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설계인생설계

1 재테크설계는 인생설계[ | ]

재테크는 일생에 큰 흐름을 잡아놓고 이에 맞춰 계획을 세우는 작업이다. 언제 목돈이 필요할 것인가, 자신의 자산과 소득은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적절하게 금융상품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턱대고 재정운영을 했다가는 목돈이 필요한 시기에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재테크의 첫번째 원칙은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 종신보험, 연금신탁 등은 가능한 일찍 가입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소득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모든 상품에 욕심을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기별로 자신이 설정한 재테크 목적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결혼, 내집 마련, 노후 대비, 자녀 교육비 마련 등은 재테크 계획을 세우는 데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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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결혼자금 마련[ | ]

월급의 50% 무조건 저축하라

2002년 12월 광고회사에 입사한 김아무개(27)씨는 3년 먼저 입사한 선배 최아무개(31)씨의 하소연을 듣느라 술잔을 기울이는 날이 부쩍 늘었다. 최씨는 최근 주식투자로 3년 동안 모은 결혼자금의 절반 이상을 날렸다고 한다. 김씨는 선배의 사연이 그저 남의 일 같지만 않다. 김씨도 앞으로 3년 뒤 결혼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받는 월급은 세금을 떼고 나면 200만원 정도이고, 연말 성과에 따라 약간의 보너스를 지급받는다. 3년 후에 결혼하려면 재정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우리나라에서는 결혼할 때 신랑이 집을 마련하고, 신부가 혼수를 장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혼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예비부부의 평균 결혼비용은 신랑이 5390만원, 신부가 2604만원이다. 남자의 경우 매달 100만원씩 저축한다고 해도 4년 반 후에야 겨우 자신의 힘으로 결혼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매월 100만원씩을 꼬박꼬박 저축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철저한 계획과 의지로 저축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취업 초년생은 아직 재테크 감각이 무디기 때문에 무리하게 욕심을 내서 주식이나 부동산에 뛰어들면 곤란하다. 차근차근 재테크를 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수입의 절반은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그것도 안정적인 금융상품 위주로 목돈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

요즘같이 저금리가 지속될 때 은행에 저축하는 것이 손해를 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투자를 위한 종잣돈이나 목적 자금을 마련하는 데 적금만한 것이 없다. 저금리라도 절세혜택을 최대한 받으면서 제2금융권 상품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좀더 높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신입사원의 필수 가입 상품이었던 근로자우대저축은 올해부터 더이상 가입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근로자우대저축만큼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많다.

정기적금은 시중은행 상품보다는 상호저축은행 상품을 권한다. 상호저축은행 정기적금은 은행보다 1~1.5%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도 원리금을 포함해 1인당 5천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가입기간은 금리하락에 대비해 2~3년 정도가 적당하다. 주택청약부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도 내집 마련에 대비해 들어두는 것이 좋다. 특히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올해 말까지만 가입이 가능한 비과세상품이다. 결혼 후 부양가족이 생기면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어 세제혜택면에서 유리하다. 정기적인 불입금 외에 비정기적으로 생기는 자금이나 생활비로 쓰고 남은 돈도 이 저축에 불입해두자.

전애리/ 웰시아닷컴 파이낸셜 컨설턴트 mailto:coollee@yahoo.co.kr

1.2 # 내집 마련[ | ]

김씨는 3년 동안 수입의 50%인 월 100만원씩 저축한 끝에 3891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결혼자금이나 내집 마련을 위한 목돈 마련은 절세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김씨가 3년 후 활용할 수 있는 통장은 정기적금 하나다. 나머지 통장들은 모두 목적이 분명한 통장이고, 장기 상품이기 때문이다. 신랑의 평균 결혼비용이 539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정도 자금사정이라면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피하다. 꼭 필요한 대출이라면 요령껏 받자. 무턱대고 고민하지 말고, 일단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정책자금 대출부터 알아보도록 한다. 근로자서민전세자금 대출은 6.5% 금리로 최고 6천만원, 최장 6년까지 가능하다.

정책자금을 최대한 활용하라

지난해와 지지난해는 내집을 꿈꾸는 무주택자에게 악몽과 같았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집값 때문에 내집 마련의 꿈은 멀어져 갔다. 청약통장을 들고 분양권시장을 두드려도 복권 당첨 확률에 맞먹는 청약경쟁률 때문에 번번이 당첨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말 겨울 비수기가 시작되면서 주택가격이 진정 기미를 보이더니 해가 바뀌면서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보다 심리적 압박이 가격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행정수도 이전계획은 당장 주택시장 수요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아니지만 서울지역 부동산값 안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새해에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추진하고, 새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투기 억제정책을 공언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부동산시장은 지난해와 지지난해에 비해 그리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아니다. 반면 내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에게는 그만큼 기회가 많아진다. 아파트 청약을 하더라도 지난해에 비해 당첨확률이 높아진다. 무주택자에게 올해는 내집 마련의 적기로 부상하고 있다.

결혼 7년차인 강아무개(37)씨 부부도 올해야말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룰 기회로 여기고 있다. 전세금 8천만원과 은행예금 5천만원에 4천만~5천만원 정도의 은행대출을 보태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를 구입할 생각이다. 강씨는 적절한 매입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매수자들은 실거래가보다 떨어진 급매물만 기다리고 있고, 매도자들도 시장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거래가 부진한 상태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상반기에는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급매물 위주로 노리고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구매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올해 아파트 분양과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것도 실수요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2003년 수도권 입주 예정물량은 35만가구, 입주물량은 17만4천가구에 달한다. 특히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는 입주물량은 상반기에 7만8천가구, 하반기에 9만6천가구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갈수록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주택구입 자금의 70% 이상을 확보한 이후 주택 구입에 나서는 것이 좋다. 2005년까지는 주택공급 물량이 많기 때문에 대출금리 이상으로 아파트값이 가격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무리하게 돈을 빌리게 되면 비싼 월세집에 사는 꼴이 된다”며 “내 몸에 맞는 내집 마련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죽어도 강남에 살아야 한다든가 서울이 아니면 안 된다는 고집을 접어야 한다. 고 과장은 “내집 마련은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일부 부족한 자금은 대출로 메워야 한다. 대출을 받을 때는 우선 정부의 정책자금을 두드려보는 것이 좋다. 우선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사려는 20살 이상 무주택 가구주에게 7천만원 한도로 집값의 70%까지 연리 6.0%로 빌려준다. 또한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도 대출금리가 지난해까지는 7.0~7.5%였지만 올해부터 6.5%로 떨어졌다. 시중은행도 6%대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고 있지만 변동금리 상품이다. 정책자금은 고정금리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김호준 기자 mailto:hojun@economy21.co.kr

1.3 # 노후대비[ | ]

금융상품 가입, 빠를수록 좋다

결혼 이후 7년 동안 내집 장만하느라 저축할 여력이 없었던 회사원 이정갑(36)씨는 올해부터는 노후 대비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개인이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방법으로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과 회사에서 지급하는 퇴직금 그리고 금융기관에서 가입하는 연금저축이 있다. 국민연금은 기본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연금만 지급되고, 퇴직금도 중간정산과 연봉제의 시행으로 은퇴 후까지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게 됐다. 결국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기관에서 판매하는 노후대비 전용상품으로는 연금신탁이 유일하다. 이씨가 지금부터 50대 후반까지 20년 동안 매월 30만원씩 저축을 하고, 50대 후반부터 20년 동안 연금을 지급받는다면 매월 80만원(연 수익률 5%로 가정) 정도를 받게 된다. 그러나 이씨가 연금을 5년만 일찍 서둘러 가입했다면 매월 수령하는 연금액이 130여만원으로 대폭 늘어났을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에 평생고용의 개념이 약해졌다. 때문에 노후 준비는 빨리 서두를수록 유리하다.

2000년 6월까지 판매한 개인연금신탁과 2000년 12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한 신개인연금신탁에 추가 불입하면 이자소득세가 완전 면제되고, 연간불입액의 40%(최고 72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는다. 한편 연금신탁의 장점은 연간 240만원까지 불입액 전액을 소득공제를 받는다는 점이다. 240만원을 소득공제받으면 본인의 연간소득에 따라서 약 23만원부터 95만원까지 세금을 환급받는다. 연금을 지급받을 때 연금소득세를 부담하지만 세율이 5.5%로, 현행 이자소득세율(16.5%)보다 낮다. 또 올해부터 가입 후 5년 이내에 중도해지를 하거나 55살 이후 한꺼번에 연금을 수령할 때 실제 소득공제받은 만큼만 과세를 하고 5년 이후 중도해지할 때 가산세율도 5.5%에서 2.2%로 내리기로 했다. 예금주 입장에서는 그만큼 유리해진 셈이다.

연금신탁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기관은 은행, 보험, 투자신탁 등이 있다. 은행의 연금저축은 분기당 1만원 이상 300만원까지 소득수준에 따라 신축적으로 납입이 가능하며, 납입원금이 보장된다. 생명보험사는 다양한 보장특약과 함께 종신연금형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투자신탁은 주가상승기에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장기주택마련저축도 노후대비 상품으로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 가입기간이 7년 이상인 장기상품인데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입대상은 만 18살 이상으로 무주택자이거나 전용면적 25.7평 이하 1주택 소유자다.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가 가입하면 연간불입액의 40%, 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매년 연말정산을 할 때마다 30만~120여만원의 세금을 환급받는 것이다. 비과세와 연말정산 혜택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연 15% 이상으로, 현재 판매중인 금융상품으로는 단연 으뜸이다. 분기당 1만원 이상 300만원까지 자유롭게 불입할 수 있으므로 우선 가입만이라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노후 대비 상품은 안정성이 중요하지만 저축액의 20% 정도는 주식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다만 일반 투자자는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판매하는 간접투자상품이 좋다.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적금을 붓듯이 매월 꾸준하게 투자하는 적금식투자신탁이 덜 위험하다. 지난해 10월부터 보험회사에서 판매를 시작한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변액연금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그 수익금을 보험 가입자에게 연금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은행의 개인연금신탁이나 연금신탁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 mailto:seosoo@chb.co.kr

1.4 # 학자금 마련[ | ]

자녀교육비, 날 때부터 적립하라

결혼 7년차 맞벌이 부부인 김현정씨는 자녀를 위해 올 3월에 퇴직할 계획이다. 지난해 집을 사느라 받은 대출은 김씨의 퇴직금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퇴직 후에는 자녀의 교육에 신경쓸 예정이다. 그동안 남편과 상의한 결과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첫아이를 학원에 보내야 하므로 사교육비 부담이 생활비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다. 김씨는 딸만 둘이고 첫째가 5살, 둘째가 3살이다. 남편은 대기업 과장으로 연봉은 4천만원 정도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공교육비와 사교육비를 포함하여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자녀 1인당 교육비가 9천만원 정도 된다. 김씨의 경우 두 자녀에게 들어가는 교육비가 무려 1억8천만원이다. 예전에는 소나 돼지 등 가축을 팔아 자식을 교육시켰다면 지금은 집을 팔아서 교육을 시킨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교육자금 마련 계획은 빠를수록 좋다. 자녀 1인당 9천만원이 든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 금액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내집 마련도 어려운데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저축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도 모른다. 재정계획을 세울 때는 목돈이 들어가는 대학교육비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평균 대학교육비는 3600만원이다. 매년 물가상승률이 5%이고 적금이자가 6%라고 가정해보자.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교육비를 준비한다면 월 20만5천원씩 저축하면 된다. 유치원생일 때 시작하면 월 27만2800원, 중학교 입학때는 월 56만9100원,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월 108만8500원을 저축해야 36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보험 가입과 마찬가지로 교육비 마련도 발빠른 대비만큼 좋은 것이 없다. 김씨도 최소한 두 자녀의 대학등록금 7200만원과 중·고등학교 과외비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월 38만원 정도 저축하는 것이 좋다.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세금혜택이 있는 것부터 고려하되 금리가 낮은 은행보다는 상호저축은행을 이용하도록 한다. 상호저축은행은 은행 금리보다 1~2% 높은 편이다. 또한 자녀를 위한 특화상품인 하나은행 ‘꿈나무플러스통장’과 국민은행의 ‘캥거루통장’에도 일부 가입해 사교육비를 준비하도록 한다. 이런 상품은 자녀를 위한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주기 때문에 자녀이름으로 가입하도록 한다. 꿈나무플러스적금은 자유적립식과 정액정립식으로 가입 가능하며 가입시 학교생활안전보험, 휴일상해보험 중 하나를 선택하여 무료로 보험에 가입해준다. 캥거루통장은 만 19살 미만 청소년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정기적금과 상해보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 교육비를 10년 이상 장기간 불입하려는 사람은 펀드상품도 이용해볼 만하다. 대한투자신탁의 ‘부자아빠펀드’는 자녀의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부자아빠펀드는 채권형, 주식형, 테마형 등 3가지 유형이 있다. 테마형으로 가입하면 대학, 유학, 결혼, 주택구입 용도로 인출하더라도 환매 수수료가 없다.

김수미/ 웰시아닷컴 파이낸셜 컨설턴트 mailto:yue2001kr@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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