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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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Tort와의 대면

사진은 먼 곳을 응시하는 거북이tortoise. tortoise는 육지거북 turtle은 바다거북. from animalpicturesarchive.com[ 조선인이 만든 위대한 사이트이니 한번 가보시길 ]

만화에서 보통 주인공이 갈등에 빠졌을때 그의 머리속에서는 악마의 옷을 입은 자기와 천사의 옷을 입은 자기가 주위에서 감언이설로 꼬시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뭐 나에게는 두 녀석까지는 아니지만 한 녀석이 머리 위에서 떠든다.

오늘 나는 이 놈에게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 토트Tort라고.

예전에 ICQ[ http://icq.com ]에서 놀구있을때 외국인 녀석이 나를 토트라고 불렀다. 내가 별명을 토터즈tortoise라고 쓰고있었는데 사실 토터즈는 어감이 썩 편한 발음이 아니니 나를 간단하게 토트라고 부른거다. 어감이 좋아서 나는 그 이름을 애칭삼기로 했었다.

어느날 나는 이 발음이 뒤틀린distort이라는 단어와 어감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 역시 내가 좋아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맘에 들었다. 나는 가끔 사람들에게 뒤틀려있다 내지는 꼬였다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 그것이 내게는 뭐 나름대로 잘 살고있구나라는 칭찬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진짜 꼬인 놈인지도 모르겠다...-_-+ 나는 세상이 꼬인건지 내가 꼬인건지는 잘 모른다. 어쨌거나 세상과 나는 둘중 하나가 꼬인 관계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신채호가 역사은 아我와 비아非我간 투쟁의 정신사라고 했던가? 나는 그것을 아와 비아의 소통communication이라고 생각한다. 소통할 비아가 있다는 것은 좋은거다. 비아는 아를 종종 규정하기 때문이다. 난 이 상태가 무척 다행스럽다. 그리고 나는 나[ 토트? ]에게 꿀리지않게 살고있으니 별 불만은 없다.

내가 언제부터 이 토트놈을 의식했는지는 역시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스스로 나의 단점을 인식하고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중2정도부터 이녀석은 독립해 나온것 같다. 나는 그 즈음부터 남들과 어울리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잘 못하긴 하지만 말이다.

토트의 본질은 나의 이성적인 면이다.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할때 이녀석은 엄청나게 빨리 머리를 굴려서 손익계산표를 만들어준다. 그리고 내가 주저하고 있을때 내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방향성에 대해 말해준다. 뭐 이런 것들은 나름대로 장점일수도 있는데 토트가 장점만 가진 놈은 아니다. 감성적으로 행동하려 할때 토트놈은 옆에서 비아냥거린다.

영화를 보다가 눈물이 나오려한다고 해보자. 나는 사실 대학3학년 정도까지는 영화보고 울어본적이 없다. 눈물이 나려할 때면 토트가 한마디 던지는거다. "이런거 보고 우냐? 참내." 애인에게 애정표현을 진하게 해줘야 할 시점이라고 해보자. "넌 오버하는거 안좋아하자너, 왜그래." 뭐 이딴식의 비아냥을 수시로 던지는거다. 종종 이런 짜증나는 토트녀석을 무시하고 내 맘대로 해보지만... 사실 토트를 완전히 외면하지는 못한다. 이것은 정말 토트를 �여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가증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토트가 나를 조절하는 장치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토트는 내가 가고자하는 길에서 나를 벗어나지 않게 도와준다. 주저하고 있을때 토트가 한마디 해주면 힘이 나는 것이다. "그정도가 네 방식이냐? 아니자너. 이때 너는 이렇게 하는것이 맞지?" 이녀석은 나를 엄청 잘 알고있기때문에 나는 핑계도 대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그딴 말을 하면 나는 뭐라고 중얼댈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토트가 한마디하면 끝이다.

이 녀석의 존재감을 느낀 것은 꽤 오래지만 나는 오늘에야 이름을 주었다. 이름을 주었으니 토트는 나에게 고마움을 느낄까? 지금 토트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따위 글은 뭐하러 쓰냐, 쪽팔리게. 너나 잘하면 될거아냐. 이름을 짓는다는 둥 유치한 짓 그만하고 책이나 읽지그래?" 어쨌거나 나는 토트에게 이름을 주었으니 조금 더 직접적으로 토트를 대하게 될것이다. 토트를 멋진 동반자로 만드는 것은 나의 몫이다. 이런 식으로 내가 긁적이는 순간도 토트와 함께있으니 의미가 있는 것이기도 하고.

역시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마술이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것은 나에게 전혀 다른 코드로 변해버리니까.

PS. 이런게 정신분열일까? [ 우씨 이번 마술은 흑마술아냐? +-_-a ] 솔직히 조금은 걱정도 된다. 지금이야 괜찮지만 계속 인식하면 돌아버릴지도 모르니까.

IP Address : 211.39.30.115 최우람 미친거 아냐? 이것이 궁상 아트락의 폐해인가.  ::: 2001/10/19

정철 시험이나 잘 봐 이놈아...-_-++  ::: 2001/10/19

최우람 망했다. 참고로 어제본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5번문제 중 일부 우리나라 미곡생산량은? 면적은? 뭐냐 이런게!  ::: 2001/10/19

정철 고등학생이냐...웃긴 교수구만. 그런건 무시해.  ::: 2001/10/19

최우람 무시하면 학점이...  ::: 200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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