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학습의 이해와 실천

1 오해[ | ]

협동학습의 개념과 특징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협동학습에 관한 많은 오해들을 검토해 보는 것이 유익하다. 협동학습의 놀라운 효과에도 불구하고 협동학습에 관련된 많은 의문점들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으며, 논쟁점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협동학습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고 있다.

1.1 전통적 모둠학습과 같은가?[ | ]

협동학습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협동학습과 전통적인 모둠학습과의 혼돈이다. 협동학습 이론가들은 구조화되지 않은 모둠활동을 ‘전통적인 모둠학습’이라 하여 <표 1>과 같이 ‘협동학습’과는 구별한다.

전통적인 모둠학습과 협동학습을 활동의 결과로 구별하는 유용한 방법은 전통적인 모둠학습에서 볼수 있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의 학생들이 나타나는지를 보면 된다. 무임승차자(free rider)는 과제부담이 불균형을 이룰 때 다른 구성원이 한 과제를 그대로 베껴내는 학생이다. 의욕상실자(sucker)는 과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게 되는 경우로 동료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겨난 경우에 발생한다. 방해꾼(ganger)은 활동의 목표에 동의하지 않거나 무언가 불만이 생겼을 때 발생한다. 이러한 세 가지 유형의 학생이 근본적으로 나타나지 못하도록 구조화된 것이 협동학습이다. 그러므로 교사 나름대로 협동학습을 수행했다 하더라도 이러한 학생들이 생겨난다면 무언가 협동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심해야 한다.

(표1) 협동학습과 전통적인 모둠학습의 차이
협동 학습 전통적인 모둠 학습
  • 긍정적 상호의존성
  • 개별적 책무성
  • 구성원의 이질성
  • 리더쉽을 공유함
  • 서로에 대한 책임을 짐
  • 과제와 구성원과의 관계지속성 강조
  • 사회적 기능을 직접 배움
  • 모둠활동에 교사가 관찰하고 개입함
  • 모둠 활동이 활발함
  • 상호의존성이 없음
  • 개인적 책무성이 없음
  • 구성원의 동질성
  • 한사람이 리더가 됨
  • 자신에 대해서만 책임을 짐
  • 과제만 강조
  • 사회적 기능을 배우지 않음
  • 교사는 모둠의 기능을 무시함
  • 모둠 활동이 활발하지 못함

1.2 협동심을 기르는 것이 주된 목표인가?[ | ]

협동학습의 목적을 협동심을 기르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협동학습은 전통적인 경쟁학습구조와 개별학습구조의 인지적 효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다. 경쟁학습구조는 극소수의 승자를 배출하는 대신에 대다수의 패자를 양산하는 비능률을 낳았고, 개인의 잠재력 발굴보다는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데 관심을 두었으므로 승패를 가리는 기준이 더 중시되었다. 그러므로 실력보다는 시험치는 요령이 더 중시되었고, 교육의 인지적 효과도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화시키기 위해 많은 교육적․재정적 투자를 통하여 개별학습구조가 경쟁학습구조를 대체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사회성이 결여된 극단적 개인주의자와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혀 지적 자극이나 교류 없이 편견으로 가득한 편협된 지식인을 만들어 냈다. 개별학습구조가 실패하자 협동학습은 학습자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극대화함으로써 학습자의 인지적 성장을 도모하는 대안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므로 협동학습의 등장 배경은 인지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며, 협동심 등의 정의적 효과는 이차적 관심인 것이다.

1.3 소규모학급에서만 가능한가?[ | ]

협동학습과 같이 활동적인 학습은 소규모 학급에서나 가능하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협동학습에서의 학습활동은 충분히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에 다인수 학급에서도 공간만 확보되면 충분히 가능한 수업모형이다. 구조화가 되어 있다는 것은 학생들이 절차와 역할에 따라 구조화된 행동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겉으로 보면 학생들의 활동이 활발하여 산만한 것 같으나 내용적으로는 학생들 모두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내적 질서가 존재한다. 수업의 구조화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학생수가 많아도 교사의 통제가 가능하며 공간만 확보된다면 많은 수의 학생 때문에 수업이 혼란스럽지는 않다. 물론 학생들은 구조화된 행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사전에 협동학습기술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

1.4 경쟁사회에 대비해야 하지 않는가?[ | ]

우리 사회는 경쟁 사회이므로 학교도 장차 사회에 적응하기 위하여 학생 개개인의 경쟁력을 길러주는 장이 되어야 하는데 협동학습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사회는 오히려 경쟁보다는 협동적인 생활이 지배하고 있다. 가까이는 가정에서부터 학급, 학교, 지역 사회, 직장 등 우리의 생활 환경들은 모두 역할이 분화되어 있고, 역할에 대한 역할행동을 잘 수행함으로써 서로 의존하여 공동의 목표를 달성한다. 즉 우리는 모두 서로가 협동적 관계에 있다. 경쟁이 있다면 그것은 누가 더 잘 협동하느냐를 경쟁하는 것이다. 경쟁적 분위기에서만 성장한 학생이 오히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주위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경쟁상대이며 자신의 성공을 방해하는 적이기 때문에 배척하게 되므로 인간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교교육은 협동적 삶을 훈련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경쟁 사회가 아니라 협동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1.5 우수한 학생은 손해보는가?[ | ]

학습능력이 우수한 학생이 협동학습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많다는 오해가 있다.그러나 여러 연구결과들은 학습능력이 낮은 학생이나 우수한 학생 모두 협동학습을 통해 지적으로나 정의적으로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을 보고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동료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습에 대한 흥미, 동료와의 우정, 발표와 청취 능력, 그리고 고급 사고의 경험을 얻는다는 것이다. 또한 경쟁 학습구조에서는 학습능력이 우수한 학생이 대다수의 다른 학생으로부터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협동학습은 모둠 내 일원들이 모두 잘 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동료에 대한 친근감과 신뢰감을 형성한다. 때로는 자신들의 팀에 매우 무능한 동료와 활동을 하게 됨으로써 팀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그런 동료와 활동해 본 경험이 그의 인생에서 매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1.6 기초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는가?[ | ]

협동학습은 오히려 기초적 지식이나 기능을 배우는 기회와 활용하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며, 학생들을 또래 교수자로 활용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수업보다 훨씬 기초 교육을 튼튼히 할 수 있다.

1.7 원하지 않는 학생들과 모둠 활동을 할 때 서로 상처가 되지 않는가?[ | ]

학생들은 모두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세상의 실제 삶은 모둔 동료들이 나와 친하거나 함께 활동하기 원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성격과 다양한 능력을 가진 임의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강제로 구성된 이질적 모둠은 가장 현실을 반영하는 모둠이며, 그 속에서의 대인관계의 경험이 유익한 경험이 된다. 협동학습은 동료들이 성공해야 내가 성공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는 일은 거의 없으며, 일정 기간 계속 모둠 활동을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서로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갖게 된다.

2 특징[ | ]

협동학습이론은 모둠 구성원 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최대화해서 인지적 발달을 도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협동학습모형들은 각기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전술한 바와 같이 긍정적 상호작용을 유도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수업의 목표가 구체적이고 각 학습자는 목표 인식도가 높다. 각 학습자는 자신이 활동해서 달성해야 할 수업 목표를 분명히 제시받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 활동을 한다
둘째, 학습자 간에는 긍정적 상호의존성(positive interdependence)이 있다. 협동학습은 구조적으로 동료들끼리 서로 도와주어야 만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긍정적으로 의존한다.
셋째, 대면적 상호작용(face-to-face interaction)이 있다. 협동 학습에서는 30㎝ 목소리를 강조한다. 즉 30㎝의 거리에서 말하고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낮은 소리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의사 소통을 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모둠 구성원 사이에 물리적으로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공동 목표의 성취를 위해 밀접한 상호작용을 유도해야 함을 의미한다.
넷째, 개별적 책무성(individual accountability)이 있다. 협동학습에서 모두미 개개인은 다른 모두미에 대해 개인적인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개인이 얻은 점수를 모둠점수에 반영하는 방식, 학습과제를 분업화하는 방식, 학습자료를 별도로 분배하는 방식 등이 주로 사용된다.
다섯째, 모둠 목표가 있다. 협동학습에서는 개인의 목표달성이 각 모둠의 공동목표 달성 여부에 달려 있으므로 구성원들이 모둠의 목표 달성을 위해 동료들을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려 하는 등 활발한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여섯째, 이질적인 모둠 구성을 특징으로 한다. 동료간의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 모둠을 이루는 구성원의 질이 다양해야 한다. 인지적 능력의 차이, 남녀의 차이, 문화적 배경의 차이가 많을수록 다양한 관점,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활발한 토론 등 상호작용이 극대화되며 이는 인지적으로나 정의적으로 아동을 성장을 촉진시키는 조건이 된다.
일곱째, 모둠 과정(group process)을 매우 중시한다.한 수업이 끝났거나, 하루의 일과가 끝났거나 며칠에 걸친 한 과제가 끝났을 때 반드시 모둠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기회의 제공은 학생들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기능을 발전시키고, 미래에 보다 효율적인 모둠 활동이 가능하게 한다.
여덟째, 학습 시간의 융통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정해진 수업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충분한 학습 시간을 부여한다. 협동학습은 1차시 내에서 5분 정도로 짧게 할 수도 있고, 몇 차시에 걸쳐서 길게 할 수도 있다.
아홉째, 성공기회가 균등하다. 모두미 개인의 기본적 능력에 관계없이 구성원 누구나 모둠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
열째, 모둠의 단합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모둠 경쟁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모둠 간에 경쟁을 도입함으로써 구성원들의 결속을 다지고 모둠 구성원들의 학습동기를 촉진시키며 모둠내 협동을 유도한다.
열한 번째, 과제의 세분화이다. 모둠 내의 각 구성원들이 과제를 분담하게 함으로써 모든 학습자들이 협동학습에 참여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
열두 번째, 동시다발적 상호작용이다. 즉 협동학습은 여러 모둠들이 동시에 자신들 모둠 안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상호작용의 양이 확대된다.

이상의 특징들은 모든 협동학습모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협동학습의 특징은 협동학습의 종류에 관계없이 구성원 사이의 상호작용을 최대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이런 특징이 많이 반영된 협동학습모형이 더 좋은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3 인지적 효과 이론[ | ]

협동학습은 교과에 대한 태도, 정신건강, 동료에 대한 친밀감과 믿음, 자아존중감 등 정의적 영역에 많은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Johnson & Johnson, 1984). 그러나 협동학습이 인간주의 교육적 관점에 서 있다는 사실에서 주로 정의적 효과에 치중한다고 보는 것은 오해이다. 오히려 협동학습의 주된 목적은 학업성취의 증대에 있다. Johnson 등(1984)은 미국의 경우 지난 반세기 동안 경쟁학습구조와 개별학습구조가 교실수업을 지배함으로써 학생의 학업성취가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미국학생의 학업성취의 위기를 각종 지표를 통해서 다음의 네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첫째는 학교교육기간은 늘어나고 대학에 가려는 학생은 많지만 학생들의 수준은 점점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 둘째로 노동력의 질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낮다는 점, 셋째로 과학과 수학의 능력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넷째로 엄청난 교육투자에도 불구하고 기능적 문맹(functional illiteracy)의 규모는 줄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다. 따라서 이러한 학업성취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실수업의 개혁이 필요하며 그 대안이 협동학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는 인지적 효과를 설명하는 네 가지 이론을 살펴본다.

3.1 동기론[ | ]

협동학습에서의 동기론은 목표구조와 보상효과에 초점을 두고 협동학습의 효과를 설명한다. Deutch(1949)에 의하면 집단의 목표구조는 협동, 경쟁, 개별적 목표구조로 나누어진다.여기서 협동적 목표구조는 소규모 집단에 공통의 목표가 주어지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이 서로 도우면서 긍정적인 상호의존성을 가지게 되는 구조를 말한다. 이때 이 집단의 구성원은 집단 동료가 성공해야 자신도 성공할 수 있으므로 자신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얻어려고 노력하게 된다. 경쟁적 목표구조에서는 한 명 또는 소수만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위해서 구성원들은 서로를 경쟁상대로 활동을 하게 된다. 이 목표구조에서는 동료들 사이에 부정적인 상호의존성이 존재한다. 즉 타인의 실패가 곧 나의 성공으로 인식되므로 구성원들은 자기에는 이익이 되고 타인에게는 해가 되는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개별적 목표구조는 다른 구성원과는 관계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달성을 위해 활동한다. 따라서 다른 구성원의 목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으며 자신의 성취에만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목표구조는 교실에서의 학습활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협동적 목표구조에서는 학생 개인의 목표달성이 모둠 목표의 달성에 의존되도록 모둠 보상이라는 공동목표를 준다. 그러므로 동료들의 학습활동을 서로 도와 줄 뿐만 아니라 동료에 대해서나 학습활동 자체에 대해서도 긍정적 태도를 형성하게 되고, 이것이 학업성취 동기를 증진시켜 인지적 효과를 높여준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동기론자들은 전통적인 경쟁적 목표구조에서는 학업성취가 모든 학생의 선망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달성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는 비난의 대상이 되므로 경쟁상대인 동료에 대한 태도나 학습활동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이고 따라서 학업성취의 동기가 낮기 때문에 협동적 목표구조에 비하여 학업성취의 효과가 작다고 주장한다(Slavin, 1990).

3.2 사회적 응집이론[ | ]

사회적 응집이론은 동기론과 유사한 입장에서 출발하지만 동료를 도와주는 이유에 대해 다르게 해석한다. 즉 동기론은 동료를 도와주는 이유가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생각하지만 사회적 응집이론에서는 동료를 도와주는 이유가 아동들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고려하는 태도를 갖고 있고, 더불어 타인의 성공을 진정으로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자기 보상적 측면보다는 모둠 응집력의 차원을 강조하는 것이다(손병노, 1996). 그러므로 사회적 응집이론에서는 협동학습의 사전 활동으로써 모둠 형성 활동, 모둠 과정 활동, 모둠 과정에 대한 평가활동을 매우 강조한다. 동시에 동기론이 중시하는 모둠 보상 체제나 개별적 책무성의 보장에 대해 낮게 평가하거나 거부하기까지 한다. 대표적인 사회적 응집이론가인 Cohen(1986)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일 과제 자체가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것이라면, 또 만일 학생들이 모둠 과정에 필요한 충분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은 모둠 작업 과정 그 자체를 매우 보상적인 것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결코 학습자들은 그들 모둠 산물에 공헌한 정도에 따라 등급을 매기거나 평가해서는 안된다(pp. 69-70, 손병노, 1996에서 재인용).”

Sharan과 Sharan(1980)의 집단탐구(GI)모형이나 Aronson(1978)의 과제분담(Jigsaw)모형도 사회적 응집이론에 기초하고 있다. 이들은 학습자 개개인들이 집단 내에서 개별적인 역할을 맡는 협동학습모형을 채택하고 있다. 즉 과제중심 협동학습모형을 사용하는데 구성원들이 과제분담 또는 전문화를 통해 긍정적 상호의존성을 갖게 되고, 동료들을 가치롭게 여김으로써 서로를 도와주는 동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3.3 인지론[ | ]

동기론은 목표구조의 변화가 학생의 학습동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데 비하여, 인지론은 학생들이 모둠활동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그 자체가 인지적 효과를 얻게 한다고 주장한다. 인지론은 크게 인지발달론(cognitive development theory)과 인지정교화론(cognitive elaboration theory)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지발달론에서는 협동학습에서 아동들의 상호작용이 그들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Vygotsky(1978)에 의하면 비슷한 또래 아동의 협동적 활동은 서로의 근접발달영역안에서 모델링을 통해 지적 능력이 향상된다고 하였다. 또한 Piaget(1926)도 사회-임의적 지식(언어, 가치, 규칙, 도덕성, 상징체제 등)들은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학습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인지론자들은 학생들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협동학습은 학습내용에 대한 토론, 인지적 갈등의 생성, 부적합한 합리화에 대한 거부, 높은 수준의 개념 이해 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지적 발달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Slavin, 1987, 1990).

한편 인지정교화론은 새로운 정보를 암기하거나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와 관련시켜서 그 정보자료를 인지적으로 재조직하거나 정교화할 때 학습효과가 가장 크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강의내용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이해한 바대로 요약해 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또는 어떤 주어진 정보나 개념을 그냥 인지하기보다는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주는 경험을 할 때 더 그 내용을 잘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험 결과들을 토대로 인지정교화론자들은 협동학습에 발생하는 동료간의 교수활동이 협동학습의 인지적 효과를 높여주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Wittrock, 1978; Webb, 1985). 경험적 증거가 아니라도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원리는 널리 알려져있는 상식에 속한다.

3.4 연습이론[ | ]

연습이론은 아직 정교한 이론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기존의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받는다. 연습이론은 협동학습이 다른 학습구조에 비해 학습 대상을 연습하고 숙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기 때문에 학습효과가 높다고 주장한다. Kagan(1994)의 암기숙달 구조들이 대표적 예이다. 지루한 암기내용을 협동학습을 통해 재미있게 리허설하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 학습효과가 큰 이유이다. 직접교수이론가들이 이런 입장에 서있으며, 특히 Rosenshine과 Stevens(1986)는 단순 기능이나 많은 기억 용량을 요구하는 정보의 습득에서 협동학습이 효과가 있을 때 그 이유를 협동학습의 연습효과에서 찾는다. 특히 모둠 보상이나 개별적 책무성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동학습이 단순 정보의 습득에 긍정적 효과를 보인 것은 바로 연습효과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손병노, 1998).

4 모형의 종류[ | ]

협동학습모형(model)들은 협동학습 방법(method), 전략(strategy), 구조(structure), 설계(design) 등 여러 가지 용어로 사용된다. 여기서는 모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모형이란 일정한 절차와 역할이 하나의 틀을 이룬 수업방법으로 정의한다. 협동학습은 수많은 모형이 있으며 그 변종도 많이 개발되어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협동학습모형은 <표2>와 같다.

<표2> 현대의 10대 협동학습 모형
개발자 개발시기 모형
Johnson & Johnson 1960년대 중반 Learning Together & Alone(LT)
DeVries & Edwards 1970년대 초반 Teams-Games-Tournaments(TGT)
Sharan & Sharan 1970년대 중반 Group Investigation(GI)
Johnson & Johnson 1970년대 중반 Constructive Controversy(CC)
Aronson & Associates 1970년대 후반 Jigsaw Procedure
Slavin & Associates 1970년대 후반 Student Teams Achievement Divisions(STAD)
Cohen 1980년대 초반 Complex Instruction(CI)
Slavin & Associates 1980년대 초반 Team Accelerated Instruction(TAI)
Kagan 1980년대 중반 Cooperative Learning Structures(CS)
Stevens, Slavin, & Associates 1980년대 후반 Cooperative Integrated Reading & Composition (CIRC)

5 사례[ | ]

위에서 제시한 협동학습모형 중에 현장 교사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이 구조중심협동학습모형이다. 구조중심 협동학습은 Kagan이 자신의 협동학습이론을 지칭한 개념이다. Kagan은 Jigsaw와 같은 기존의 협동학습모형을 ‘설계(design)'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설계가 대개 한 차시 이상을 적용하기 때문에 협동학습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나 학생에게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을 직시하고, 단 5분이라도 협동학습구조를 만들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모형, 즉 구조를 개발하고 보급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현장 교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협동학습을 보급하는데 혁혁한 공헌을 세우고 있다. 수업에서 이 구조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지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한다.

구조(structure) + 내용(content) = 학습 활동(acitvity)

<그림1> 구조의 개념

가. 번호순으로(Numbered Heads Together)

① 모두미 각자에게 고유 번호를 정하여 준다. 그리고 교사가 과제를 부여한다. 모두미들은 어떤 번호가 우리 모둠의 대표로 시험을 볼 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미 전체가 다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서로 도운다.
② 모둠 학습이 끝나면 교사는 임의의 번호를 지명한다.
③ 만약 3번을 지명했다면 각 모둠에서 3번 학생이 작은 화이트 보드를 들고 일어난다.
④ 그러면 교사가 문제를 내고 그 학생은 화이트 보드에 정답을 적는다. 교사가 하나 둘 셋 하면 일제히 화이트 보드를 든다.
⑤ 정답을 맞추었을 때 그 모둠 전체에게 보상을 한다.

나. 모둠 문장 만들기(Team Statements)

① 교사가 주제를 주면,
② 먼저 각 모두미는 생각을 해 본다.
③ 그리고 짝토론을 한다.
④ 다음으로 혼자 문장을 만들어 본다.
⑤ 각 모두미는 모둠 내에서 자신이 만든 문장을 읽는다.
⑥ 각자의 문장을 놓고 토론을 하고 ⑦가장 좋은 문장을 선정하거나 함께 수정하여 만든다.
⑧ 자신들이 만든 문장을 다른 모둠과 교환하여 비교해 본다.
⑨ 마지막으로 모둠 토론을 하여 문장을 확정한다.

다. 돌아가며 말하기(Roundrobin)

① 교사가 모둠에게 과제를 주고,
② 고유 번호순대로 한 마디씩 발표하게 한다.

라. 동전 내놓기(Spend-A-Buck)

① 예를 들어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때, 각자는 10원, 50원, 100원의 세 개의 동전을 갖는다.
② 그리고 그 대안들에 세 개의 동전으로 배팅을 한다. 즉 질적 판단을 통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③ 모든 모두미의 배팅이 끝나면 가장 많은 배팅된 대안이 결정된다.

마. 만장일치 의사결정(Consensus Seeking)

① 교사는 어떤 상황을 주고, 이를 해결하는 대안들을 합의하는 형식의 학습지를 준다.
② 먼저 개인이 의사결정을 한 다음,
③ 전체 모두미가 만장일치로 합의를 보도록 한다.
④ 그리고 정답을 비교해 준다.
⑤ 채점은 각 순위에서 벗어난 정도의 합으로 하며, 가장 적은 수의 모둠에게 보상을 준다.

6 같이 보기[ | ]

7 참고[ | ]

  • 케이건(1998). 협동학습. 서울: 디모데
  • 정문성(2002). 협동학습의 이해와 실천. 서울: 교육과학사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