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눈

1 개요[ | ]

High Noon
하이 눈

 

 

2 # 오찬익[ | ]

오찬익 '하이텔에 올렸던 글입니다.' 하이눈(High Noon)을 다시 보고...

서부 영화라면 수많은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황야의 무법자','7인의 총잡이','쉐인', '내일을향해쏴라.(원제는 주인공 이름이었던 것 같다.) 가깝게는 '용서받지 못한자','늑대와 함께 춤을' 등등... 사람들마다 취향차가 있으므로 기억에 남는, 나름대로의 명작을 꼽겠지만, 적어도 필자가 본 서부 영화중 가장 인상 깊은 영화를 들라면 바로 이 작품을 꼽을 것 같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우선, 아시다시피 이 영화의 영화사적 가치라면, 처음 으로 영화속의 시간진행이 절대적인 시간 흐름(물론, 정지좌표계에서...)을 일치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뭔가 색다른 서부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의욕이 엿보이는 점이 다.(참고로 이영화는 1952년작.)

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가치는 그러한 구조내에서 밀도 있게 진행되는 극의 흐름에 있다. 필자의 추측으론 감독 이 이러한 시간진행을 우선 염두에 두고 어떤 식의 영화 를 만들까 고민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당시의 유행도 유행이려니와 서부영화야 말로 그러한 짧은 시간내에서 극적인 구조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적격이었음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정말 간단하다. 11시에 결혼을 올린 보안관(게리 쿠퍼, 그의 연기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이 의미하듯 정말 뛰어나다!)과 그의 신부(그레이스 캘리... 모나코 왕국의 스테파니 공주의 어머니.)는 이제 결혼을 끝으로 보안관직을 사퇴하고 정든(!) 마을을 떠나려한다. 그때 마침 정오(High Noon) 열차편으로 마을을 공포에 떨게했던 전설적 악당이 형기를 마치고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 전설적 악당은 보안관이 수년전 잡아들였던 그 악당. 그는 복수를 위해 다시 돌아오는 중이다. 잠시 갈등하는 보안관과 그의 아내. 보안관은 평소의 신념대로 마을에 남아 그들과 싸우기로 결심하지만 독실한 퀘이커 교도인 아내는(총기사용 절대금지) 예정대로 정오 열차로 떠나기로 한다. 그 이후의 줄거리는 뻔하다. 보안관이 도와줄 것을 마을 사람들에게 요청하지만 아무도 그를 도와주지 않는다. 아내마저도. 시간은 흐르고 정오. 그리고 결투.

결말은 의외로 시시하다. 관객이 한시간동안 기다려온 결투 답지 않게 단 10여분만에 그 화려한 액션조차 없이 싱겁게 악당 넷을 혼자서 해치운다. 그리고는 정해진 수순대로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보안과 뱃지를 내던지고는 결국 그를 기다리고 있는 아내와 함께 떠난다는 줄거리.

당시의 서부 영화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이나 눈요깃거리등과는 철저히 거리가 먼 영화다. 너무나도 낭만적인 당시의 서부영화들에 비하면(ex. shane) 좀 지나치리 만큼 단순하며 직선적인 구조랄까?

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그것들 밖에 놓여있는 것 같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감독이 보여주고자 한 것들은 결투가 일어 나기전 관객들이 지루하게 지켜보던 그 한시간 사이에 숨겨져 있다.

현실적인 문제와 정의니 사랑이니 우정이니 종교니 하는 다소 관념적인 관계들 사이에 마을 사람들은 갈등한다. 그들은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들(대표적으로 처,자식이 있다는... 혹은 마을의 경제적 번영따위의...)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못한 다. 심지어 그의 가장 친한 친구들, 성직자, 선배, 조수들 조차도... 오히려 이러한 속박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알콜중독자나 어린이) 가 그를 돕겠다고 나선다. 사실 정오이후에 펼쳐진 결투씬은 형식적인 사족에 불과하다고 본다. 다만 마지막에 예상된 장면이 었지만 보안관이 뱃지를 버리며 마을을 떠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그동안 그를 속박하며(물론 월급을 주었지만...) 그에게 과중한 의무를 지웠던, 그러나 아무도 그를 돕지않았던 마을과의 관계를 끊고 이제 그의 삶을 살기위해 떠나는 것이다.

상투적인 해석일른지는 몰라도 공동체적인 사회가 낱낱으로 분해 되면서 인간관계가 어떻게 바뀌어가는 지를 이 영화를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참고로 전에는 이 마을 사람들이 합심하여 악당을 잡아들였지만 지금은 이 마을은 개발도상에 놓여있다.)

이 영화에서는 그 흔한 인상적 사랑의 속삭임조차 한마디 들을 수 없는데(사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낭만적 언어를 늘어놓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허리우드가 만들어낸 허구가 아니고 무었이겠는가?) 가장 인상적인 대화라면 호텔 지배인과 보안관의 새신부가 나눈 짤 막한 대화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가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 지 잘 보여주고 있으니까...

  • 신부 : 마을 사람들이 저의 남편을 싫어하나요?
  • 지배인 : 사실 그렇습니다.
  • 신부 : 왜 그렇죠?
  • 지배인 :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솔직히 말씀드리죠. 사실 A(전설적 인 악당)가 이 마을에 있을때는 장사도 잘 되고 흥청망청했었죠. 그런데 보안관이 이 마을에 질서를 세우고부터는 모든 게 뜸해졌어요. 마을 사람들은 그 A(질서의 파괴자. 강도, 강간을 일삼는)가 돌아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3 같이 보기[ | ]

4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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