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新개발지

1 # 천안/아산[ | ]

1.1 # 개발가시화로 시장 후끈[ | ]

고속철도,수도권 전철 연장,고속철 역세권 신도시 개발.여기에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의 하나.충남 천안·아산지역 부동산시장의 간판 호재다. 이들 호재 덕에 천안·아산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았다.투기꾼이 몰려들었다. 천안 아파트 값이 전국 평균의 배 수준인 20% 이상 뛰었고 땅값(전국 평균 3.4%)도 천안 8.3%,아산 8.7%씩 올랐다.

올해부터 이 지역 호재들이 하나씩 구체화된다.고속철과 수도권 전철이 개통하고 신도시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1단계 개발지역의 보상이 진행된다. 때문에 이제까지 잔뜩 기대감에 들썩였던 이 지역 부동산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고속철도가 다니면 생활이나 모든 게 수도권에 들지 않겠습니까.”지난 4일 오후 천안 쌍용동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30대 주부는 “쇼핑 등을 위해 서울에 자주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 1일 개통되는 고속철도는 서울∼천안간 시간거리를 30여분으로 대폭 줄인다.수도권 전철(연말 운행 예정)을 타면 1시간50분에 서울 나들이를 할 수 있다.일부 역에만 정차하는 급행전철 운행시간은 1시간 30분 이내다.

수도권 전철은 천안까지 우선 개통한 뒤 2006년 말 장항선을 따라 아산시내 온양온천역까지 연장된다.천안∼아산구간의 장재역이 고속철도 환승역이다. 천안·아산이 수도권 웬만한 지역보다 서울방면 교통편이 좋아지는 서울 생활권인 셈이다. 충남발전연구원 송두범 지역개발부장은 “서울 생활권에 들기 때문에 행정구역은 충남이지만 사람들의 의식은 ‘충청권’이 아니라 ‘수도권’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히 집값이 수도권보다 저렴해 이곳으로 이사와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고 인근 지역에서도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 수도권 인구가 얼마나 유입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주변 지역 인구 흡수는 일본 고속철 신깐센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삼성반도체 등 삼성 관련 업체들의 잇단 이전도 적지 않은 인구 증가를 가져올 전망이다.

여의도 면적의 3배 정도인 8백80여만평으로 천안·아산을 아우르는 아산신도시 개발은 이 지역의 지도를 바꾼다.17만여명이 사는 대규모 주거지가 새로 만들어지고 대학가가 조성된다.첨단산업단지와 디즈니랜드형의 대규모 레저단지도 들어설 예정이다. 지금은 대부분 논·밭인 벌판이 주거와 경제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인근 지역이 연쇄적으로 개발될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지만 현지에선 별로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교통망 개선으로 수도권에 편입되는 게 뻔한데 수도권을 분산하려는 취지로 추진되는 행정수도 이전이 이 지역으로 되겠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후보지 가능성을 아주 낮게 보고,부동산 시장도 행정수도 이전 여부보다는 고속철과 수도권 전철,신도시 개발에 좌우된다고 중개업소들은 입을 모은다.

1.2 # 주택시장도 호전[ | ]

고속철·수도권 전철 개통이 다가오면서 올들어 주택시장이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다. 고속철도 정차역인 천안·아산역 인근인 쌍용동에 오는 5월께 입주예정인 6차 현대아파트의 분양권 매물을 찾기 어렵다.지난해 10·29주택시장안정대책 이후 투자용 매물이 꽤 나왔으나 지난해 말 이후 거의 주인을 찾았다.

집보아공인 박종명 사장은 “고속철 역세권이어서 실제로 거주할 사람들이 많았고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며 “매수세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불당·두정·백석동 등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이들 지역은 천안 수도권전철역을 이용하기도 쉽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부동산114 조사를 봐도 지난해 11월 이후 서울과 전국 아파트값은 하락세였지만 천안은 그나마 상승세를 유지했고 올들어 상승세가 커지는 추세다. 업체들도 분양물량을 늘려 지난해의 두배인 2만7천가구 정도를 올해 분양할 계획이다.

고속철도 역세권 주변의 천안지역 땅도 그렇지만 특히 아산지역 토지시장이 꿈틀댄다.고속철도 역세권 신도시와 아산시가지 중간지역인 배방·탕정면 일대다.외곽에 떨어진 둔포면은 연접한 평택이 미군기지 이전 여파로 뛰면서 덩달아 오르고 있다.도로변 논이 평당 30만∼50만원으로 두세달새 50% 가량 뛰었다.

여기에 5∼6월 실시될 신도시 1단계 개발지역인 배방지구 보상이 토지시장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총 보상비가 1조1천억원대다.농지가 평당 70만원,대지는 1백50만원 정도로 중개업소들은 보고 있다. 2006년 연장개통되는 천안∼온양의 수도권 전철이 아산지역 토지가격에 힘을 다시 한번 더 줄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주택·토지가격이 앞으로 인근 수도권 지역인 평택을 능가할 것이란 기대감도 일부에서 나온다.

1.3 # 희비 엇갈린다[ | ]

고속철 개통 등으로 천안·아산지역 전체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띄더라도 지역 등에 따라 명암이 갈라질 수 있다.

지역 중심이 천안역 주변의 기존 시가지에서 고속철도 역사쪽으로 서진(西進)할 가능성이 크다.쌍용·불당동 등이 신흥 주거지로 개발되는 데다 고교도 잇따라 들어선다.시청도 천안역 인근 문화동에서 불당동으로 옮길 예정이다.

앞서 개발된 천안에 아산이 흡수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이에 대해 아산지역은 삼성반도체 등 공장 이전이 많고 인구가 20만명 정도여서 자생력이 충분하다고 반박한다.오히려 개발이 덜 됐기 때문에 고속철 역세권 개발 등의 파급효과가 천안보다 더 클 것이란 주장이다.

상권은 고속철 역세권에 집중돼 기존 상권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천안 상권은 구도심인 천안역 주변이 문화동 일대와 갤러리아백화점·종합쇼핑몰 야우리가 들어선 신부동 버스터미널 주변에 형성돼 있다.

천안 상권의 주 고객은 대학생이다.천안·아산지역 사람 6명 중 한명꼴인 10여만명이 대학생이다.상당수가 수도권서 통학을 하기 때문에 대학가보단 천안역과 버스터미널 주변에 몰린다.통학교통수단이 버스와 기존 열차에서 고속철로 바뀔 가능성이 커 젊은층을 겨냥한 상권도 고속철 역세권이 형성될 것이다.

고속철 역세권이 상권 요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 상가 분양 등은 활발하지 않다. 성환·직산·두정역 등 수도권 전철 역세권 상권이 다소 활기를 띨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상권이 더욱 커질 분위기는 아니어서 고속철 역세권 상권이 지배하더라도 기존 상권이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상인들은 본다.

아산엔 아직 대형할인점 하나 없어 상권을 천안에 의존하고 있지만 계속된 인구 증가에 따라 자체 상권이 형성될 수도 있다

1.4 # 개발 암초도 많다[ | ]

고속철 개통 등 개발호재를 둘러싼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수도권 인구가 유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주거지 선택의 주요 기준인 교육·문화 등의 여건이 수도권보다는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 등을 위해 서울로 옮겨가고 서울서 이곳으로 출퇴근할 수도 있다.일본 신깐센 개통으로 인구나 지역경제가 오히려 쇠퇴한 곳도 있다.뚜껑을 열어봐야하는 것이다.

수도권 전철 운행도 마찬가지다.급행전철을 이용하더라도 서울서 출퇴근하기에는 먼 편이다. 지난해 4월 수도권 전철이 경기도 화성 병점역까지 연장됐지만 개통 이후 화성 일대 부동산시장이 그 이전만큼 달아오르진 않았다.

천안 불당동 D공인 박모 사장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옮겨오려는 경우는 거의 없고 천안이나 인근 지역에서 이사하려는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총 8백86만평에 이르는 신도시 개발이 순탄할지도 걱정이다.2020년까지 개발계획이 잡혀 있는데 이 기간은 신행정수도 건설과 겹친다. 행정수도 이전지가 이 지역이 아닌 다른 곳으로 결정될 경우 정부는 물론,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온통 신행정수도 이전지로 쏠릴 게 뻔해 아산신도시 개발의 힘이 빠질 수 있다.

업체도 정부와 가까이 있으려고 하기 때문에 기업체 이전이 쉽지 않을 수 있다.지금은 이지역을 이전지로 생각하는 기업체나 대학들이 신행정수도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개발 규모도 워낙 크다.총 8백86만평으로 5만3천여가구에 인구 17만여명을 수용할 계획이다.인구 수로 현재 천안·아산 인구의 3분의 1 정도다.

단순한 고속철 역세권 개발에 그치지 않고 수도권 기능도 분산시키겠다는 목적인데 신행정수도의 효과와 겹친다. 아산 S공인 김모 사장은 “1단계는 몰라도 2,3단계까지 개발이 완료될지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아파트의 경우 공급과잉 우려가 벌써 나온다.2002년부터 올해까지 분양될 5만5천가구에 배방지구 분양물량 5천5백가구 정도를 합치면 6만가구 이상이 내년까지 쏟아진다. 이 지역 2.4∼4.5%의 높은 인구증가율을 감안해도 주택보급률이 95% 이상인 상황에서 수요가 따라올지 의문이다.

1.5 # 단기 투자 금물[ | ]

각종 개발이 탄력을 받더라도 부동산 가격 상승세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부동산 시장은 미리 움직이는 속성을 갖고 있어 계획 단계때 앞서 반영되는 것이다. 천안·아산은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 투기과열지구이고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는 허가받아야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양도세도 실거래가액을 기준으로 매겨진다.천안에선 주택·토지 모두 그렇다.아산은 주택만 적용되지만 조만간 토지도 포함될 전망이다. 토지거래허가제가 강화돼 단기 전매가 안되고 허가신청도 까다로워진다.

올해부터 가시화하지만 ‘장밋빛’개발계획이 부동산 가격에 반영된 기대만큼 현실화할지도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고속철·전철이 개통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신도시 개발도 주거지 조성 외에 각종 단지 조성 등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천안부동산컨설팅 김진수 사장은 “당국의 규제가 더욱 조여들 게 뻔하고 이미 주택가격은 급등세가 지났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승세는 예전만 못할 것”이라며 “투자자는 고속철이 개통해 몇년 지나고 신도시 1단계 윤곽이 드러나는 2007년 이후까지 적어도 3년 이상 보유할 생각을 가지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2 # 청원/오송[ | ]

2.1 # 기대감에 투기열풍[ | ]

고속철도 중간역사와 신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라는 ‘쌍끌이’ 호재로 주목받고 있는 충북 청원군 강외면.

지난 5일 기자가 찾아간 이곳은 최근 토지투자의 중심에 서 있는 곳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한산했다. 경부고속철도 중간역인 오송역사 예정지는 간간히 시험운행 중인 고속철도(KTX) 열차만 레일 위를 달릴 뿐 황량한 논밭 뿐이어서 ‘외지인들이 오긴 할까’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하지만 청원군 강외면사무소쪽으로 나오자 분위기가 자뭇 달랐다. 인근 상가에는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 중개업소 간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입구에는 ‘서울·경기’로 시작하는 외지인들의 승용차도 간혹 눈에 띄었다. 청원군 강외면 A중개업소. “서울 사람인데 농지도 살 수 있어요?”, 투자자를 가장한 기자가 질문을 했다.

“그냥은 안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전 세대원이 모두 전입해야 돼요. 방 하나 얻어서 한 6개월만 주민등록을 옮겨놔요”(사장)

“조사나와서 걸리면 어떡해요”(기자)

“(말끝을 흐리며)그건, 그런데…. 에이, 한 6개월 살면 괜찮아요. 정 못살면 그냥 주소만 이전해 놓던지. 다 알아서 해줄께”

요즘 토지거래허가구역내에서 유행한 외지인의 위장전입이 어렵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다.

 

최근 청원군은 토지투기자에 대한 단속이 심한 곳이다. 그런데도 현장에선 외지인에게 땅을 팔기 위한 불법·편법 거래가 여전하다. 강외면 B중개업소 사장은 “지난해 초반에는 고속철도 중간역사 때문에 바람이 불더니 지금은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람들이 몰려온다”며 “청원군이나 인근 청주시민도 있지만 서울·경기도 등 외지인의 문의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도시민들도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고 농지취득자격원만 떼다 주면 살 수 있는 3백평 미만의 소규모 농지는 거의 동이 났다. 지금 나오는 매물은 6백∼1천평 정도의 큰 규모의 농지밖에 없다.

그렇지만 땅값은 여전히 강세다. 강외면 오송·궁평·동평리 등 고속철도 역사 인근 농지의 경우 지난해 초 평당 10만원 미만에서 1년만에 평당 30만∼40만원으로 서너배 올랐다. 도로변의 농지는 평당 60만∼70만원, 최고 90만원까지 올랐다. 예전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도로없는 맹지도 평당 35만원이다. 개발만 되면 ‘금덩어리’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강외면에 불어닥친 투기바람은 요새 강내면까지 번져 이 지역 농지도 평당 20만원을 호가한다. 고속철도 역사와는 좀 거리가 떨어진 서평리도 지난해 7만원에서 올 들어 10만원으로 올랐다.

농지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주로 집이 있는 대지를 산다. 강외면의 대지 1백54평 짜리가 1억3천만원이다. C중개업소 사장은 “현지인들은 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있지만 서울 사람들은 그런 것도 없다”며 “고속철도가 서고, 행정수도가 옮겨오면 땅값이 더 뛸 것이라고 오히려 큰소리 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곳이 지난 4일 토지투기지역 지정 대상에 오르며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D중개업소 사장은 “실거래가로 양도세를 매기고, 농지 매매를 6개월간 금지할 경우 단기 투자자들이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며 “매수자들도 땅값이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땅은 어차피 장기투자고, 과도한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1년 이상 보유하려던 사람도 많아 땅값이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2.2 # 개발재료,투기 불붙여[ | ]

충북 청원군 일대가 뜨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오송이 경부고속철도 중간역사로 확정된 때문이다. 고속철도가 정차할 경우 유동인구가 크게 늘고, 지역 개발이 수반된다. 충청북도는 올 들어 오송역세권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도 관계자는 “오는 7월 용역업체를 선정해 부지 선정과 타당성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지공사가 조성중인 오송·오창산업단지도 농지와 임야를 도시로 바꾸고 있다. 오창과학산업단지(2백85만6천평)는 LG화학·녹십자·유한양행·생명공학연구소 등 1백7개 업체와 연구기관이 입주신청을 했고, 현재 45개 공장이 가동중이다. 단독주택 3천3백여가구는 분양이 끝났고, 아파트 8천4백86가구는 분양이 무르익었다. 지난 달 첫 분양한 대우 이안(8백18가구)은 3순위에서 평균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3월에는 쌍용건설·신동아건설 등 5개사가 5천5백여가구의 동시분양을 추진해 또 한번 시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오송역 바로 앞의 오송생명과학단지(1백40만평)는 오송역세권 개발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단독택지 3백44개 필지(원주민용), 아파트 4천2백여가구가 내년중 분양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국립보건원, 국립독성연구원 등이 2006년 하반기 입주를 확정했고, 대학교도 유치된다. 토지공사 김재목 사업단장은 “오송과 오창산업단지 개발로 청원군 일대 총 6만8천여명의 인구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은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현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행정수도가 옮겨온다면 서울·과천과 다를 게 없는 것 아니냐”며 “개발 기대감에 들떠있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행정수도와 별도로 오송산업단지 인근에 오송신도시 개발을 추진중이다. 올해부터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오송역세권 개발과 행정수도 이전 변수로 아직은 개발 자체가 유동적이다.

2.3 # 오창·오송단지에도 투기 바람[ | ]

일반 농지뿐 아니라 오송·오창과학산업단지에도 투자자들이 손을 뻗치고 있다. 오송단지의 단독택지는 아직 원주민에게 공급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딱지가 거래된다. 명의이전이 안돼 공증 등의 방법을 쓰는 것. 프리미엄만 1억2천만∼1억3천만원이 붙었다.

강외면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지난해 원주민이 웃돈 3천만원 받고 팔았다가 지금 시세가 크게 뛰자 2배의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해약해달라고 요구, 소송얘기까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과학단지 이주자 택지는 67∼69평짜리가 분양가의 5배 이상 올라 2억1천만∼2억3천만원선이다. 평당 1백50만원선에 분양된 근린생활용지도 평당 6백만원까지 치솟았다.

올초 분양한 대우 이안 아파트 분양권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지만 불법 전매가 공공연히 이뤄진다. 오창단지내 한 중개업소에선 ‘우리 업소가 잡아둔 물건’이라며 형광펜으로 표기한 아파트 동호수 그림을 내밀었다. 이를 수요자에게 4백만∼5백만원의 웃돈을 붙여 되판다. 현지에서 만난 청주시에 산다는 50대의 중년 신사는 “분양권 5개를 사러 왔다”며“투자 목적으로 로열층을 사뒀다가 나중에 가격이 오르면 되팔 것”이라고 말했다.

2.4 # 신행정수도 이전이 관건[ | ]

청원군 투자자들의 운명은 신행정수도 이전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대박이냐, 쪽박이냐’가 올 하반기 정부 발표에 달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청원군의 경우 교통 인프라(경부·중부고속도로, 고속철도, 충북선, 청주국제공항 등) 가 잘 발달해 있고, 금강의 지류인 미호천이 흘러 용수공급에도 문제가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전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점친다. 행정수도 이전이 성공하려면 결국 최소비용이 드는 곳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

반면 이춘희 신행정수도건설지원단장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고속철도만으로는 행정수도 예정지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고, 신행정수도연구은 ‘수도권 분산효과를 위해 서울의 통근·통학권은 제외해야 한다’고 밝혀 배제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경쟁지역으로 거론되는 충남 공주 장기·연기나 천안·아산지역 등과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고, 이해관계가 얽혀 행정수도 자체가 표류할 수도 있다.

만약 행정수도 유치에 실패하면 고속철 중간역사로 확정된 오송 일대를 제외하곤 별 재미를 못 볼 전망이다. 대신 충북도가 해묵은 과제인 오송신도시 개발을 추진하겠지만 영향력은 행정수도만 못하다는 평가다. 특히 현재 거래되는 상당수의 농지는 건축규제가 까다로운 농업진흥지역이다. 행정수도가 물건너가면 일부 지역은 개발이 안돼 장기간 돈이 묶이고, 값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

자신이 투자한 땅이 개발부지로 편입되면 골치다. 행정수도는 토지보상 시점이 올 1월 1일 공시지가 기준이어서 최근 산 사람은 손해가 불가피하다. 또 행정수도 주변지역(예정지로부터 반경 4∼5km)은 최장 12년간 건축허가가 제한된다.

오송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투자자중에는 나중에 자기 땅이 수용될까봐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며 “윤곽도 드러나지 않은 개발계획 때문에 위험천만한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외지인 투자 규제는 더욱 까다로워졌다. 현재 청원군의 경우 농지는 반경 20㎞ 이내에 살고 있으며 농지원부를 소유한 사람이 살 수 있다. 임야는 인접시군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해야 매입할 수 있고, 대지는 2년내 건축행위를 한 뒤 입주하겠다는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제출한 사람에게만 허용한다. 또 청원군과 국세청은 위장전입과 편법 증여 등에 대한 조사 강도를 높이고 있어 적당한 눈속임으로 토지거래허가를 받기도 힘들 전망이다.

더욱이 이달 중 투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앞으로 일정기간 동안 되팔지도 못하고, 양도세도 실거래가 내야 한다. 땅값도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라 투자수익률을 보장못한다. 이에 비해 오송·오창산업단지는 최소한 수용될 염려는 없다는 게 장점이다. 토지공사의 계획대로 기업이나 학교 유치에 성공할 경우 임대수입 등 짭짤한 투자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단내 기업이 입주한다해도 우수한 학교와 기반시설을 갖추지 못하면 인구유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두 개의 산업단지에 예정된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1만6천가구가 넘어 공급과잉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대표는 “오송 일대는 잘 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불확실성도 큰 만큼 긴 안목을 갖고 안전성 위주로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3 # 평택[ | ]

3.1 # 달아오른 부동산시장[ | ]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캠프 험프리(K-6) 미군기지 정문 앞 A부동산 중개업소.서울과 분당신도시에서 왔다는 3∼4명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었다.이곳 중개업소 사장은 “지난 달 용산 미군 기지의 오산·평택이전 계획이 발표된 이후 외지 투자자들이 하루 평균 20명 찾아온다”며 “좋은 매물은 곧바로 팔려나간다”고 말했다.이 곳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도 “평택에 개발재료가 많다는 소문을 듣고 투자하러 왔다.미군기지 근처 땅을 살지,외국인 임대주택을 매입할 지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평택지역에 미군기지 이전,국제평화신도시 개발,수도권 전철 개통등 큰 호재들이 쏟아지면서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외지인들로 넘쳐난다.개발지 주변 땅은 지난해에 비해 많게는 두 세배로 올라 거품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일단 사두고 보자”식의 묻지마 투자자들까지 몰리고 있다.평택시 관계자는“일부 개발계획은 아직 검토 단계인데도 확대 포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개발 소문만 믿고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즘 평택에서 최대 이슈는 미군기지 이전이다.미군 이전에 대한 지역주민의 여론은 반대쪽이 우세한 편이지만 부동산 시장은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정부는 팽성읍 캠프험프리와 서탄면 일대 오산공군기지(K-55) 주변 땅 3백12만평을 추가로 매입,2007년까지 이곳으로 용산미군기지 등을 옮긴다는 계획이다.

이 중 캠프 험프리는 기존 1백46만평에 2백67만평을 더한 4백13만평의 대규모 미군기지가 조성된다.최근 팽성읍과 서탄면 일대 75만평 가량은 이미 보상공고가 난 상태다.

 

평택 아동공인 김영석 사장은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 미군과 군속을 위한 임대주택이나 주변 상권이 크게 활성화할 것 같다”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미군기지 이전에 맞춰 경기도는 서정·장당동,고덕면 일대 5백만평을 국제평화신도시로 개발키로 하고 오는 6월까지 예비 타당성 조사를 마칠 예정이다.이 곳에는 2010년까지 7만가구의 주택을 지어 내국인,미군·미군가족 등 20만명의 주민들이 입주하게 된다.평택 주민 朴모(35)씨는 “일산신도시보다 큰 국제평화도시가 개발되면 그동안 낙후된 이미지를 완전 벗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택지개발 사업도 올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토지공사는 외환위기 이후 중단된 청북면 일대 청북 택지개발지구(60만평)사업을 재개,올 하반기 토지보상에 착수키로 했다.주택공사도 5월 께 이충동 일대 이충2택지개발지구(13만평) 첫 분양에 나선다.평택시도 하반기 안중·송담구획정리사업지구(18만평),용이도시개발지구(16만평)에 대해 각각 보상과 기반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3.2 # 거품논란속 땅값 계속 올라[ | ]

어연산업단지와 현곡산업단지,청북택지개발지구가 들어서는 평택 청북면 일대는 일년새 땅값이 2배이상 올랐다.어연산업단지 인근 340번 지방도로에 접한 관리지역 논은 평당 70만~80만원, 이면도로도 30만~40만원을 호가한다.농업진흥지역 논도 평당 7만~30만원선이다.

미군 캠프 험프리 정문 앞 팽성읍 안정리 일대 상업용지는 평당 5백만~1천만원,주거용지도 1백만~3백만원선으로 지난 이맘 때에 비해 50∼1백% 상승했다.이 일대 자연녹지와 관리지역도 평당 50만~1백만원을 줘야 살 수 있다.인근 한 중개업소는 “미군 이전 호재를 타고 투기지역 출발점이 된 곳”이라고 말했다.

연말 개통될 수도권 전철 서정리역 인근도 가파른 오름세다. 역전 2차선 도로와 붙어있는 대로변 일반상업지역 땅값은 평당 최고 2천만원 선이다.이면 도로는 대로변의 60∼70%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으나 매물이 귀한 편이다. 중개업자들은 “대로변 상업지역 땅값이 1천5백만원이하이어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며 “호가대로 매입할 경우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정리역 건너편(서쪽) 갈평마을은 주거지역 평당 2백만원, 도로에 접한 자연녹지도 1백만~1백50만원을 호가한다.중개업자들은 “갈평마을은 국제평화신도시에 포함되지 않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전철 진위역인근도 최근 평택시가 도시계획을 수립,공람을 실시하면서 오름세다. 주거지역, 준주거지역 예상지역을 중심으로 호가가 갱신되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진위역 일대에선 현재 정부의 농지제도 개편 소식에 농업진흥지역 농지에 대한 투자 문의가 많으나 매물이 많지 않다. 보통 도로에 접한 농업진흥지역 농지는 경우 평당 20만원 호가하고 있다. 평택 한 부동산 관계자는“팽성읍 지역은 투기꾼이 휩쓸고 다니며 땅값을 올려놓았는 데 거의 꼭지가 아닌가 싶다”며 “아직 개발이 덜 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은 오성면 일대가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3.3 # 난제 많아 성급한 기대는 금물[ | ]

미군기지 이전 작업이 예정대로 순탄하게 이뤄질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땅을 수용당하는 주민들이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미군기지 확장반대 팽성읍 대책위원회 김지태 위원장은“미군기지 이전계획 대로라면 대추리 땅 70% 이상이 수용된다”며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을 헐값에 미군에게 넘겨줄 수 없다”고 말했다.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미군 기지 이전이 계획보다 늦어질 경우 외국인 임대주택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평화신도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평택 참여연대 관계자는 “평택 미군 이전에 따른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며 “경기도의 구상이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불투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경기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타당성 조사과정에서 위치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평택시도 경기도가 사전협의 없이 평화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바람에 도시계획 자체를 수정할 수 밖에 없다며 불만스런 표정이다.평택시는 올 연말 개통될 수도권 전철 서정리역 주변 50만평규모를 역세권으로 개발할 예정이었지만 이 부지가 대부분 평화신도시와 겹쳐 있기 때문이다.평택시 관계자는 “국제평화신도시 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서정리 역세권 개발을 보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2008년까지 완공할 계획인 지제역세권 개발도 개발방식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평택시 관계자는 “총 70만평에 공영개발 방식으로 유통시설·아파트를 지을 예정이었지만 지역주민들이 자체개발을 계속 요구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3.4 # 외국인 임대주택 투자법[ | ]

미군 기지가 이전할 평택 지역 외국인 임대주택사업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다.하지만 지난해 이후 공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빈집이 속출하고 있어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평택에서 미군과 군속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 임대주택이 많이 들어서고 있는 곳은 팽성읍 안정·송화리 일대다.이미 서울 용산 이태원·한남동에서 임대 주택사업을 해오던 투자자들이 이곳으로 많이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부동산 중개업소도 부쩍 늘어 지난해 이맘 때 만해도 10곳 정도에 그쳤으나 지금은 60여곳에 달한다.

임대주택은 대지 1백50평 안팎에 지상 3층의 다가구주택(한채에 3가구)이 대부분이다.미군들은 한달치 보증금에 매달 월세를 내고 군속은 1∼2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납입(깔세)하는 경우가 많다.현재 기존 임대주택의 수익률은 30∼40평형대는 연 8∼9%,20평형대의 경우 이보다 2∼3%포인트 더 높은 편이다.그동안 20평형대 공급이 중대형 평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으로 현지 중개업소들은 풀이한다.

안정리 한신부동산 관계자는 “평택의 임대주택사업은 한남동 등에 비해 투자비용이 적은 게 장점”이라며 “보통 한 채의 다가구주택을 짓는 데 부지비용을 포함해 모두 5억∼6억원 정도 든다”고 말했다.하지만 안정리 일대 신축 임대주택의 10∼30%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빈집으로 남아있는 상태다.지난 한해동안 1백20채(3백60가구)가량이 들어서는 등 단기간 공급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한 중개업자는 “미군 이전이 계획보다 늦어질 경우 빈집이 더욱 늘 것”이라고 말했다.

오산공군기지 인근에는 별도의 외국인 임대주택이 없어 미군 영외거주자 등은 평택시 지산· 독곡·이충동 일대 기존 아파트를 이용하는 편이다.대부분 한달치 보증금에 매달 월세를 내는 방식이다.시세가 1억8천만∼2억원인 독곡동 37평형 아파트의 경우 월 90만원 정도 받는다.인근 한 중개업자는 “수익률이 연 8%안팎이 된다”고 말했다.

이태원동 Y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산미군기지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현재의 월세나 깔세에서 전세로 바꾸기로 했는데 평택에도 이를 도입할 경우 임대주택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4 # 파주[ | ]

4.1 # 투기열풍 북상중, 남쪽은 썰렁[ | ]

묻지마 투자는 낭패 가능성 커

지난 10일 낮 경기도 파주시 탄현읍 낙하리 T부동산 사무실. 서울과 일산신도시에서 왔다는 투자자 2명이 땅 문의를 하고 있었다. 중개업소 상담원은 “LCD산업단지 조성이 확정된 뒤 외지인들이 하루에 10여명씩 찾아온다”며 “마땅한 매물이 없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한 시간 뒤 파주시 남쪽인 교하지구 앞 D부동산컨설팅. “두달째 계약서 한장 못썼다. 투자자들이 북쪽으로 다 옮겨갔다.” 중개업소 사장은 교하지구 아파트 분양이 끝난 뒤 열기가 식으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두 사람의 말이 파주 토지시장의 현 주소를 단적으로 알려준다. 남쪽의 교하읍 일대는 썰렁한 반면 북쪽인 탄현면과 월롱면 일대는 투기 바람이 뜨겁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개발 소문만 믿고 뒤늦게 투자하기에는 암초가 적지 않다.

투자열기는 남쪽과 북쪽이 딴판이다. 남쪽의 교하읍 일대는 최근 부동산 중개업소 두 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았다. 일류부동산 오대수씨는 “지난해 9월까지는 교하 일대에서 한달에 4~5건씩 거래를 성사시켰으나 10·29조치가 발표되고 교하지구 분양마저 끝난 뒤 손님이 끊겨 지금은 월세 1백만원 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교하읍 일대의 땅값은 그래도 파주에서 가장 비싸다. 교하지구 옆 도로변은 호가가 평당 4백만원을 넘기도 한다. 일반 도로변은 보통 1백50만~3백만원 선이다. 준농림지내 단독주택지는 평당 70만~1백80만원, 절대농지는 30만~1백만원을 호가한다.

교하읍 일대에서 민간 건설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아파트 건설을 시작한 3년 전보다는 두세 배 올랐다. 지난해 이맘때보다는 두배 가량 오른 값이다.

 

반면 교하읍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월롱면 덕은리·금승리, 탄현면 낙하리·성동리·대동리 일대의 투자열기는 한 여름이다. LG필립스가 1백억 달러를 투자해 1백만평 규모의 LCD 공장을 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탄천부동산 황규호사장은 “공장 설립이 오래 전에 알려져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 있다”며 “5억원 안팎을 투자하려는 외지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4.2 # 개발 잠재력은 풍부[ | ]

파주 지역은 신도시 확정, 교하지구 등 택지개발, LCD단지 조성, 경의선 복선전철화(공사 중) 등 굵은 개발재료를 바탕으로 부동산시장이 움직였다. 여기에 제2자유로와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예정) 등 교통망 확충 계획,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등의 재료가 투자 열풍을 부추기는데 한몫 하고 있다.

또 파주출판단지, 통일동산지구, 문발공단, 금파공단, 오산공단 등이 들어서고 소규모 대학이 곳곳에 건설될 예정이어서 개발 잠재력은 풍부한 편이다.

◇활발한 택지개발사업

파주의 택지개발은 교하(62만평)·운정(1백42만평)·금촌(30만평)지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운정지구는 파주신도시에 편입됐다. 2백75만평 규모의 파주신도시는 이르면 2008년부터 4만4천여가구의 입주가 시작된다.

예상 인구만도 14만여명에 이른다. 2010년에 파주신도시 개발이 끝나면 파주 일대는 10만여가구의 새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파주신도시 인근에 조성되는 교하지구에는 1만5천여가구가 입주한다. 녹지율을 20%대로 낮춰 14만평 이상의 공원이 지구 안에 들어선다. 용적률은 1백80%, 층높이는 15층 이하로 제한된다. 지난해 10월 이후 동문건설·신동아건설 등이 1차분 8천여가구를 분양했다. 초기에 미계약분이 대거 발생했으나 꾸준히 팔려 지금은 평균 70∼80%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고 건설업체 담당자들은 주장한다.

교하지구에서는 하반기에 세광종합건설이 4블럭에서 1백55가구를 분양하고, 13블럭과 15블럭에서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20-30평대 1천4백82가구를 분양 또는 임대한다.

금촌지구는 주택공사가 개발한다. 2001년부터 아파트 분양을 시작해 3차에 걸쳐 5천3백23가구를 공급했다. 이들 아파트는 올해 말에 입주를 시작한다. 경의선 금촌역에서 가깝고 문산에서 서울로 이러지는 통일로가 주변에 있다.

◇무수한 공단 개발

택지개발과 함께 파주의 개발 기대감을 자극하는 또하나의 재료는 공단 개발이다. 이 가운데 파주 시민들이 LCD산업단지 조성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 일대를 중심으로 투기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 이런 기대감을 방증한다. 택지개발이 교하읍 일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 공단 조성은 탄현면과 월롱면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LCD산업단지는 원래 50만평 규모였으나 2차로 50만평이 추가돼 총 1백만평 규모로 건설된다. 여기에는 LG필립스 공장(30만평)을 비롯해 고순도가스 및 글래스 등 LCD 부품 협력업체(4만평), 해외 LCD부품장비업체 생산라인(50만평) 등이 들어선다. 경기도와 파주시는 LCD가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은 3조원 이상, 고용창출은 5천여명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출판단지는 1,2단계로 나눠 조성된다. 26만여평의 1단계 단지는 올해 말 완공되는데, 유통센터·출판지구·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등이 들어선다. 20만평의 2단계 단지에는 미디어와 애니메이션 등 영상산업시설이 갖춰진다.

◇교통망 확충

교통망은 도로를 중심으로 확충된다. 계획대로라면 고양 대화동과 서울 상암동을 잇는 제2자유로 18㎞가 2008년에 완공된다. 제2자유로는 파주 구간에서는 파주신도시까지 연결된다. 또 경기도가 추진 중인 제2외곽순환도로(김포 검단분기점∼자유로∼파주 문산나들목∼동두천나들목)는 2008년까지 개통될 예정인데, 아직 구체적인 건설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밖에 서울 상암동∼파주 문산 도로 35㎞가 2011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경의선 철도가 전철로 바뀌면 4∼5분 간격으로 전철이 다녀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간이 단축된다. 다만 도로와 철도 개통까지는 시일이 많이 걸려 그동안은 교통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4.3 # 호가 거품 많고 복병 산적[ | ]

파주 지역의 발전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땅을 사서 개발을 하려면 규제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사실보다 부풀려진 개발소문이 많고 호가 거품이 많다는 것도 알아두어야 한다.

◇거품 논란

파주의 땅값은 3∼4년 전부터 꾸준히 올랐다. 택지개발 등의 재료는 이미 오래 전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개발이 가능한 땅은 이미 절반 이상이 외지인들의 손에 넘어갔다.

주요 개발지 주변의 땅은 1년 전보다 많게는 세 배 올랐다. 현지에서는 거품 논란이 일고 있지만 새로운 재료를 입으로 만들면서 투자자들이 오가고 있다고 전한다.

파주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일산신도시에 가까운 교하 쪽과 북쪽인 탄현 문산과의 땅값 차이가 컸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 LCD단지 조성이 확정된 이후 남쪽의 교하읍보다 땅값이 싼 북쪽의 탄현면, 월롱면 일대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1년 새 땅값이 비슷해졌다.

탄현면, 월롱면 일대의 땅값은 농지는 평당 10만~15만원, 관리지역(준농림지)은 평당 20만~50만원, 도로변은 평당 60만~80만원 정도다.

그러나 자유로와 연결된 낙하나들목 인근은 대지가 최고 2백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공장 주변 1급지도 1년전보다 최고 두배 올라 평당 80만∼90만원 선이다.

월롱면 덕은리 일대 국도변은 평당 80만원을 부른다. 대호부동산 김호중씨는 “1년 전만 해도 30만~40만원 선에서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던 곳이 1년 만에 세 배 가량 올랐다”며 “거품이 많아 중개업자들조차 걱정할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군사보호구역 해제 방침이 알려지면서 문산읍 선유리, 교하읍 산남리 일대도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특히 문산읍 선유리 일대는 개성공단 진입로라는 점 때문에 외지인들의 투기 바람이 거세다. 문산읍 C컨설팅 직원은 “평일에도 10여명이 땅을 보러 오고 있으며 투자 지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땅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 매물을 거두면서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파주시청 지적과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1월 토지거래허가제가 실시된 이후 이달 초까지 4천7백건 정도 허가신청이 접수돼 3천6백여건이 허가됐다.

◇개발 쉽지 않아

파주는 군사보호구역이 많아 땅을 사더라도 개발허가를 받아내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거의 전 지역(6백73㎢)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고 개발행위 시 군부대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곳이 많다. 토지거래허가를 받고도 개발이 묶일 수 있는 것이다.

동문건설 용지담당 신동준 과장은 “일반인들이 군 부대 허가를 밟기는 쉽지 않다”며 “바로 옆의 땅이 동의를 받았다 해도 그 옆의 땅은 허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허가를 받은 땅 중 70% 정도는 군 부대의 개발동의를 받지 못해 놀려두고 있다고 한다.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풀린 지역도 뒤늦게 투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이미 값이 많이 오른 데다 파주 땅만 10년 넘게 중개했다는 B부동산 사장은 “파주시에서 농지 농림창고 전용 등을 조사하고 있고 개발 인허가가 갈수록 까다로워져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투자 열풍이 하루아침에 가라앉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주시가 국토연구원에 용역을 줘 2025년까지의 도시계획에 관한 큰 그림을 짜고 있는 것도 변수다. 이 계획의 방향에 따라 파주의 개발 축은 크게 바뀔 수 있다. 지금 알려진 재료만 의존해 덥석 투자하기에는 위험요인이 많다.

JMK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파주는 사전 도시계획에 따라 인허가를 엄격히 하고 있”며 “개발 가능한 땅도 호가가 도시지역 수준으로 올라 거품이 많으므로 지금 시점에서의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4 # 2005-2025년 파주도시기본계획[ | ]

파주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복병은 도시기본계획이다. 파주시는 국토연구원에 용역을 주어 내년부터 2025년까지 21년에 걸친 장기적인 파주도시계획을 짜고 있다. 오는 7월 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파주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해온 도시계획과는 방향과 내용이 크게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교하·탄현·금촌 등 남쪽에 치우진 개발 축을 문산·적성 등 북쪽으로 끌어올려 남북간 균형 발전을 꾀한다는 게 새로운 도시계획의 큰 틀이다.

국토연구원 문채 연구위원은 “그동안 알려진 파주시의 개발계획과는 별개로 장기적인 도시계획안을 짜고 있다”며 “개발 축과 방향이 전혀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위원은 파주시의 2025년 예상 인구도 파주시가 요구한 것보다 훨씬 낮은 선으로 잡고 도시계획안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단위 택지개발 위주이 가져오는 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기반시설 부족 문제를 염두에 두고 도시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취지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이미 드러난 파주 개발계획만 믿고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투자한 땅이 개발 축에서 벗어날 경우 땅의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교하 등지의 기존 개발지의 경우 추가 개발을 억제하고, 소외됐던 북부 지역을 집중 개발하기로 해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국토연은 파주의 2025년 모습을 통일거점·첨단산업·안보관광·복합기능·전원생태도시 등 5가지 방향으로 규정하고, 5년씩 나눠 4단계로 개발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5 # 촌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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