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어린이합창단

나는 아직도 음악을 주로 LP로 듣는다. ebay라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레코드판을 사고는 하는데 하루는 호기심에 'Korean'이 들어가는 레코드판을 검색해 봤다. 약간의 라이센스 판들과 빽판들, 그리고 그 라이센스 판들과 빽판들 사이에 엽기적인 판들이 몇장 있었다. 'World Vision Korean Orphan Choir'이라는 합창단이 미국에서 낸 판들이었다. 알아봤더니, World Vision은 선명회의 새이름이다. 대부분 선명회가 한국 토종인지 알고있는데, 선명회는 Bob Pierce라는 미국 목사가 625직후 한국사람들을 돕기 위해 만든 단체고, 한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도 자선사업을 해왔다. 본사는 미국에 있고, 한국 선명회에서는 선명회의 창립에 참여한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가 36년동안 이사장을 하고 죽을때까지 명예 이사장을 하였다. 한국 고아 합창단은 Bob Pierce 목사가 오디션을 통과한 36명의 전쟁 고아들로 조직을 하였다. 이 고아 합창단은 60년대말 또는 70년대 초에 Korean Children's Choir, 우리가 알고 있는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의 모태가 된다.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은 70-80년대 만큼 인기는 없지만 지금도 꾸준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결과 그들이 고아 합창단 이름으로 최소한 여섯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고아합창단에서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으로 이름과 성격을 바꾼 70년대 초에 Korean Children's Choir라는 이름으로 한장의 앨범이 발매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중에 다섯장을 구할 수가 있었는데, 네장의 고아 합창단 앨범이고, 한장의 한국 어린이 합창단 앨범이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기독교 합창단이었고, 판 뒷면의 해설을 통해 그들의 활동을 엿볼수 있었는데, 1961년도에 LA에 첫발을 내딪은 후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으로 바뀌게 되는 60년대 말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와 다른 여러 나라의 교회에서에서 계속 순회 공연을 하게된다. 처음으로 미국과 캐나다 62개 도시에서 90일 동안 마라톤 콘서트를 한다. 첫 여행동안 그들이 여행한 거리만해도 40.000마일(643610Km)라고 한다. 두번째 콘서트 여행은 아시아, 중동, 유럽, 미국에서 행해졌는데, 두번째 여행에서 그들이 여행한 거리는 16000miles (25744Km) 였다고 한다. 세번째 여행은 미국과 태나다에서 이루어졌고 관람객 수는 300.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여러 TV쇼에도 출연을 했다. 그들의 세계적인 명성은 그들이 카네기 홀과 백악관에서도 공연을 했다는 것과 Ella Fitgerald, Glem Campbell, Nat King Cole, Bing Crosby, Nancy Wilson 과 같은 그당시 인기 가수들과 함께 여러 장의 캐롤 음반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봐도 알 수 있다. 실제로 그들의 노래를 들어보면(전쟁 고아들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소름돋을 정도로 아름답다. 한 레코드판의 뒷면에는 그들이 미국에서 first class 의 대접을 받았다고 쓰여있다. 음식도 고기, 밥, 야채, 등등 골고루 잘 먹이고... 고아 합창단이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으로 바뀐 이후에는, 합창단의 성격이 부르조아적으로 바뀐다. 여전히 기독교적 색채는 띄지만, 입단 기준도 엄격해져서 최소한 2-4년은 지역 교육반에서 교육을 받아야 오디션을 볼 수 있고, (부모들의 극성으로 인해) 부자집 딸래미들이 많이 선발이되고, 예중, 예고를 가는데 거쳐가는 엘리트 코스 쯤으로 인식이된다. 그리고, 미국 교회에서의 콘서트가 아닌, 국제적인 합창제에 참여하고, 국가 공식 행사에서 연주하는 연주반이 따로 있을 정도다. 고아 합창단에 관한 정보는 이정도가 전부이다. 그런데, 고아 합창단을 알아가는 조사하는 과정에서 세가지 문제점 하나의 의문점이 발견이 되었다.

 

첫째 문제점은 한장의 고아합창단의 앨범과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의 앨범에서 미국을 찬양하는 노래들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 노래들은 'God bless America', 'America the beautiful', 그리고 'The stars and stripes forever'이다.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 ** *** **** <--- 무슨 말인지 맞추는 사람에게 상품 증정.

둘째, 합창단이 탄생한 이유를 World Vision에서는 선교가 목적이라고 하고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선교보다는 이미 믿고있는 사람들이 모인 미국 교회에서 주로 공연을 했고 제삼세계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위해 아프리카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 갔다는 기록은 없다. Bob Pierce목사가 고아 합창단을 조직한 이유는 결국 돈때문인것이다. 전쟁 고아들의 불쌍한 처지를 이용해 기독교 신도들에게 감동을 주고, 엄청나게 쏟아질 헌금과 기부금을 기대한것이다. 미국 사람들이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다고해도 그건 주로 대도시의 얘기고 중남부의 작은 도시나 동네에서는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꽤많다. 그리고,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도 헌금은 잘한다. 그래서 미국에는 흑인 교회를 비롯한 소수 인종의 교회를 제외하면 다들 부자다. 세번째 여행에서 300,000명이 합창단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한다. 그게 지금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한명당 만원씩만 냈다고쳐도 30억이다. 그런데, 소위 은혜받은 신도나, 교회 자체에서 내는 기부금을 합치면 100억정도는 충분히 되지 않을까 싶다. 일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벌고 세금도 안내는 돈이다. 게다가 앨범 판매수익까지 합치면 천문학적인 돈을 이들이 벌어들이지 않았나 싶다. World Vision이 세계에서 가장 큰 사회 사업 단체가 된것도 무리는 아니다.

세번째 문제점은 합창단의 성격이다. 고아 합창단은 전후 피폐한 한국의 상황을 이용하여 폭리를 취했다. 그러나, 70년대 들어서면서 더이상 약발이 받지 않았다. 한국도 나름대로 발전하고 있고, 베트남전에 가려져 한국전쟁은 잊혀져가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한국전을 Forgotten War라고도 부른다. 미국 교회 신도들도 이제 지겨울 때가 됐다. 그래서 쓸모없게된 고아 합창단을 해체하고, 명성은 유지한채 이름만 선명회 합창단으로 바꾸면서 부르조아 합창단으로 거듭난다. 기독교의 색채도 많이 지우고, 학원 비스무리 한것을 강남, 압구정을 중심으로 분당, 일산, 강서, 상계동에 세우고 300명 이상의 학생을 키우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 활동중인홍혜경과 경희대 교수 박순복등이 선명회 합창단 줄신이다.

한가지 의혹은 합창단이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레코드 판에 있는 설명에 보면 두번째 여행에서 인도의 네루 앞에서, 그리고 대만의 장개석 그리고 핀란드 수상앞에서 공연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50년대 네루는 비동맹주의를 선언하고 미소 어느 편에도 들지 않지만 대내적으로는 인도의 사회주의화를 꾀한다. 미국은 인도에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냈고, 중국과의 국경 분쟁때는 인도의 요청에 의해 군사지원도 해준다. 그러나 인도는 끝까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맺지 않는다. 이 당시 중국과 파키스탄이 동맹을 맺어 인도와 미국을 위협하는데, 이때가 1962년에서 1964년의 상황이다. 하필이면 이때 미국의 가장 큰 수혜국인 한국의, 중국의 도움으로 고아가된 어린이들이 중국때문에 가장 불안해할 인도와 대만의 지도자들을 방문해 공연을 한다. 우리 나라가 미국의 도움으로 북한과 중국과의 싸움에서 비겨(?) 공산화가 되는것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propaganda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본다. 작년 World Vision의 재정 수입을 봤는데, 약 20%가 정부 보조금이다. 핀란드의 상황은 잘 몰라서 뭐라고 못하겠다. 더 공부를 해서 쓰겠다.

이상 그동안의 고아 합창단에 대해 조사한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제대로 조사를 하려면 당시 고아 합창단원이었던 사람들, 미국 교회에서 그들의 공연을 보았던 사람들과 인터뷰도 하고, 언론 자료들도 모아야 하겠지만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 결정적으로 내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더 조사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모르겠다. 혹시 한국 현대사, 한미 관계, 사회 복지, 기독교 역사등을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귄해보고 싶다. 내 생각에는 고아 합창단이 우리 나라가 세계 제일의 아기 수출국이 된 데에도 한몫 한것 같다. 혼자 하기가 버거우면 같이 할 수도 있다. 내가 미국에 있어서 미국에 있는 자료들에 접근하기가 쉬울 것이다.

뱀다리: ebay에서 한국 빽판이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Moody blues, Korean Pink (Grey or Green) Record. Rare' 이런 식으로 희귀한 판인양 팔렸다. 사실 희귀하긴 희귀하다. 그렇다고 가치가 있는것은 아니다. 가치있는 희귀한 레코드는 기본적으로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발매된 것이어야한다. 개인이나 불법으로 만들어 진것이라면 독점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태가 좋아야한다. 껍데기도 그렇고 판도 그렇고. 아무리 희귀한 판이라도 튀거나 심하게 지글거리면 제값을 받을 수가 없다. 그런데 80년대에 나온 뒷면만 흑백인 판도 아니고, 앞뒤가 다 분홍색이나 초록색인 앨범들의 음질은 만들어질 때부터 지글거리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런 판들을 5-10불에 내놓는 사람들은 정말 양심에 털난 사람들이다. 외국인이 샀을 경우 우송료 약 $10정도 까지 합지면 그런 판들을 20불에 판다는 말인데, 예를들자면, 지금 CD 굽고, 껍데기 복사해서 잘라서 껴놓고, 한국에서 발매된 희귀한 흑백 CD라고 파는것과 뭐가 다를까. 구운 CD는 음질이라도 좋지... 외국인들이 그걸 듣고 한국의 기술 수준이나 문화 수준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게되지 않을까?

장문 읽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허리도 한번 펴시고, 스트레칭 한번 해주세용. 졸려서 정신이 없습니다. 낼 아침 맨정신으로 다시 읽어보고 고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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