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스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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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거북이[편집]

본인이 습작이라고 얘기했던 영화 공포와욕망을 제외하면 데뷔작이라고 말해도 좋을 이 영화는 거장의 초기작으로 별로 흠잡을 곳 없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시간 남짓한 이 영화에서 큐브릭이 보여주는 밀도는 28살 젊은 감독이 쉽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을 월등히 넘는다. 하긴 오손웰즈는 26에 시민케인을 만들었으니 큐브릭은 천재급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이다. 시작과 끝을 사자가 갸르릉거리는 MGM로고가 장식하고 있는 이 영화는 헐리우드 영화이며 헐리우드 영화다운 머리 하나도 안써도 되는 스토리 진행을 가지고 있다. 먹물적인 습관때문에 가끔 어려운 영화 찾아보면서 괴로워하는 나이지만 스토리 진행이 자연스러우면서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영화쪽이 훨씬 즐겁다. 관객은 눈으로 따라가면 된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범상한 영화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화면을 멋지게 잡아낸 것으로는 큐브릭 영화 전체를 통틀어도 상위권에 오를만한 장면들이 많다. 권투선수인 주인공의 권투신은 내가 본 가장 리얼한 권투경기 장면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선명한 명암대조로 감미로운 사랑장면과 느와르에 가까운 분위기를 깊이있게 표현한 것은 큐브릭이 영화 감독으로 자기 영화를 제대로 지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큐브릭은 감독 촬영 각본 등 여러 역할을 혼자 해내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들은 주인공이 겪는 권투경기와 후반부에 나오는 보스와의 격투장면인데, 이것들이 매우 지리멸렬하게 묘사되어있다. 현직 권투선수 주제에 일반인도 제대로 못눕히고, 이들이 싸우는 것은 구차한 개싸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현실은 구질구질하고 지리멸렬한 것이지만 사실 영화에서는 이런 것들은 어지간하면 묘사하지 않는데, 큐브릭은 그런 장면들을 여과없이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궁지에 몰리자 튀어나오는 애인의 배신, 그리고 혼자 살겠다고 도망친 주인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화해의 키스, 이런 장면들을 나열하면서 큐브릭은 이것이 인생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린 눔이 말이다. 이런 장면들을 잡아내는 솜씨와 감성이야 말로 그로 하여금 '인간 본성 관찰자'로 만든 동력이 아닐까 싶다.

실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탄탄하지 않아서는 곤란하다는 지당한 결론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영화였다. -- 거북이 2004-9-6 2:53 am

2 # 촌평[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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