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회아일랜드감상회

1 ♪ 제 101회 아일랜드 감상회 ♪[ | ]

2001년 12월 02일 일요일 오후 4시 홍대앞 Belle and Sebastian
선곡 : 거북이

1.1 # JAPAN Adolescent Sex(1978, UK, 1st album)[ | ]

 

Transmission

저팬의 데뷔앨범 '사춘기의 성'에 담긴 첫 번째 곡이다. 저팬은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두 가지 시기로 나뉘는데 이들의 3집까지는 포스트펑크-뉴웨이브의 성향이 많이 드러나며 이 때 이들은 아리올라/한자Ariola/Hansa레이블에 있었다. 그리고 4집부터 헤체할때까지는 정적이고 탐미적인 사운드를 전개했는데 이 시기에는 버진Virgin 레이블에 있었다. 어떻게보면 4집부터가 아니라 3집부터 사운드의 변화가 왔다고 봐도 좋으리라. 전기와 후기에는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데 연주도 전혀 다르지만 가장 달라지는 것은 데이빗 실비언의 보컬 스타일이다. 전기에는 위악적이고 거친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후기부터 솔로까지는 완전히 저음의 미성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후자가 더 매력적이긴 하지만 전자 역시 나쁘지 않다. 아무리봐도 80년대는 위대한 시기였다. 훗날 평자들이 과연 90년대가 80년대보다 멋있었다고 봐줄까? 난 심히 의문이다. 80년대가 락이 죽었던 시기라고 말하는 것은 폭언이다.

1.2 # VAN MORRISON Into the Music(1979, Ireland, perhaps 10th or more?)[ | ]

 

Bright Side of the Road

밴 모리슨 아저씨는 뭐 훌륭한 싱어-송라이터이긴 하지만 그 무수한 결과물들을 놓고 볼 때 후한 점수를 주긴 어렵다. 끊임없이 창작하는거야 바람직하지만 품질관리도 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이 앨범 '음악속으로' 역시 다들 썩 좋다고는 얘기하지 않고 내가 들어본 몇곡만 해도 그다지 좋다는 생각은 안든다. 하지만 이 곡만큼은 상당히 좋은데 이 우울한 목소리의 소유자가 밝게 노래하는 것을 들으면 아이러니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확실히 밴 모리슨은 개성있는 목소리의 소유자인데 언젠가 핑크 플로이드 공연에서 함께 부른 Comportably Numb을 들었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고 이 곡에서도 마찬가지 생각이 든다.

1.3 # ROBERT WYATT Nothing Can Stop Us(1982, UK, 5th)[ | ]

 

At Last I am Free

이 앨범은 와이엇 형님이 커버곡들을 모아서 낸 음반이다. 와이엇 형님은 남의 앨범에서 노래해주거나 남의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언제든 기회가 되고 자신의 목소리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부르곤 한 것이다. 그가 다른 이들의 앨범, 예를들어 필 만짜네라Phil Manzanera의 솔로앨범 Diamond Head(1975)나 닉 메이슨Nick Mason의 Fictitious Sports(1981)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앨범에서 벗어나지 않게 자기 역할을 다하면서 조용한 카리스마를 획득하고 있다. 이 앨범 '무엇도 우리를 멈추게하지 못한다' 외에도 그는 싱글로 발매된 Shipbuilding, Memories of You 혹은 Shleep의 일본반에만 보너스로 실린 September in the Rain같은 커버곡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는데 그의 곡들에서 나타나는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듣는이를 미소짓게 한다. 그는 빌리 할리데이Billy Holiday나 텔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의 재즈곡들이건 전래곡이던 노동자들의 노래건 가리지 않았다. 여기실린 Caimanera같은 곡은 쿠바의 비공식 국가라고 할 수 있는 Guantanamera의 편곡버젼이고 그는 당연히 노동자들의 찬가 Internationale도 불러 녹음한 적이 있다. 소울그룹 쉭Chic의 곡으로 사회주의자인 그가 부르는 이 노래는 동일한 텍스트가 어떤 식으로 재해석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적절한 예 중 하나다. 얼마전에 오리지널 음반이 재발매되었는데 재킷을 살린것까지는 좋지만 예전에 합본으로 나왔을 때 들어갔던 Old Rottenhat LP와 Shipbuilding/Memories of You의 싱글이 빠져버려 아쉽다. Old Rottenhat은 또다른 시디로 발매되었으며 Shipbuilding/Memories of You는 그의 5장짜리 미니 박스 EPs에 수록되어있다. 와이엇 형님의 팬이라면 어차피 정규 음반을 다 살테니 그다지 아쉽지 않을 수도 있다.

1.4 # XTC Skylarking(1986, UK, 8th)[ | ]

   

Dear God


앤디 파트릿지

신 아저씨, 아저씨가 이 편지를 잘 받으면 좋겠어요.
저는 아저씨께서 이동네 일들을 잘 해주시면 좋겠다고 기도해요.
뭐 맥주값을 싸게 해달라는 따위의 것은 아니에요.
그래도 당신이 당신 닮게 만든 이 모든 사람들이...
바닥에서 굶고있는것을 보세요.
그건 당신에게서 먹거리를 받지못한 탓이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저씨를 믿을수가 없네요.

신 아저씨, 괴롭혀서 죄송해요.
그래도 저는 확실하게 보장받고 싶네요.
이제 우리 눈물 좀 그만나게 해줘요.
당신이 당신 빼다박아 만든 이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투쟁하는것을 보라구요.
그들은 당신에 대해 제대로 판단할 수 없어서 그런다구요.
그래서 저는 아저씨를 믿을수가 없어요.

당신은 전염병과 푸른 다이아몬드를 만드셨나요?
우리가 당신을 만든다음에 당신은 인간을 만드셨어요?

악마두요!

신 아저씨, 당신이 알려준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신 이름이 이 책 여기저기에 있어요.
우리 미쳐버린 인간들이 쓴 이 책에요, 한번 보세요.
그래서 당신닮은 그 인간들이...
그 쓰레기를 진짜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군요.
흠, 나는 그게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요, 당신도 그렇죠 신아저씨.

난 믿을 수 없어요.
믿지 않는다구요.
믿지 않을거에요!, 천국이고 지옥이고간에.
성자니 원죄자니 악마니 따위도 마찬가지구요.
천국의 문이나 가시면류관도 물론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우리 인간들을 내팽개쳐두죠.
전쟁두 가져다주고, 애들은 내버려두죠.
바다에서 잃어버려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것같고
온세상 한가운데 떨어져있는것 같다구요.
내게 보이는 상처들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마구 뒤섞게해줍니다.
그건 그저 누군가의 불경한 사기극일 뿐이죠.
만약 당신이 그 위에 계신다면
내 마음이 여기 내 소매 끝자락에 있다는 것을 아실거에요.
내가 믿지 않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당신이에요.
신 아저씨. || Dear God

Andy Partridge of XTC

Dear God, I Hope you got the letter and
I pray that you can make it better down here.
I don't need a big reduction in the price of beer.
But all the people that you made in your image,
See them starving on their feet
'Cause they don't get enough to eat from God.
I Can't believe in you.

Dear God, Sorry to disturb you but,
I feel that I should be heard loud and clear.
We all need a big reduction in amounts of
tears.
But all the people that you made in your image,
See them fighting in the street
'Cause they can't make opinions meet about God.
Can't believe in you.

Did you make disease and the diamond blue?
Did you make mankind after we made you?

And the Devil too...!

Dear God, Don't know if you've noticed but
Your name is on a lot of quotes in this Book.
Us crazy humans wrote it; you should take a look.
And all the people that you made in your image
Still believin' that junk is true.
Well, I know it ain't and so do you, Dear God.

I can't believe in...
I don't believe in...
I won't believe in Heaven and Hell,
No saints, no sinners, no Devil as well,
No pearly gates, no thorny crown.
You're always lettin' us humans down.
The wars you bring, the babes you drown,
Those lost at sea and never found.
And it's the same the whole world 'round,
The hurt I see helps to compound
The Father, Son and Holy Ghost
Is just somebody's unholy hoax.
And if you're up there, you perceive
That my heart's here upon my sleeve.
If there's one thing I don't believe in...

It's you,
Dear God.||

1.5 # SOFT CELL Non-Stop Ecstatic Dancing(1982, UK, 5th)[ | ]

 

Memorabilia


퇴폐적이고
뒤틀린
비트를
들으라.

1.6 # KRAFTWERK Live in Tokyo(1998, Germany, 부트랙)[ | ]

Pocket Calculator/Dentaku電卓

에라 모르겠다. 이건 운좋으면 듣고 운 없으면 못듣는거다. 지금부터 최근에 들은 멋진 실황 메들리를 보내드리겠다. 크라프트베르크 형님들은 90년대 들어와서는 별다른 혁신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지만 이 공연실황을 듣는순간 나는 거짓말 조금 보태 몸에 닭살이 쫙 돋았다. 이런 선배들이 있으니 후배들이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있냐 말이다. 이렇게 몸에 쫙쫙 빨려들어가는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 일본 공연에서 이들은 Dentaku를 같이 연주한다. Dentaku는 Pocket Calculator의 일본어 버젼으로 원래 일본에서만 싱글로 발매하기 위해 재녹음한 것이다. 이 곡은 베스트이자 리믹스 앨범인 The Mix에도 함께 들어가 리믹스되었는데 공연에서 종종 Pocket Calculator와 함께 연주되었다. 일본에서 이 공연을 본 일본인들은 행복했을거다.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른 때에 '암 디 오퍼레이러 옵마 파킷 캐큐레이터.' '나는 내 전자계산기의 운영자라고 말한다.' [박자를 맞춰 잘 따라 불러보자. 암과 나, 디와 내, 파와 운이 함께 시작해야 한다.] 하고 롤프 휘터가 불러주고 우리가 따라 부른다면 얼마나 신나겠느냔 말이다. 일본은 확실히 음악듣기엔 좋은 나라다.

1.7 # UNDERWORLD Everything, Everything(2000, UK, 4th)[ | ]

 

Shudder/King of Snake

요즘 테크노가 조금 시들하지만 언더월드는 여전히 크라프트베르크 형님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음반은 새 앨범이 나올수록 트랜스의 극한으로 치닫고있어서 맘에 쏙 드는데 이 라이브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거 들으면서 마약한방 해주고 맥주좀 마시다가 잠들면 좋겠다. 언젠가 꼭 해야지.

DJ 대런 에머슨이 탈퇴하는 바람에 밴드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1.8 # 서태지 태지의_話(2001, 조선, 3th)[ | ]

http://land.digito.com/~zepelin/island101/서태지_2001.jpg

時代遺憾/必勝

사실 라이브라는 것은 관객과 가수가 하나가 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할 때 서태지의 이 공연은 아주 이상적이다. 소녀 팬들이 개떼처럼 모여 일사분란하게 질러대는 함성과 노래 가사는 이 공연장의 교감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고있다. 나는 이 라이브 시디를 들으면서 이 소녀 팬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공연장에서 이렇게 미치게 노래들을 따라부를 수 있는 가수가 얼마나 있을까. 국산으로는 신해철 외제로는 비틀즈나 크라프트베르크 정도가 아닐까? [크라프트베르크야 한 소절만 들으면 누구나 따라할 수 있지만...-_-a] 아무래도 나는 뒤틀린 음악듣기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 소녀들처럼 듣는 것이 더 옳은 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뒤틀린 음악듣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시대유감은 조선에서 음반 사전심의를 철폐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역사적인 곡이자 상당히 훵키한 곡이다. 여기서 서태지도 그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별로 어렵지 않아보이는 곡인데 랩 따라해보려니 진짜 어렵더라. 나는 이미 이때부터 도태된 것이다...-_-a 필승은 아마도 희대의 펑크/싸이키델릭/동요/가요/발라드 밴드일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에 깔린 혁명적인 베이스 인트로 이후 가장 독특한 인트로를 가진 가요 곡일 것이다. 나는 이 노래를 들은 이후 내 목소리가 안나와 따라부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슬퍼했다. 노래방에서 시도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결과는 비참했다...T_T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에 수록된 이 두 곡을 당시에 비해 훨씬 연주 잘 하는 인디친구들과 함께 연주한 이 버젼은 아주 즐길만하다 하겠다. 서태지가 솔로음반에서 여러가지를 했다고 하지만 역시 음악적으로 봤을때 그의 4집이 이룬 대중성과 음악성과 그 고유성의 결합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진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4집은 조선 대중음악사에 남을 명반이다.


감상회팜플렛 <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