣어야겠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여러가지 기피증phobia이다.
이념 포비아, 병균 포비아 등등

뭐 이해 안가는 바는 아니다.

첨바왐바의 호모포비아라는 곡이 생각난다.

  • 해설

사격은 실탄을 다루는 것이고 잘못하면 자신과 동료를 해칠수도 있는 것이므로 하루종일 예비훈련(PRI : Preliminary Rifle Instruction)을 시킨다. 훈련병들은 PRI를 피나고 알벡이고 이갈린다의 약자라고 말한다. 무거운 총을들고 부동자세 연습을 한참 해야하는데 그것이 아주 죽을맛이기 때문이다. 현역 훈련병들은 훨씬 심하게 이 PRI를 한다.
이렇게 골골해진 상태에서 1.2km구보를 시켰다. 철모쓰고 총들고 산길을 뛰는 것은 솔직히 힘들다...-_-

군대는 기본적으로 전체주의와 관련이 깊다.

병에 걸리면 다 죽는다는 패닉이 깔려있어서 전염병같은 것이 있으면 바로 면제다.
실제로 전쟁에서는 전투 못지않게 전염병 예방도 중요하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모든 이가 동일한 위생상태를 가져야 하고 조금이라도 전체 위생에 문제가 있다면 강제로 해결해야한다. 그래서 정말 하기싫은 목욕[왜 하기싫은지는 나중에 적겠다. 내가 씻는것을 싫어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을 해야하고. 집단적으로 빨래를 하고 이불을 말리는 등의 일을 해야한다.

마찬가지로 이념적으로 문제가 없어야한다.
조금이라도 국가 이익[=자본가와 지배계급의 이익?]에 반한 사고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억압한다.
시위전과가 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솔직하게 자신의 시위상황을 적었고[그들은 기록이 다 넘어오니 솔직히 적으라고 공갈을 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듯 하다] 그는 이후 여러차례 자술서같은것을 적어야 했으며 다른 전우들에게 시위 전력자라는 것이 밝혀졌다.
훈육분대장은 그를 '좌경용공'이라고[나쁜 뉘앙스로 부른것은 결코 아니다] 불렀으며 그 용공친구는 종종 화제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그런 사실을 숨기고 싶었는지도 모르는데 그런 식으로 사생활이 침해된 것이다.

하지만 의외의 면모도 있었는데, 예를들면 정신교육시간에 가끔 설문조사를 했다.
그 설문조사의 문항들이 썩 만족스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었다.
즉 '북한이 남침할 위험은 얼마나 되는가?'라는 질문에 '거의 없다'라는 항목에서 거수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동생이 말하던 '요즘군대'라는 것은 이런 부분을 말하는 것 같다.
의외로 민주화된 요소가 많은데 이는 김대중정권의 등장이후에 생긴 변화라고 한다.

어떻든 중요한 것은 군대는 튀는 것이나 조직에 해가 없더라도 눈에 걸리적 거리는 것은 일단 제거하고 본다는 속성이 있는 것이다.
극한 상황에 대비한 것이니 당연한 것이다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면 나는 군대는 기본적으로 인격을 무시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사실 군대에서 군인이란 싸우는 (조금은 말캉말캉한)기계니까.

첨바왐바Chumbawamba라는 밴드는 영국의 좌파 꼬뮨 밴드인데...
항상 시사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음악적으로도 꽤 선두에 섰던 밴드다.
이들은 라이브음반에 노암 촘스키의 강연 시디를 끼워팔기도 했다...^^
최근에 Tupthumper라는 히트곡으로 유명해졌다.


훈련병의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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