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바동/28


# 선곡

발신: "종합예술인" <villastrangiato@h...> 날짜: 2003/8/25 (월) 11:19am 제목: 바동감상회 리스트

어쨌거나 감상회는 있었습니다. 선곡한 리스트입니다.

1. Rene Aubry - Ne m'oublie pas Rene Aubry의 선율을 두고 흔히들 강박적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우울하면서도 마이너코드와 반복적인 진행을 통한 환혹감의 창출이 그의 음악이 지닌 특징일텐데 그런 특유의 성향보다는 좀 더 밝고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풍부하게 들어간 곡을 선곡해보았다.

2. Yann Tiersen - La rapture 프랑스의 대중음악계가 거둔 최고의 천재 중 한 사람인 그의 음악적 성취는 스타일은 다르더라도 Gainsbourg에 비견할 만 하다. 그만큼 그의 음악이 개성이 넘친다는 이야기인데 고풍스러운 건반악기와 현악의 적절한 안배를 통해서 개성의 표출을 보이는 이 곡에선 보컬리스트로서 Claire Pichet가 피춰하고 있다.

3. Ana Gabarek with Robert Wyatte - The diver Jan Gabarek의 딸인 그녀는 Trip-Hop과 전형적인 북유럽타입의 재즈를 뒤섞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굉장히 맑고 깨끗한 목소리지만 우울한 톤이 상대적으로 강한 목소리가 Robert Wyatte의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

4. Mango - Se mi fiori 그를 결코 이탈리아 대중음악계의 슈퍼스타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서정적인 미성과 촉촉한 감수성으로 오랜 시간동안 이탈리아의 대중음악계에서 변치않는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Angelo Branduardi의 오랜 음악적 동반자이자 편곡자인 Maurizio Fabrizio가 오케스트라 감독으로 나서서 매혹적인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5.Angelo Branduardi - Il marinaio 그의 명작중에 거의 유일하게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음반이 본작이다. 이 곡에서는 그의 음악적 동반자인 Maurizio Fabrizio의 유려한 편곡이 돋보이는 서정적인 노래다.

6.V.A. - Le Temps des Cathedrales Riccardo Cocciante는 본국인 이탈리아보다는 프랑스에서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당시 프랑스에서 엄청난 관객을 동원한 뮤지컬인 <Notre-Damm De Paris> 의 메인테마가 들어있는 이 앨범은 200만장이 넘게 팔리는 굉장한 상업적 성공을 얻었다. 이 작품은 한동안 칩거중이던 Riccardo Cocciante의 재기작이라 하여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7. Francoise Hardy feat Jean Michelle Jarre - Que va tu faire? Francoise Hardy는 프랑스의 대중음악에서 가장 매혹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던 여성아티스트이다. Folr, Rock, Dance까지 그야말로 모든 음악을 섭렵하고 들려주던 그녀가 70년대 중반 Jean Michelle Jarre를 참여시킨 큰 히트를 기록했던 싱글이다. 빈티지한 톤의 신디사이저와 그녀의 조신한 보컬이 잘 어울리는 그런 노래이다.

8. Josipa Lisac - O jedoi mladosti Josipa Lisac은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국민가수에 가까운 칭송을 듣던 아티스트이다. 동구권에서는 흔치않은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데뷔작이자 그녀의 최고명작으로 평가받는 본작에서는 역시 유고출신의 명그룹인 Time의 멤버들이 세션을 맡고 있다.

9. Claudio Baglioni - Puoi? RCA시절의 종말을 고하는 본작에서는 역시 그의 음악적 동반자이자 맹인 키보디스트인 Toto Torquati와의 고별작이 되기도 하였다. 상대적으로 간소하지만 요소요소를 파고드는 아름다운 건반연주와 절창을 자제하는 Claudio Baglioni의 목소리도 매력적인 그의 작품중에서 가장 내성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10.Virginia Rodrigues - Uma historia de ifa Caetano Veloso의 혜안으로 발굴된 디바인 그녀는 현재 브라질의 인디씬에서 가장 주목받을 만한 아티스트이다. 울림이 커다란 목소리와 진한 애수가 묻어나는 목소리에 상대적으로 비어있는 악기편성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11. Tribe of Gypsies - Collapse 일본에서의 살인적인 인기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찬밥중의 찬밥인 그들의 음악은 라틴적인 코드와 동양적인 멜로디의 안배가 적절하다. 보컬리스트가 교체되어 발표된 그들의 두 번째 앨범의 수록곡이며 은은한 멜로트론과 음폭이 크지않은 타악기와 자연스러운 톤의 기타소리가 우수어린 목소리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노래이다.

12. Egberto Gismonti - Preludio 브라질 출신의 천재적인 음악가인 Egberto Gismonti의 음악세계는 한마디로 불가사의하다. 도저히 규정지을 수 없는 형태를 지닌 그의 음악세계는 말 그대로 천재의 세계 그 자체일텐데 80년대 초반 발표된 이 작품에서는 브라질의 국민적 작곡자인 Villa Lobos의 작품들을 신디사이져로 연주하고 있다. 연주자인 Gismonti의 기량도 멋지지만 그에 맞게 어레인지를 해놓은 Jaques Morelenbaum의 편곡또한 매력적이다.

13. Fabrizio di Andre - Laudate dominum//L'infanzia di maria 이탈리아에서 가장 멋진 중저음의 소유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는 항상 미스블로우가 없는 매력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다. 본작은 마태수난곡을 Latte E Miele보다 2년 전에 해석한 작품으로 그의 목소리와 혼성합창이 드라마틱하게 어울리는 멋진 노래이다.

14. I pooh - Uno straniero venuto tempo I Pooh가 본격적 팝그룹으로의 변신전 마지막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Poohlover의 수록곡인 이 노래는 프로그레시브 록그룹인 Pooh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다. 풍부한 키보드와 미성의 보컬. 우리가 알던 Pooh의 마지막이 담겨있는 의미있는 곡이다.

15. Maira Del Mar Bonet - Alenar 스페인의 까딸루냐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인 그녀의 작품중 가장 드라마틱한 플라멩꼬 성향의 노래를 하나 선곡해보았다. 휘몰아치는 기타소리와 그녀의 절창은 말을 아끼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16. Maite Idrin - Sagarretik pinura 스페인의 바스끄 지방의 가수인 그녀의 노래는 신비로운 매력으로 가득하다. 상당히 민속적인 코드로 진행되는 곡이지만 곡 자체의 아름다움이 워낙 빼어나다보니 크게 신경쓰이는 수준은 아니다. 매력적인 노래

17. Caetano Veloso feat Sakamoto Ryuichi - Lindeza Veloso의 불멸의 역작 Circulado의 수록곡인 이 작품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천재 아티스트 Sakamoto Ryuichi가 피춰링하고 있다. 건반악기군과 목소리와 기타라는 심플한 편성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빈 곳을 찾을 수 없는 놀라운 곡이다.

# 후기

발신: "종합예술인" <villastrangiato@h...> 날짜: 2003/8/23 (토) 3:14pm 제목: 감상회 겸 데이트 후기

네...바동 감상회는 이제 확실히 2인체제를 정립하기 시작했습니다.

쌈지 스페이스 내의 소리로 갔더니 임선희님이 기다리시다가 잠깐 다른 곳으로 가셨다 하길래...

어쩔 수 없이 감상회를 시작했습니다.

핸드아웃도 확실히 만들었고요.

유입물에 관해서는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반응은 좋았는지라 소리에 있던 저를 비롯한 세명 (이은섭님, 그리고 소리에서 알바하는 그닥 이쁘지 않은 언뉘.)의 반응은 나름대로 좋았던 것을 미루어보아 곡은 좋았었나 봅니다.

그리고 후에 임선희님 합류하시고 이은섭님은 떠나시고...감상회는 이은섭님과 하고 뒤풀이는 임선희님과 하는 더블데이트를 했습니다.(저를 카사노바로 오인하지 마시길...)

뭐 그랬습니다.

사실 저도 감상회 자리 이왕이면 좀 뽀닥나는 곳으로 잡고 싶지요.

적어도 이건 정말 꿈같은 숫자지만 30분정도만 나오셔도 애비로드같은 곳 빌려서 리복스 CDP에 맥킨토시 앰프에 마크 레빈슨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는 좋은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지요.

그런데... 이건 30분은 커녕 세 분 채우기도 힘드니깐...에이고...뭐 괜한 딴 소리였습니다.

여하튼 즐거웠다는 것만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었고요.

가을에 과연 감상회를 가져야 하는 것인가? 라는 명제는 현재상태로 엄청나게 회의적입니다.

현재 뭔가 굉장히 쌈빡한 회생방안이 있어야 할 것은 분명합니다.

여하튼 그랬습니다. 즐겁지만 뒤끝이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예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