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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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원인과 증상[ | ]

눈앞이 캄캄, 빙빙…빈혈 생각하면 오산

  • [동아일보] 2002-09-16 (정보통신/과학) 기획.연재 63면 05판 2149자

“갑자기 아찔하면서 주위가 빙빙 돈다.”
“앞이 캄캄해지고 의식을 잃을 것만 같다.”
많은 사람은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이나 체력 약화로 지레짐작하고 약국에서 영양제를 사먹으며 증세를 키운다. 일부는 뇌중풍이나 뇌종양 등을 의심하고 걱정 속에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중병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고 병원 한의원등을 전전한다.
특히 어지럼증은 노인에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추석에 찾아가 뵐 부모에게 이런 사정을 듣게 될 사람도 적지 않을 듯 하다.
그러나 빈혈 때문에 어지럼증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귀에서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안뜰기관(전정기관)의 이상, 뇌 신경계의 질환, 심장혈관계 장애 등 다양하다. 원인에 따라 증세도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찾아야 할 과(科) 대신 엉뚱한 과나 민간요법가 등을 찾으며 고생한다.
어지럼증이 생기면 우선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흡연, 음주를 피하고 의사와 상의해서 복용하고 있는 약을 끊어 본다. 이와 함께 과로, 수면장애 등을 해결하고 혈당을 조절하는데도 증세가 계속 된다면 증세에 따라 병원의 해당 과를 찾아야 한다.

▽어지럼증은 왜 생길까〓사람은 귀, 눈, 몸 표면의 감각 등을 뇌가 통합해서 평소 평형감각을 유지하는데 한 부위라도 이상이 생기면 어지럼증이 생긴다.
어지럼증은 차멀미, 배멀미, 스트레스, 긴장 등의 이유로도 생기는데 이때는 ‘평형 감각 시스템’이 과도한 자극을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굳이 치료받을 필요는 없다.
병적인 어지럼증은 크게 두 가지 증세로 분류된다.
주위의 물체가 빙빙 돌아가는 느낌이 들면서 속이 메슥거리면 귓속의 평형감각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며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순간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찔해지는 느낌이 들면 뇌와 신경계, 순환계 등의 장애가 원인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신경과에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빙빙 도는 어지럼증〓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고개를 돌리거나 숙일 때 몇 초에서 1분까지 빙빙 도는 느낌이 들면 ‘양성 돌발적 체위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크다. 정상적이라면 내이(內耳)의 안뜰기관 감각세포 위에 모래더미처럼 쌓여 있으면서 몸의 평형을 유지해야 할 이석(耳石)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반고리관의 각 부위에 들어가는 것이 원인. 90% 이상이 특수한 운동요법을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메니에르병’라는 특수한 질환이 생기면 어지럼증과 함께 귀에 소리가 나면서 꽉 찬 느낌이 들며 청력이 감소한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주로 40대 이상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진정제 주사를 맞고 소금 섭취를 줄이면서 이뇨제, 스테로이드제제, 미세혈관 순환 개선제 등 약물치료를 받는다. 증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고막을 찢고 독성 약물을 투여하지만 잘못할 경우 청력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안뜰기관이 바이러스 감염 등 원인으로 손상되는 ‘안뜰 신경염’도 어지럼증의 원인. 하루 이상 심하게 어지러우며 구토, 식은땀 등과 함께 앉았다 일어서면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넘어지는 증세가 나타난다. 의사는 초기 증세가 심할 때 증세를 완화하는 약물을 처방하지만 환자가 되도록 많이 움직여서 인체의 ‘보상(補償) 기능’에 의해 깨진 균형을 자연적으로 회복시켜야 하므로 많이 움직이는 것이 주치료법이다.

▽다른 질환으로 생기는 어지럼증〓가장 위험한 것은 뇌중풍으로 생기는 어지럼증. 뇌의 뒷부분으로 올라가는 동맥이나 소뇌, 뇌간 등에서 중풍이 생겼다고 의심되면 급히 병원에서 약물요법, 수술 등의 근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히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면 혈압, 혈당 등을 조절하고 금연, 금주 등을 통해 혈관이 나빠지지 않도록 한다.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갑자기 뇌에 혈액이 부족해지는 실신증이나 편두통, 빈혈, 부정맥, 협심증, 고혈압 등도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탈수, 출혈, 당뇨병 때문에 저혈압이 생겨도 어지럽다.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어도 어지럽게 된다. 소뇌에 이상이 생겨 발음장애, 보행장애 등과 함께 어지럼증이 오기도 하고 목뼈에 이상이 있으면 뒷목이 아프고 손이 저리면서 어지럼증이 생긴다.
이 경우 원인과 증세에 따라 약물치료, 수술 등으로 뿌리가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어지럼증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도움말〓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교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

이성주기자 mailto: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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