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사

음양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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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다키타 요지로
  • 주연: 노무라 만사이 , 이토 히데아키 , 코이즈미 코쿄 , 사나다 히로유키

요거 만화로 꽤나 히트도 했고 국내 반응도 좋았던거라는데 뚜껑을 열고 들여다 본 바로는 일본판 고스트버스터즈라고 하기엔 많이 미흡한 것 같다. 현란한 특수효과도 액션의 물량공세도 컴퓨터그래픽 쇼도 없다(라고 할 정도로 기대에 부응을 못해준다)

다만, 지극히 동양적인(다분히 일본적인) 색채와 정서와 문화의 공유가 있기에 그나마 참고 봐줄 수 있는 영화는 아닐까 싶다.

스토리라인은 권력싸움 사이를 틈타 천황을 제거하고 세상을 악으로 물들이고자 하는 사악한 음양사의 우두머리(말하자면 나쁜 마법사)가 번번이 선한 주인공과 정의로운 마법사의 방해로 실패를 거듭하자 마침내 봉인되어있던 원혼의 마왕(천황의 동생이자 억울하게 죽은)을 불러내어 천하를 혼돈에 빠뜨리고 이에 맞서 헤이안 도읍을 수호하는 주인공들의 활약이 펼쳐지는....

뻔한 영화가 되겠다.

스토리라인 뿐 아니라 세세한 상황전개나 등장인물이 맡게될 역할과 상황설정 등이 너무나 도식적이어서 보는 내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신선감이 너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괴기환타지물이라기엔 너무 약하다.

다만 도입부에 설명되는 음양사에 대한 묘사가 나름대로 음양사라는 전문직종(신분? 머건간에) 을 마치 최근 조선여형사 다모가 조선판 CSI수사대처럼 멋지게 각색이 되듯이 주술과 역술 등에 통달한 프로페셔널로 그려지는 분위기 정도는 나쁘진않았다.(기대 만발의 심정으로 보았단게 더 솔직한 심정). 물론, 그쯤에서 저주받은(신현준을 캐스팅한 죄로) 한국형블록버스터의 사생아중 하나가 되어버린 퇴마록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본작은 결국 권력자 간의 갈등에서 시작된다. 탐욕스러운 권력자가 있게 마련이고 그 반대에 서서 상대적으로 제대로 된 양식을 보이는 자가 나온다. 탐욕의 권력자 뒤에는 그를 이용하여 자신의 야욕을 이루려는 더 사악한 마법사 따위가 붙어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반대편 권력자에게 꼭 주인공이 함께 있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대개는 주인공은 권력싸움과는 실상 거의 무관한 너무 심하게 선한 사마리아인같은 녀석이 등장하게 마련이고 이 녀석(잘 생긴 이토 히데아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떤 운명의 힘에 이끌려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사건의 중심부로 끌려들어가고 결국 어영부영하다가 문제를 해결해버리고 만다. 물론 여기에는 선인지 악인지 다만 자신에게 충실하기만 하거나 정의로움을 굳이 감추려하는 은인자중형 캐릭터가 등장하고 많은 경우 이 인물은 관객으로 하여금 아군인지 적군인지를 최대한 영화 뒤까지 끌고가고자 그려지곤 하는데....

본작의 경우엔 그 유명한 아베노 세이메이가 바로 그 인물인데,(필자는 만화고 소설이고 원작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봤으므로) 첫인상에서 능글맞은 웃음과 야릇한 분위기로 과연 이놈은 어느 쪽일까를 궁금하게 하더니만 중간엔 매우 씨니컬한 발언도 서슴치않아 과연 선악의 판단 기준을 모호하게 보여주는 그 자체가 매력요인으로 작용하는 캐릭터이며 이것이 음양사라는 그의 신비한 신분과 적절하게 맞아 떨어지는듯 하다. 끝까지 쿨한 긴장감과 냉정함을 보이려나 반전이라도 혹시 있으려나 하는 기대감을 중반의 주책맞은 눈물로 날려버린다. 인간미를 확인하는 장면이라기보다는 왠지 아쉬웠다.

영화의 최악은 공포의 대상이자 원혼의 사와라 친왕이지만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더이상의 스포일러는 참는게 낫겠다 싶어서 이쯤에서 결론만 말하고자 한다.

어쨌거나 시간 내서 돈 들여서 보지 않기를 권한다. -- BrainSalad 2003-8-19 9:1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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