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잡생각 - 현실적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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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잡생각 - 현실적 아포칼립스
  • 2023-10-20 jjw

좀비대란이나 핵전쟁과 같이 가능성 희박한 것 말고 실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현실적 세계멸망을 상상해보자.

가장 큰 위험은 아무래도 에너지 문제. 오일쇼크 시대 이후 몇 십년이 지나며 에너지 원천의 다양화를 이루어내긴 했지만 여전히 과거의 유산을 거두며 미래 세대에게 온실가스를 떠 넘기는 방식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어느날 드디어 미국의 셰일 가스가 떨어지고 러시아의 가스가 동나면 그 다음은 어쩔 것인가? 핵발전은 생각보다 지속 기간이 적을 수 밖에 없는데 지구에 우라늄이 그렇게 넘쳐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 쯤 되면 하지 말래도 핵탄두를 제거해서 원자로를 돌리지 않을까 싶지만 그 마저도 한 오십년이 한계일 것이고.

기후 변화 역시 큰 위협인데 내 보기엔 이미 티핑 포인트는 애저녁에 넘겼기 때문에 지금 당장 제로 에미션을 시작하더라도 기후 변화는 몇 세기에 걸쳐 지속될 것이다. 몇몇 지역은 분명 오히려 이득을 볼텐데 콕 짚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부의 흑토지대는 오히려 곡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물론 그 사이 나머지 유라시아의 대부분과 아프리카 북부, 오스트레일리아와 남미 초원은 뭐 궤멸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아, 인도 역시 매우 위험해 질 것이고 중국도 못 피하겠지.

이 상황 속에서 지금의 세계적 분업에 의지하는 경제시스템이 지속될 수 있을까? 아마도 힘들 수 있다. 그렇다고 세계대전이 일어나기도 힘든데 자국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비축된 전쟁 자원이란게 그걸 떠받춰 주기도 힘들지 싶기 때문이다.

국가와 사회는 아마 어디는 버티고 어디는 무너지고 하겠는데 지금의 강력한 치안을 유지하는 곳은 극히 드물 수 있다. 그렇다고 무법 천지가 되기도 쉽지 않은데 사람들이 그렇게 멈청하지만은 또 안아서 자력갱생 각자도생은 기본 장착이잖아? 아마 지역 단위 자경채계로 돌아갈 수 있겠지 싶다.

교통은 완전히 망했어요가 될 수 있지만 통신은 지금과 같은 어마무시한 데이터 송수신을 포기하면 의외로 매우 적은 에너지로도 잘 작동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사회는 조금 더 위험해지고 어딘가는 기근을 겪으며 큰 위기도 맞을 것이며 대도시는 해체되겠지만 적당히(?) 줄어든 인구와 함께 세계는 그냥 점차 낡아갈 가능성이 있다.

그 보다는 먼저 경제 “하강”을 당연시 하는 대비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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