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잡생각 - 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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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잡생각 - 기후
  • 2024-06-11 jjw

태양계 전체를 놓고 기후를 생각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이웃한 두 행성, 금성과 화성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 다 지구와 같이 암석형 행성이고 대기가 있으니 당연히 기후가 있다. 금성은 극심한 온실 효과로 납도 녹이는 뜨거운 기후를 보이고, 화성은 여름철 적도가 간신히 섭씨 0도가 될까 말까한 추위를 보인다. 지구, 화성, 금성은 비슷한 크기에 고만고만한 대기를 지니고 있지만 실제 기후는 이 처럼 다르다.

지구의 기후는 자체적인 복잡한 역사를 거쳐 형성된 것이다. 한때 지구 전체가 눈으로 덮인 시절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반면 지구 전체에 얼음이라곤 전혀 없던 시절도 있었다. 이 처럼 지구의 기후는 끊임 없이 변화해 왔고 또 변하는 중이다. 그러니 지금의 사태와 관련한 보다 적절한 낱말은 기후 변화가 아니라 "기후 위기"이다. 입버릇 처럼 말하지만 지구가 더 뜨거워지던, 아니면 차가워지던 생태계는 늘 그렇듯 해법을 찾을 것이다. 생물은 환경에 맞추어 진화하고 그렇지 못하면 멸종한다. 지구의 생태계는 벌써 몇 번이고 대량 멸종의 위기를 극복해 왔다. 문제는 "인간"이 이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나 뿐인 지구 걱정 안해도 된다. 끄떡 없다. 기후 위기로 위험한 건 인간이다.

지질학적 기준에서 현재 지구는 제4기 빙하기의 간빙기 상태에 있다. 오랫 동안 지금보다 더 더웠던 지구에 빙하가 생긴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결정적으로는 지각변동으로 남극 대륙이 현 위치로 이동하고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에 의해 북극해가 사실상 내해가 되면서 빙상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한 번 생긴 빙상은 지구의 반사율을 높이면서 기온 하락을 더 강화한다. 한편 지구의 공전 궤도 역시 일정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흔들리기 때문에 이런 조건이 조합되어 신생대 제4기 동안 지구는 빙기와 간빙기를 반복해 왔다.

계산된 빙기-간빙기 교체 주기를 고려하면 지금은 오히려 기온이 떨어져야 할 타임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진지하게 다가올 빙하기를 걱정하는 학자들이 있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17세기 소빙기는 북반구 전역에서 대기근을 발생시키며 전염병 창궐을 불렀다. 한국도 정조 시기 경신대기근은 참혹했으며 제주도의 경우 말로 다 못할 고통을 겪었다. 그런데... 1980년대에 들어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온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인해 태워댄 화석연료에서 나온 이산화탄소가 온실 효과를 만들고 지구 온난화를 가져왔다. 한 때 사과의 주산지는 대구였으나 이제는 충주다.

지난 3백여년 동안 인류가 뿜어낸 이산화탄소는 자연적인 빙기-간빙기의 순환을 교란할 만큼 압도적인 양이다. 현재 기후 위기의 주된 원인은 무엇보다 인간의 활동이다. 특히 20세기 후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먹고 살자니 일해야 하고 그러자니 더 많은 화석 연료가 필요하다. 즉 현재의 기후 위기는 비선형적 복잡계 효과에 의한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인구가 반토막이 나면(타노스 형님...) 그에 따른 활동 위축과 함께 온실 가스 배출량도 당연히 급감할 것이지만, 세상 모든 일이 불공평하듯이 기후 위기 역시 불평등하게 매우 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위협한다. 당연히 못벌고 못사는 사람의 피해가 더더욱 크다.

저위도 지방은 벌써 차오르는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사라지는 위협받고 있고 중위도는 거센 사막화로 농작물 감소와 물 부족을 겪으며 고위도에서는 갑자기 변화하는 생태계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기후 위기는 바야흐로 전지구적 문제이다. 한국의 경우 삼면이 바다인 중위도 지방이라는 잇점 덕분에 기후 위기의 위협이 다른 곳 보다 크지 않지만, 봄에는 벌꿀이 사라지고 가을에는 과수가 제대로 열매 맺지 못하고 있다. 상주는 더 이상 곶감을 만들 수 없을 지 모른다.

현대 인류 문명은 기후에 민감하게 의존적이며 그 위아랫 값은 아주 얇다. 기온 하락으로 인한 냉해만큼이나 기온 상승으로 인한 문제는 당장에 농업생산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러한 기후 위기의 원인은 무엇보다 인간의 활동 특히 이산화탄소의 배출이다. 해법에 대한 갑론을박을 떠나 이걸 부정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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