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훈

ChoiByeongHun

한국 최고의 프로그레시브 뮤지션 ! 07/22 01:11 103 line

최병훈을 아세요? 저가 전에 이글을 밑의 가요란에 실었었는데 이 게시판에 다시 올립니다. 전에 자리를 잘못 찾아갔던 것 같아요.

저가 최병훈을 처음 접한 것은 저의 합창써클을 통해서 였습니다. 서태지의 광풍이 불던 작년 여름 써클 연습실에 붙은 하나의 대자보(?)에서 써클 선배형이 나름대로 서태지에대한 정밀한 분석을 하시고나서 끝에 추천 앨범으로 올리신 글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절판이 되어서 구하기는 힘드실텐데... 우연히 들렀던 레코드점에서 그의 CD를 발견하자마자 덥썩샀습니다. 테이프와는 달리 CD에는 가사와 그에 대한 유일한 정보를 알려주는 에필로그가 들어있더군요.

노래에 대한 평가는 색다르다.였습니다.

LP와 CD의 뒷면에는 이런 경고가 붙어있습니다. "경고-당신이 만약 기존의 가요에 만족하신다면 이 앨범중 상당부분이 당신의 정서에 해로율 수 있습니다."

CD에 들어있는 에필로그의 일부를 발췌해 올리겠습니다.


에필로그] 녹음이 끝나던 날 어느때보다 일찍 잠을 청한 나는 성가신 모기들의 습격과 시간 저편에 선 기억의 편린들로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이 앨범을 만들기 위한 나의 노력은 누구나 다 그렇기엔 너무나 힘겨운 십자가였고 참기 힘든 많큼 지루한 소모전이였다.

속칭 Flower movement롤 명명되던 당시 히피즘의 사랑과 자유의 테제가 내용도 모르는 한 이방의 꼬마에겐,무조건의 아름다움이었고 내 맘속 절대군주의 향기로운 명령이었다.70년대의 문화적 주체세력이었던 내 고모,삼촌 세대에 꼬마라는 이유로 동참할 수 없었던 나는,날마다 조그만 내 다락방에서 그레이스 슬릭의 시대적 퇴폐와 음울이 꿈틀대는 목소리를 들으며,구슬치기와 딱지접기만 일삼던 내 친구들을 비웃던,지독히 조숙한 그런 꼬마였고 또 그것은 내 어린날의 유일한 mastervation이었다.

그래서 성인이된 지금도 70년대 문화가 당시 세대들보다 더 오렌지및 추억으로 내게 각인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그 이후로도 그것은 참으로 오랫동안 나의 젊은날을 지배해 온 음악적 배경이 되었고 지금 이 앨범의 여러 모퉁이에 놓여있다.

아버님께 Guitar를 사달라고 조르던 ,한 여섯살 박이가 이십여년 시간의 벽을 넘어 프로뮤지션으로서 데뷰앵범을 바라보는 느낌은 감격,그것만도 아님을 난 예전엔 몰랐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많은 아쉬움과 부족함이 나를 괴롭히지만 이젠 성실한 노력과 연구만이 나의 한계를 넓힐 수 있는 길 임도 배웠다.


최병훈2집이 나온다는 소문이 들리네요. 하지만 그의 1집을 찾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그가 2집을 낼 수 있을지 또 내도 내가 그것을 살수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압구정도의 신나라 레코드랑 몇 군데서 찾을 수 있었는데... 그의 앨범은 상당히 복합장르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기타,드럼,베이스,색스폰과 피아노 그리고 첼로 파이프오르간 등 정말 다양한 악기들이 나와서 자신의 멋을 살립니다. 컬트영화를 본 뒤의 느낌같다는 표현이 정확한 것 같네요. 보컬도 너무 멋있어요. 부활3의 김재기와 닮았다고 하면 억지인가?

정말 꼭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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