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잡생각 - 스카우트

1 개요[ | ]

오늘의 잡생각 - 스카우트
  • 2023-08-08 jjw

잼버리는 태풍 덕분에(?) 무사히 막을 내렸다고 하니 이제 잡썰이나 털어보자.

소시적 “국민학교” 다닐 때 스카우트는 그 동네 좀 사는 집 애들 방과후 활동 같은 거였는데 그래서인지 단복입고 다니는 애들의 콧대는 정말 상당히 높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동네 골목에서 테니스공으로 손야구 할 때는 그런 거 없이 잘만 어울려 놀았다. 다들 고만고만한 살림살이였던 시절이라 잘 산다고 막 자기들만 울타리 치고 그러진 않았다.

사실 난 스카우트는 하라고 해도 안한다고 뺄 생각이었는데, 아버지가 군인인 덕에 저학년 때 이미 모든 얼차려를 섭렵한지라 맨날 운동장에 모여 서서 병정놀이 하는 게 무슨 재미인지 통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어머니는 단 한 번도 스카우트 같은 거 시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뭐 집안에 그럴 돈도 없었기 때문이다.

커서 스카우트 활동을 간간이 알게 되면서 느꼈던 건 아니 왜 민간단체 활동을 국가가 공짜로 지원해 주는가 하는 점이었다. 학교 교사가 무상으로 지도자 노릇을 해 주고 각종 행사도 국가가 세금 써가며 지원하더라. 유소년 축구클럽을 국가가 돈대가며 지원해 준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기 때문에 이건 분명 특혜다.

그래서인지 그 밖의 또 다른 어른의 사정들 때문인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을 거치며 수 많은 유소년 단체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났다. 아람단, 해양소년단, 우주소년단… 또 뭐가 있더라? 이들 모두 스카우트와 비슷하게 국가의 인적 물적 자원을 무상으로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단체란 건 한 번 생기면 질기게 오래가기 마련이다. 난 지금도 로터리 클럽이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지만 동네 로터리마다 서있던 사자 모양의 조형물은 바로 알아본다. 이런 단체도 새마을운동부터 바르게살기(우웩!)운동본부까지 참으로 많고도 많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한가지, 이 단체들이 아직도 해산 않고 버티는 동력 가운데 하나는 국가의 지원과 보조 덕분 아니겠나 싶은 것이다. 바르게살기 운운 조직은 한때 지원 법률까지 있었다 지금은 폐지 되었지만 여전히 국가가 인정하여 표창하는 대표적 단체 가운데 하나이다.

자생적 단체의 활동을 하라마라 할 생각은 없다. 누구나 자신이 추구하는 활동을 위해 조직하고 행사를 열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걸 국가가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후원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잼버리 연다고 주무부처 장관이 공동주최자가 되는 건 그만했으면 한다. 민간 단체가 스스로 자신의 역량에 맞게 행사를 개최하면 될일에 국가가 개입하니까 괜히 국격이 어쩌네 소리를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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