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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음악]드럭에 다녀와... 락에 대한 이야기 관련자료:없음 [46] 보낸이:문태준 (taejun ) 1997-12-02 14:25 조회:51

 #드럭에서 공연을 보고와

문 태 준 (mailto:taejun@hitel.net) -노래 이야기 요즘 락이라는 것이 세상에 한창 뜨는가보다. 문화에 무지한 나조차 언 더그라운드 락 공연을 보러 다니니. 투쟁가, 노동가외에는 몰랐던 내가... 어릴때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노래 잘 부르다는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요건 타고나는게 있나봐) 중고등학교때 방학때마다 대중가요 노래책을 통째로 다 외웠다. 박자, 리듬 다 무시하고. 그래도 방학동안 열심히 외워 학교 다니는 6개월동안은 열심 히 흥얼흥얼 거리고 다녔다. 덕분에 대학가서도 모꼬지를 가거나 술집에 가서 노래를 부를때면 언제나 끊이지 않는 노래로 메들리 분위기를 만들었 다. 지금도 노래는 메들리로 불러야 맛이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민 중가요를 부르게 되면서 술집에서야 열심히 부르지만 대중가요를 싫어하게 되었고 노래는 민중가요만 불러야 한다는 약간의 강박관념이 생겼다. 투쟁 의 열기가 쏟아오르는 아지와 힘찬 노래. 신나는 민중가요 메들리.

-락에 대한 관심 군대를 갔다. 물론 널널한 군인이라고 할지야 모르지만 짠밥을 어느정도 먹고 그전에는 별 관심이 없던 천지인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행진곡풍의 투쟁의 정서가 철철 넘치는 노래만 민중가요이고 민중가요에 락을 도입했 다는 것에 대해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양한 형식들을 어떻 게 우리 것으로 소화해내고 변화발전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내 스스로 너무 폐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란 반성이 들었다. 한편으론 군대라는 곳에 갖혀있으면서 저항의 정서를 담은 노래들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락에 관심이 간 것도 있었고 같이 근무하던 놈이 군에 오기전에 그룹을 해서 그놈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도 있다. (제대하기전만해도 사회에서 락이 그렇게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지도 모 르고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미국에서 락은 1950년대 이후 시작되었고 60 년대 미국의 반전운동, 인권운동과 같이 진행되었다고나 할 수 있을까. 젊 음과 반항을 노래하는 락이 나에게 관심거리가 된 것이다. 군대라는 창살 안에 갖혀 있는 나에게 대안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나의 위안거리가 되었다. 그전에도 민중가요라는 구분과는 상관없이 언더그라운드 음악들,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가지고 힘들어도 당차게 버티는 예술인들한테는 관심이 있 었다.

-형식만 도입되는 우리네 음악 서태지가 우리 음악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 음악에서는 힘들다 고 생각되었던 랩을 도입하고 기존의 음악과는 다른 새로운 음악세계를 펼 쳐보었고 금새 그들은 대중가요의 우상이 되었고 민중운동권에서조차 관심 을 조금씩 가지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실상 TV를 보면 우울해지는 것이 있다. 다 비슷한 노래들, 비슷한 리듬. 랩이라는 것도 백인중심사회에서 소 외될 수밖에 없었던 흑인들의 감정들, 그들의 분노와 사회적 소외감을 가 지고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음악의 형식이 들어 와도 그 내용은 사라져버리고 오직 형식만이 남아버린다. 이제 랩은 대중 문화의 주요한 요소가 되고 댄스음악으로 전락해버리고 만 것 같다. 어쩌 면 모든 것을 상품화시키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지 만. 락또한 그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한편에서는 일탈의 정서, 반항의 정 서를 노래하지만 한쪽에서는 그것이 가진 상품성을 팔아먹기 위한 많은 시 도들이 되고 있다. 락도 대중들에게 안겨주기 위한 새로운 음악적 상품으 로 포장되고 있는 것 같다.

-드럭에 다녀와 최근 신촌과 홍대의 언더그라운드 공연장을 가끔씩 다니는 편이다. 나로 서는 생소했던 염색한 사람들, 귀거리 단 사람들, 대가리 돌리는 사람들. 헤드뱅잉이라고 하던가. 새로운 문화에 대한 신기로움과 단조로운 일상에 서 벗어나고픈 욕구도 또한 있다. 아직은 머리 돌리는 것까지야 따라하지 못하지만 외쳐대고 소리지르고 미치듯이 열광하는 것이 좋다. (제대로 한 것도 아니지만 대학때 풍물패를 했었고 그래도 나름대로 문화패 출신이라 고 혼자만 자부하면서 산다. 최루탄 먹으면서 풍물 치는게 얼마나 환상적 인지, 미쳐야 예술이 된다는 것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런 말 하면 욕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락 음악에 뿅뿅~ 가서 신중현등 우리나라 락만 부르는 곱창전골이라는 것도 보았고 맨발벗 고 나와 노래부르던 뭔가 독특한 어어부밴드 공연도 봤다. 이날은 처음 드 럭이라는 곳에 갔는데 크라잉 너츠, 위퍼, No Brain이라는 세 팀이 나와서 공연을 했다. 전에 푸른굴 예식장보다는 전반적으로 어렸고 보러 온 사람 들도 어린 사람들이 많았다. 음악이 시작되고 열심히 머리를 흔들어 대는 사람들. 거기온 고등학생정도 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이 과연 제대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경험들이 얼마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고 돌아가면 다시 평범한 일반 청소년이 되겠지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 뭐라고 단정지 을 필요도 없을 듯하다. 예전에 조용필 보면서 소리를 지르듯, 댄스가수들 나오면 소리를 지르듯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몸을 흔들고 열광하는 것이야 그냥 당연한 말이지 이렇게 말을 늘일 필요도 없으리라.

-락은 저항을 노래하고 있는가 : 자본으로 독립된 문화를 꿈꾸며 솔직히 말하면 그들이 저항을 노래하든 세상을 까발리고 있든 중요한 것 은 아닌 것 같다. 그냥 그들이 하고 싶어하는 말들 하고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노래 부르면 되는 것이지. 그런데 락을 저항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 리란 생각이 든다. 오히려 억압되는 현실에 대한 도피도 있을 것이고 그들 이 노래하고자 하는 것은 자유가 아닐까 한다. 우리를 억압해오는 저 자본 의 굴레를 인식하든 아니든. 오히려 나로선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모든 사람을 똑같이 만들고 모두가 똑같이 노래를 듣고 똑같은 옷을 입는 사회 에서 다양한 문화적 흐름들이 생겨나고 자본과 권력으로 독립된 활동들이 계속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가난한 예술가들 이 대중문화의 거대한 체계에 종속되지 않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말을 할 수 있는 것. 그러나 기본적인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마저 짓밟히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변혁의 문제가 그로부터 무관할 것인가란 고민이 든다. 체제내적인 저항과 자유만 인정되는 현 사회에서.


제 목:[비평/creole] 윤도현, 노래마을, 이지상 /한겨레21 올린이:fust (최지선 ) 98/07/17 02:34 읽음:173 관련자료 없음

Nownuri ─────────────────────────────────── HAN21 문화/흐름/삶 1/5

─────────────────────────────────────── 뉴스제공시각 : 07/16 14:58 출처 : 한겨레21 제목 : [문화] 대중음악/운동가요, 그 희망의 메아리


80년대의 운동가요 문화는 90년대의 구차함을 통과하느라 무진 노 력했다. 어떤 의미로는 탄압받던 80년대에 비해 외적으로 별 일 없던 90년대를 지나오는 일이 운동가요 진영에서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무너지는 것들이 있었다. 때로 진실은 부정적인 것이다. 물론 관념의 입장 에서 바라보는 한 그렇다. 그러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진 실이다. 왜냐하면 진실 이외에는 모두 ‘허상’이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90년대를 통과한 운동가요 문화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3장의 앨범 이 거의 동시에 발매돼 우리의 귀를 끈다. 하나는 윤도현 밴드의 3집 앨범 이고, 둘은 노래마을의 4집 <희망을 위하여, 날 자 한번 더 날자>, 셋은 이지상의 데뷔 앨범 <사람이 사는 마을> 이다.

록음악은 90년대에 하나의 ‘대안’으로 취급받아왔는데, 윤도현 밴드는 운동가요를 하던 사람들이 받아들인 록음악의 가장 전형 적이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적으로는 헤비 메탈 사 운드를, 가사는 비판적인 내용을 채택하고 있다. 이들은 전문 음 악인들이 만들어내는 잘 정돈된 록음악을 구사한다. 특히 이번 앨 범은 음악적 견고함이 돋보인다. 리프들도 꽉 짜여져 있고, 리듬 패턴도 리프들과 잘 맞물려 있다. 사운드의 질감도 적절하고 세 심하게 변화한다. 타잔의 소박함에서 이제 탄탄한 실력의 록밴드 로 성장한 것이다. 이들의 음악은 에어로스미스나 블랙 크로우즈 같은 가장 미국적인 밴드들의 록음악과 통한다. 그동안의 상상을 초월하는 강행군을 통해 대중성을 획득한 이들은 이제 한국 록음 악의 주류라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 있다. 노래마을의 음악은 70년대부터 이어져 온 포크음악의 전통을 따르 고 있다. 이들의 노래문법은 우리 귀에 매우 익숙한 것이다. 순박 한 멜로디는 건강하게 일상을 사는 보통사람들의 정서를 표현하는 데 적절하며 그 뒤에 깔린, 기본화음에 충실한 맑은 코러스는 낙 관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 음악에서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순 박한 모습을 발견하면서 위안을 받는다.

반면 단정한 목소리를 지닌 이지상은 개인적인 감정들을 표현하는 데 좀더 주력하고 있다. 감상적인 영화음악을 연상시키는 코드의 전개는 어딘지 복잡하고 착잡한 느낌을 준다. 넓게는 포크계열 음악에 속하지만, 주류 가요의 서정성과 이지상 특유의 내면적인 호소력이 독특한 색채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 앨범은 상처와 그 달램이 주된 테마이다.

90년대는 우리에게 삶은 공허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삶은 의 미있는 것들이 노는 자리이기 이전에 진부하고 사소한 것들, 일상 적인 것들이 널려 있는 자리이다. 지금, 삶은 시장판이다. 의미있 는 것들도 거기서 살아 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장사’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살아남기는 진실한 자기 추구의 첫 걸음일 수도 있다. 시장판은 진지하다.

성기완/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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