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

LeeJeongSeon

# 30대[ | ]

우연히 외로운 밤에 노래를 곁에 없어도 당신은 우울한 연인 행복한 아침 울지않은 소녀 그녀가 처음 울던 날 건널수 없는 강 바다가에 선들 은이

이정선 - 30대 와로움. 뼛 속까지 차갑게 얼어붙은 사무치는 외로움...
1986년, 이화여대 앞에 '시작'이란 카페가 있었 다. 말이 카페지 새까만만 벽지에 창문은 온통 신문지로 도배 를 해 놓았고, 녹이 슬어서 불이 들어있을 때나 없을 때나 벌겋게 상기된 난로가 놓인.. 언제 헐릴지 모르는 무허가 판잣집이었다 연탄창고 같은 그 카페에는 당시 운동권으로 불리던 젊은이들이 모여 (그 날이 오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같은 한국판 프로테스트 송을 합창하곤 했 다 술잔 부딪히는 소리와 어설픈 통기타 반주에 맞춰서... 매캐한 담배 연기로 가득했던 그 카페에서 송창식, 김민 기, 앙회은의 노래와 함께 구닥다리 스피커를 통해 거의 매 일 흘러나오던 노래가 있었다.

이정선의 (우연히) 앨범 커버에 30대를 위한 음악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문 제의 (이정선 7) 앨범은 필자의 흔란스러웠던 20대 초반을 상기시키는 부끄럼고 사랑스런 작품으로 기억된다.

70년대의 통기타문학와 이정선

70년대는 우리 대중 음악계에 있어서 새로운 전기를 맞 이한 시기임과 동시에 가장 불행한 암흑기였다. 다앙한 장 르의 음악이 혁신적인 발전을 거듭한 반면, 독재 정권의 방 송 금지 조치와 서슬퍼런 압제가 공존했기 때문이다. 그 중 에서도 민중들의 삶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담은 대학 가 요와 통기타 음악은 박정회 정권의 철퇴에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경우였다 이른바 데모 선동가로 분류된 그 음악들은 75년을 기점으로 방송이 전면 금지되었으며, 음반판매 역 시 철저하게 통제되었다 그리고 그런 노래들을 취입하는 가수나 따라 부르는 사람들 모두에게는 '국가 전복 세력 이 라는 끔찍한 족쇄가 채워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투옥되었으 며, 태양은 영원히 떠오르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문화적 암 흑기 70년대... 그 절망의 시기에 등장해서 유례없는 창조 적 에너지를 발산한 인물이 바로 이정선이다

그가 처음 통기타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70년대 초, 모교인 서울대 안에서였다 그러나 어렵게 제작된 데뷔 앨범 「이정선 노래모음/이리저리」는 곧 악명 높은 판매금지 조치에 묶이고 만다 (거리)라는 노래의 "신을 믿는 시람 은 많아도 사람을 믿는 시람은 없으니...."란 가시가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대중 가요 가사에 대한 심의가 충분 한 논의 없이 결정되고 시행되었다는 과오를 드러낸 좋은 예였다. 하지만 같은 앨범애 수록된 (이리저리)는 캠퍼스 를 중심으로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고 두번째 앨범의 제 작율 가능케 했다. 그리고 발매된 보석 같은 작품 「섬 소 년...(오직 사랑뿐), (오늘 같은 밤), (행복하여라) 등 의 모든 곡이 우수했지만, 타이틀 트랙 (섬소년 )은 가사로 서 인상적인 소재였으며 노래로서 뛰어난 선율이었다 더욱 이 종래의 포크 음악이 사회참여의식에 근거한 저항적인 음 악이었던 반면, 모든 수록곡듣이 은유적인 성향을 띄고 있 던 이정선의 두번째 앨범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독재 정권 의 감시망을 용케 벗어날 수 있었다.
마치 일재 탄압하의 민중가요가 그러했듯이 그의 음악도 70년대의 특수성 아래 에서 나름대로의 활로를 찻았던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얼 마 지나지 않아 (이정선 2)앨범으로 이어졌으며, 베스트 형식으로 공개된 3집을 거쳐 (이정선 4) 앨범에 이르러서 는 브루스적인 색채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로스오 버 계열로 들어서기 시직한 (이정선 5)와 (이정선 6)에 이어 85년에 발표된 앨범이 이번에 시완 레코드를 통해 재발매되는 걸작 (이정선 7)인 것이다 포크, 블루스와 크로스오버 성항이 최고조에 달한 이정선의 80년대 걸작 (이정선 7)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기타는 물론이고 베이스와 하모니 카에 코러스까지 혼자 더빙해서 완성한 본작은 이정선의 포 크, 블루스 사운드와 크로스오버 성향이 절정에 달한 작품 이자, 인스트루멘틀에 큰 비중을 두기 시작한 첫 작품으로 기억된다 아울러 한 번 턴테이블 위에 올리면 쉽게 내려 놓기 싫을 정도로 본작을 가득 메운 열곡의 노래들은 외골 수 아티스트로서 이정선의 음악적 재능과 연륜을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이나 (외로운 밤에 노래를), (울지않는 소녀)등은 85년 당시 대학가에서 엄 청난 인기를 모았던 노래들이었다 특히 (그녀가 처음 울 던 날)은 당시 젊은이들이 자주 모이던 통기타 카페에서 가장 많이 불려지는 애창곡이기도 했다 또한, 농익은 블루 스필을 만끽할 수 있는 (건널 수 없는 강)은 한영애의 리 메이크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며. (곁에 없어도 당신은) 같 은 트랙은 본작 이후 이정선의 음악 행로를 짐작케 해주는 크로스오버 넘버라고 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일렉트릭 기 타의 처절한 애들립이 빛을 발하는 (바닷가에 선들)은 해바라기(이정선- 이광조- 한영애- 김영미), 풍선(이정선, 이광 조, 엄인호)과 함께 이정선이 조직한 또 다른 프로젝트 신촌 블루스의 일면을 발견할 수 있는 진한 브루스 록 넘버이기 도 하다 그러나 본작의 핵심은 강렬한 포크 불루스 스타 일을 자랑하는 첫번페 트랙 (우연히)와 이번에 특별히 보 너스 트랙으로 삽입된 (우연히)의 언플러그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핫 투나(Hot Tuna))의 어쿠스틱 공연 실 활을 연상시키는 이 곡은 이정선의 연주력을 만끽할 수 있 는 놀라운 인스트루멘틀 작품이자, 작사. 작곡. 편곡의 모 든 면에서 최고도에 이른 빛나는 걸작이다. 마치 간간이 발 견하게 되는 레드 제프린의 보석 같은 어쿠스틱 작품처럼 신선함과 노련미를 함축한 80년대 대중 가요 최상의 핫 트랙인 것이다.

30)대 이상만 들어야한다는 (우연히) 이 곡을 몹시나 좋아하던 여학생이 있었다.
학교를 휴학하고 그 혼란의 시기를 필자와 함께 보냈던 그녀는 그로부터 몇년 후 많은 미련을 남긴 채 세상을 등지 고 말았다 그리고 10난... 3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 그 아 픈 추억의 노래를 다시 들어본 순간, 예전엔 느낄 수 없었 던 새로운 느낌이 고개를 든다 외로움!
뼛 속까지 차갑게 얼어붙는 사무치는 외로움 이정선의 일곱번째 앨벌은 한 외골수 뮤지션의 고독이 만들어낸 진솔 한 삶의 독백이었던 것이다

글/오수석(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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