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팔지 못하는 물건은

온라인에서 팔지 못하는 물건은?[ | ]

출처: 코리아인터넷닷컴

온라인에서 애당초 팔기가 불가능한 아이템이 있을까?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분명 그런 아이템이 있다. 팔기가 불가능하다가 보다, 웹에서 팔기엔 수지타산이 도무지 맞질 않는 아이템들이 분명 있다. 그렇다고 웹이 구매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아이템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웹은 어떤 식으로든 세상 모든 아이템 매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웹에서 안 팔리는 물건들

닷컴 몰락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아이템은 가구였다. 가장 유명한 예로 퍼니처닷컴(Furniture.com)은 온라인에서 소파, 전등, 테이블 등을 팔다가 수천만 달러를 날리고 망해 버렸다. 가구는 장사가 되질 않았다. 회사는 엄청난 돈을 탕진하고 도산했다.

물론 퍼니처닷컴이 재정 관리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는 점도 파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말 큰 문제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가구를 구입하려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파를 사는 것은 책을 사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파를 사려는 사람들은 그 위에 앉아보기도 하고, 거죽을 만져보기도 하며, 실제 크기와 모양도 확인해 봐야 한다. 말하자면, 물리적인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전자상거래 아이템들이 이와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값비싼 사치 용품이나 보석 판매상들이 온라인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문을 닫았던 것이다. 부닷컴(Boo.com)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사례들은 소비자들은 꼭 오프라인에서 사야 만족하는 아이템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반드시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게 만들 필요는 없다

이와는 반대로, 인터넷에 기반한 자동차 판매상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자동차 판매 산업만큼 온라인 환경에 의해 그 모습이 크게 변한 분야도 없을 것이다. 물론, 온라인에서 자동차를 곧바로 구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려는 차에 대한 정보를 구하러 온라인 사이트를 찾는다.

J D 파워(J.D. Powers)의 조사에 의하면,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하는 고객 중 60%가 온라인에서 사전 정보를 얻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자동차를 시험 운전하려는 고객 중 88%가 관련 자동차 회사의 웹사이트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이제 웹사이트 방문은 자동차 구매에 필수적인 과정이 됐다는 뜻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특정 모델의 자동차를 구입하는데 웹사이트가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비던스(Vividence)의 2002년 4월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고객 중 31%가 자동차 회사의 웹사이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매를 하지 않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웹사이트가 과거에 불가능했던 것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웹은 소비자들에게 익명성이라는 공간을 제공했다. 즉,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은 채 안전하고 편안하게 원하는 정보를 마음껏 얻게 해준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세일즈맨의 강요나 꼬드김에 의해 충동 구매를 하기보다는 온라인에서 얻은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능동적인 구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온라인에서도 감정을 자극해 구매로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구매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은 대부분 '정보'다. 글의 첫머리에서도 언급했지만 구매의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물리적인 경험이다. 즉, 온라인에서 모든 구매 결정이 내려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먼저 정보를 얻은 뒤에 쇼핑을 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 지고 있다.

웹사이트는 오프라인 쇼핑을 대체하지 못한다

최근 우리 회사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가 있다. 우리는 가정용 장식품을 위한 시장 조사를 위해 200여 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였다. 우리는 이들 소비자들이 가정용 장식품을 사기 위해 어떤 구매 과정을 거치는지 알고 싶었다.

그 결과, 자동차 업계의 상황과 똑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소비자들은 먼저 온라인이나 인쇄 매체에서 정보를 얻고, 그리고 나서 직접 상점으로 가 제품을 실제 경험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우리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가정용 장식품을 사는 것에 상당한 거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에게 웹사이트는 제품을 만지고, 보고, 사용해 보는 실제 경험을 결코 대체하지 못한다는 의미였다.

그러함에도 이들은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실제 제품에 대해 가진 불만은 제품의 질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오히려 제품에 대한 정보의 질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제품을 비교해 주고, 용도나 관리 방법을 설명해 주고, 설치하는 요령을 가르쳐 주며, 어떤 환경에 어울리는지, 어떻게 꾸며야 더 아름다운지 등에 관한 정보를 원했다. 그래서, 제품을 고르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신경을 쓸 필요도, 사고 나서 후회할 필요도 없길 바랬던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온라인에서 이런 정보를 얻은 뒤, 직접 상점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기를 원했다.

현재 전자상거래 업계의 트렌드와 이와 같은 조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한 가지 매우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웹사이트는 고객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그것을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음반이나 책처럼 흔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웹사이트에서 구매 - 결제까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물리적인 경험이 필요한 값나가는 제품이라면 웹사이트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없다. 그보다는 소비자들이 직접 상점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도록 유도하거나, 구매나 결제를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보 제공자 역할을 해야 한다.

정보를 얻은 소비자는 단순히 물건을 더 잘 고르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다음에 다시 돌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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