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와 일본어의 한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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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거북이[ | ]

일본어는 한국어처럼 교착어이고 어순이 같을 뿐 아니라 한자 어휘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많다. 역사적으로 일본과 한국은 꼬인 일이 많아서 의도치않게 세계에서 일본어를 가장 잘 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데 어쨌든 피할 수 없는 이웃으로서 일본은 미우나 고우나 우리가 알아야 하는 존재이다. 사실 상당수의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채 무분별하게 욕부터 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된다여기서는 한국어와 일본어의 한자 사용 방식에 있어서 유사점과 차이점을 조금 소개할까 한다.

0. 백제를 통했던 한자 전래

일본도 한국처럼 원래는 고유의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한자를 빌려다 사용했다. 아시다시피 일본에 한자를 전해준 사람은 {백제}의 {왕인}(王仁,서기 3세기, 생몰년 미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들고 들어가 일본 학문의 개조 역할을 하였다. 일본에서는 지금까지도 왕인을 기려 축제까지 벌이고 있다.

당시 백제가 얼마나 압도적인 국력을 가지고 있었는가 하는 점은 일본어에 아직도 '百濟がない'라는 말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저 말은 '최고가 아니다'라는 말로 당시 백제의 물건이나 문화가 아니라면 최고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百濟がない가 아니라 百濟ない 아닌감? 요즘 왜넘들은 下らない를 더 선호하긴 하두먼...-- SonDon 2005-2-14 12:40 pm
응 그러하더라. 치사한 놈들이라고나 할까나. -- 거북이 2005-2-14 1:44 pm

1. 한자를 이용한 언어생활

우리가 한자를 이용해서 이두라는 방식으로 우리말을 표현했던 것처럼 일본도 한자를 그런 식으로 사용했다. 한자를 진명(眞名, 진짜글)이라 했고 {가나}(假名)를 가명(假名, 가짜글)이라고 사용했던 것 역시 우리와 비슷하다. 우리는 한글이라는 이름을 나중에 붙여주었지만 이들은 아직도 저 이름 가나를 쓰고있다.가나는 한자를 변형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는데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히라가나 : 安 → あ 以 → い 加 → か 左 → さ 太 → た
가타가나 : 阿 → ア 伊 → イ 加→か 散 → サ 多 → タ

2. 한자 읽기 방식의 차이

일본식 한자쓰기의 독특한 점 하나만 더 얘기해보자. 한국어의 한자읽기 방식은 당나라의 음을 한국식으로 고착화시킨 것이며 전체적으로 한 글자당 하나의 발음이 있는것이 정석이다. 龜, 更, 樂 등 몇가지의 발음이 있는 한자들이 있지만 극히 예외적이다.

이 당나라 발음에는 또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한시를 지을 때는 압운이라는 것을 맞춰야 한다. 그런데 현대 중국인들은 당나라 당시와 발음이 달라져서 압운용 한자 묶음을 따로 공부해야 하는데 한국인들은 대충 발음대로 하면 맞는 것이다. 중국 음운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당나라 발음을 알기위해 한국식 한자읽기를 공부한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어쨌거나 일본에서는 한자를 읽을때 뜻읽기(訓讀)와 음읽기(音讀)의 두가지 방식을 쓴다. (이두를 쓸 때는 쓴 적도 있겠지만 우리의 경우 {훈독}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음읽기를 할때도 세가지 방식이 있으니 그것은 오음(吳音), 한음(漢音), 당음(唐音)이다. 이것은 한자 전래가 여러번에 걸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중 현재 가장 표준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한음이다.

外 : 外科(げか, 오음), 外國(がいこく, 한음), 外郞(ういろう, 당음)

3. 한자의 음차 : 이두(吏讀)와의 비교

서론이 길어졌는데 여기서 적고싶었던 것은 일본어에서 많이는 아니지만 아직도 이두형식으로 한자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확하게 이두와 같다기 보다는 한자어 제자원리인 {육서}(六書)중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가차}(假借)라고 해야 맞을것이다.

고등학교 시간에 배웠던 기억을 되살려 이두에 대해 생각해보자. 간단하게 말하면 이두는 독자(讀字)와 가자(假字)로 이루어져있다. 독자는 의미를 가지는 한자고 가자는 조사역할을 하는 한자가 된다.

명사 : <進賜/나리 → 나으리> <召史/조멱 → 양민의 안해> <役只/격기 → 손님치르기>
대명사 : <吾/나 → 1인칭> <汝/너 → 2인칭>
조사 : <亦/이, 是/이, 敎是/이시(존칭) → 주격> <乙/을 → 대격>
부사 : <强亦/구틔여> <無亦/업스여(없이)>

세종대왕께서 참다못해 한글을 창제하셨지만 사실 이 이두는 19세기까지 조선에서 널리 사용된 것이었다. 당시 한자를 공부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심지어는 한글보다도 권장되었던 것이 이두였다.

일본어는 가나와 한자를 섞어쓴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이두같은 느낌이 있는 언어이기도 하다. 그들은 문자생활중에서 한자를 쓰면서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 한자와 가나가 연결되는 부분을 조사 내지는 띄어쓰기 할 부분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어떤것이 더 바람직한가 뭐 그런 문제는 둘째치고 일본인들이 한자를 섞어쓰고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만 기억해두도록 하자.

당연히 일본어에도 고유어는 많으며 그 고유어들은 한자음으로 대응되지 않는다. 무지개를 한자로 쓸 수 없는것처럼 말이다.

できる(出來る) : 할 수 있다
とにかく(兎に角) : 어쨌든
まじめ(眞面目) : 성실

이 단어들은 모두 고유어로 원래는 한자가 없는 것이다. 이것에 편한대로 발음이 맞는 한자를 집어넣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できる(出來る)의 경우 でる(出る, 나가다)와 くる(來る, 오다){きた、きます로 변화함}에서 で와 き발음이 있다는 이유로 한자를 가져다 써버렸다.

일본어 한자쓰기 방식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일본인들의 그 편의주의이다. 일본인들은 정말 편한대로 쓰고있는 것이다. 지금도 일본어는 한문, 카타가나, 히라가나, 로마자 등을 마구 뒤섞어가며 언어생활을 하고있는데 이렇게 복잡한 문자체계를 가진 나라는 별로 없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당나라 발음으로 한번 고착화시킨 이후 지금까지 그 발음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나 조선 성리학자들이 성리학을 도입한 이후 중국에서는 양명학이니 고증학이니 계속 새로운 사조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성리학만이 진짜 학문이라고 끝까지 붙들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한국은 꽤 정통파적으로 살고있는 나라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일본어는 한국어와 비교, 대조할 것이 많은 재미있는 언어라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 거북이 2004-2-5 11:07 pm

2 # 촌평[ | ]

ISBN 8934909285 에 이두에 관한 대략적인 이야기가 좀 더 나와 있다네. 참고해 보시게. -- SonDon 2005-2-13 1:25 pm

음...
좀더 자세했으면 좋겠네요^^ -- 숌ㅏ띠 2005-2-13 9:13 am

3 같이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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