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이야기

1 수필[ | ]

전문가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문가에게 있어 결코 빠질 수 없는 요소는 바로 자신감이다.
거만하든 아니든, 자칭이든 타칭이든 전문가라는 사람에게는 자신감이라는 것이 있다.

엑스퍼트라는 전문가 사이트가 있다. 어바웃닷컴을 벤치마킹해서 만든 전문가들의 모임인데 이놈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어설프게 잡는 바람에 얼마전에 넘어졌다. 나도 여기서 전문가입네 행세를 했는데 그 첫번째 이유는 이놈들이 잘하나 어쩌나를 보기 위한 프락치 역할이었고 (한때 우리회사는 이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한 적이 있다) 두번째 이유는 처음 6개월동안 지급했던 월 십만원의 용돈이 탐났기 때문이다. 한동안 해주다가 귀찮아서 말았지만 꾸준히 질문에는 답을 달아주었다.
어쨌거나 나처럼 일찌감치 떨어진 사람들 말고도 이 안에서 몇명은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을 만큼 활동한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이 사태는 청천벽력같은 일이고 자구책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 오늘은 그 3차 대책회의 날이었다.

호오 어쩌나 보까~ 하고 나는 모임에 나갔다.
그냥 봐서 어리부리하면 포기해야지 하고있었는데 입장할때부터 회비를 받는 바람에 나는 꼼짝도 못하고 듣고있었다. 듣다가보니 다들 인터넷과 커뮤니티의 본질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따따부따만 냅다 해대길래 참다못한 나는 그들의 오류를 지적하고 바람직한 방안에 대한 일장 연설을 날리고 말았다. 흐으 갑자기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덕분에 나는 이 안에서 기획을 할지도 모르는 일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바쁜데 우씨...-_-a

결국 밥도 먹고 술도 먹게 되었는데 78에서 58년생까지 정말 천차만별이었지만 의외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줄 아는 사람들이고 나이에 대한 터부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어서 봤더니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그들은 자신의 작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한 사람들이었다. 자기소개를 할 때 자기가 했던 일들에 대해 결코 수줍어하지 않았고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개진했다. 물론 이런저런 잡다한 얘기를 할 때도 조금 삐딱한 사람이라면 '아우 재섭서~'라고 여길지 모르는 발언들을 거침없이 해댔다.

나는 자신있는 사람들이 좋다.
그들은 스스로를 긍정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장점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그들과 친해지고 (이용하고) 싶어한다. 나는 그런 바람직한 목적으로 서로 이용하는 것을 결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야 말로 개인주의의 기본이다. 나에 대해 충실하고 그것이 남에게 충실해질 수 있는 배경이 되는 것이다.
얘기하면서 만날 컴 앞에 있어서 온몸이 뻐근하다고 했더니 즉석에서 대체의학 전문가가 어깨 푸는 스트레칭을 가르쳐준다.

사이트 구상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사람들이 내 페이스에 말려주는 바람에 나는 신나게 떠들어댔고 결국 나는 그들에게 말렸다...-_-
하지만 그들은 인프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기때문에 그냥 말려주기로 했다. 그들 안에 포함되기로 하긴 했는데 벌인 일이 많아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들 상당수는 전문가가 아닐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가 전문가라고 알게 모르게 최면을 걸고있으며 그것이 동기가 되어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어느덧 진짜 전문가가 되어있는 스스로를 보게 될 것이다. 물론 '나는 원래 전문가였어...훗'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땐 진짜 전문가가 되어있는데 누가 뭐라고 할 것인가?

나야 뭐 지금도 그다지 전문가라고는 볼 수 없지만 누가 나에게 '니는 뭘 잘하는데?'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1. (광범위한 의미의) 기획, 구조설계 + 내 기획에 대한 추진.
  2. 음악
  3. 문화 전반에 관한 끊임없는 호기심 발동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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