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

# 공연기 : 2004년 초[ | ]

발신: 임선희 <mailto:huimang21c@hotmail.com> 날짜: 2004/2/2 (월) 1:58am 제목: '조동진 음악회' 그 예측할 수 없었던 감동~~

조동진 음악회가 1/30~2/1까지 3일간 lg아트센터에서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조동진은 솔직히 뮤지션이라기보다 하나음악 '대표'로써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데, 그럴수도 있는것이 조동진님이 활동하시던 때가 60~80년대시고, 그 당시엔 제가 아무리 많이 나이를 먹어봤자 초등학생 이었던지라... 솔직히, 조동진님의 음악에 대해선 현재로도 거의 무지한 상태라고 볼 수 있습죠.'진눈깨비'는 김현철 노래로, '제비꽃'은 시인과 촌장의 노래로 처음 들었었고,그게 조동진님의 곡이었다는 것도 후에야 알게된 사실이었습 니다. --; 그래도 무지 끌린 이유는 바로 '하나음악'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조동진님이 오시는데, 당근 하나음악 군단이 총출동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드랬죠.^^ 역시나..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우선 무대에서 같이 연주하신 분들만해도 일곱분이나 되고, 관객석에 앉으신 분들까정 합치면, 하나음악 뿐 아니라 관련있는 모든 분들이 오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네요. 이병우님도 오셨더라구요.흑흑..너무 좋아서.. 정말이지 한국 음악계의 '대부'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입증해주더군요.

공연으로 들어가서, 한마디로 말하면 너무나 아름다운 공연이었습니다. 이렇게 조용하고, 정적이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크게 동요시킬 수 있는 무지막지한 힘을 가진 공연은 처음 보았습니다.

우선 무대를 보자면, 큰 액자 속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액자틀처럼 무대를 커다란 나무틀로 윤곽을 만들었으며, 무대 양쪽 나무에서 무대 앞쪽까지 실제의 낙엽들이 자연스레 흐트러져 있는 모습이 늦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더군요. 무대는 2개의 단을 각각 세워 총 3단 구조를 취하고 있었고, 가장 위쪽 단에는 섹소폰(김상일), 베이스(조동익), 드럼(신석철), 키보드(김태수), 바로 아랫 단에는 일렉기타(김준오), 어쿠스틱기타(이성렬) 백보컬 두분, 가장 왼쪽엔 피아노 그리고 맨 앞쪽엔 조동진님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총 20개의 곡들을 인터벌 없이 들려주셨는데, 제가 아는 곡은 4곡정도였나..근데 이게 라이브라 그런지 느낌이 너무 다르더라구요. 그전에도 조동진님의 음악은 들어본적이 있는데, 들을려고 나름대로 노력도 했는데(--;;) '확' 끌리는 느낌은 받지 못했었건든요.. 워낙 자극적인 것에 길들여져 있어서 이런 순(?)한, 깨끗한(?) 음악은 흡수를 못하는 것인지...암튼, 그런데, 공연을 보는내내 그 음악, 그 분위기에 푹 빠져서 전혀 다른 세계 에 있는듯한 착각마저 들더라구요. 심지어는 공연 후반부 들어서 '제비 꽃'이 나올 때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아서 눈물을 참느라 고생했었습니 다. 근데 저만 그런게 아니더라구요. 오신 분들 중 꽤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셨다는... 주워 들은 말에 의하 면, 맨 앞쪽좌석에서 어느 20대 여자분은 2시간 내내 펑펑 울고 있었다고 도 하더군요. 그 눈물들의 의미가 무언지는 정확히 저도 잘 모르겠지만, 분명 조동진님 음악엔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그 무언가 있다는 것이죠.

조동진님 특유의 낮은 목소리와 거기에 호흡을 맞춘 차분한 연주, 그리고 뒷배경으론 스크린에 음악과 관련된 이미지들을 영상으로 뿌려주고 있었 고, 그 분위기를 꽉차게 만들어 주는 조명... 모든 것이 너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도무지 말로는 설명이 안되여. 진짜 직접 보아야만 공감할 수 있을거 라 생각합니다.

관객들을 보니 다들 연륜이 있어 보였습니다. 30대도 거의 없는 듯 보였 고, 대부분 40대 이상.. 부부들이 오시거나, 여자분들끼리 오시거나, 아이들과 함께 오시거나.. 이런 광경은 또 처음이라...생소하더라구요. 그런데..그 모습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좋은 음악은 역시나 세월과 상관없이 사랑을 받고 있구나란 생각도 들었고.. 모두들 공연을 참으로 진지하게 보시고 계시더라구요. 아티스트나 관객이 나 참으로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더랬습니다.^^

중간쯤에 장필순님이 게스트로 나오셔서 조동진님과 함께 노래를 부르신 후, 그 이후엔 계속 백보컬로 같이 참여하셨고요. 조동진님이 각 연주자들을 소개할때가 그나마 재밌는 분위기였는데(그전까 진 엄청 진지한 분위기..), 소개를 하시다가 김준오님 소개할 때 이름을 잊으셨는지 한참을 가만히 계시더라구요..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이를 먹으면 어쩔 수 없어요~" 너무 자연스레 말씀하시는 모습에 다들 웃음을 짓더라고요. 소개를 차례로 다 하시고,가장 마지막에 조동익님을 소개해주셨는데, 관객 중 조동익님의 팬들도 상당 되는 듯,갑자기 박수소리가 다른분에 비해 두배이상은 컸었더 랬습니다.^^

이거 말고도 할 얘기가 무지 많은데..너무 두서도 없고(현재 무지 졸린상태 라..--;),너무 길어도 지루하고 하니까 담기회에 이 공연 비하인드 스토리 와 함께 얘길 하도록 하죠...과연??ㅋㅋ

4년만에 한공연이었는데, 이 공연을 다시 보기 위해선 또다시 4년을 기다려 야 한다니...흑 정말이지 이런공연이 자주 올려졌음 좋겠네요... 나이가 들수록 더 좋아질 듯한 느낌이..

참, 하나음악 프로젝트 앨범 '바다' 절판되었다고 해서 못 구했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구할 수 있었더랬습니다. ^---^ 구하고 싶은데 못 구하 신 분들은 하나음악으로 개인 전화라도 함 하시면 구하실 수도 있을 듯 싶네요~~

n.p. 규호의 바다-이규호 (in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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