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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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제 : Folk flest bor i Kina(Most People Live in China, 2002) 영화제 안내

# 거북이[ | ]

솔직히말해서 이 영화 대단하다. 단편을 짜집기해서도 이정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대단하고, 각 당의 성격을 담고있는 인물들의 군상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이렇게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투표를 한다는 설정도 인상적이다. 옴니버스 영화를 무시하던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영화다. 그나저나 이 영화에 담긴 시민의식이라고 할까 이런 것이 대~한민국에서 영화화되긴 참 힘든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란걸 생각하면 조금 우울하기도 하다. 아직도 우리는 그때그사람들의 수준을 못벗어나고 있다.

의외로 내 마음에 가장 들었던 것은 보수당과 자유당 편이었으며 진보당, 사회주의 좌익당, 좌파 선거동맹의 내용은 좀 짜증스러웠다. 저 단편들에 정치적인 성향이 그리 많이 반영된 것인지도 의문스럽지만 단편들의 완성도가 좀 떨어진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만약 저 단편들이 정치적 성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면 유럽의 좌파라는 존재는 생각보다 문제가 있는 집단일지도 모르겠다. 저 단편들에서는 좌파를 말뿐이고 시대착오적이며 충동적인 존재로 그려내고 있다.
전반적으로 다 씨니컬한 편이지만 노동당편의 씨니컬함은 뒤통수를 후려치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그 단편에서 작가는 공산주의라는 별명을 가졌던 국가사회주의 시스템 뿐만 아니라 좌파들에게 이제 좌파의 역사적 사명은 끝났다는 식의 사형선고를 내린다. 저 노동당편의 이미지는 한동안 내 머리속에 가장 강하게 각인된 이미지로 남을듯 하다.

뭐 All you need is love라는 식으로 영화를 마무리짓는 것이 조금 마음에 들진 않지만 이렇게 좌파를 까대는 영화이기에 오히려 이 시대에 좌파란 무엇일까를 한번쯤 생각해보게 한다. 신자유주의가 득세하고 나날이 빈부의 격차가 커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사람들의 전반적인 정서는 '좌파는 피곤하고 경제가 우선이다'라는 것인듯 하다. 아직도 폭력혁명을 꿈꾼다면 그것도 좀 곤란하겠지만 하지만 좌파의 필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해보이는 시점이 지금이라고 생각하면 아마도 좌파의 세력화는 민노당처럼 정치세력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NGO와 시민운동쪽으로 이어져나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현재 그렇게 나가고 있기도 하고.
그런데 잘 모르겠다. 북과 손잡고 뭔가를 해보려 했던 현대그룹이나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주장중인 열린우리당 계열이 그나마 우리시대의 좌파인걸까. 그들은 단순히 민족주의자이거나 깜찍보수에 가까운 사람들일 뿐이다. 상대적 좌파일지는 몰라도. 우리의 좌파고 뭐고를 생각하기 전에 나는 좌파인가. 좌파정책을 지지하고 가능하면 가진 것을 공유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 보면 일단 복덕방좌파에는 속할거 같긴 한데... 누가 내 밥줄을 죄기 시작하면 얼마든지 꼴통으로 변할 수 있을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누가 한국 좌파의 길을 좀 정리해주었으면 좋겠다.

졸리다.
로션 바르고 자야겠다. -- 거북이 2005-2-15 1:3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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