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덕질 - 위서 백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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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덕질 - 위서 백제편

오늘의 덕질 - 위서 백제편

개로왕 시절 백제는 장수왕의 고구려와 한 삼십년 째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슬슬 자원이 바닥나고 본진을 위협받게 되자 북위의 효문제에게 SOS를 날리는데... 와 이것은 구호탄랑의 표본.

아랫 글에서 신을 칭하는 여경은 백제의 개로왕이고, 연은 고구려의 장수왕이다. 전쟁의 배경이 된 쇠는 백제를 공격하다 죽은 고국원왕, 개로왕이 할아버지라 부르는 수는 백제의 구이신왕이다. 풍씨는 북연의 왕이었다 북위를 피해 고구려로 도망간 풍홍인데, 나중에 오만방자하다고 고구려에서 죽임을 당했다.

개로왕은 당시 국제관계에서 고구려와 공식 수교를 맺고 있던 북위에 사자를 보내 고구려와 전쟁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그러면서 옛 낙랑의 고을들과 망한 풍씨 일족이 들고 일어나고 자기도 군대를 끌고나서면 북위는 뭐 전쟁할 것도 없이 고구려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꼬신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린데...


이하 번역 ---

연흥 2년 백제의 왕 여경이 사신을 보내오기 시작하며 표를 올려 말하기를 "신이 세운 나라는 동쪽 끝에 있고 승냥이와 이리가 길을 막아 비록 대대로 황제가 내리는 은덕을 입고자 하여도 번국이 될 방법이 없고 황제의 궁궐을 우러러 보지만 그저 그리운 정만 망극합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응답이 적으니 업드려 바랍니다. 황제폐하께서는 주위 나라들이 평화로이 협력하게 하고 천하를 한가로이 쉬게 하기에 우러르는 마음을 다할 길 없어 삼가 제가 임명한 관군장군, 부마도위불사후, 장사 여례와 용양장군, 대방태수, 사마 장무 등을 배에 태우고 파도를 넘게 하여 현진으로 보냅니다. 자연의 운에 목숨을 맡기더라도 만분의 일의 정성이나마 보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바라건데 하늘의 신과 땅의 기가 감응하고 황제의 은덕으로 천정에 다다르게 되어 신의 뜻을 세상에 널리 알리게 된다면 그날 저녁에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더라도 아무런 여한이 없을 것입니다"고 하였다.

또한 말하기를 "신의 나라는 고구려와 같이 부여에서 나왔으며 선조의 때에는 서로 도탑게 지냈습니다. 할아버지 대에 고구려의 쇠가 이웃간의 호의를 가벼이 버리고 친히 무리를 이끌고 신의 국경을 침범해 왔습니다. 신의 할아버지 수가 벼락같이 달려나가 맞받아 공격하니 서로에게 활과 돌이 오갔고 쇠의 목을 배었습니다. 이 때부터 감히 남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풍씨의 운수가 다하여 깜부기처럼 남은 무리들마저 바삐 도망가니 추악한 무리들이 점점 거세어져 이윽고 능묘가 업신여김을 당하게 되었고, 얽힌 원한과 화가 삼십여 해에 이르게 되니 나라의 재물은 흩어지고 힘은 고갈되어 점차 쇠약하게 되었습니다. 천자께서 불쌍히 여겨 굽어 살피시는 것이 머나먼 외방도 빠뜨리지 않아 장수 한 명을 빨리 보내어 신의 나라를 구하러 와 주신다면 마땅히 제 딸을 후궁에 보내 빗자루를 들게 하고 또한 제 아들을 보내 목장과 마굿간을 돌보게 할 것입니다. 한 자의 땅을 가진 필부도 자신이 가진 것을 버리지 않는 법입니다"하였다.

이어서 말하기를 "지금 고구려의 연은 죄를 지어 나라를 어육으로 만들고 대신과 귀족들을 사정없이 죽이니 죄는 차고 악행은 쌓여 백성들마저 흩어져 떠나고 있습니다. 이는 멸망시킬 기회이니 손을 빌려 결실을 맺어야 합니다. 또한 풍씨족의 무리와 말들은 새와 가축이 그러하듯 옛 주인을 그리워하고 낙랑의 모든 군들이 수구지심의 마음으로 고향을 그리워합니다. 천자의 위엄으로 한 차례만 거둥하셔도 전쟁조차 치르지 않고 정복하실 것입니다. 신은 그저 불민하나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해 마땅히 모두를 이끌고 바람을 타고 맞대응할 것입니다. 또한 고려는 의롭지 않은 나라여서 천자의 뜻을 거스르고 속인 일이 한 두번이 아니어서 밖으로는 외효가 일으켰던 번국의 일을 꿈꾸고, 안으로는 흉악한 마음을 품고 돼지가 날뛰듯 행동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남조의 유씨와 밀통하는가 하면 때로는 북쪽의 연연과 밀약을 나누어 마치 서로 이와 입술처럼 굴면서 왕의 영토를 두고 모략을 일삼고 있습니다. 옛날 당요가 성덕을 다할 때에도 단수를 벌하였으며 맹상군을 인자하다 말하나 그도 더러운 것을 꾸짖음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흐르는 시냇물도 막고자 하면 빨라야 하는데, 지금 고구려를 취하지 않는다면 장차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경진년 이후 신의 나라 서쪽 경계인 소석산북국의 바다 가운데에서 시신 십여구가 발견되었는데 함께 건진 옷이며 그릇 말안장과 굴레를 살피니 고려의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듣기로는 임금님께서 보내 신의 나라로 오던 사람이었습니다. 큰 뱀이 길을 막고 바다에 잠기게 했다는데 그 사정을 알지 못하겠으나 참으로 분통이 터지는 일입니다. 옛날 송나라가 신주를 죽이자 초 장왕은 맨발로 걸었으며, 새매가 풀어준 비둘기를 잡자 신릉군은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적을 누르고 명성을 떨치는 것은 더 없이 크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변방에 있는 자잘 자잘한 나라들도 오히려 만대에 이르는 신의를 흠모하는데 하물며 폐하는 천지의 기와 합하여 기세가 산과 바다를 기울이는데 어찌 더벅머리 아이가 천자가 가려는 길을 걸터 앉아 막게 두십니까. 지금 발견한 안장 하나를 올리니 이를 살펴 사실을 살펴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어제에 이은 효문제의 답신 - 파란매직 1번이 오늘날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조는 그 나라가 멀리 벽지에 있는데도 위험을 무릅쓰고 입조하여 공물을 바쳤기에 예를 갖추어 접대하고 후하게 답례하였고, 백제의 사신이 돌아가는 길에 소안을 사자로 함께 보냈다.

"표를 보아 들으니 근심할 것 없이 매우 좋다. 경은 동쪽 귀퉁이에 있어 다섯 가지 관복을 입지 않아도 되는 외방에 놓여있는데도 산과 바다가 멀다 하지 않고 위나라 궁궐에 와서 성의를 다하였으니 참으로 아름다운 그 뜻에 기쁘기 그지없다. 짐은 만세의 과업을 이어받은 사해를 다스리는 군주로서 모든 무리들을 거느려 제어한다. 지금 집안의 모든 일이 맑게 이루어지고 팔방에서 올리는 표가 의롭기에, 이고 지며 장사를 다니는 자가 그 수를 셀 수 없고 풍속은 온화하며 병사와 군마도 강성하니 직접 와서 보고 들은 그대로다. 경과 고려가 불목하는 것은 서로 번갈아가며 능역을 범했기 때문이니 구차하게 순리며 의리를 따지기 보다 어진 마음으로 지킨다면 어찌 도적이나 원수가 있겠는가. 예전에 보냈던 사자는 나라 밖의 거친 바다를 떠돌다가 그리 된 것으로 여러 해가 지난 일이어서 제대로 당도하지 못한 사정을 알기 어렵다. 경이 보낸 안장을 옛 탈것들과 비교하여 보았으나 중국의 것이 아니다. 견주어 볼 비슷한 일이 없으나 분명 어쩔 수 없는 화로 인한 일일 것이다. 공격하여 얻은 땅을 권세로 다스리는 것에 대해서는 따로 이르도록 하겠다"고 답하였다.

2 같이 보기[ | ]

3 참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