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근대

ISBN:8987787710

  • 제목 : 일그러진 근대(2003)
  • 저자 : 박지향

1 # 거북이[편집]

일단 이 책과 관계없이 든 생각이 하나 있다. 오래간만에 독서감상문이나 써볼까 하고 컴을 켰다. 누가 이 책에 대해 쓴 것이 있나 하고 살펴보던 중 네이버 책 서비스에서 리뷰를 하나 발견했다. 내용은 나쁘진 않았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꾸미던 중 리뷰로그를 이용했고 리뷰로그는 책서비스와 연계되어 책을 찾으면 리뷰가 걸려서 읽히게 되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 서점들도 열심히 자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며 이런 방식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여러가지 판단을 하게 된다. 밖에서 회의하거나 할 때는 이런 방식이 글도 널리 알릴 수 있고 자신의 것도 꾸밀 수 있는 윈윈전략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면 나는 더 대세를 타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나마 아끼는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에서 꾸미는게 좋을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찾는 이도 별로 없는 고려바위에 일기처럼 쓰는게 나을 것인가. 나는 네이버같은 거대 포탈에 뭔가를 물어다주는 것이 싫다. 고려바위에 쓰는 것은 그럼 구글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쨌든 인터넷에 뭔가를 쓰는 것은 나도 어딘가에 힘을 실어주고 나 역시 어딘가로부터 힘을 받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나도 네이버 블로그 따위에 리뷰를 실으면서 나의 미디어파워를 높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쪽이 다른 애들의 악플 하나라도 더 받는 길일지 모르는데?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뭔가 보편을 추구하고 공평한 것을 좋아하는 나를 세상은 비웃고 있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나는 사전 컨텐츠를 채우기 위해 실제로 밖에 나가서 떠들고 있다. 여기에 올리는 것이 이 컨텐츠를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길입니다, 하고. 웃기는 일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포탈을 쓰지도 않는 녀석이 밖에선 그러고 다닌다는 것이. 그런데 포탈에 힘을 실어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네이버 사전이 점차 좋아질 여지가 있다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즉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전만들기를 계속하기 위해서 네이버가 잘되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실 네이버나 엠파스 같은 곳들이 사전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뭔가 모순적인 상황이 공존한다. 어지럽다. 일단은 살던대로 살란다. 관성이 모든 것을 이겼다.

PS. 왠지 스스로를 매설가라고 불렀던 사람들이 느꼈을 자괴감이 갑자기 느껴졌다.


박지향이라는 사람은 영국 근대사를 전공했지만 우리의 것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인 듯 하다. 영국, 제국주의, 아일랜드에 관한 책을 내놓고 영국의 대한/대일관을 다룬 이 책을 쓰더니 요즘에는 한국 근현대사에 관한 책을 쓰고있나보다. 비교사적인 관점으로 한국사를 바라본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우리에 대해 물어보는 이러한 작업이야말로 근대적인 행동이다. '새로운 시대의 인식'까지 갈 것도 없다. 나는 누구냐 하고 물어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근대적이다. 나는 근대사를 좋아하지만 나에게 있어 근대는 역사라기 보다는 철학적 혹은 실존적인 개념에 가까운 것 같다.

이 책의 결론은 한국은 근대화과정에서 능동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그것은 일제라는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제국주의자의 옆에 있었다는 외적인 상황 못지않게 우리를 규정했다는 것이다. 박지향 교수는 영국이라는 거울을 놓고 일본과 한국을 동시에 비춰가면서 논증하고 있다.

사실 양놈들이 봤을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이란 뻔한 것이다. 지금도 그들은 동양을 한낱 이미지로 밖에 바라보지 않는데 그때는 오죽했겠는가. 일본을 지팡구로 보고있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기특한 일이다. 그건 서양을 바라보는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나는 USSR이 폭력적으로 이루어진 합중국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 한국이 일본에 비해 가지고 있던 원시성을 찬양했거나 일본에 비해 말도안되게 지저분하고 미개한 느낌을 가지게 한 것 모두 영국인들은 오리엔탈리즘이라는 필터를 통해 봤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오리엔탈리즘적인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았기 때문에 우리 역시 그들의 관점 혹은 행동을 엑조틱한 시선으로 보게 된다. 그 시대의 저들이 우리를 흥미롭게 본 것 만큼이나 우리는 그 시대의 저들을 흥미롭게 본다는 얘기이고, 그들의 시각으로 서술한 우리의 조상들을 흥미롭게 보게된다는 얘기다. 당시 양눔들의 시선을 읽어보려는 노력은 이렇게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이 된다.

이 책에서도 서술된 내용이지만 일본과 한국의 근대화과정에서 일본은 공부하고 배우고 실천하고자 하는 노력이 국가적 차원에서 강했고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슬프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일본만큼 공부를 안했는데 지금정도의 경제수준을 확보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항상 한국 경제에는 미래가 없다는 둥의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일본, 혹은 저들만큼 공부를 안하여 자신이 없기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떤 분야든지 조금만 파들어가다보면 이미 예전에 그만큼을 다 끝내놓은 일본의 자료를 찾을 수 있고, 그때마다 느껴지는 패배감이란 참 쓰라리다.

영국이 본 일본, 일본이 본 영국, 영국이 본 한국이라는 세가지 측면에서 바라본 이 책은 당대를 복합적인 관점에서 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요즘 너무 사실만을 디테일하게 다룬 책들이 많은데 그런 책들보다는 색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책이다. 같은 저자의 슬픈아일랜드도 한국과 아일랜드를 비교하는 관점이 녹아있다고 하니 한번 볼 생각이다. -- 거북이 2005-8-27 2:51 am

2 # 촌평[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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