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Upload:lord.jpg

  • 감독:해리 훅(1990)
  • 윌리엄 골딩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1 # 자일리톨[ | ]

같이 사는 누군가가 비디오가게에서 빌려왔는지 집에 뒹굴고 있더라. 그래서 오늘 일요일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불살랐던(?) 영화였다. 1983년 노벨상 수상작인 윌리엄 골딩의 동명소설을 극화한 영화로 소설을 읽어보지 못해서 영화화가 제대로 된 건지 모르겠지만, 암튼 재미있었다.

하도 유명한 소설이라 줄거리는 많이 알려져 있는대로다. 십수명이 아이들이 난파되어 무인도에 상륙하게 되고 순진무구한 주체인 아이들답지않게(?) 그 안에서 권력이 발생하고 나름의 독재체제가 성립되어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내용이다.

난파된 아이들의 리더격인 랄프는 합리적이고 선한 인간의 본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며 무인도상륙초기 아이들은 랄프를 따른다. 랄프는 외부로부터의 구조를 기다리며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정의와 사랑을 강조하고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려 애쓴다. 그러나 랄프의 라이벌격인 정의롭지 않은(?) 잭이 랄프와의 불화로 아이들을 이끌고 떠나자 아이들은 2개의 무리로 나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동굴 속에서 괴물을 보았다는 한 아이의 말에 의해 어이없는 공포가 아이들 사이에 유포되고 잭은 이 공포를 교묘히 이용한다. 외부로부터의 누군가에 의해 내가 다치거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아이들로 하여금 다른 무리에 대한 공격과 따돌림, 심지어 살인을 하게끔 만들고 그들이 그토록 존경하고 따랐던 랄프에 대해 무지막지한 공격에 나서게 한다.

여기서 제목인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은 혐오스러운 독재(자)의 상징으로 드러난다. 원인모를 공포의 공간인 동굴앞에 아이들이 박아놓은 돼지머리는 흉칙하게 썩어가며 파리떼를 끌어모은다. 흡사 합리적이고 선한 개개인의 아이들이 잭의 주위에서 흉칙한 파리떼의 모습으로 변해가듯...

작가는 이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합리적이고 선한 인간개개인이 모인 공동체도 항상 합리적이고 선한 전체일 수는 없다는 것과, 권력의 횡포는 원인모를 공포에 대한 집단무의식을 통해 확대재생산된다는 것이다.

요즘들어 국보법 폐지문제로 온 사회가 뜨겁다. 50년이상 "원인모를 공포"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그들만의 기득권을 유지해온 세력이 발악을 하고 있다. 남한의 인민들이 구역질나는 돼지머리(파리대왕)의 주위를 맴도는 소심하고 흉칙한 파리떼로 남을 것인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 자일리톨 2004-9-12 11:57 pm

2 # 촌평[ | ]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