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역사와중국의21세기

 

# 거북이[ | ]

이 황런위라는 양반은 뭐랄까 상당히 온화한 사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역사가인데 아주 중국인다운 지혜를 가진 노인이라고 생각된다.
중국에는 아직 자본주의다운 자본주의가 한번도 성립되지 않았다고 보고있으며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해 파고들어가고 있다. 뭐 딱히 결론은 없다. 그 한사람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이 아니잖는가. 그래서 그는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파고들어 그들을 거울삼아 자본주의를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했고 그 결과가 이 책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책을 쓰기 전에 자본주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조망한 책이 있나 하고 뒤져봤는데 쓸만한 책을 못찾았다는 점이다. 여튼 그는 중국에 대한 안쓰러움에 가까운 애정을 가지고 이 책을 쓰고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그의 관점은 그것이 인간 본성에 가까운 것이다라는 것이다. 즉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이런 식으로 대응시켜 말할만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작위적인 것이고 자본주의는 자연스럽게 무위적으로 생겨난 것으로 가정하고 논의를 진행시켜나간다. 그는 자본주의를 이데올로기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 나는 이 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나는 자본주의도 얼마든지 인간의 얼굴을 가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자본주의가 전지구적으로 이루어진 운동이며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것이었음을 매우 실증적으로 적고있다. 솔직히 이 부분은 간략하게 적기가 너무 어렵고 나도 고작 일독한 주제인지라 자세히 적진 못하겠다.

재미있는것은 이 책의 구성이다. 자본주의의 역사를 만든 나라들(베네치아, 네덜란드, 영국), 쉽게 자본주의에 성공한 나라들(일본, 독일, 미국) 그리고 자본주의화에 쉽게 진입하지 못한 나라들(프랑스, 러시아, 중국)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경우들을 구조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자본주의에 쉽게 들어가지 못한 나라들은 모두 엄청난 구체제들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들면서 자본주의는 새로운 약속의 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그리고 사유재산권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는 제도가 성립하지 않으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음을 말하고 있다.

결코 어려운 책이 아니면서 차분하게 논리를 전개하는 이 책은 노인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다. 내 다시 읽으리라.
그리고 이산 출판사 너무 멋있음! -- 거북이 2003-1-25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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