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잡생각 - 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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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잡생각 - 약선
  • 2023-10-04 jjw

지난 번에도 한국의 문화가 여러 면에서 몽골의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는 소리를 했는데, 음식 문화 역시 그렇다. 우리는 송/원 시기의 “고려양”에 대해서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부풀려 말하지만 사실 우리가 그들로부터 받은 영향이 당연히 더 크다.

약선은 간단히 말하면 식약동원 즉 음식과 의약이 같은 연원을 갖는다는 사상이고 원나라 시기 궁정 음식에서 유래하였다. 이 약선 사상은 동의보감에 까지도 큰 영향을 주었는데 덕분에 우리는 어느 식당에서 건 “이 음식으로 말할 것 같으면 동의보감에 이르기를 …” 하는 문구를 만날 수 있다.

이게 한국화 된 문화가 보양식인데, 개장국 육개장 닭백숙 등등과 같이 주로 고단백 탕이다. 근대 이전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육류는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었가 때문에 단백질 = 기력충전 일 수 있었다. 이 고기를 넣은 탕류의 비법 역시 몽골에서 전수받았다. 특히 진한 사골을 우려내는 방식이 그렇다.

아무튼지 그래서 뭐든 고아먹으면 약이 된다는 믿음이 생겨났을 것이다. 현대에 이르기까지도 온갖 달이고 고은 “엑기스”가 무슨 약이나 되는 듯 팔린다. 그런데 이미 영양 과잉이 오히려 문제가 되는 지금 예전과 같은 “약빨”은 당연히 아니올시다 일 수 밖에.

한편 서양의 비슷한 흐름인 “건강식품” 열풍은 비타민이 발견된 이후 불기 시작하였다. 아니 글쎄 비타민은 감기도 고치고 피로도 풀고 심지어 암도 고친다니까 같은 허풍은 뭐 백년도 넘게 이어지는 “약장수”의 고정 레퍼토리이고 이게 유행했다가 저게 또 유행하는 식으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도 한때 “비타민씨” 광고가 차고 넘치던 시기가 있었거니와 내가 최근에 본 가장 어이없는 광고는 인공 합성 비타민이 아닌 “천연 추출 비타민”이라 더 뛰어나다는 주장을 스스럼 없이 펼치던 외국계 약팔이 회사의 것이다.

단일 성분만 뽑아낸 비타민제 말고 “수퍼푸드”는 좋다고? 그냥 편식말고 골고루 먹으며 살면 뭐든 슈퍼푸드 동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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