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교차점

ISBN:895281133X

  • 원제 : 人間交差点 ヒューマンスクランブル(1984-)
  • 작가 : 히로카네 켄시(弘兼憲史), 야지마 마사오(矢島正雄)

이 만화는 히로카네 켄시의 단편집 모음이다. 야지마 마사오라는 스토리 작가와 함께 잡지에 연재한 것인데 그게 꽤 양이 많아져서 한권에 에피소드 8-9개씩 27권으로 완간되었다. 즉 200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그렸다는 말이 된다.

야지마 마사오라는 작가의 스토리도 괜찮고 켄시의 리얼한 그림과 맞물려 TV단막극같은 느낌을 풍기고 있다. 단편들이기때문에 여러가지 얘기를 하지는 않고 주로 한가지 심리나 집착, 깨달음 등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켄시의 성인물 답게 사랑, 섹스, 살인 등의 소재가 노인의 삶, 가족문제, 수구초심 등과 함께 뒤범벅되어있다.

요즘 이런 옴니버스 극화들이 좋더라. 삶의 단편들을 통해 내 삶을 가끔 재구해볼 수도 있기 때문일것이다. 물론 여기나오는 이야기들은 대개 나와는 거리가 있는 것들이지만, 이런 극화들을 보면 쎄라비라거나 렛잇비라거나 뭐 그런 정서에 공감이 되기도 한다.

노년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황혼유성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일부 소재는 황혼유성군에서 더 길게 그려지고 있다. 2003년에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 거북이 2003-10-10 12:56 am


야지오 마사오와 그의 걸작

바람검객의 만화이야기(http://swordman.i21c.net/) 에서 퍼왔습니다.

2001.01.15

사라져가는 걸작들 한국에 소개된 일본만화 중에는 때로 일본에서는 걸작이라고 평가받지만 한국에서는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고 사라지는 작품들이 있다. 얼마 전에 이 코너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도 이런 작품군에 포함돼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부 사람들에 의해 일본만화는 섹스와 폭력만 난무하는 저질 대중문화라고 폄하돼 왔다. 그러나 만화라는 단어 앞에 '작품' 혹은 '걸작'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한 훌륭한 만화들도 많다. 지난해 개봉된 영화 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소설 도 훌륭한 작품이다. 만화 은 소설과 영화와는 다른 색깔의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일본 아동문학계의 거두로 칭송되는 미야자와 켄지의 단편소설 <은하철도의 밤>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만화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로 사용됐다. 얼마 전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이 출판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만화 <은하철도의 밤>이 98년에 이미 발행되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초보 요리사의 성장 이야기 , 일본장기에 목숨 건 사람들을 그린 <월하의 기사>도 사라져가는 걸작이다.

은 1984년부터 일본의 성인만화잡지 에 연재되기 시작해 27권으로 완결됐다. 이 만화는 일본의 권위 있는 만화상인 소학관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 작가로 꼽히는 의 히로카네 켄시의 출세작이기도 하다.

은 작화를 맡은 히로카네 켄시보다는 스토리를 담당한 야지마 마사오의 체취가 풍기는 작품이다. 소시민들의 소박한, 혹은 비참한 인생의 단면을 예리하면서도 푸근하게, 그리고 진실하게 조망하고 있는 작품이다. 각 화마다 수감 중인 죄수, 술집 호스티스, 정년퇴직을 앞둔 직장인, 신참 형사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 인생을 소설로 쓰면 10권을 넘을 거라고 소리칠 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28페이지의 짧은 지면에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대여섯 편의 에피소드를 보다 보면 한두번은 눈물을 찔끔 흘리게 하는 그런 만화이다.

2001년 1월 현재 한국어판으로 5권까지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웬만한 대여점이나 서점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만화도매서점이나 만화를 잘 아는 주인이 경영하는 대여점에서나 간혹 눈에 띈다. 아직 완간까지는 22권이나 남있으니 그때까지는 더 많은 사람들이 보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리고

야지마 마사오의 신작 은 21세기판 이다. 히키노 신지가 그림을 맡았다. 빅윙은 하네다에 있는 국제공항의 별칭이다. 빅윙은 공항과 철도, 쇼핑몰, 식당가가 밀집된 최첨단 시설의 현대적 건물이다. 이 만화의 주인공 요시카와 쿠미코는 스튜어디스를 희망하다가 빅윙에서 안내원으로 일하고 있는 초짜 사회인이다. 그는 하루에 천명 이상의 사람을 만나면서도 모든 사람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어한다.

무대가 화려하고 현대적인 장소로 바뀌고, 주인공도 귀여운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바뀌었지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에 뒤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이 스쳐지나 가는 빅윙에서 다른 사람의 웃음을 보기 위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쿠미코가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에 새겨진 삶의 이력을 쿠미코의 눈을 통해 대신 보게 된다. 가끔은 작은 이야기 하나에 깊은 감동을 느끼고 싶은 당신이라면 꼭 봐야할 만화이다.

짧은 에피소드 하나

크리스마스 이브의 빅윙 레스토랑들은 혹시 예약이 펑크난 자리에라도 앉고자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근무를 서게 된 쿠미코는 레스토랑 앞에서 사정을 하고 있는 부부와 아야라는 소녀를 본다. 그러나 그들은 예약펑크를 기다리던 다른 사람과는 달리, 자신들의 예약을 취소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쿠미코는 그 사람들을 단골 돈가스집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그들의 사연을 듣는다.

부부가 빚보증을 선 친구가 야반도주를 했다. 그 집에는 어린아이, 아야가 혼자 남겨져 있었다. 아이가 없는 부부는 아야를 친자식처럼 키운다. 그러나 아야는 친부모가 남긴 빚 때문에 수년간 고생하는 양부모에게 어린아이답지 않게 마음을 쓰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외식과 선물을 주지만 비싼 외식도 선물도 거절하는 것이다. 이번 크리스마스의 선물은 특별한 것이었다. 선물 포장 속에는 따뜻한 장갑과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 그것은 친부모가 곧 아야를 찾아오겠다는 편지였다. 아야에겐 비밀로 했지만 얼마 전부터 친부모에게서 편지가 오고 있었다. 아야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양부모는 편지를 숨기고 있었지만, 더 이상 숨기지 못하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하려 한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이 많이 와 장갑이 든 선물꾸러미를 건네는 양부모, 그러나 아야 역시 그 편지가 그 안에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장갑은 받겠지만 선물 속에 든 편지는 받지 않겠다는 아야. 이미 친부모가 찾아올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자신을 소중하게 키워준 양부모의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한다.

    • 작품정보

인간교차점 ★★★★★ 글:야지마 마사오 그림:히로카네 켄시/대원씨아이/4,000원/1-7권 발매 전 27권

은하철도의 밤 ★★★★★ 원작:미야자와 켄지 만화:카타야마 슈/대원씨아이/3,500원/단권

빅윙 ★★★★★ 글:야지마 마사오 그림:히키노 신지/서울미디어랜드/3,500원/1-3권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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