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이야기

1 # 필모그래피[ | ]

연도 제목 감독
1995 토이스토리 존 레스터
1998 벅스라이프 존 레스터
1999 토이스토리2 존 레스터
2001 몬스터주식회사 피터 닥터
2003 니모를찾아서 앤드류 스탠톤
2004 인크레더블 브래드 버드
2006 존 레스터

픽사 애니메이션 스투디오는 존 래새터(John Lasseter)라는 인물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홈 페이지에 나오는 회사 역사를 간략하게 옮겨볼까요? 픽사는 1984 년, 디즈니에서 애니메이션 관련 일을 하던 존 래새터가 루카스 필름으로 옮겨서 디지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을 시작하면서 출발합니다. 다음 해 1985 년, 애플 컴퓨터에서 쫓겨난 뒤 방황하던 스티브 잡스는 루카스 필름의 컴퓨터 그래픽 부문을 천만 달러에 사들입니다. 이것이 이후 픽사 애니메이션 스투디오(Pixar Animation Studio)로 독립됩니다. 스티브 잡스는 최대주주이자 CEO가 되었구요. 그 뒤 단편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내실을 다져가다가 1995 년 영화 "Toy Story"로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습니다. 토이 스토리의 빅 히트 이후에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토이 스토리 2 편, 벅스 라이프(A bug's life) 등의 수작을 내놓으면서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합니다. --이명헌

2 # 픽사의 힘[ | ]

아무생각없이 어제 인크레더블을 보고 잊었던 쇼크를 기억해냈다. 벅스라이프는 그리 강한 임팩트를 주지 못했지만 토이스토리는 심금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고 토이스토리2는 대부와 터미네이터 이후 가장 멋진 속편중 하나였다. 인크레더블을 본 뒤 나는 몬스터주식회사와 니모를찾아서를 안봤다는 걸 기억했고 오늘 니모를찾아서를 보았다.

픽사가 주는 힘은 '섬세한 스펙터클'에 있다. 대개의 애니메이션들이 그렇긴 하지만 픽사 애니메이션들의 주인공들 역시 다들 약자이고 소심하다. 특히 토이스토리, 벅스라이프, 니모를찾아서 등은 모두 정말 작은 존재들의 모험이다. 이 작은 존재들의 시점은 우리와는 다르게 미시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이들에겐 스펙터클이다. 그리고 이러한 스펙터클을 픽사는 정말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니모가 어항에서 탈출하기 위해 작은 수차에 돌을 끼워넣는 장면에서 니모는 그 프로펠러에 죽을 위기에 놓인다. 그때 마음을 졸이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이미 니모의 친구들이 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위기를 간접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힘은 '소소한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픽사의 제작자들은 일상의 조그만 일들을 오밀조밀하게 참 잘잡는다. 물고기들은 밖을 보기 위해 물속에서 숨을 쉬고 위를 본다. 공기중에서 숨을 쉬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우리와는 정반대다. 또 니모의 아빠가 상어에게 잡혀갈 때 다들 나름대로의 위기에 처한다고 생각했을거다. 그런데 상어들과 니모의 아빠들은 우습게도 잘 지내게 된다. 그러다가 실수로 약간의 피를 흘리자 상어는 피냄새에 돌아버려서 잡아먹으려든다. 이런 류의 작은 반전들이 계속 등장하는데 이것은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데 매우 적절한 장치들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해피엔딩을 추구하지만 결코 교과서적이지 않다. 상어가 이런 말을 한다. 인간들은 뭐든 가져가려하지, 특히 미국인이. 인크레더블에서도 가족주의를 말하고 있지만 그 전에 직장인의 비애감을 아버지의 표정만으로 절묘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깜찍한 정치적 발언들 또한 영화의 작은 재미들이다. 몬스터주식회사에서는 삭막하고 포디즘적인 회사의 내부를 롤러코스터의 공간으로 전화시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게 하기도 하는데, 보면서 미국의 힘은 포디즘을 만드는 인간들과 포디즘을 까는 인간들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에서 나오는게 아닌가싶은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인크레더블을 보며 악당이 필요해서 악당을 만드는 미국식 사고방식이 느껴졌다고 했는데, 그건 녀석이 정확하게 느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사는 대체로 디즈니드림웍스에 비해 정치적으로 건강한 편이다.)

이런 장치들이 적절하게 표현되는 것, 이게 바로 연출력이다. 애니메이션이 테크놀로지 만으로 끝날 수 없음은 근래에 실패한 수많은 애니메이션들이 반증하고 있다. 스토리가 빠진 CG는 공허하다. 철학이 빠진 기술은 그냥 바보같은 결과를 낼 뿐이다. 슬프게도 원더풀데이즈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그 점에 있어서 픽사는 확실히 독보적으로 훌륭하다. 드림웍스답지않게 슈렉도 소재나 스토리에서 꽤 괜찮았지만 전체적으로 나는 픽사쪽의 완승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잡스라는 인간은 그다지 괜찮은 넘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하지만 존 레스터같은 인물에게 픽사를 리드하게 하는 선구안 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괜찮은 경영자다. 회사를 다니다보면 뻘타를 덜치는 경영자가 고마운 존재라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강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애플은 최근에 ipod라는 대박을 또 터뜨리지 않았는가. 잡스가 게이츠보다는 밉지않다. 하긴 잡스쪽이 존 레넌에, 게이츠쪽이 폴 매카트니에 가깝군. -- 거북이 2005-5-10 1:13 am

3 # 촌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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