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세이너구리전쟁폰포코대본




                      평성 너구리 전쟁 폼포코




                                             Translated by Lee, Chae Won
mailto:Ichijo@chollian.dacom.co.kr


[Opening Song]

너구리야! 너구리야! 놀지 않겠니?
지금은 한창 식사중!
반찬은 뭐니?
메실짱아찌, 김치!
한 조각 주지 않을래?
어라 너 좀 심술궂구나?


[타이틀]

                      平成狸合戰ポンポコ-
           헤이세이 너구리 전쟁 폼포코


우리들은 본래 인가의 근처에 살고 있었습니다. 아뇨. 사람들의 식량을 습격하는 게 아니에요. 논이나 밭이 있으면, 개구리나 메뚜기나 쥐나 두더쥐를 잡을수 있고, 감이나 뽕열매도 딸 수 있고... 그냥 산중에서 죽 함께 있었으니까...
그것이 작년 봄. 갑자기 빈 집이 되어 버렸어요. 아무도 이사올 것 같지 않아서 우리는 거처를 여기로 옮겼어요. 그렇게 해서 이 1년 동안 정말 멋지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마당이 있는 독채에서 살 수 있었던 건 꿈같은 일이었어요. 그런데......

"우리들은 구역이 어떻다라든가 그런 까다로운 것은 따지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 다. 어디로 먹이 사냥을 가도 작은 다툼이나 두더쥐들의 쟁탈전이 자주 일었다. 그 결과 는......"

폼포코 31년 가을. '스즈가모리'에 접하는 '타카가모리'의 영지의 벌목장에 모여 '타마큐료'의 너구리들, 최후의 싸움이 벌어졌다.
홍군의 총대장, '타카가모리' 의 무사. 곤타.
청군의 총대장, '스즈가모리' 의 장로. 세이자이몬.
지금은 별로 알려지지 않은 기술인데 인간이 보지 않는 장소에선 너구리들은 모두 이렇게 직립으로 걷는 모습으로 행동했다.
싸움은 격렬하고 장렬하게 행해졌지만 오래 계속되진 않았다.

"Play! Play! 타카가모리! Play! Play! 스즈가모리! 홍군이든 청군이든 어디든 져라! 진 너구리는 쳐 죽여라! 타카가모리는 오늘 없어졌다! 스즈가모리는 내일 없어진다! 남은 너구리는 있을 곳이 없다! 남은 너구리는 어디로 가나? 아무데도 못가면 나무아미타불 이다! 너구리를 없애소서, 벼락이여! 남은 너구리는 몸조심 하고 ..."

시모타마의 오로쿠 할멈에게 혼이 나서 너구리들은 밑을 내려다보곤 아연실색했다. 미노토리산이 사라지고 깎여지고 땅바닥이 드러나 언덕이 평평해져 눈 앞에 을씨년스럽게 펼쳐져 있었다.
"이것이 광기의 언덕이다! 싸움같은 걸 하고 있을 때가 아냐!"

고도 성장 계획에 따라 도쿄의 건설부에선 모자란 주택의 수요를 충당키위해 농지나 삼림의 계단식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렇게 벌레 먹은 모양의 무차별적인 개발로 거주환경이 좋은 택지나 주택을 대량 공급하기 위해, 소화 42년 도쿄는 '타마(지명)' NEW TOWN 계획을 세움으로써 총 면적 약 3000헥타, 거주예정 인구 삼십 수만명, 삼림의 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잘라내고, 논밭을 메우고 옛부터 내려온 집과 주택을 부수고 타마큐료의 모습을 완전히 변모시켜 강대한 행정구역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푸르고 넉넉한 일대 위성도시를 건설한다는 전무후무한 대개발 사업이다.
"야아... 사람이란 대단하군요. 여지껏 우리와 같은 동물의 일종인 줄 알았는데 이번 일 로 어쩐지 하느님이나 부처님같은 힘이 있는 것 같다는 건 잘 알았어요."

이 긴급사태에 타마큐료 전역의 너구리들은 각각 일족들을 거느리고 한밤중에 몰래 조용히 '만복사'란 산사에 집합했으며 의장에는 105살 먹은 쯔루가메 스님이 만장일치로 추대되었다.
"......이런 이유로 지금부터는 우리들 본래의 야행성 행동에 구애받지 말고 주간에도 임 기응변으로 행동해야만 한다."
회의는 이런 가운데서도 개발 저지를 위해 대항하기로 장한 후에,
"에에.... 전원 참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와와~~~"
위험을 생각해 즉시 해산. 이 문제의 대책은 족장 회의에 일임했다. 족장회의는 우선 중지되어 있던 변신술의 부흥과 인간연구 5개년 계획으로 대항하기로 결의한 다음 센신치,시코쿠, 사도로 부터 유명한 변신 너구리를 변신학 사범으로 초빙하기로 결정. 사자의 선출에 들어갔으나...... 위험한 여행에 지원자는 없이...... 모두 너구리잠(자는 척 하는 것)에 빠져 버렸다.
"뭐 어린 너구리들의 성장을 기다릴 수 밖에 없나?"
그리고 진행에 따라 의장단이 준비한 맥도널드 햄버거가 아주 유효하게 작용해서 무사히 족장회의는 끝났다.
"요오옷!! 텅!"
[푯말]
'쓰레기 버리지 마시오'

기본방법의 하나로 인간연구를 충실하게 하고 시시각각의 정보를 얻기 위해 간부는 만복사 본당에 TV를 설치하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하지만 TV의 설치는 생각치 못한 파문을 일으켰다. 대개의 너구리들은 할 일도 없이 대낮부터 대부분 만복사에 눌러 앉아 버리게 되었다.
"변신은 정신 집중의 절정으로 몸의 전 세포, 전 조직을 한 순간에 바꾸어 버리는 자연 계 최고의 경이(驚異)이다. 정도가 낮은 것은 의태(擬態)라 불리는 카멜레온 같은 것도 될 수 있지만 변신학은 우리들 사이에서나 여우와 일부의 고양이밖엔 몸에 익히지 못했 다!"
"...어? 이봐, 곤타! 네가 그런 모양이 되는 것도 이미 모르는 새에 변신술 방법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야! 노력해서 열심히 하면 변신은 누구나 할 수 있어!"

"그럼 우선 내가 시범을 보이겠다."
"나뭇잎을 머리에 얹지 않습니까?"
"그건 초심자나 하는 짓이야!"
하압!! 펑!
"와아!!!"
"오랫만이었어..."

"꽃 한송이!"

히로타마의 오로쿠 할멈을 선생으로 변신학의 부흥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각 부족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은 향학열에 불타 쑥쑥 실력이 늘어갔다.

"(오로쿠, 기쁜 표정으로)쇼우키치를 봐라!"

어릴 때 부터 나는 인간들의 행동거지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규칙으로는 너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지만 죽은 아버진 그것을 오히려 확인하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확실히 인간화 되는 것만이 변신학의 기초이니까 분명 장래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겠죠?

물론 우수한 학생뿐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야... 정말 시원찮은 젊은이들도 제법 많았다. 변신술의 근본은 심기(心技), 대응, 격한 단련이었고 여우같으면 몰라도 천성이 낙천적인 너구리들에게 낙오자가 생기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봐!"
"폰키치!"
그 당시의 나는 변신학에 빠져서 죽마고우인 폰키치가 아주 자연스럼게 너구리답게 살고 싶어했다고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저녁무렵, 저 건너 산에서 달이 떴지만 길가의 커다란 한그루 삼나무 잔가지가 달을 가리고 있었지...... '이거 이상하다, 이상해... 그곳에 가지가 없었는데...'라고 하자 잔가지 가 쑥 들어가 반대편으로 나왔지. '아하!'하고 눈치 챈 인간은 '아니 달라. 가지는 양쪽에 있었어.'라고 말하자 맞은 편에도 가지가 돋았고 순간 쿵 하고 떨어졌다. 뭐가 떨어졌는 지 알겠느냐?"
"너구리!"
"그래, 음...그럼 왜 떨어졌을까? 곤타?!"
"멍청한 녀석이군! 절대 안떨어져! 나는!"
"좋아 그 자세다. 사스케! 이 너구리는 왜 떨어졌지?"
"가지로 변신한 상태에서 양 손을 놨기 때문입니다!"
"좋아. 이 이야기의 교훈은 뭐지? 쇼우키치!"
"인간이 하는 말은 그대로 믿지 마라... 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우리들 너구리는 인심 좋고, 우쭐해 지기쉽고, 서비스가 지나쳐! 이것이 실패의 원인이다. 알겠지?"
"네! 쯔루가메 장로!"
"예를 들어 내가 '너구리야, 너구리야. 놀지 않겠니?'"
"지금은 한창 수업 중!"
"이봐! 너희들 벌써 우쭐해 졌잖아? 난 그게 무서워."

너구리들이 인간연구와 변신술 부흥에 열심히 노력하는 동안 겨울은 지나고 꽃봉오리 피는 사랑의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너구리들은 오로크 할멈의 충고를 지키고 그 정신으로 행동을 삼가고 새로운 자식을 가지려 하지 않았다. 특히 암너구리들은 스스로 모성본능을 억제하고 숫너구리들의 무차별 구애를 뿌리쳤다.

한편, 그간 대개발 사업은 착착 진행되어 숲은 베어지고 땅은 깎여지고 조성지는 증가되어갔다. 너구리들은 분노와 슬픔을 품고 그것들을 '민둥산 언덕'이라 불렀다.

이 해에 애보기에서 해방된 암너구리들 사이에선 숫너구리들과 함께 변신학을 배우는 이들도 생겨났다. 숫너구리는 젊은 여자나 어린애로 변신했을 경우엔 목소리나 모습에 난점이 있었으나 암컷이 참가함으로써 문제는 해결되었다. 물론 가운데는 남자로 변한 암너구리도 있었다.

"어어.... 남자 제군들은 잠깐 남아다오."
그날 숫너구리들을 대상으로 쯔루가메 스님의 특별 강의가 있었다.
"에에... 지금 젊은이들이 앉아있는 붉은 융단은, 솔직히 말해 공상의 융단이야. 들은 적 있냐? 딱 4평(다다미 8장 넓이 : 8じょう)이라구. 이것이 증거지. 갈!"

드디어 변신학 총정리의 가두실습이 시작되었다. 여기에는 자동차의 교습처럼 이미 변신술을 몸에 익힌 자가 반드시 동행했는데 이는 갑작스런 사고나 정체의 노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변신중에는 특히 인간변신에 요하는 에네르기 소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이 독특한 너구리 반점(たぬきくま : 너구리 눈 주위의 검은 반점)은 체력소모에 의해 피로가 눈 주위에 모인 결과이다. 뛰어난 베테랑의 변신술 너구리라 해도 품속에 감추어 두었던 정력제를 재빨리 복용해 체력의 회복을 꾀하지 않는 이상 순식간에 꼬리가 나오고 이렇게 원래의 너구리로 되돌아 가 버리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정력제라 하여 속효성이 높은 시판되는 드링크제가 활용된다.
가두실습 졸업테스트의 과제는 각자 노력으로 최저 1,000엔을 평화적으로 벌어오는 것이었다.

"도와줘~~~"
그 중에는 몇이 어울려 1사람 몫을 해낸 자들도 있고 탁발승으로 변해 역전에 서기도 하고 스낵점에서 일하다가 드링크값을 더 비싸게 친 암너구리나 줏은 1개의 빠찡코 구슬로 돈을 딴 너구리도 있었다. 어느 뻔뻔스런 너구리는 시주함에서 슬쩍 실례했지만 잔돈뿐이라 모자라서 나뭇잎을 바꾸어 돈을 만들었으나 금방 오로쿠 할멈에게 탄로나 버렸다.
"지금 변신학에선 나뭇잎 지폐는 금지라고 가르쳤잖아?!"
본부에서 변신학 수업에 열심이던 곤타는 갑작스런 통지를 받고 타카가모리에 서둘러 돌아와 보고 놀람을 금치 못했다. 자신이 태어나 자란 타카가모리는 이미 반 이상 민둥언덕으로 변해 있었다. 곤타는 분노했다. 즉시 본부로 돌아가 쯔루가메 스님에게 강력하게 족장회의 소집을 요청하고 '인간 격퇴 작전'의 발동을 제안했다.
"나는 절대 반대다."
"왜냐?"
"시기상조야. 5개년계획은 아직 1년밖에 경과하지 않았어."
"우리들은 졸업시험에 합격했다! 이제 왠만한 행동은 가능해!"
"어떨까? 시모타마... 이녀석들에게 시켜도 괜찮을까?"
"확실히 일단 맡은 일은 할 수 있을 겁니다만..."
"그런데?"
"경험이 모자라요! 실패해서 정체를 노출시킬 위험이 있어요!"
"곤타에게 묻고싶다. 넌 네 숲이 그런 꼴을 당해서 홧김에 이 작전을 제안하고 있다고 보이는데... 어떠냐?"
"맹세고 그렇지 않습니다! 전 타마의 너구리 전체의 행복을 위해!"
"뭐가 전체의 행복이냐? 잊지 마. 원래부터 곤타는 스즈가모리를 넘보던 장본인이라구."
"시끄러! 하여튼 모두가 반대해도 타카가모리의 난 한다!"
"꼭 곤타씨가 하겠다면 저도 하겠습니다."
"쇼우키치 너도냐?"
"(곤타, 쇼우키치를 껴안으며) 고마워! 제군! 이제 말려도 소용 없다!"
"야! 기다려! (오로쿠, 뛰어 넘어 그들 앞에 착지한다) 이번 한번만 내가 너희들에게 비 술을 가르쳐 주겠다."
"만약 실패한다 해도 이걸로 앞으로 5일간은 너구리로는 보이지 않아."
"그럼 무엇으로?"
"여우 모습이야."

폼포코 32년 여름. 타카가모리의 곤타를 우두머리로 한 젊은 용사 약 10명은 막 몸에 익힌 변신술을 응용하여 인간에 대한 결사적인 기습작전을 개시했다. 드디어 반격의 시위는 당겨졌다.

"왔다! 왔어!"
"오라이! 오라이!"
(땅에 처박히는 트럭...)

[뉴스]
{
"오늘 오후 2시반 경에 타마시의 뉴타운 개발 현장에서 산사태와 낭떠러지 전복등으로 인해 운전수 3명이 사망, 2명이 중경상을 입고 신축중인 주택 1채가 대파되는 대참사 가 일어났습니다. 때마침 집중호우로 시계가 나빴고 조성지의 지반이 약해져 있었으며 또한 사고는 한군데가 아닌 동시다발인 점으로 미루어 개발 공사 진행방법에 어떤 문제 가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져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벌써 뉴타운 개발 방법에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

"만세!!!,와아!!!"
"잠깐 기다려. 여러분. 작전 미스를 범했다. 딱한 인간들에게 우선은 아낌없이 애도의 염을 표해야 하지 않겠나?"
"스님 말씀 대로다! 자! 모두 어... 진심으로 이 숭고한 희생에 대해 1분간 묵념을 바치 도록 하자!"
"와아!!! 묵념이다! 묵념이다!"
"묵념!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키킥... 크크큭.... 와하하~~ (뛰쳐 나가는 너구리들...)"

"오오.... 곤타냐? 영웅들의 개선이다!"
"곤타!"
"대단한 일을 했구나? 쇼우키치!"
"야아! 너희들 덕에 희망이 맘 속에서 마구 솟는다!"
"뭐야? 오늘은 그저 시작에 불과해! 여러분! 싸움은 이제부터다! 우리들은 한사람이라도 더 인간을 죽이고! 쳐죽이고! 비틀어 죽이고! 이땅에서 쫓아내야만 한다!"
"너도 한마디 해, 쇼우키치!"
"그리고, 오늘 드디어 우리가 좋아하는 감나무따위를 많이!"
"와~~~"
"인간을 쫓아내자! 인간을 쳐 죽이자!"
"자자... 우선은 어쨌든 이 경사스런 날을 같이 축하하지 않겠나?"
"저...조금 걱정되는게 있는데..."
"뭐냐?"
"인간을 모두 죽이거나 쫓아내나요?"
"당연하지!"
"조금은 살려주면 안되나요? 옛날처럼..."
"안돼! 인간은 우리들의 천적이다! 괴물이다! 인간은... 영구추방이다!"
"안되나요? 아뇨! 나도 인간은 싫어요! 그중에는 좋은 사람도 있지만... 아아...아뇨! 정말 싫어해요!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그들을 다 쫓아내 버리면 그러면 튀김은 누가 줘요? 꽁치조림이랑... 옥수수!"
"햄버거! 도넛츠! 레몬티! (기타 등등)"
"으... 나도 먹고파!!!"
"으음.... 그럼 인간도 조금은 살려두도록 하자."
"에이! 할 수 없군!"
"와!"
"곤타를 헹가래 치자!"

[노래]
{
"만, 만, 만복사. 만복사의 뜰에는 달, 달, 달밤이다! 모두나와. 오! 너! 라! 나의 친구들. .."
"...너구리가 엿본다! 엿볼 수 밖엔 없지!"
}

[뉴스]
{
"....기본적으로 주택공급은 천만 도민들에겐 긴급하고도 절대 불가결하며 이런 사고가 있었다고 해서 뉴타운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

"뭐, 뭐라고?!"
(너구리들, 곤타를 행가래 치다 말고 떨어뜨리고 밝고 지나간다)
불의의 사고였다. 딱하게도 이번 작전의 공로자, 타카가모리의 곤타는 복합골절과 내장 파열로 인해 전치 1년의 큰 부상을 입었다.
너구리들은 차례차례 전해지는 보도를 듣고 일희일비했다. 하지만 너구리들에게 결정적으로 용기를 준것은 재앙을 겁내는 주민들의 목소리였다.

[뉴스]
{
"역시 그게 나빴는지도... '스와'신사를 철거한 게...."
"그렇다면요?"
"역시 저주에요! 신께서 벌을 내리신 건지도 모르고..."
"분명히 돌부처라든가 측신같은 것도 더러 치웠다던가..."
"그게... 우리도 신경이 쓰여서 액땜이라든가 공양을 잘 드리고 옮겼는데도..."
"그쪽은 어떤가요? 미즈키 선생님."
"이런 신이나 부처님은 말이죠. 대체로 그 땅의 신이죠. 그것이 (신의 입장에선) 모르는 새 다른 곳으로 옮겨져서 잠깐 뒤돌아 보니 아무것도 없고, 그러니 화내지 않는게 이상 하죠. 재앙이나 벌은 앞으로 더 많이 내리겠죠? 하하...."
}

"히카게산은 잘리지 않고 끝날 지도 몰라..."
쇼우키치들은 즉시 작전을 개시했다.
벌채를 위해 중개업자와 함께 오랫만에 히카게산을 찾은 부재지주는,
"우리 산에 이런 부처들이 있었나?"
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좀더 두고 생각해 봅시다."
라며 계약을 연기했다.

우마노세산의 '이나리'신사를 소굴로 삼고 있던 곰, '쿠마타로우'는 이전(移轉)을 위한 액땜 의식 중에 이곳의 옛 이야기 속에서 활약하는 정1품(희귀하고 귀중한 자연 자원에 붙이는 계급)의 흰여우로 변신해 신사 지붕 위에 나타났다.
비명과 같은 흰여우의 울음소리는 고용된 신관의 축문(기도문)을 압도하고 의식을 중지시켰으며 이전을 일시적으로 보류시키고, 도로계획의 변경을 당국에 요망하는 신관집회로 바뀌게 되었다.

너구리들은 일제히 타올랐다. 각 그룹은 경쟁적으로 막 익힌 변신술을 이용하여 각양각색의 게릴라전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내버려 둬~~~"
"내버려 둬~~~"

"먹다 남은 쓰레기는 잘 챙겨 가져가자."
"아, 안돼!"
"두고 가~~~"

경찰  : "왜 그러세요? 아가씨..... 이봐요, 왜 그러고 있죠?"
여자  : "흑흑~ 후후후... 얼굴없는 귀신~"
경찰  : "헉! 허어억! 귀시인이다아~~~!!!"
죽어라 달리는 경찰관 뒤로 여자가 다시 자전거를 몰고 온다. 기겁하는 경찰.
경찰  : (뛰어들며)"저, 저기! 저기에 지금!"
상관  : "살인이냐?!"
경찰  : "아,아뇨..."
상관  : "뭐야? 살인은 아니냐?"
경찰  : "나, 나왔어요! 여자가!"
상관  : "입찢어진 여자냐?"
경찰  : "아뇨, 나왔어요! 그..."
상관  : "이렇게 생겼더냐?"
경찰  : "아아악!!!" (달음질하여 편의점에 들어간다.)
경찰  : "아...이..."
사람들 : "그거... 이렇게 생겼더냐아?"
경찰  : "아악!!!(실신한다)"

막 배운 변신술에 인간들이 쉽게 넘어가니 너무나 재미있어 너구리들은 그때마다 성대하게 축배를 들었다. 하지만 제1작전의 공로자, 타카가모리의 곤타는 행가레 할때의 큰 부상의 회복이 시원찮아 사랑하는 부인, '오타마'의 간호를 받으며 실전에 참전 못한것을 이를 갈며 분해하였다. 곤타는 동료들의 미지근한 행동방식이 맘에 안들었다.
"어제의 뉴스 취재는 재밌었어. '귀신이 나오는 도시, 뉴타운'이라는 제목인데... 우리들이 속여 넘긴 경찰이 나왔었어. 다른 게스트들이 모두 껄껄대고 웃어서 얼굴이 붉게 달아 올라 화를 내더라구. 우스워서..."
"바보자식들! 그게 뭐야?! 그렇게 안하면 못이겨! 변신하려거든 내가 한 것처럼 해! 사 고를 내서 인간들을 쳐 죽이는 거다! 윽! 으윽..."
"아! 곤타씨!"

확실히 곤타 말대로 개발은 멈추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강을 콘크리트로 굳히고 민둥언덕은 도로가 뚫리고 최상의 자재가 운반되고 드디어 주택의 건설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뉴타운의 개발 현장이나 타마큐료의 괴기현상은 TV나 주간지에 좋은 기사거리를 제공했고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너구리들의 사기는 점점 오르기만 했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폼포코 32년 가을, '케이안'의 변신학 사범을 초빙하기 위한 사자를 특별한 가위 바위 보로 뽑았다. 시코쿠 방면으론 '오니가모리'의 타마자부로. 사도에는 '미즈노미자와'의 분타.
그리고 다음 만월의 밤. 두 젊은이는 동료들과 이별의 잔을 나누고 용감하게 고향을 뒤로 하고 임지로 떠났다. 두 동료를 떠나보내고 젊은 너구리들은 새로운 뉴타운의 괴소문 만들기에 달라붙었다. 재빠른 저지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변신은 아주 너구리들의 즐거운 놀이가 되 버렸다.

(인부가 문을 열고...)
소년1 : "귀신은 물러가라!"
소년2 : "아빠!"
(기겁하는 인부)

(쇼우키치의 독백)
"이렇게 해서 정말 인간을 쫓아낼 수 있을까? 실수해서 결국 정체를 드러내지나 않을 까? 만약... 곤타씨가 말한 것 처럼 격렬하게 싸운다면 어떨까? 아니야! 하나나 둘 인간 을 죽인다 해도 그건 마찬가지일 뿐이야! 이대로가 좋을까... 안되는 걸까... 그게 문제로 다!"
"어? 키오! 뭐하고 있어? 이런데서... 목이 어떻게 됐어?"
"포즈 취하고 있었어. 예쁘다 말해줄까 해서..."
"아! 미안..."
"아, 정말로 목이 아프네?"
"예뻤어!"
"이젠 늦었어."
"정말이야!"
"됐어. 나도 연습부족이니까. 후후...."
"다들 좋아하는구나...나도 저 노래 싫진 않지만..."
"{너희들 어딨니?}라고 알아?"
"응. 하지만 이런 노랜 아냐."
"저 노래 말이지."
{세엔바산에는 너구리가 살았지. 그런데 사냥꾼이....}
"우리 할아버진 총을 맞아 돌아가셨어."
"미안! 몰랐어!"
"으으응.... 하지만 할아버진 고기로 먹히신 건 아냐. 훌륭한 모피가 되어 비싸게 팔리셨 어."
"네 털도 멋있어!"
"아! 기뻐! 네가 그렇게 말해 주니까..."
"아니.... 저..."
"근데, 뭐야? 저 노래?"
"응, 아냐. 아버지가 잘 부르셨어. 공치기 놀이는 알았었는데..."
"헤? 유별나시네? 네 아버진?"
"응. 그리고 {조금만 덮어줘요~~~}라고 노래를 마치시곤, 꼭 설교를 하셨댔지."
"어떻게?"
"너희들! 잘 기억해 주거라! 천진난만해 보이는 공치기 놀이조차 우리들 너구리를 총으 로 쏘고! 삶고! 굽고! 먹고! 잔혹한 인간의 본성이 이 노래 속에 들어있다!"
"후훗... 있지? 공치기놀이 할래?"
"키오는 잘해?"
"응, 자신 있어."
"좋아! 나도! 으흠!"

[노래]
{
"너희들 어딨니? 히코에. 히코는 어디? 쿠마모토에. 쿠마모토는 어디? 센바에. 세엔바산 에는 너구리가 살았지...."
}
"쇼우키치! 네가 말했던 쌍동이 별 작전은 언제 해?"
"음... 별로 하고 싶지 않아. 이젠..."
"응? 좋은 생각이었는데?"
"음..."
"오늘 밤에 해 보지 않을래? 나하고..."
"어? 키오, 너하고? (공을 치자 하트 모양이 된다)"
"응. 나하고 하면 불안해?"
"아니... 그런 건 아냐. 그냥..."
"후훗... 그럼 시켜 줘! 잘될거야!"
"좋아! 하자! (하트가 꽃이 된다) 키오, 너하고라면 꼭 성공할것 같아!"
"아! 기뻐!"

(노크 소리)
남자1  : "어, 어라? 이, 이건... 신관동자들이잖아?"
동자들  : "우리들이 별 순례에서 돌아와 보니 집이 없어졌어요!"
남자2  : "별순례?"
동자1  : "빨간 눈의 유혹으로부터 활짝 펼쳐진 내 날개를 건너"
동자2  : "빛의 뱀의 또아리를 틀고 새끼곰 이마 꼭대기까지..."
동자1, 2  : "하늘의 별을 돌면서 이슬의 매를 내립니다."
남자1  : "너, 너희들..."
동자2  : "집이 없어서 우리들 추워요!"
동자1  : "아저씨, 우리 집 몰라요?"
남자1  : "지, 집? 집이 없다는데?"
남자2  : "몰라, 몰라! 돌아가! 돌아가라구! 이봐!"
남자3  : "그건 경찰에 가봐! 경찰에 알리라니까?!"
동자  : (운다. 그리고 벌어지는 난장판...)
남자1  : "뭐,뭐야?"
남자4  : "이, 이건.... 신령의 저주야!"
남자2  : "저주?"
남자4  : "용서해 주세요! 용서해 주세요! 신령님!"

(닭이 울고)
"자,잠깐 기다려요! 나쁘겐 안해요! 임금도 올릴께요! 부탁이니까!"
"이젠 참을 수 없어요! 싫어요! 돌아갈래요! 이렇게 기분나쁜 곳에선 있을 수 없어요!"
"아, 그런 말씀 마시고.... 아! 스즈키씨!"
"도쿄는 무서운 곳이라고 듣고는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해요! 이제 개발은 그만 두는게 좋겠어요! 저주인지 뭔지는 몰겠지만 어지간히 이 공사는 원한을 사고 있 군요?"

너구리들은 좋아서 함성을 질렀다. 그 밤의 축하연은 한층 성대하게 열렸다. 영웅은 물론 링키리산의 키오와 카케모리의 쇼우키치였다. 이제 인간이 없어진 공사장 숙소는 불이 꺼진 것처럼 휭하니 조용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대신할 인간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겨우 변신술로 물리쳐도 다음날에는 반드시 새 인부들이 나타났다.

[TV]
{
"현지에서는 여우나 너구리들의 짓이 아닌가하는 소문도 있던데요?"
"하하하~~~ 그렇다면 쉽죠. 원인이 된 여우와 너구리만 퇴치하면 그만이니까요."
}
너구리 본부의 TV 모니터 담당은 긴장했다.
{
"하지만 그런 속임수는 옛이야기에 나오는 것과 똑같군요. 그런 소문이 나도는 것도 무 리는 아니죠."
"그거야말로 누군가 악질적인 소문을 퍼뜨린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악질적인 소문이라니 뭐야?! 실제로 이 눈으로 봤다고!"
"아아... 알았어요. 그럼 그런 나쁜 장난을 치는 동물은 해끼치는 동물이라면 보상해 드 릴테니 발견하는 즉시 얼마든지 보고해 주세요. 뭐,증거가 있을 때의 얘기지만요... 하 하..."
}
인간들을 변신슬로 속이는데 회의적인 것은 쇼우키치뿐만은 아니었다.

"아다시피 에도시대는 너구리들의 전성시대였지. 변신은 아주 많이 행해져 화가나 문필 가는 모두 우리들의 변신술을 소재로 했다. 하지만... 너구리는 눈에 띄기 쉬웠다. 인간 의 반감을 샀지. 문명개화 이래 인간들은 너구리를 대량으로 포획하고 모피나 붓, 칫솔 같은 걸 만들어 그들의 복수심을 만족시켰지. 여러분! 우리들이 이 아픈 경험을 살려서 변신을 삼가온 이 수십년, 너구리들에게 있어서도 평화시대가 계속되어 온 것을 잊어서 는 안돼! 변신학은 양날의 칼이다. 쓸데없이 변신술을 자주 써서 인간의 복수심을 부추 기는 것은 엄히 삼가도록!"

신이 나서 기세를 올리던 젊은 변신너구리들은 목표를 잃은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때는 하늘 높고 너구리 살찌는 풍요로운 가을. 너구리는 닥쳐오는 겨울에 대비해 많이 먹어 피하지방을 축적해 탐스럽고 푹신한 새 털이 나도록 해야 했다. 젊은 너구리들은 재빨리 목표를 바꾸어 변신술까지 응용하여 식량확보에 힘을 썼다. 그런 어느날, 피곤에 지친 너구리 한마리가 조성 현장에 도착했다.

개 : "괜찮아. 우리들도 너구리야! 어?"
(안심하고 실신하는 너구리.)

"잘 먹겠습니다."
"상당히 지친 것 같은데 어디서 오셨나?"
"후지산에서 왔어요."
"아? 거긴 시코쿠입니까? 사도입니까?"
"아뇨. 이 안쪽의 카나가와현의 '후지노쵸'입니다."
"카나가와현? 뭐야, 시코쿠로부터 온 게 아니잖아?"
"미안해요... 뭔가 기대에 어긋난 것 같군요..."
"아뇨. 좀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요."
"아니, 그거야 어쨌든 도대체 무슨 용건으로?"
"간신히 알아냈어요! 우리들의 산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흙이 어디서 운반되어 오는 지!"

하야시라 하는 이 너구리의 말에 따르면 후지노쵸의 산이나 계곡에는 최근 대량의 개발 잔토가 불법 투기되고 있었다. 강물은 오염되고 산사태가 빈발하고 삼림은 망쳐져 너구리나 다른 동료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잔토가 어디에서 운반되어 오는가를 조사하기 위해 하야시는 인간으로 변신해 불법투기한 빈 덤프트럭의 화물칸에 잠입했다. 하지만 하야시는 변신술에 능하지 않아 덤프에 흔들리고 피로가 쌓여 자고 있는 새 원래의 너구리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후지노쵸뿐만이 아닙니다! 이웃마을도 그래요. 거기다 '고미쵸리쵸'나 '고로쿠죠'도 여기 저기..."
"뉴타운의 산이 깎여져서 우리들이 피해를 입고... 그 흙이 산이나 골짜기에 버려져서 '후지노쵸'가 피해받고... 어디까지 악업을 쌓을건지..."
"그게... 덤프트럭으로 여기 도착해 보고 놀랐어요. 잔토는 분명히 대도시의 한가운데서 부터 실어오는 줄 알았는데 여기는 산이지 않습니까? 산을 깎아 다른 산에 가져다 버린 다는 건 전 도저히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하~~~ 그럼 만약 우리들이 개발을 중지시킬 수 있다면 하야시씨의 '후지노쵸'마을의 너 구리들에게도 도움이 되겠군요?"
"정말 마음 든든한 말씀이십니다! 여러분의 훌륭한 변신술의 힘으로 제발 '타마큐료'뿐 만 아니고 후지산도 구해주세요!"
"아...저... 그게말이죠.... 좀처럼 그..."
"장로를 모시러 간 타마자부로와 분타는 대체 어디를 돌아다니고 있는지?"


끝내 시코쿠에서도 기대한 장로들의 방문이 없은 채 타마큐료에도 겨울이 닥쳐왔다. 너구리들이 한참을 쉬고 있는 사이 뉴타운의 괴변은 금방 잊혀지고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한 일도 사라졌다. 매스컴은 아이돌 가수의 스캔들이나 정치, 경제계의 부정사건을 보도하는 데 바빴다.

[노래]
{
"바, 바, 바쿠시, 바쿠시의 마당에 내려라, 내려라, 솜사탕. 아이스크림 닮았네. 우리들은 친구야. 폼포코 폼폼 폼폼"
}

폼포코 33년 정월. 드물게도 타마큐료는 상쾌한 순백의 설을 맞이했다. 그즈음 돈벌이로 나가있던 사람들은 선물을 잔뜩 사 들고 각자의 고향에 돌아가고 오랫만에 가족과 단란하게 즐기고 있었다.

[노래]
{
"너, 너, 너구리의 금시계는 바람도 없는데 대롱대롱. 그걸 보고있던 새끼 너구리도 덩 달아 돌리면서 대롱대롱"
}

"봐! 진짜잖아!"
"너구리가 한건데 어쩌란 거야?!"
"거짓말 아니지!"

[TV]
{
"당번이 설 중에도 인부숙소에 남아있다가 여름이래의 소위 뉴타운 괴기사건에 편승한 장난이 아닌가 보여져 조사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보시다시피 이미 눈도 녹아버려...."
}

"무슨 짓을 저질렀나? 쇼우키치..."
"전 걱정할 것 없다 생각합니다만..."
"쓸데없는 짓을..."
"아냐. 쇼우키치는 아직 변신하지 못하는 애들을 격려하기 위해 한 일이야."
"어떻겠습니까? 스님?"
"음... 괜찮을 것 같은데?"

그 말대로 괜찮았다. 작업인부 3명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고 물론 너구리에게도 아무 문책이 없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리고 봄이 왔다. 다시 돌아온 사랑의 계절. 1년 이상 근신해 온 너구리들에게 있어선 이미 참는데도 한계가 왔다. 여기도 저기도 애인쟁탈전이나 사랑의 속삭임이 넘치고 그 일대가 장미빛으로 빛났다.
"아! 기다려! 하나코!......... 하나코! 잠깐 기다려! 하나코!"
"후훗! 여기까지 와 봐!"

"모두 맘이 들떠 있지만 우리들도 역시 풀이나 나무랑 똑같애. 봄이 오고 햇살이 비치 면 새 눈이 필 수 밖에 없지... 그리고 이윽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거지. (키오를 보 며) 하지만 우리는 오로쿠 할머니의 말씀을 꼭 지켜서 이 싸움에서 이길 때 까진 깨끗 한 마음으로 있도록 하자!"
"쇼우키치! 당신은... 당신은... 정말 훌륭해요! 난, 기뻐요! (포옹한다.)"
"우리 사랑은 영원할거야!"
"쇼우키치!"

이것이 나빴다. 둘의 사랑은 타오르고 결국 다른 너구리들과 마찬가지로 이 봄. 쇼우키치와 키오 사이엔 4마리의 귀여운 새끼가 태어났다.

작년 늦가을의 고생끝에 '아와'에 도착한 타마자부로는 여기 '코마츠히가시'의 '금장대명신(金長大明神)'의 단주, 6대째 금장에게 대략의 일을 얘기하고 조력을 부탁하곤 그대로 쓰러져 병석에 드러누웠으나 6대 금장의 사랑하는 딸 '고하루'의 헌신적인 간호를 받고 기적적으로 회복하여 이 봄, 둘은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 세 아이까지 낳았다. 안에서는 시코쿠를 대표하는 장로 너구리들의 심각한 회의가 계속되고 있었다. 도쿄의 개발에 제동을 거는 것은 '개발 저지'라 하는 전국적인 중요과제를 크게 전진시켜야 한다는 인식으로 출석자 전원이 완전히 일치했다. 그러나 '누구를 보낼것인가?', '그 후의 시코쿠는 누가 이끄나?', '만약의 경우의 후계자 상속은 다툼 없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인가?'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쉽게 모아지지 않았다.

"어른들은 오늘도 회의, 회의... 이렇게 좋은 날씨에..."
"정이 들고 나니... 벌써 그럭저럭 반년이구나... 도대체 언제가 되면 결론이 나려는지..."
"(고하루, 달려들며)아! 언제까지라도 회의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타마님! 전 당 신이 언젠가는 멀고 먼 타마라던가의 곳으로 돌아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 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
"고하루! 나도 이 행복이 영원히 계속됐으면 하고 나도 몰래 꿈꾸곤 해."
"그게 왜 나쁜건가요? 저, 저기요! 타마님! 저, 아버지에게 부탁 드릴께요! 타마님이 여 기 남아서 금장 6대의 후계자가 되도록 말이에요!"

타마자부로가 다감한 청춘의 미로에서 헤멜 때 사도로 떠났던 분타는 '어머니 찾아 간 즈쇼우마루'처럼 두달을 탄자부로를 찾아 사도의 산요를 해맸다. 그러나 어찌된 건지 고명한 탄자부로 너구리의 소식은 묘연하여 찾을 길이 없었다.

이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너구리들은 심각한 사태에 직면했다. 개발이 진전됨에 따라서 숲의 감소는 물론, 봄의 결혼, 베이비 붐은 단번에 너구리 수를 배가시켰고 거기다 여름의 궂은 날씨로 극단적인 식량부족이 닥쳤다. 예상대로 밤이나 감과 같은 가을 수확이 적어, 변신 너구리들의 활약으로 인간들에게서 식량조달을 활발히 하였으나 한참 자랄 때의 아이들의 먹이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그래서 변신할 수 없는 너구리들은 할 수 없이 인가 주변에 출몰하여 먹이가 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으려고 했다. 그리고 그 결과 보통 너구리들 중에서는 길에서 차에 치이거나 덫에 걸려 목숨을 잃는 일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난 더이상 참을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인간과 맞서 싸울 때다! 그렇지? 쇼우키치?"
"몸은 이제 괜찮냐? 곤타."
"물론이죠! 자! 이것 봐요!"(정권을 내지르며 날뛰자 모두 박수친다)
"축하한다. 그래도 휴식은 잘 취했구나?"
"그럴때가 아니잖아요? 오로쿠 할멈..."
"저도 정면 대결의 시기는 초빙한 장로의 도착을 기다려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몰랐군. 쇼우키치. 젊은 녀석이 어이없게도 비겁자로구나!"
"아뇨! 인간을 깔봐선 안되요! 이대로 밀고 나가면 인간은 틀림없이 집니다!"
"너무 오래 기다렸어! 우린!"
"자, 잠깐. 쇼우키치의 의견을 들어보자."
"장로가 도착할 때 까지 3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하나, 변신너구리에 의한 조달 식량의 공평한 분배. 즉 배급제도입니다. 둘, 교통안전 훈련의 지시. 셋, 함정에 빠진 동료의 구 출, 구출대의 결성. 이상입니다."
"쇼우키치. 넌 마치 인간같은 녀석이로구나."
"아뇨! 전 토박이 너구리입니다!"
"그럼 구체안은 뒤로 돌리고 우선 찬성을 확인하겠다."
"손들어!"
"찬성...."
"무슨 흉내냐? 곤타."
"흉내가 아냐! 쿠데타다! 이제부터 내게 반대하는 녀석들은 신예대가 용서없이 죽인다! 알겠나?!"
"오우!"
"위험한 공갈 치지 마! 곤타!"
"(머리를 각목으로 치며)곤타님이라고 불러! 곤타님이라고!"
"제군! 확실히 인간을 강하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덤비면 반드시 이긴다! 죽일 수 있 다! 제군들도 알 것이다! '궁한 쥐는 고양이도 문다.'란 속담을..."
"궁한 쥐? 뭐야? 그게?"
"급한 소는 제 혀 깨문다는 그런 거 말에요."
"궁한 쥐란 막다른 골목에 몰린 쥐라는 뜻이에요."
"그렇다! 쥐도 몰리게 되면 고양이라도 물 수 있다! 란 뜻이다!"
"......우린 쥐가 아냐..."
"고양이를 물어봐야 소용 없잖아?"
"쥐라고? 그러고 보니 요즘 쥐도 먹어보지 못했구먼..."
"쥐는 무침 튀김이 제일이라구..."
"아냐. 그냥 튀김이 최고야."
"난 밀가루 무친 게 더 좋은데..."
"그 바삭바삭한 튀김..."
"(곤타도 덩달아)무슨 말들이야? 너희들! 난 쥐튀김이 제일이라구! 호이호이~~~"
"이봐, 곤타. 우리들 음식 얘긴 이정도로 하고 이제 시코쿠의 장로를 기다리는 게 무난 하다 생각되는데..."
"음... 면목 없어요!"
"새끼나 적게 낳고 몸조심 해. 첨부터 무리였어. 내 충고는. 너구리에겐..."
"아냐! 달라!"
"응?"
"너구리 줄일 생각보다 인간을 죽이는 걸 생각해야 하지 않겠나! 지금 (인간들이) 북적 북적 살고 있는 곳은 모두 옛날 우리들이 살고 있었던 곳이다! 제멋대로 날뛰게 할 순 없어! 놈들을 죽이자! 놈들을 쫓아내자! 놈들을 죽이자!!!"

때마침 그 때.
"헤이! 택시!"

"모두에게 알리고 오겠습니다!"

"아! 타마자부로!"
"시코쿠의 장로들이 오십니다!"
"우와!"
"해냈구나! 타마자부로!"
"여러분. 우리는 여행 중 빠짐없이 산의 변모를 보고 왔습니다. 진심으로 동정하는 바입 니다. 즉시 소집하여 오늘 밤 대집회를 열어 주십시오!"

폼포코 33년 가을. 시코쿠의 세 장로를 맞이하여 대집회가 열렸다.
"오늘밤은 좋은 달밤이로군... 여러분... 난 '야시마'의 '하게(대머리란 뜻. 하지만 여기선 이름으로 쓰인 것 같다.)'다. 그리고 올해로 999살이 된다."
"오오!!! 그렇습니까?!"
"왜 본토에 비해 시코쿠의 기술이 앞서있는가? 그것은 우리 너구리가 산을 확실히 지키 고 있기 때문이다! 시코쿠에서는 너구리를 화나게 하면 어떤 재난이 떨어질 지 인간들 은 잘~ 알고 있다. 그 증거로 여기 있는 나를 위시하여 여기있는 모두 신사의 '각'으로 모셔져서 인간의 존경을 받고 있다. 말하기 늦었지만... 난 그 800여개소의 너구리를 통 솔하는 '마쯔야마'의 '잉가미 교우부'다!"
"나는 '금장대명신'의 '마쯔에(지명)' 제 6대 금장이다."
"우리는 도쿄의 인간들을 혼내기 위해 비술, '요괴대작전'을 감행키로 결심했다. 이 요괴 대작전을 결행하는 것은 무서운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우리 3명은 어쩌면 비술에 따 라선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군. 제군들이 만약 이 작전을 실수 없이 완수 한다면 인간들은 틀림없이 우리 너구리에 대한 존경심을 그들 마음 속에 새기게 될 것 이 틀림없다!"
"그렇게 되면 그 후는 놀라고 겁먹은 그 마음을 유린하여 개발을 중지시킬 때 까지 단 숨에 몰아 넣을 수 있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결코 '카치카치산의 진흙배'가 아닌 큰 배를 여러분을 위해 준비해 왔다! 제군! 맘 놓고 우리들의 배에 타 주기 바란 다!"
(!) 카치카차산의 진흙배 : 옛날 이야기로, 인간이 너구리를 속일 때 너구리에게 뱃놀이를 하자 하곤 진흙배를 만들어 태우고는 골탕을 먹였다는 이야기
"아름다운 달이군... 난 달밤이 좋아. 이 달에게 우리 계획의 성공을 빌지 않겠소? 여러 분?"

요괴대작전을 향해 너구리들은 즉시 특훈을 시작했다.
"999살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고마워~ 여러분~ 고마워~"
"선생님! 젊으신 적에 보신 '나스의 요이치'를 부탁드립니다!"
(!) 나스의 요이치 : 원평 전국 시대의 장수인 요이치가 '나스(지명)'에서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위에 부채를 매달고 육지의 언덕에서 말을 달려 활을 쏴 맞춘 이야기.
"좋~지~"
({나스의 요이치의 장면}이 지나고...)
"때는 왔도다."
(세 장로가 불사조가 되어 날아 오른다.)

폼포코 33년 말. 드디어 요괴대작전 발동의 날이 왔다. 그 날은 기온 13도,습도 65% 최적의 요괴의 날이었다. 옛부터 괴물이나 요괴의 종류는 너구리가 제일 잘 하는 특기이기는 하지만 너구리 하나하나에게 잠재된 기포에네르기는 물론이고 자연계에 충만하는 화력(火力), 전력(電力), 풍력(風力), 비행력(飛行力)등 여러가지의 에네르기를 어떻게 추출해서 증폭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작전 수행을 위해 어떻게 축적하여 발동할 것인가.
시코쿠 3장로의 지도 아래 이날 행해진 과격한 특별 훈련은 정말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암컷,수컷이나 변신 가능하거나 불가능한 너구리의 구별 없이 모든 너구리가 참가하여 힘을 합했던 것이다. 이날 밤 일치단결한 너구리들의 투지는 그야말로 타오르는 다이너마이트의 불꽃이 되어 아직 사람들도 보지 않은 출진에서마저 전력투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년들 : "어,어라?"
소년1  : "뭐야?"
소년2  : "어?"

"고목에 꽃을 피우세~ 고목에 꽃을 피우세!"
(!) はなさけ じいさん: 꽃피우는 할아버지. 옛 이야기에 나옴.

  やぶれちょうちん : 찢어진 초롱. 요괴의 하나.
からかさ  : 우산 귀신. ^^;

"대단해! 귀신들의 대 행렬이다!"

(포장마차 안)
"옛날엔 잘 나왔지... 여우들의 등행렬이나..."
"실제로 보였으니까. 보인다구. 초롱이나 우산이. 죽 가며 콕콕 찍어서..."
"주욱~~~ 걷는단 말야. 초롱이나 우산이..."
"나중엔 어떻게 됐을까...?"
"여우가 할 수 있을까?"
"응... 어떨까... 보였는데..."
"역시 사람들 신경 탓이야. 여우의 혼례식이나 여우의 등같은 게 머릿속에 있을 때 부 터 그게 죽 이렇~~게 신경쓰게 만든다구. 죽 걸어가는 것 처럼... 에.... 신경 탓이라구..."
"하하하... 그건 그래. 신경쓰면 잠도 못자지...인간의 신경이란 이상도 하지... 생각하면 진짜처럼 보이니까. 사실은 있지도 않지만... (뒤를 보고 놀라며) 진짜 귀신이다..."
"신경 탓이야...."

아내 : "어서 오세요! 꺄아아~~"
남편 : "어? 사스코!!"

(교우부가 있던 곳에선 교우부가 탈진하여 죽어버린다.)
키오 : "교우부님! 교우부님! 흐흑..."

소녀 : "무서웠어..."

소년 : "어? 이제 끝난거야?"
소녀 : "굉장히 재밌었어!"
누나 : "그렇구나..."
엄마 : "자,빨리 집에 가야지!"
소년 : "...네에~~"
엄마 : "아! 이빨 닦는 거 잊지 마!"
엄마 : "어쩐지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야."
누나 : "정말이에요. 대체 뭐였을까요? 나 , 유령을 믿고 싶어졌어요. 이상한 일도 있군 요."

교우부는 옛날에 마쯔야마범(범(はん) : 지방호족)의 집안싸움에 휘말려 아부다마 편을 들어 일족의 몰락을 초래했던 걸 크게 후회하고 나머지 생을 오직 정의를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고 굳게 맹세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이제 교우부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고 그 고매한 뜻을 이어받아 승리의 그날까지 싸울 것을 여기서 맹세하는 바이다.

[염불]
{
"태워라! 태워라! 꽃을 태워라! 찰떡산의 너구리님! 술 많이 자시고 변신해서! 요괴 대작 전은 대성공!!!"
}
(환호하는 너구리들.)

너구리들은 벌써 대성공이라 확신하여 모니터 당번 외에는 TV를 보지 않았다.

[TV]
{
"경찰과 TV 방송국에서는 오늘밤의 이상한 퍼레이드의 영상을 기록한 사람을 찾고 있 으나 현재는 아무도 신고한 사람이 없어 그것이 더욱 진상규명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 다."
"죽 이 비디오를 찍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할 따 름이에요!"
"이 틈새로 쑤욱 들어왔단 말이에요! 귀신이! 정말로 무서웠어요! 그런건 인간은 절대 할 수 없어요!"
"역시 뭔가가 있어요... 이 뉴타운은... 할 수만 있다면 이사하고 싶지만... 그렇게도 안돼 고..."
"또한 이 이상한 사건에 관해서는 심야 0시 20분부터 특별 방송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
(너구리들에게 설명하는 장로)
"진상규명이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사람들이 눈으로 보고 체험한 것이 결코 신경 탓이 아니라 틀림없는 현실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어떠한 고등과학의 합리적인 해석도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없다고 (사람들이) 깨달았을 때 갑자기 인간들은 삼라만상의 신비에 놀라 이처럼 인간이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된다. 제군! '과분한 횡재는 누워서 기다려라'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누워있긴 아까우니까 누워있기 보단 축하하자! 자! 성대하게 마시자! 노래하자! 안마시면 손해야, 손해!"
(환호하는 너구리들)

하지만 그 다음날. 사태는 정말 예상외의 방향으로 급전개되기 시작했다.

[TV]
{
"어젯밤 타마 뉴타운과 그 주변에 무허가로 벌어진 퍼레이드는 뉴타운 내에 현재 건설 중인 테마 파크인 '원더 랜드'의 선전대로 보여져 경찰은 관계자를 불러 진상 조사를 하 고 있습니다."
}
너구리1 : "설마..."

[TV]
{
"그러나 단지의 입주자나 현지 주민들은 도저히 그런 선전으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
모두 : "뭐라고?!"

[TV]
{
"기대되는 것은 원더랜드의 선전대였다는 것을 당사의 사장이 인장했다는 것입니다."
}
모두 : "뭐라구?!"

[TV]
{
"에에... 금번 우리 회사가 일으킨 소동은 진심으로 사과드리는 바입니다."
}
너구리2 : "뭐야? 저녀석!!!"

[TV]
{
"당사가 총력을 다해 건설중인 '원더랜드'. 그 원더랜드의 훌륭함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는 가두에 나서서 음... 무료봉사로 여러분들을 즐겁게 해 드리는 수 밖엔 없다... 라고... 에... 이렇게 생각한 끝에 사장인 저의 독단으로 무허가 대 퍼레이드를 결행하게 된 것 입니다."
"마지막으로 구경해 주신 많은 여러분께 음... 지대한 지지를 부탁드리며 지금도 감격으 로 몸이 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서 저를 체포한다해도 이렇게! 각오하고 있습니 다..."
}
너구리들 : "대체 이건!"

        "어떤..."
"뭔가 잘못된 거 아냐? 이건!"

[TV]
{
"이렇게! 각오하고..."
}
곤타 : "이녀석!" (박살나는 TV 모니터...)

이 뉴스는 너구리들을 패닉 상태로 빠뜨렸다.

한편 원더랜드의 사무실에선 필사적으로 퍼레이드의 주모자를 찾고 있었다.
사장  : "이젠 더 이상 뒤로 못 물러서! 풀뿌리를 파헤쳐서라도 그녀석들을 찾아내 라구! 그리고 전부... 응! 다 가서 놈들을 끌고 와! 돈은 얼마든지 준다!"
류우타로우 : "너구리 짓이에요,그건..."
사장  : "뭐, 뭐? 너구리? 아! 늙은 너구리든 영감이든 뭐든 좋아! 프로모터쪽도 이 쪽에 합세해!"
(전화를 끊고)

           "너구리? 너구리라면..."

류우타로우 : "아뇨. 그냥 농담."
사장  : "너 이녀석! 대채 어디서 들어왔나?!"
류우타로우 : "정식으로. 비서아가씨를 통해. 전 조금 전에 전화한 '류우타로우'입니다. 이 사건은 복잡하므로 프로모터인 너구리 영감과 얘기가 통하는 건 저 뿐입니 다."
사장  : "알았다! 네게 일임한다!"

이 정체도 모를 인물이 일을 진행시키고 있을 때 너구리들은 공을 가로챈 사장에게 분노하고 사태의 부당함에 탄식하여 분해 눈물을 흘리고 머리를 싸매며 모두 무력감에 빠졌다. 더구나 TV에서는 영상이 남지 않은 탓으로 보도는 뒷꽁무늬를 빼게 되었고 요괴퍼레이드는 곧 진정되게 되었다.

"너는 여우가 아니냐?"
"꿰뚫어 보시다니 훌륭하십니다! 전 '타마호리'에 사는 변신여우, '류우타로우'입니다. 옛 날 그 이름도 높은 '아와'의 '금장대명신'님을 만나뵙게 되어 참으로 영광입니다."
"아냐. 난 그저 6대 단주일 뿐이야. 그건 그렇고 무슨 일로 오셨나?"
"여러분의 대단한 퍼레이드에 감격해서..."
"알아 보았는가? 그쪽은?!"
"물론입니다! 여러분의 실망감은 진심으로 이해합니다."
"아, 그런가? 역시 여우인 당신에겐 통했구나..."
"퍼레이드 뒤에 생긴 일도 모두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뭐라구?"

류우타로우 여우는 교묘하게 6대 금장을 유인해 '긴자'에 직행하여 어느 유명 클럽의 특별실에 초대하여...
"자,어서..."
"에?"
"하하... 걱정마시고. 이 아이들도 변신여우들이니까..."
(뒤로 물러서며 너구리로 되돌아가 버리는 금장)
"이 아이들은 이모습 그대로가 좋겠습니까? 여우로 할까요? 아, 아니면 너구리로 변신 시킬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타마의 너구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타마의 너구리 가 멸망한 것과 같이."
"역시 망했는가? 여우는?"
"예, 유감이지만... 그리고 소수의 변신너구리들만이 이렇게 인간으로 변하여 살고 있습 니다."
"인간으로?"
"이 대도쿄에선 그 이외엔 살 길이 없어요. 제가 금장님을 여기에 초대한 것도 그것을 너구리 여러분에게 권하기 위해서입니다."
"자, 잠깐만 기다려줘."
"물론 당황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만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죠. 그저 인간으로서 사는 것이 아니라 '독을 마시려면 접시까지'라는 속담과 같이 이렇게 된 이상 전 여러분 이 단체로 원더랜드에 취직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라고? 우리들을 목졸라 괴롭힌 그 원더랜드에?"
"냉정히 생각해 봅시다. 이제 너구리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 밖엔 없습니다. 이것이 전제 입니다."
(갑자기 타마자부로가 주판을 꺼내어 노래를 부른다.)
[노래]
{
"아,인간 생활은 돈이 들지! 드는 돈은 어떻게 버나? 특기를 살리면 문제는 없지...."
}
"여러분을 최고의 높은 임금으로 고용해 주는 곳은...... 유감이지만 여러분의 적인 원더 랜드입니다. 많은 계약금도 지불한다 합니다. 이것이 월급, 이것이 한사람 몫의 계약금. 물론 여러분의 너구리라는 것은 저 이외엔 아무도 모릅니다."
"음..."
"어서 천천히 드시면서 생각하세요. 금장대명신님은 가문의 대신관님이시니 타마에서의 쓰레기 뒤지기는 좀 힘드셨겠죠?"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한가지 질문이 있는데... 변신할 수 있는 너구린 인간으로 살 수 있다지만 나머지 보통 너구리는 어떻게 하나?"
"거기까진 돌볼 수 없지만 첫째, 종을 보존하려면 될 수 있는 한 우수한 유전자를 남겨 야 할 겁니다. 여우의 경우에도 눈물을 머금고 변신하지 못하는 무리를 버렸습니다."
"그리고... 멸망했지."
"그렇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아~ 비극이야!"
"위안이 될 진 모르겠지만 너구리 여러분들은 우리들 여우와 달리 잡식성이니 어떻게 해 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즈음 타마의 너구리들은 6대 금장의 부재중 이 심각한 사태의 좋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었다. 항상 모이는 너구리들만이 모였다.
"하아....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되지만... 저런 노망한 늙은이에게 기댄게 잘못이 었어."
"으음... '잡지도 않은 너구리의 모피값을 계산한다'는 속담이 생각나는구먼..."
"아냐. 설마 이리 되리라곤 석가님도 짐작치 못했을거야. 장로들을 책망하지 마."
"그 사장같은 자. 어쩐지 음흉한 영감이라고 부르는 것 같더군요.... 인간들은..."
"잘도 남말하듯이 지껄이는구나? 쇼우키치!"
"아뇨! 전 아직 인간연구가 부족하다는 걸!"
"닥쳐! 이젠 인간과는 실력으로 싸울 수 밖엔 없다!"
"성급히 굴지 마! 곤타!"
"이젠 요괴대작전을 실행한 건 우리 너구리라는 걸 인간들 앞에서 분명하게 밝힐 수 밖 엔 없다고 난 생각한다."
"안돼요! 스님... 그것만은 안된다는 규칙이었잖아요?"
"맞아! 만약 너구리짓이라는 걸 인간들이 알게 되면 인간들이 우릴 가만 둘 리가 없어!"
"하지만 난 분해! 그정도의 예술을 새치기 당하고서 가만 있어야 하다니... 아냐! 아냐! 난 참을 수 없어! 난 밝히고 싶어! 외치고 싶어! 그건 우리가 한 일이라고!"
"쯔루가메 스님! 어떻게 하면 너구리가 한 일이라고 인간들이 믿을까요?"
"세상에는 반대선전이라는 것이 있지. TV 방송극에 전화를 걸고 편지를 쓰는 거지."
"아마 장난전화나 가짜 편지로밖엔 보지 않을거에요."
"그럼 TV에 나가서 우리가 실제로 변신술을 해 보이자!"
"바보같이... 트릭이라고 의심받아 분한 꼴을 당할 게 뻔해요!"
"보쇼! 기분같은 건 문제가 아냐!"

확실한 명안이 날 리도 없고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는 새 밤이 새어버렸다.

"보쇼! 기분같은 건 문제가 아냐."
"하지만 만약 손을 써서 인간들을 도발시키면 이쪽이 몰살당할 수도 있다구."
"그러니까 정체를 밝히지 않고 하자는 거 아뇨!"
"그러면 큰 일은 하지 못해!"
"저는 역시 지금 초조하게 우왕좌왕하기 보단 다시한번 힘을 모아 차라리 격렬한 요괴 대작전을 할 수 밖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또 같은 결과가 되지 않는다는 보증은 없어."
"그러니까 여러분이 계획을 잘 세워 대열을 정비하고..."
"체! 결국 네놈은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은 거야. 정말이지 썩어빠진 여자같은 녀석이로 구만?"
"말조심해, 곤타! 여자가 썩어빠졌다니!"
"그러니까... 만약 썩었다면 이놈처럼 된다구요..."
"전 어쨋든 요괴대작전 제2단계를 준비하겠습니다."
"누가 너같은 녀석을 따르겠냐?"
"곤타씨는 모두 따를 것 같습니까?!"
"뭐, 뭐라고?! 이녀석!"

(6대 금장이 들어오며)
"그만 둬! 모두 들어 봐! 단결을 유지한 채로 요괴대작전에서 보인 우리들의 능력을 그 대로 살려서 살아가는 방법이 딱 하나 있다! 우리들의 대작전은 인간들을 감탄시키고 압도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그것은 인간아닌 인간의 짓이라고 보여졌다! 그러니 우린 어찌하면 좋을까?"
(금장은 달걀을 꺼내며)
"이것을 어떻게 세우나? 알다시피 콜롬부스는 이렇게 했다."
(깨서 손바닥에 세운다.)
"오오! 훌륭하다!"
"그런 좋은 명안이 있었군요!"
"우리는 이후 인간 아닌 인간으로 살아가는 거다."
"농담 말아요!"
"아냐, 아냐! 이건 장난이나 농담이 아냐!"
"하지만 변신 못하는 자는 어떻게 합니까?"
"금장!?"
"어, 어라?"

(쯔루가메 스님의 손에는 봉투가 들려 있다.)
{808 너구리들의 어필}
쯔루가메 스님의 투고를 계기로 6대 금장의 제안에 따라 논의를 끝내고 회의는 해산되고 너구리들의 결속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작전을 위해 늦어진 식량 수집이나 사냥에도 힘을 쏟는 한편 강경파인 곤타는 산을 누비고 다니며 의기양양하게 동지를 모았고, 노망든 것처럼 보이는 '하게'영감은 변신못하는 너구리들을 모아 어느새인가 춤추고 염불하는 종교의 교주가 되어 있었다.
"이 세상은 암흑 천지다~ 염불이나 외면서 춤이나 추자~ 나무아미타불 타불이다. 연화대를...."

"저 영감 너구리 참 정정하시네... 역시 도쿄는 무서운 곳이야. 시코쿠였다면 그정도 했 다면 우리 너구리 짓이라는 걸 척 눈치채고 우리 대명신에게 공물이나 시주를 배는, 아 니 10배는 받았을 거야."
"굼장님! 이젠 하루라도 빨리 모시고 '코마츠'섬에 돌아가 수업에 정진하고 싶습니다!"
"그러냐? 타마자부로?"
"예!"
"내 후계자가 되기로 결심한 거냐?"
"예! 금장님!"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된다. 하지만 말이지... 설마 너 코하루가 그리워 눈이 멀어서 동료를 버리고 가는 제멋대로의 녀석은 아니겠지?"
"물론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뭐냐?"
"금장님마저 지지를 잃어버린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있다. 할 수 있는 일이."

"오오... 이건 제법 멋있는 레스토랑이군..."
"사장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취미를 살려 만들었습니다만..."

"잘 만들었구나!"
"야아! 신난다!"
(떨어뜨린 돈가방의 돈을 빨아당기며 하늘로 사라지는 고양이 모습의 레스토랑.)

금장은 이렇게 해서 밉살스런 사장에의 복수로 타마 너구리들의 투쟁 자금과 고액의 계약금을 탈취했다. 그리고 원더랜드의 사장은 경찰에 가서 너구리들에게 1억엔을 탈취당했다고 하소연했으나 상대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강경파인 곤타들은 이미 단체,혹은 개개인의 실력 행사에 나섰다.

"자연보호 단체의 여러분! 뱀잡기 방해를 중지하고 즉시 이 산에서 내려가 주십시오! 여 러분의 행동은 강도죄, 흉기 소지 집합죄, 그리고 불법 점거도 해당됩니다! 이 권고를 따라 내려가지 않는 경우엔 법에 의해서 여러분을 강제 해산 시킬 수 밖엔 없습니다!"
곤타들은 경관이나 사냥꾼, 작업인부를 산길에 못박아 놓고 하산 권고에 응하지 않은 채 한발짝도 우라나기 산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양쪽은 대치한 채로 밤을 맞이했다.

"뭐라구요? 말리질 못했다면 곤타씨들을 도우러 갈 수 밖엔 없지 않습니까?"
"들린다... 기동대가 출동했어. 이미 늦었어...."
"상황이라도 보고 오겠습니다!"
"그만 둬! 너도 잡힌다구!"

"각오는 되 있나?!"
"오오~~~"
"우리들은 특공정신으로 장렬한 옥쇄를 한다 해도 몇백의 우리 동료를 궐기시켜 지옥에 갈 때 까지 싸우겠다는 결의를 버릴 수 없다! 후에 계속 되길 믿는다!"

[노래]
{
"너, 너, 너구리의 불알은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흔들... 아~멘~"
}
세 너구리가 변신해 뛰어들며 소리친다.
쇼우키치들 : "특별 임무! 돌격! 기다려! 곤타!"
곤타  : "출동."
쇼우키치  : "곤타씨..."

(너구리들은 날아오르고 격렬한 싸움이 전개된다.)
이것이야말로 구슬같이 부서지는 말 그대로 '옥쇄'였다.


아나운서  : "너, 너, 너구리씨... 너구리씨~~~"
마침 그때쯤, 타마큐료의 다른 숲에서는 TV방송국에서 중계차를 보내왔다.
"너구리씨~~~ 제발 모습을 내보여 주세요! 너구리 모습 그내로든, 변신한 모습으로 나오 시든 괜찮습니다! 우리들 '세계 연예'중계팀은 당신들의 편입니다!"
"좀처럼 안나타나는군요...아!"
[노래]
{
"너구리씨, 너구리씨! 얘기하지 않겠어요?!"
"지금은 밥 먹을 수 없어!"
}
"대답해 줬어요! 역시 사실이었어요! 그 어필! 제발 그간의 사정을 듣고 싶습니다만... 모습을 보여 주시지 않겠습니까? 오오! 있다! 있다! 있다! 있다! 너구리다! 너구리다! 너 구리다! 정말로 여러분이 그 귀신대회를 열었던 겁니까?!"
"그래요!"
"있죠?! 변신해서 보여 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시청자 여러분이 믿지 않을겁니다!"
"너구리에겐 변신 못하는 무리도 있어요! 그러니까 나쁜 음모만으론 살아갈 수 없어요!"
"흐흑..."
"이봐요! 너구리씨! 이래선 마치 조잡한 싸구려 TV 프로로 되어 버린다구요! 너구리 쪽 에서의 얘기겠죠? 잠깐이라도 모습을 보여 주세요!"
"스님, 부탁합니다. 인간들에게 맺힌 한을 마음껏 보여주세요!"

"으아! 나, 나왔습니다! 나왔습니다! 주름살 투성이의 너구리가 걸어 나옵니다!"
"너, 너구리씨! 부디 한말씀..."
"우리들은.... 우리들은!"
"예!"
"자! 부탁드립니다!"
(오로쿠 뛰어 나온다.)
"그건 우리들이 한거야!"
"산은 우리들의 터전이야! 맘대로 없애주지 말아 주시오! 이건 생물 모두의 바램이오!"


[노래]
{
"어제 본 사람,오늘 없고. 오늘 본 사람도 내일은 없다... 내일도 모르는 우리들은 오늘 한층 더 슬프구나..."
}

'원평 야시마 대결전'을 그 눈으로 확실히 보았다는 추정연령 999세의 긍지높은 대머리 너구리. 세상 돌아감을 비관하여 '이제 이것으로 끝장이다'라며 4평(8じょう:다다미 8장 넓이)의 불알을 에이야~에이야~ 후렴구 넣으며 당기고 늘려 드디어 만들어 낸 보물선. 금은 보화를 산처럼 싣고 주위의 난간은 금으로 장식하고 '흔구정토 염리예토'(속세를 버리고 극락으로 간다.) 소리 드높이 몸도 가벼이. 변신 못하는 보통 너구리의 집단은 극락 정토를 눈앞에 떠올리며 소풍가는 기분으로 맘도 가벼이 배에 오르는 모습이 애처롭구나.
달빛도 맑은데 보물선, 떴다 잠겼다 하면서 타마강의 물결 위에 떠 기우뚱 거리며 물결 사이사이를 표류하면서, 똑바로 세운 꼬리처럼 때를 만나 신바람 난 만범순풍(순풍을 가득 받은 돛). 펄펄 끓는 열기의 승객들과 달맞이 놀이를 하는 곳. 바다도 말리지 못하고.... '에이야 토토~~~' 라며 이제는 노저어 가는 보물선...
달밤에 취해서 배를 두드리네. 꿈인지 생시인지 꿈결처럼 종, 세줄기타, 피리, 북. 너구리 가락도 흥겹게 보통 너구리들을 가득 태우고 금은 산호에 묻혀서 멀어져 가는 보물선... 설마 진흙배는 아니겠지라며 배웅하는 너구리 눈엔 눈물 맺히고... 슬프게 안개 낀 갈대밭. 그저 봄 밤의 꿈과 같이 달에 사는 토끼를 올려다 보며 부처님이 손짓하는 극락의 '보타락산(관음이 살았다는 산)' 향해서 흥겹게 흥겹게...
보물선은 가라앉았나. 그건 풍덩풍덩 죽음의 길로.... 보통 너구리는 죽음의 길로. 살아서 못 돌아오는 죽음의 길로, 불쌍한 너구리는 죽음의 길로, 풍덩풍덩 죽음의 길로...

쓰러진 너구리 : "후후.... 인간에겐 못당해..."
"분타! 분타 아니냐?!"
"분타! 분타!"
"타마자부로!"
"분타씨!"
"분타씨!!!"
"잘 돌아왔어요!"
"사스케! 쇼우키치!"
"탄자부로 선생은? 그 유명한 사도의 탄자부로 선생은 어찌 되었나?"
"그게.... 45년쯤 전의 전후 식량난 때에 사냥꾼 손에 덧없이 목숨을 잃었다는 걸 겨우 알아냈습니다."
"그런가? 한번 뵙고팠는데..."
"수고했어. 분타."
"그보다... 이건 어찌된거야? 겨우 3년만에 내가 '우라시마타로우'가 된 기분이야!"
(!) 우라시마타로우 : 옛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로 그물에 걸린 거북이를 구해주고 그 댓가로 용궁 구경을 가게 되나 3년만에 돌아와 보니 자신은 노인이 되어 있고 고향엔 아는 사람이 하나도 남아 있 지 않더란 이야기.
"우리도 여러가지로 했어."
"하지만 이 변화는 너무해! 오히려 우리가 당했잖아?"
"그렇게 생각해도 무리는 아니네만..."
"정말 인간들의 짓이야?"
"그래요! 인간들이 그랬어요!"
"아냐! 아니야!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너구리 밖엔 없어! 그 밖에 있을 리가... 인간들은 너구리였어! 놈들은 너구리 축에 끼지도 못하는 냄새나는 걸레같은 너구리였어! 산을 돌려줘! 마을을 돌려줘! 들을 돌려줘!!! 흐흑...."


(너구리들은 마지막으로 그들의 힘을 모아 옛모습을 되살려 내려 한다.)
"해 볼까요? 마지막 힘을 합해 예전 풍경으로 되돌려 볼까요?"
"과연... 인간들과 변신술을 겨뤄 볼까?"
"으음... 재밌겠군... 난 옛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해 낼 수 있어."
"좋아! 마지막 한판 승부다!"
"하지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새삼스레 그런 걸 해서..."
"기분 전환이지. 기분 전환이야."
"음... 노는 기질이 없다면 너구리는 더이상 너구리가 아니지."
"그럼 금장님도 도와주시렵니까?"
"물론이지. 다소 '아와토쿠시마'식이 될른지는 몰라도..."
(웃는다.)
"폰키치!"
"소리쳐! 남은 모두를 모아야지!"
"다시 힘을 빌려 줄꺼야?"
"맡겨줘!"

(풍경이 변하고 옛모습으로 변해간다.)
소년1  : "기다려 형!!!"
여자1  : "어? 어라? 어머님 같애! 요코야! 욧짱! 욧짱!!"
폰키치 : "아? 우리들이야! 어릴적 우리들이야!"
(뛰쳐나가는 너구리들.)
소년2  : "아? 너구리다!"
소녀2  : "아아!! 귀여워!"
소년2  : "너구리에요!"
엄마  : "아직 있었구나? 너구리가 이런 곳에서도..."
소녀2  : "아? 기다려! 너구리야!"
소년2  : "아아... 가버렸어..."
소녀2  : "뭐든 먹이를 좀 주고 싶었는데...."
소년2  : "정말 변신하나? 너구리..."

이렇게 우리는 싸움에서 지고, 뉴타운의 개발은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날이 가면서 차차 마을도 평안해지고 인간에게는 상당히 살기 좋은 곳이 된 것 같았습니다. 본부로 쓰던 만복사의 산도 지금은 도영지나 주택지로 변해버렸습니다.
또 이번 일로 우리들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결과적으로 매우 좋은 효과를 얻었습니다. '너구리와 공생할 수 있는 생활'따위와 같은 기사가 신문에 실리고 이후 개발에 있어 지형을 살리고, 원래의 삼림이 남겨진 모양으로 공원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에겐 이미 때는 늦었고 살아가기엔 너무나 좁았습니다.
우리들의 일부는 산을 내려가 아직 삼림이나 밭이 많은 마쯔다라는 지역으로 이주하여 살았지만 거기에도 물론 너구리가 있긴 해도 개발로 쫓겨나고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들은 그 결단을 내려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들 변신 가능한 이들은 결국 여우처럼 지금은 인간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나는 샐러리맨. 아내인 키오는 스낵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후로 산업에서 성공해서 태연하게 삼림개발을 하고 있는 심한 너구리도 있지만, 대부분은 심한 스트레스를 못견뎌 몸이 약해져 산으로 돌아가고 �어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잘도 인간들은 이런 생활을 견뎌내는구나...하고 감탄했습니다. 결국 낙오되어 신주쿠의 '하나즈로'신사의 경내 굴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동료도 있습니다.
폰키치들. 보통 너구리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자력으로 살고 있다...'란 말은 너구리를 위한 말이 아닐까요? 개발에도 교통사고에도 지지 않고 느긋하고 밝고 유쾌하게 자력으로 새끼도 낳고 그리고 어이없이 죽기도 합니다.

(쇼우키치는 걷다가 일단의 너구리 무리를 발견하고 뒤를 쫓는다.)
"폰키치!!!"
"쇼우키치!!!"
(엔딩송이 흐르고...)

폰키치 : "저... TV같은 데 있죠? 개발이 진행되어 너구리나 여우가 모습을 감췄잖아요? 그것 중지해 주시겠어요? 물론 여우나 너구리는 변신술로 모습을 감출 수도 있 겠지만... 하지만 토끼나 족제비는 어떻게 하나요? 스스로 모습을 감추나요?"







[ENDING THEME]

                       언제든지 누군가가


            언제든지 누군가가 꼭 곁에 있어.
생각해 주세요. 멋있는 그 이름을...
마음이 울적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에
꼭 꼭 누군가가 언제나 곁에 있어.

태어난 마을을 멀리 떠나있어도
잊지 말아 주세요. 그 마을의 바람을...
언제든지 누군가가 꼭 곁에 있어.
그래 꼭 네가 언제든 곁에 있어.


            비오는 아침엔 도대체 어떻게 해.
꿈에서 깨어나도 역시 외톨이야.


  • 언제든지 네가 꼭 옆에 있어.
            생각해 주세요. 멋있는 그 이름을...


            싸움에서 상처입고 빛이 보이지 않으면
귀를 기울여봐요. 노래가 들려와요.
눈물도 아픔도 언젠가 사라져 가.
그래 꼭 너의 웃는 얼굴을 원해.


            바람부는 밤엔 누군가를 만나고파.
꿈속에서 봤지. 너를 만나고파.


  • Repeat...


















역자가 드리는 말씀

평성 너구리 전쟁 폼포코를 해석하면서 가장 겁이 났던 것은 '혹시라도 여러분에게 잘못 전달이 되지나 않을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주지 못할지도...' 라는 우려였습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대본을 만들었으나, 역시 부족한 부분이 굉장히 많이 보입니다. 4월 초에 작업을 시작했으나 본인이 군 입대를 하는 바람에 이렇게 늦게 되어 버린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상영회를 가진 적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 작품이기에 비교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4월 한달과 입대후 2박 3일의 특별 외박을 거의 이 작업에 쏟아 부었습니다만... 그러나 미비한 이 대본이라도 여러분의 작품 감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제게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 바랍니다.

 
    1. 6. 10.


                                            역자 이채원
ID of Chollian:ICHI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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