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LeeSangEun

여성지의 기사

1 # 공무도하가[ | ]

『HoPE (Progressive Rock)-호프 음악이야기 (go SGGHOPE)』 157번 제 목:이상은의 [공무도하가] 올린이:crabclaw(강태승 ) 96/06/18 03:41 읽음:261 관련자료 없음


(오늘예감 5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그런데 기본한자중에 '공후'에 해당하는 한자가 없군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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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후(嚃糊)(*1)를 뜯으며(*2) 내려오지 않는 새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장한솔(음악비평생산모임'樂譚')

- 1 - 이상한 나라가 하나 있다.
음악을 하는 성별이 정해진 나라. 이 나라에선 5살을 넘자마자 여자아이들 은 사설 피아노 교습소에 보내짐. 물론 남자아이들도 피아노를 배움. 그러나 음악가로 키우기 위한 것은 아니란 점에 주목할 것.
19세쯤에 이르면 좀 더 편차가 두드러짐. 여자들은 공주 마마가 되기 위해 이 나라의 음대를 지원. 때론 유학을 감. 그러나 음악가로 키워지기 위한 것 은 아니란 점에 유의할 것.
이 나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들중 여성은 상대적으로 드묾. 고급 음악교육 을 받은 여성 인력들은 국민학교, 피아노 강습소, 오케스트라에 투입되어 혼 사(婚事) 대비 부가 가치를 높임. 그러나 음악에 시집가는 것은 아니란 점을 참조할 것.
그에 반해 활동중인 전문 음악교육을 받지 않은 여성가수는 다수임.
그러나 필수 고려사항 - 얼굴·성적 매력·춤솜씨가 아닌 안정적인 음악창 작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한 여성 가수는 또한 드묾.
이 이상한 나라에서 95년 어느 겨울......

- 2 - 일명 "공후인(嚃糊引)" 이라고도 하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란 옛 시가 (詩歌)가 있다. 실재했던 어떤 노래 그 자체가 하나라면 이 시가가 번역되어 중국어(한자)로 실린 "公無渡河 公竟渡河......"가 실재하는 또 하나이다.
그리고 우리가 고교 국어 시간에 배운 현대 한국어로 번역된 "님아 님아 내 님아......"가 역시 마지막 하나였다. 그런데 이 반열 안으로 가락없이 유체 이탈된 시가에 혼을 불러 들이려는 마녀 하나가 나타났다. 4천년을 거스르는 스틱스 강가에 나타난 '이상은' 이란 아티스트이다.
이상은의 "공무도하가" 음반은 서늘한 아코디언 소리로 시작한다. 무거운 슬랩 베이스가 곧이어 뒤를 받힌다. 길리 스미스를 연상시키는 흐느적거리는 그의 목소리가 그 누구를 찾는다. 아련히 어릴 적 어미에게서 들은 듯한 무 엇인가를 찾음이 목마른 그를, 기타 소리가 간지럽히고 있다. 시나위처럼 흐 드러진 악기들이 혼성 교배의 희열을 타고 프리재즈의 광기로 수직 상승한다.
듣는 이의 뇌파가 파열하기 직전 실존의 정체를 묻는 어눌한 질문 꺼리의 쓸 쓸함을 간직한 채 노래는 스피커 저편으로 사라진다.
아니! 이상은이 제대로 된 음악을 하고 있다!
필자의 감탄부호 남발은 실은 이상은의 책임도 크다. 몇 년 전 강변가요제 란 것이 있었고 키만 뻘쭘 크고 유니섹스한 차림의 가수 하나가 등극했었다.
브라운관에서 그 가수가 (아직까지도 그 뜻을 모르고 있는데) "담다디" 라고 연호를 외쳤고 국민들은 덩달아 "담다디" 하며 연창을 했다. '담다디' 국풍 (國風)이 심하게 분 탓일까? 자신의 음악성을 펼쳐 보려는 의욕에 찬 3집 이 후의 음반들과 "더딘 하루"(3집) 와 "언젠가는"(5집) 같은 순조로운 히트 곡 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동안 필자의 기억에서 아슴푸레 잊혀졌었다. 그의 변 화를 주목하며 '음악가'이상은을 향한 기대를 키웠던 팬들과는 달리 필자 같 은 사람들에겐 단지 방송 매체에 의해 '국민적 화합 차원'에서 키워지다 자 신의 음악세계를 가지려 하자 용도 폐기된 어중간하고 흔한 '가수' 이상은으 로 여겨졌을 뿐이다. 끊임없는 밀리언셀러 제조기나 시대의 경향을 앞서는 선도자도 아닌, 다만 조용히 조금씩 자기 음악을 찾아가는 중이던 그에게 씌 워진 '담다디'의 업보는 그를 발견해 내도록 하는데는 너무 강한 이미지였다 고나 할까? 그러니 특이한 제목에 이끌려 구한 이 음반을 처음 듣고 반가움 보다 놀라움이 앞선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허나 필자의 구차한 변명은 가수 이상은에게는 통할지언정 작곡가 이상은 에게까지 적용시킬 만한 것은 못된다. 뜬금없지만 언뜻 책에서 들은 이런 얘 기가 생각난다. 좀 고리타분한 어떤 클래식 애호가 얘기인데, 아다지오 악장 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는 아다지오가 어찌나 좋던지 아다지오 악장 이 없는 작곡가는 경멸했다. 그래서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풍족한 음악교육 을 받은 멘델스존을 경멸한다. 멘델스존에게는 아다지오 악장이 없기 때문이 란다. 결국 그 애호가의 해괴한 논리는 모든 작곡가는 가난해야 한다는 사춘 기 낭만주의로 귀결하는데, 슈베르트는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니라 실은 돈 씀 씀이가 너무 헤퍼서 가난하게 살다 가난하게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 지... 어쨋든 바로 이러한 종류의 통념화된 선입관이 내가 느껴야 할 책임감 이다. 그리고 그 책임감은 단지 나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의 모든 음악판에서 이런 경향은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순수의 이 름으로 대중음악에 벽을 쌓고 예술의 미명 아래 국악을 배척하는 클래식, 보 존을 핑계삼아 누워 침을 뱉고 전통의 권위로 대중을 향한 발걸음질을 지둔 시키는 국악, 선전선동의 무기라는 강박을 못 버리고 선한 목자가 되어 있는 착각에서 버벅거리는 민중음악 등등... 그 폐쇄성에 답답할 손, 한국 음악판 이다. 그러나 문제는 기성, 기존, 기득의 이름으로 벽을 쌓은 이들 음악 집 단에만 한정되지 않으려는 기류가 언뜻 보인다는 점이다. 바로 재즈의 호황 이나 록의 부흥을 바라보며 생기는 기우가 그렇다.
물론 만인이 좋아하는 장르나 형식이란 있을 수 없으나 각각 [세련된 신세 대]란 기호와 [젊음의 저항]이란 기표로 추종자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음악판 의 재즈와 록은 평자들의 열렬한 지지 발언을 등에 업고 배타적 매니어 집단 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비단 재즈와 록뿐이 아니다. 실험 음악이나 포크, 여타 언더그라운드 음악들도 각각의 매니어 집단을 데불고 있다. 이쯤 되면 문화산업의 시장이 분화되고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이 전 시되어 수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의미이자 바람직한 현상 이 아니냐고 흘깃거릴 이들을 짐작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덕분에 우리는 이불 뒤집어쓰고 FM 라디오 수신기에 귀를 바싹댄 채 다양하고 세련된 남의 나라 음악들이나 에어체킹(air-checking) 할 수밖에 없었던 전시대의 대중음 악 소비 양태에 비하면 행복해진 편이다. 허나 문제는 남는다.
하나는 음악 형식의 분화가 형식에 담겨지는 내용의 기의까지 좌지우지 한 다는 점이다. 90년대에 록이 부활의 징조를 보이면서 젊음의 상징으로 기호 화가 되고 더 나아가 "젊음=저항" 이란 도식의 상투성을 따라 저항(의 음악) 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형식으로 추앙받는다던지 60년대 말까지 가요의 대표 적 형식이기까지 하던 뽕짝이 팝송에 밀려 중장년층의 몫이 되면서 서민들의 천박성 사실주의를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이다.
말하자면 열렬한 평자들과 매니어들의 사주를 받으며 록은 저항만을 말하는 벙어리가 되어버리고 재즈는 도시적이고 포스트 모던한 감수성만을 암송하도 록 보이지 않는 동의가 이루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각각의 형식이 짊어져야 할 기의가 마치 사회주의적 이상향처럼 고르게 분배되는 이 현상 속에 심화 되는 것은 형식간의 두터운 벽이고 통제 받기 쉽게 잘 구 획되는 음악 지형 도일 뿐인데도 말이다.
두 번째는 현재의 대중음악의 형식 분화란 것이 남의 것을 빌린 것이고 애 시당초 자생적은 아니란 점이다. 예술의 창조적 가치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한 베끼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분화된 형식이란 무게중심 없는 기교의 현 란함이기 쉽다. 그렇기에 편법으로 외래 형식을 수용할 때 나오는 방법이 외 래의 형식과 토양의 정서를 융합시킨다는 좀 관념적이고 자아 강박적인 변증 법인데, 최선의 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정서란 막연한 개념의 주관적 해석이 가질 수 있는 오류와 토착 형식에 맥이 닿아야 한다는 자기 정체성을 향한 지나친 강박, 반대로 원류 형식에 치중하면서 생기는 무국적성 등이 성공적 인 휴전(fusion)의 전범을 힘들게 하는 요소이자, 어정쩡한 휴전을 만들어 놓고도 전통이나 한국적이란 말을 들먹이며 강변하려 하게 만들고 애써 소중 한 자신들만의 개성적인 창작의 정체성을 부정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이러한 대중음악판의 나눠먹기를 애써 긍정적인 방향으로 만 바라보기는 힘들다는 것이고, 기성 음악 집단의 배타성에 못지 않게 세포 분열하는 대중 음악쪽에 걱정의 눈길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옆길로 새서 가져온 바로 그 관점을 지니고 다시 이상은에게로 돌아가 보자.

- 3 - 이상은의 "공무도하가"의 성격을 한 마디로 규정짓는다면 실험음악이라 할 것이다. 느낌을 말하자면 95년에 발표된 음반들중 손꼽을 수 있을 만치 빼어 나고 한때 국민가수로만 알았던 이상은을 아티스트로서 다시금 보게 만든 수 작 앨범이라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까지 홍신자가 노래한 황병기 의 "미궁"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여성 아티스트가 만든 국내 실험음악을 접 해 본 셈이다. 물론 홍신자는 무용가인데다 가창자로서만 참가했던 셈이므로 작곡, 작사와 가수까지 겸한 이상은에 비할 바 아니므로 이상은의 값어치는 더 크다 할 것이다.
음반 해설서에는 그녀의 핏줄에 흐르는 공무도하가의 태고적 기억을 끄집 어내었다는 둥의 어설픈 얘기가 담겨 있으나 우스운 얘기이다. 이 점은 그가 부르는 공무도하가의 가사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4천년 전의 "공무도하가"
가 중국어인 "公無渡河 公竟渡河..." 로 불려졌을 리도 없는 일이고 더구나 그 당시 발음이 "공무도하 공경도하..." 일 리도 없는 데다 하물며 현대어로 해석된 "님아 님아 내 님아..."가 그 때 그 노래일 수도 없는 때문이다. 그 렇다고 괜히 고대 시가에서 이름만 빌었다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다. 공무 도하가는 '공무도하가'이다. 그것은 고대에 현존했던 공무도하가가 아닌 음 악가 이상은이 공무도하가에 관련한 지식에 바탕 하여 그의 상상력과 결부시 켜 창조해 낸 새로운 공무도하가이다. 그것은 음악 이론상의 재해석이 아닌, 예술적 착상이자 음악으로 실현시킨 상상력일 뿐이다. 따라서 이 음악(음반) 의 제목이 제공하는 역사성과 혈연성을 근거로 이 음반에 한국적 정서 어쩌 구의 핏줄잇기 시도를 한다면 토착 정서에 맞닿아 있는 KS 마크가 찍혀야만 당신을 인정해 주겠다는 식의 평자들의 입장 준거의 정합성을 보장하려는 간 교한 획책일 뿐이다.
앞에서 지적했듯 이 음반은 실험음반이고 그 부류에 걸맞게 다양한 장르를 실험하고 있다. 비트 강한 재즈 록에서부터 영국 민요조의 포크, 현대음악, 제 3세계의 토속음악, 반복성이 강한 전자음악, 댄스 리듬, 컨추리 포크, 불 란서 풍의 왈츠 등등 실로 그의 음악적 역량을 폭발시키고 확인해 보려는 듯 다양하기 그지없는 형식을 실험하고 있다. 더구나 대개의 실험 음반이 주는 다양성의 난삽함, 음악적 독선의 난해함을 거부하고 음반전체를 관통하는 독 특하고 단일한 색깔로 편안함을 제공하여 접근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창조적 이란 점에서 과히 칭찬을 아낄 바 아니다. 그리고 그 단일한 색깔은 '공무도 하가'로 표상 되면서 - 그에게 있어 님(公)이란 연인의 기호를 떠나 있다.
"보헤미안"에서 노래되는 너이자 나의 존재 의미이며 "새"에서 간구 받는 내 려오지 말아야 할 새이다 - '큰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 이국의 '섬들과 섬, 바다와 땅에서도 찾지 못'한 도시의 공허이고 '삼도천에 뛰어 들어 크나 큰 바다로나 갔어야 할 물고기가 결국에 땅에 내려앉아 버리고 마는 새'가 되어 질문하는 자아의 존재 의미로 드러내 진다. 그렇기에 그의 가사는 포크 가수 의 목소리로 현실 푸념을 늘어놓다가 불교적인 구도의 겉핥기를 해보기도 하 지만 때론 관념적 현실 도피성으로 인해 '아이들과 할머니와 평화'를 걱정하 는 풍요한 경제적 지위를 확보한 소시적 히피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어쨋 든 음반 전체를 관통하는 맥을 짚어 내는 명의(名醫)이고 보면 이 음반은 콘 셉트 음반이기도 하다.
허나 아무리 물 건너에서 작곡하고 편곡하고 녹음하고 배포되어서 그예 물 을 건너오지 말라 말 안 했어도 기어코 건너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가운데 가 라앉으려는 다음에야 괜찮은 외국 아티스트 음반 하나 보듯 이 음반을 읽을 수는 없다. 앞전에 서술했듯 여기서 제시하는 형식의 다양한 실험들이 얼마 나 우리 음반에 수용되고 파장을 미칠 수 있는가라는 점 때문인데 우선 긍정 적 낙점을 주고 싶은 바는 결코 한국의 토착 정서나 토착 음악 형식에 빗대 려는 어거지가 별로 눈에 안 띤다는 점이다. 오히려 일본 아티스트들의 영향 이 두드러진다는 면에서 '공무도하가'는 한국적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일본적 이다. 앨범 제작에서부터 연주까지를 거의 일본인 뮤지션들이 담당한 점이 겉으로 드러나는 증거라 한다면 '공무도하가'와 '새'에서 사용된 샤쿠하치(* 3)의 농현없는 청아한 소리는 단적으로 이러한 추측을 확신시켜 준다. 뿐만 아니라 일본인 뮤지션의 편곡을 거친 곡들에서 느껴지는 선율은 굿판보다는 가부키를 더 연상시키며 재킷 속표지의 그림은 섬세함과 정적(靜的)인 미(美 )로 숨막힐 것 같은 일본 그 자체이다. 게다가 가사에서 들려주는 불교색채 마저도 왠지 무속(巫俗)끼 짙은 한국의 절간은 쉬이 상상해 내기가 힘들다.
물론 거꾸로 보자면 그러한 타국적성(他國籍性)이 입심 좋은 평자들의 도 마 위에 오르기 쉽고 '왜색'이라는 낙인을 찍으며 기색(起色)하는 우국지사 를 만날 성도 싶으나, 전용 구장 하나도 변변히 못 갖추고서 단지 우리 민족 을 35년간 지배한 일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를 쓰고 월드컵 유치전쟁에 이기려 혈안이 된 무대뽀 민족 주의에 비한다면야 얼마나 알찬 성과인가? 토 착성과의 연계에 강박 들린 입장이 아니고 되려 음악의 지평을 넓혀 준다는 의미에서 필자는 이 앨범에 호감을 갖게 된다. 사실 창작자의 토착 정서로의 회귀 강박은 엄밀히 본다면 그가 예술가로서 자라기까지 종족 정서가 영향을 끼쳤고 그 영향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창작 행위의 자기검열 기 제를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지녀야 할 바이기도 하지만 더 문제인 것은 조금 이라도 토착 정서와 관련 있다 싶으면 어떤 식으로든 한(恨)이나 멜로디·리 듬의 부분 닮음을 근거로 과잉 해석하려는 평자들이라 할 것이다. 그런 점에 서 아직은(*4) 이상은의 '공무도하가'에 대한 과잉 해석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인지 그냥 그렇게 동양(일본)적 정서와 음악 표현법을 충실히 차용한 이 음반이 (일본적이라는 수식어를 인정하는 선에서) 필자에게는 신선하게만 느 껴진다.
또 하나 이 음반에서 짚고 싶은 바는 - 정확히 말해 이런 류의 실험음반들 에 바라는 바이기도 한데 - 실험음반이라 하면 대개 담게 되는 음악 내용(가 사)의 관념성·비정치성·몰역사성·동화성 이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실험음 악(*5)을 접하게 될 때 많은 경우 이런 류의 가사내용을 담보 받도록 훈련되 고 있는데, 이 점 또한 앞에서 지적했듯 음악 형식의 기표가 내용의 기의마 저 분배받아 특화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 평자들과 매니어들의 열화 같은 닥 달 속에 개성의 이름으로 미화되어 배타의 벽을 쌓으려는 경향이란 점에서, 이 음반에서도 그리고 음악가 이상은에게서도 문득 그런 경향이 있지 않을까 싶어 지레 걱정이 앞서 버리는 바가 있다. 적어도 한 예술가가 [세계]와 동 떨어져 사는 존재가 아니라면 자아 속의 내적 문제만이 아닌 끊임없이 실존 하는 물리적 시공과 현실적 역사 속에서 세계와의 교류도 그의 음악 속으로 삼투해 들어가야 할 그의 일부분이고 보면 말이다.

- 4 - 음반 "공무도하가"를 일순례하고 느끼는 성숙한 음악가 이상은을 대하는 놀라움과 수작 앨범을 만나는 반가움을 아쉬운 페이드 아웃으로 정리하며 가 장 인상적으로 입가에 남았던 노래가 "새"란 곡이었다. 몇 소절만 적어보자.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한 맘으로 돈을 세도 .......(중략)......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후략)"

한 때는 인기의 후광을 업고 이 좁은 땅을 기어다니며 대중과 음악성 사이 를 배회하던 이상은에게 그러나 이제는 자신이 날아오르고 싶다던 음악의 하 늘을 향해 작은 날개를 얻은 아티스트 이상은을 향해 필자는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 말고 더 멀리 높게 훨훨 날아오르라고 말해 주련다.


(註) 1) 고대 중국·한국·일본의 현악기. 금(琴)의 일종이다.
2) 원래 오늘예감 5호에 발표했을 때의 제목은 '공후를 불며 내려오지 않는 새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였었다. 헌데 나중에 활자화되고 곰곰 생각해보니 이것이 엄청난 버그였었다. 각주 1번에 적어놓았듯 현악 기인 공후를 '분다'고 표현했으니... 해서 소 잃고야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어버렸지만 제목을 수정하였다.
3) 일본식 플롯. 우리 나라의 소금(小 )과 비슷한 고음부 관악기이다.
4) 어떤 점에서 이상은의 이 음반은 빼어난 수작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중음악의 담론 시장에 제시하는 화두거리는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도 이 음반을 둘러싼 어떠한 담론이 다뤄 지고 있다는 말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5) 이때 실험음악이란 개념은 좁은 의미에서의 클래식의 현대음악에서 연장된 개념이다.

2 # 공무도하가 2[ | ]

이상은, [공무도하가]

유재준 (suicideY)

1.
솔직히 담다디를 좋아하지 않았고, 멀대같이 키만 크고 싱거워 보이는 외모 때문에 이상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근근히 들려오는 그녀의 신작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듣고, 도대체 어 떻길래 저리 떠들어대나 하는 의문에 후배에게 그녀의 신작 [공무도하가]를 빌려 듣게 되었다. 테이프 속지에 실린 해설지의 잡스런 내용에--예를 들면 그녀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다, 그녀의 핏줄에 흐르는 태고의 기억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짜증이 나기도 했었고, 뒷면의 가사를 보는 순간, '얘도 랩한 다고 설치는거 아냐?'할 정도로 많은 분량의 가사들과 도대체 이 가사로 어 떻게 노래를 부를까 하는 의문 등등이 생겨났었다. 그러나 정말 잠깐동안의 의문이었던지 테입은 나의 가방 속에서 며칠동안 썩고 있었고, 며칠후 후배 가 오빠 테입 안줘요? 라고 물어보는 순간 아 내일줄께 하며 집으로 돌아와 바로 테입을 틀었다. 아무리 그래도 한번은 듣고 줘야지.

그리고 불쌍한 나의 후배는 보름이 넘도록 테입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2.
서글픈듯한 아코디언(인 듯한?) 소리로 시작되어 도발적인 베이스로 바뀌며 '티렉스가 유태인 사이에 큰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이라는 뜻 모를 가사 로 시작되는 [보헤미안]부터 이상은은 나의 뒷통수를 때리고 있었다. '바보 같은 놈, 이게 바로 진짜 나란 말야!'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이상은의 목소리 가 아니었고,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이상은의 음악이 아니었다. 아 여태껏 나 는 얼마나 많은 편견에 갇혀 있었던가! 그전까지의 무작정 내질러대는 목소 리를 예상하고 있던 나는 그녀의 새로운 목소리, 뭔가 신비스러운듯한 분위 기와 절제하고 있는 듯한(막혀있는 갑갑함이 아닌) 느낌의 목소리에 말그대 로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나의 느낌은 [Don't Say That Was Yesterday] 를 지나, '아 이 여자 목소리에 자신있구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음악은 최 소한 줄이고 목소리를 강조한 [Summer Clouds]에 이르러서야, 그 느낌이 그 저 착각이 아니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사실 연주를 전혀 할 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에겐 어떤 음악을 판단할 근거는 음악을 들었을 때의 느낌과 가사 와 목소리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판단했을 때 이상은의 이 앨범은 정 말 좋구나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타이틀 곡 [공무도하가]의 웅장할뻔--역시 절제되었다 라고 말할 수도 있을 --함, [삼도천], [22,23,24], [Spring], [Come, The Children Do], [성애], [새], [September Rain Song],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든] 등 모든 수록곡들 이 때로는 재즈적 분위기로, 때로는 반복 음들로 인한 사이키델릭함으로 그 새로움 형식들을 담아내고 있으며, [Come, The Children Do] 곡에서 들리는 스켓 코러스는 정말 나를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여러 악기들 의 사용--예를 들어 아코디언이라던가 소금 비슷한 소리가 나는 샤쿠하치란 악기, 그리고 뭔지 모를 다양한 악기 소리들--으로 보여주는 실험적인 시도 는 새로운 느낌을 주기 충분하다.

3.
내용적인 측면, 즉 가사적인 면에서도 이 앨범은 컨셉트앨범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 특히 '나'와 '님/너/새' 등으로 표상되는 그 무엇과의 상호관계 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전체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여기서 '님'은 바로 나 자신일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타자'일 수도 있다. 그 두가지는 서로 합일해 있었으나 (보는 내가 세계이고 세계가 나의 시계이고, 시계는 시간 안에 있고 시간은 그 시계 안에 있네.....보는 그댄 세계이고 세계가 그대 안에 있고 그대는 시간 안에 있고 시간은 내 안에 살 고 있네:[22,23,24]) 서로 분리가 되고 (님아 님아 내 님아 그예 물을 건너 시네:[공무도하가]) 그에 따른 방황 (나는 어디 있는지, 너는 어디 있는지, 물이 무엇이었는지, 빛이 무엇이었는지...내가 꿈을 꾸는지 꿈이 나를 찾는 지, 별은 누구였는지 길은 어디에 있는건지:[보헤미안])을 겪게 된다. 결국 '너'는 여기서 살 수 없으며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할 곳은 없어:[새]) 여기가 아닌 다른 어떤 곳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섬:[새])으로 가야만 하고, '나'는 너를 기억하려 (부디 사 랑했던 사람들은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든 잊혀지지 않게 해주소서 :[무엇으 로 다시 태어나든]) 한다.

4.
하루키가 소설에서, 왕가위가 영화에서 상실을 이야기 했다면, 이상은은 그 의 노래로 상실을 이야기 했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어쨌든 우리 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시대를 살고 있고, 그렇기 때 문에 이상은의 새 앨범 [공무도하가]에 공감이 가는 것은 단지 나 혼자만의 느낌일까?

내일은 후배에게 테입을 돌려주고 새로 씨디를 사야겠다.

- 이 글들은 하이텔 언더그라운드 음악 동호회에서 갈무리해 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3 외롭고 웃긴 가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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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공연기[ | ]

2001/04/07/토요일 이상은 콘서트에 다녀와서

이동훈 [1]

ㅠ_ㅠ 엉엉~

드뎌 봤습니당... 상은 누님의 5년만의 서울 콘썰~!
오늘(토요일) 6시부터 시작해서 거의 9시가 다 되어서 끝났는데요... 한 15~20곡 정도는 부르신거 같아요.

멤버는 좌측에 다케무 하지다씨(어쿠스틱 기타, 피아노, 키보드), 가운데 앞에 이상은(보컬), 가운데 뒤 퍼커션을 잡으시던 이름 모를 흑인분 (^^ 강산에 콘썰에서도 자주 참여하신다는군요)
우측에 혼다씨(일렉, 어쿠스틱 기타) 이렇게 4인조였습니다. 사운드는 어쿠스틱에 가까웠 구요... 기름기 쫙빠진 약간은 거칠면서도 소박한 소리가 특징이였습니다.

신보 무한한 서정시에서 베스트 트랙이라 할 수 있는 summer, 삶, endless lay, 오늘 하루, time flies를 불렀는데요... 특히 앵콜 이전의 마지막 곡으로 선택된 time flies를 들을때는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더군요. ㅂㄹㄹ~~

공무도하가에서는 summer clouds, 공무도하가, gongfuin, 그 외에 3집의 너무오래, 5집의 벽, 언젠가는, 9집의 수미산 등등... 잘 알려진 곡들과 그렇지 않은 다소 숨겨진 곡들이 잘 배합된 set list였습니다.

6시 5분... 오프닝 밴드 없이 조용히 등장한 상은누님... 다들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상당수의 여성분들은 울음을 감추지 못하시더군요. (제 앞뒤 양옆에 앉으신 네분의 여성분들은 다 훌쩍거리시더군요. 물론 저도 심장이 멎는줄 알았구요. 그래도 울지는 않았습니당. ㅎㅎ ^^;;;;)

오프닝 곡은 정규 앨범에 수록되지 않는 원일 씨의 작품인 달빛항해였습니다. 의외의 곡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예상외로 상당히 분위기가 좋더군요. 그 다음으로 무한한 서정시에서 2~3곡 정도를 부르시고... 드뎌 수다를 떠시기 시작했습니다. 요약해서 알려드린다면...

"우리 인간은 원래 복숭아를 먹고 사는 별에서 살던 외계인인데...^^ 지구가 잠 재미있는 곳 이라는 얘기를 듣고... 지구로 tour가 아닌 장기간의 livin'a life 을 하기 위해 하나님의 허락을 맡고 왔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한가지 조건으로 흰 봉투를 20~30세가 되면 풀어보라고 했다는군요. 그런데 남자들은 그 나이가 되면 여자가 너무 좋아서(^^) 여자들은 그 나이가 되면 보석이 너무 좋아서(^^;) 그 봉투를 열어 볼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는군요. 그리고 그 봉투를 열어본 소수의 사람들은 자아실현을 하게 된다는..." 조금 썰렁한 얘기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콘썰에 오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사회 부적응자라고 했는데.. 이 말에 적극 동감을 했습니당. ㅋㅋ ^^

중간에 혼다씨의 부인이 등장해서 3곡 정도를 불렀는데요... 체구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무대 매너가 상당히 격렬했습니당. ^^ 음악 자체는

굉장히 밝고, 약간은 파워팝에 가까운 사운드도 들려주더군요. hana라는 곡도 불렀는데, 이 곡은 일본과 한국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의미를 가지는 곡이라는데요... hana가 일본어로는 꽃, 한국어로는 하나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hana를 주제로 곡을 섰다고 하네요. ^^

아참... 상은 누님의 무대 의상도 상당히 독특했 는데요... 1부에서는 드레스에 가까운 까만색의 약간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였구요...
2부에서는 청바지에 희색의 털 조끼 비슷한거(^^)
를 입고 나왔습니다.

2부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마지막 곡인 time flies였는데요... 와... 정말 미쳐버리는줄 알았습니다. 눈물 찔끔. ^^

앵콜로는... 역시 한국 팬들에게 가장 쉽게 다가가는 곡들 위주로 뽑혔는데요... 3집의 명곡인 너무오래를 소개할때... "저의 최대 불운의 곡..."이라고 뜸들여서 아무 대부분의

분들은 담다디를 생각하셨을거예요. ^^;

이 곡이 끝나고... 공연에 관람오신 양희은 씨의 덕담(^^)이 있었는데요.. 저는 1층에 앉았었기 때문에... 2층에 계신 양희은씨를 직접 볼수는 없었어요. 너무 아쉬었죠. ㅠ_ㅠ 상은 누님이 너무 말랐는데.. 그래서 그런지 양희은씨가 나중에 상은씨에게 김치랑 밥 많이 먹어야 건강해진다구... 김치 잘 담구는 방법 알려주신다고 하더군요. ^^;;

귀여분 창법으로 불른 벽에 이어서... 상은 누님의 최대 히트곡인 (담다디가 아닌^^)
언젠가는이 이어졌습니다. 첫부분은 관객중에서 3분이 나와서 열창을 해주셨구요(^^) 2절은 상은 누님과 전 관객이 하나가 되어서 불렀습 니다. 또 한번 눈물 찔끔. ^^

결국... 4명의 연주인들의 인사를 끝으로 아쉬운 콘썰이 끝나고... 저도 아쉬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아... 7월에 또 콘설 한다던데... 좀 무리를 해서 라도 전 프로그램 다 가서 봐야겠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_^

5 # She Wanted (봉자 OST)[ | ]

 

이상은/ She Wanted (봉자 O.S.T.) (IDREAM, 2000) ★★★☆

리채 이상은. 언제쯤 우리는 그녀 영광의 그림자가 아닌 실체를 볼 수 있을까? 자꾸 성장하는 자신을 언제까지나 담다디 소녀라는 작아진 옷에만 맞추려고 하는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활동하던 이상은은 리채 Lee-tzsche 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아티스트로 한국에 다시 역수입되었다. 리채를 이해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너무 황급했던 탓인지, [공무도하가](’95)와 [외롭고 웃긴 가게](’97)라는 두 장의 걸작 이후 고작 일이년의 시간차를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온 [Lee-Tzsche](’97), [Asian Prescription](’99), 최근에 나온 [1991-1999 Best Album]까지를 앞에 놓고 우리는 그녀의 앨범들이 서로 맺고 있는 근친상간에 가까운 관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라는 낯선 언어를 재료로 해서 새로운 음(音) 의 세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그녀의 의도를 십분 고려해 같은 노래를 다른 버전으로 녹음할 수 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한참 아티스트로서 왕성한 창조력을 가진 시기를 보내고 있을 그녀가 정면승부를 미루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조금 안타깝다.

한영애와 함께 한국적 현실에서 몇 안되는 진정한 여성 아티스트로 한국의 릴리스 페어라고 부를만한 ‘여악여락’ 공연을 이끌었던 이상은과 <301·302>, 처럼 여성을 향한 진지한 시각을 가진 영화를 만들어왔던 박철수 감독의 새영화 와의 만남은 더할 수 없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비록 이상은은 시나리오를 받아 들고 ‘무서운 영화일 거 같아’ 망설였다지만) [She Wanted]로 성급히 판단해 보자면 21세기 이상은 음악의 화두는 바로 이 자연스러움이 될 것 같다.

베이스를 배제한 극히 간소해진 악기 구성에 실린 그녀의 목소리 역시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혹사하지 않는다. ‘성녀’, ‘신의 꿈’ 을 관통하는 어쿠스틱한 스트링 악기들, 잘그락거리는 팔찌 소리와 아스라한 북 소리. 이상하게도 이것들은 ‘자연스러움’과 동시에 노골적으로 ‘아트’ 하기도 하다. (‘아트’가 또한 자연과 반대되는 ‘기술’의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녀 음악의 이 패러독스는 상당하다) 또한 [공무도하가]가 가지고 있었던 그녀 음악의 공간적 깊이는 점점 얕아져 이 앨범에 이르러서는 ‘튜브-자두’에서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펑크적 뿌리를 갖고 있는 황보령이 불러준 ‘마야 (Maya)’는 매끄럽게만 흘러가는 앨범에 불쑥 튀어나온 마디처럼 거칠지만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생생해 보인다.

[She Wanted]는 이전 앨범들과 얽히지 않은 전혀 새로운 앨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이상은이라는 아티스트의 미래를 향한 출발점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 어울리는 것을 첫번째 목적으로 하는 영화음악을 놓고 그녀가 자신의 카드를 전부 펼쳐 보여준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앞으로 그녀의 신보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는 모르지만, 구도자 이상은이 부디 우리를 버려두고 너무 멀리 가버리지는 말기를. 우리나라에는 [공무도하가]처럼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는 음악이 아직은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vanylla, 2000

6 Asian Prescriptio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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