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의 검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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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아라이 만
  • 번역 : 김석희

1 # 장신고[편집]

사실 저자나 번역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는 책이다. 다 읽은 후에 yes24에서 찾아보니 저자는 이것저것(음악, 사진, 비디오)의 작업을 하는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게된 순수한 배경은 에릭 사티라는 사람을 내용으로 썼다는 사실하나였다. (개인적인 사정을 추가하자면, 한동안 책을 너무 읽지 않아서 혹시나, 글 자체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걱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사티의 삶이라는 사실적인 뼉다구에다 자신의 상상력을 붙인 반(半)소설 반(半)전기 같은 책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문체도 술술 잘풀려 나가게 번역이 되었고(?) (원문이 그래서 술술 잘 나가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럼 추천이냐? 사실 잘 모르겠다. 대략 만원 정도주고 책을 사서 보기에 좋은지 아닌지,(책 속에 사진이 많아서 돈 값을 한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반반 인거 같다. 사티를 좋아하거나 아라이 만을 이미 알고 계신분이라면, 어디서 구해서 보시던가 하는 방법도 괜찮을 듯 하다. 특히, 나처럼 한동안 책을 너무너무 읽지 않아서 다시 책 잡기가 두려운 분들에게는 권할만하다 하겠다.
사티에 대해서는 이 책을 다 읽었어도 아직 아는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나에게 건반악기에 대한 싫은 감정을 버리게 해준 사람이 사티이지만, (케이지도 있지만, 케이지의 프리페어드 피아노를 건반악기라고 하기는 좀 그렇거 같아서...) 사티의 곡이 일반적인 건반악기의 생리를 그냥 긍정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사티의 곡은 현악기(기타 같은...)로도 연주가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피아노의 그것보다 느낌은 별로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사티의 곡이 주는 가장 큰 느낌 중의 하나는 바로 잔향인 듯 하다. 어쿠스틱 악기 중에 피아노 만큼 길로 큰 잔행을 내주는 악기는 드문 듯(특히 기타랑 비교하면...) 현을 때릴때 나오는 음은 최초 정현파로 생각되거나 인식되어질 수 있지만, 그 잔향은 그렇지 못하다. 대부분의 사티곡이 그렇듯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음을 쌓아올리는 방식이 그렇게도 아름답게 들리는 이유중 하나는 아마도 그 남아있는 잔향과 여운때문이 아닌지 하는 상상을 해본다.
벡사시옹을 악보그대로 연주한 것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듣는다면 어떤기분이 들까...?
압상트를 마신 기분이 들지도...--; -- 장신고 2003-11-11 11:26 am

2 # DarkTown[편집]

요즘은 여유가 좀 생겨서 학교 도서관을 뒤져가며 책을 읽고 있는 중인데, 일본 소설쪽에 흥미가 생겨서 이것 저것 빌려다 보고 있습니다. (예전엔 한달에 못 읽어도 책 6권 정도는 읽었는데 요즘은 잘 시간도 없어서 책을 거의 못 봤어요..ㅜ.ㅜ)

일본 소설쪽을 뒤지다가 아라이 만의 책이 눈에 띄어서 재밌을듯 싶어 집어왔는데..
과연...

이 책은 에릭 사티의 전기를 쓴 소설입니다.
사티는 훗날 라벨, 드뷔시등과 어깨를 견줄만한 작곡가가 되었지만 어째서인지 사후에는 생전에 누렸던 명성만큼의 관심을 받지는 못 했죠.
이 책에 묘사된 사티는, 불안정하고 가난한 젊은 피아니스트의 모습이었습니다.
책 제목이 에펠탑의 검은 고양이인 이유는 에릭 사티가 젊었을때 일했던 클럽 이름이 검은 고양이 클럽이었고, 사티의 별명도 검은 고양이 신사였기 때문(손잡이가 검은 고양이 모양인 박쥐 우산을 들고, 검은색 옷만 입고 다녔음..--)이랍니다.

사티 주변의 친구들과, 그의 연인이었던 쉬잔. 쉬잔을 사랑했던 로트렉의 이야기등이 꼼꼼한 고증과 자료 조사 과정을 거쳐서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책 중간에 들어있는 컬러화보 부분인데 사티의 초상화와 19세기 말의 파리 풍경, 사진등이 곁들여져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하더군요.

아라이 만이라는 인물 자체가 작곡가, 가수, 프로듀서로도 상당히 유명하지만, 소설가로서도 아쿠다카와 상을 수상할만큼 깊이 있는 글을 쓰는 인물이라서 구미가 더 동했었는데, 읽어보니 과연 그답게 글을 잘 풀어 나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라이 만의 곡중에는 사타의 영향을 받은것들이 상당히 많다고 하네요..(안들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소설을 읽고나서 갑자기 사티의 곡들이 듣고 싶어져서 여기저기 뒤적거리면서 찾고 있는중입니다..

그의 곡들은 지금 들어도 아름답기도 하지만, 상당한 파격과 대담성을 지니고 있는데, 소설에 묘사된것처럼 그가 머릿속으로 진짜 소금에 절여진 괄태충을 생각하면서 흐물흐물해 졌었을까요?

아라이만다운, 앞으로도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무기력함에 대한 묘사일것 같습니다.. ^^

3 # 촌평[편집]

아. 맞습니다. 덧붙여 주신 글을 보고 DarkTown의음악이야기/200310 을 가보았는데요. 거기있는 주제그림이 제가 본 그림입니다. 물론 본래는 컬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자주 들르겠습니다. -- 임도균 2003-12-9 11:17 pm

저의 허접한 글을 읽어 주셔고 이런 좋은 정보까지 올려 주시니 감사합니다. 국내에서도 벡사시옹의 연주가 있었다니... 임도균님의 특별한 경험이 글에서 느껴집니다. 압상트는 제가 알기론 대략 70도정도가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물이나 다른 음료에 희석시켜 마신다고 들었습니다. 그거 그냥 소주잔에 마시면, 다음날 기억 안납니다.--; 고려바위 자주 들려 주세요... -- 장신고 2003-12-8 11:20 am

압상트가 놓인 그림은DarkTown의음악이야기/200310의 gloomy sunday remake곡들의 주제 그림입니다.
비록 원본은 아니지만서두..
그 여자 앞에 놓여진 술잔이 압상트랍니다.
아침부터 술에 취해 있는 가난하고 무기력한 남녀를 묘사한 그림이라는데, 저는 이 그림을 보면 때때로 제가 인생에 대해서 느끼는 기분과 비슷한 감정을 묘사한 그림 같아서 슬픈 느낌이 들더군요.
저도 언젠가는 벡사시옹 연주를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그럼 -- DarkTown 2003-12-8 9:55 am

얼마 전 이곳을 알게 되었고, 장신고님의 페이지를 처음으로 보게되었습니다. 에릭 사티에 대해 관심이 조금 있으며, 벡사시옹의 연주를 학생들의 연주로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 전 세 시간 책 읽으며 버티다가 잠와서 집에 가야만 했지만요. ) 제가 알기로 국내에서 벡사시옹이 연주된 것은 95년 아니면 96년으로 서울대학교 음대 학생들이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라운지에서 했던 단 한 번으로 기억합니다. ( 이 또한 자료를 구할 길이 없기 때문에 이전, 이후에 연주되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점점 취해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홍차에 위스키를 타 마시면 처음엔 홍차의 향과 맛이 진하게 느껴지지만, 나중에는 위스키의 특유의 향이 강해지고 알콜이 느껴지게 되서 취하게 되는... 압상트라는 술을 전 잘 모릅니다만 술이 점점 얼근히 들어오도록 취하는 느낌은 맞는 듯 합니다. 제가 술이 짧듯, 벡사시옹을 결국 끝까지 마시지는 못해서 전체에 대한 감상을 전해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 이후에 들었던 얘기로 그날의 벡사시옹 연주를 마지막 까지 자리를 하고 있었던 분은 1시간 듣다가 라운지 의자에 벌렁 누워서 연주가 끝날 때 까지 코를 골며 주무시던 어떤 아저씨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 ) 압상트 하니까 드가의 그림이 생각이 납니다. 모 그림에 압상트 술잔이 놓여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말이죠. 좋은 정보 - 사티에 관한 책 - 을 얻었기에... 갑작스럽고, 약간 무례한 듯 하지만 촌평을 남기고 갑니다. 생각해 보니 책에 대한 촌평이 아니어서 남기기가 죄송스러워지는군요.


임도균 드림. ( mailto:sbhaidk2@chollian.net ) -- 임도균 2003-12-7 6:07 pm


See Also NoSmok:벡사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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