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아빠가된다는것/탄생이전

몇달뒤면 나를 울리고 웃기고 반짝 뒤집어놓았다가
엎었다가 할 나의 아이를 위한 글쓰기와 좋은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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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모모 머리 안커요[ | ]

지지난주부터 아내는 격주로 다니던 병원을 매주 다니기 시작했다. 이제 막달이 되었고 출산이 임박한 것이다. 그동안 아이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태교를 도대체 제대로 한 것인지 얼마나 신경을 써준건지 후회막급하고 면목이 없는데 어느덧 막달이란다. 사실 좀 긴장되기도 하면서 여전히 실감도 안나고 좌우간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듯 하다.

이제껏 병원서 초음파검사를 하면서 아내를 괴롭힌 사실은 모모가 다른 아이들보다 머리 성장이 약 2주정도 빠르다는 것이었다. 물론 다리도 좀 빠른 편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다리가 길다는 건지 굵다는건지 확실치 않아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나는 계속 "그거 핏덩어리만한 꼬마애가 머리가 크면 얼매 크고 나중에 낳아서 작아지믄 된다"식의 낙관론으로 아내를 안심시키려 했었지만 비슷한 불안감과 실망이 지배해 온건 사실이었는데, 이번주 월요일 검사에서부터는 드디어 아이가 정상치를 회복해가는듯 하다는 소견을 들은 것이다. 심지어 아이가 살이 너무 찌고 성장이 빠른것을 조절하려고 아내는 먹고싶은 것도 함부로 안먹어가면서 노력을 했다. 물론 뱃속의 아이가 너무 커지면 당장 출산시 아내의고통이 가장 크게 된다. 하지만 아내의 노력은 단순히 낳을때 편하자고 그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막판으로 가면서 일말의 걱정거리를 서서히 지워주는 아이와 아내가 대견하고 고맙다. 저번주인가는 뱃살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정말 걱정시키더니 이번주는 배도 홀쭉해졌단다. 헉....너무 굶긴건 아닌가?

이젠 정말 며칠 안남았다...아마도 다음다음주면 이 코너도 새단장이 되고 모모의 예쁜 모습들로 채워질 수 있겠지...

삶의 무게가 더 늘어나는건지 아니면 향기가 더욱 곱고 진해지는건지 아직은 단정할 수 없지만, 누가 머래도 지금은 후자의 손을 들어주고싶다. -- BrainSalad 2003-3-7 7:27

2 # 초보아빠교실[ | ]

그저께 일찌감치 퇴근해서는 아내와 함께 초보아빠교실을 다녀왔다. 아내가 다니는 산부인과에서 남편들을 위해서 2시간 남짓 무료로 간단한 출산과 육아상식을 강의해주는 시간이다. 나 말고도 이달 또는 다음달에 아기아빠가 될 8명정도의 다른 남정네들도 참석을 했더랬다. 이런 류의 서비스(?)는 지역과 다니는 병원 등에 따라서 유,무료로, 또는 하루짜리와 1주일 코스 등으로 다양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내가 이 병원 저 병원 다녀본건 아니라서 그 이상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신청해서 듣고 실습해보기를 잘했다는 것부터 말해야겠다. 여태까지도 알고있던 분만의 어려움이나 주의해야할 위험한 것들에 대해서 더욱 생생하고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던 기회였고 그렇게 위험하기 때문에 남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할 수 있는지, 아내에게 혼자만 맡겨둔 짐을 그나마 좀 같이 드는 척이라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어떤게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얘기들은 마땅히 우리 모모도 알아야만 할 것들이다. 저를 세상에 낳기위해 엄마가 얼마나 어렵고도 위험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왜 부모에게 고마움을 느껴야하는지에 관한 진부하고도 고루한 진실이 그래도 인간세상이 유지될 수 있는 가장 숭고하고 중요한 첫번째 비밀이란 것을...

이하에는 그날 병원에서 듣고 메모해둔 것을 옮겨적어두도록 하자.

  • 초산시 진통은 10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올 경우에 병원 분만실을 찾음으로써 공연히 병원서 하루 보내고 입원비 보태지말도록 침착하게 행동해라.
  • 병원에 올때를 대비해서 미리미리 가방에 챙길 물품들을 담아 챙겨두도록. 그렇다고 해외여행 갈때나 쓸만한 가방을 들고오는 산모가족들도 있는데 그렇게 많이 필요없음.
  • 산모용속옷은 넉넉한 갯수로, 세수수건도 4~5장정도, 산모수첩과 의료보험증은 기본, 저녁6시 이전에는 외래접수를 통해 진찰 후 분만실로 가도 충분하고 6시 이후 야간이라면 원무과를 통해서 곧장 분만실로 직행할 것
  • 자궁경부가 3~4cm 열리는데 대략 5~6시간의 진통시간이 소요된다. 통상 그렇다. 10cm면 fully open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경부가 막처럼 팽창했을 순간이며 대략 12~15시간 소요된다. -.- 보통은 7~8cm가 열릴때 가장 고통을 느낀다고한다.
  • 분만실에서 산모가 저 고생을 하고있을때 남편은 머리끄댕이 잡혀 버둥거릴려고 들어가는게 아니다. 이온음료 먹여주기, 땀 닦아주기, 입으로 호흡 못하도록 호흡법 코치해주기, 팔다리 쥐나지 않고 힘을 배로 집중할 수 있도록 아로마오일 마사지해주기, 허리 등짝, 허벅지 안쪽 등 지압으로 통증 덜어주기 등등 간호사 의사 만큼이나 바빠야만 된다. 하이라이트는 물론 나중에 제대 절단이지만.
  • 르바이예분만은 방안을 다소 어두침침하게 해두고 나오자마자 물로 넣어주면서 엄마 뱃속 양수안에서 놀던 환경과 유사하게 유지시켜줌으로써 아기의 편안한 정서, 처음 세상에 나오는 충격을 완충시켜주는 분만법이다. 처음 나온 아기가 피딱지부터 시작해서 10달 동안의 각종 체내 노폐물 등을 뒤집어쓴 모양이라고 하더라도 절대 닦아주고 문지르지말고 그냥 물 속에서 목욕할 수 있도록 병원의 지시만 잘 따른다.
  • 출산과정이 일단락 되고 아기가 나왔다면 그 길로 곧장 신생아실로 달려....가면 절대 안되고 이제부터가 정작 산모에게 매우 중요하고 한편 위험할 수도 있는 시기들이니 정신 똑바로 차려라.
  • 아기가 나오고 2시간 이내에 자궁 수축이 진행되어야만 한다. 하혈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자궁이 딱딱해지면서 수축되어야 - 실제 이러한 수축은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우선 2시간 이내에는 질로 향하는 경부 입구가 닫혀줘야된다는 말이다. - 하는데 이를 위해 지극정성으로 배꼽주위를 비스듬히 누러주면서 마사지를 해줘야만 보다 빠르게 수축시킬 수 있다. 뒤로 누르며 아래쪽으로 유도하는 모양새가 된다. 물론 간호사등이 해줘야할 중요한 마사지이긴 하지만 일생에 몇번 안되는 아내의 자궁을 손으로 느끼는 시간이기에 남편의 마사지는 그만큼 소중한 가치가 있다.
  • 혹 소변이 차있다면 위의 마사지를 함에 있어서 자궁이 한쪽으로 쏠린 형태로 느껴질 수 있다.병실로 돌아간 뒤 4시간 이내에는 꼭 소변을 볼 수 있도록 확인해야하며 소변때문에 몰린 자궁은 가운데 쪽으로 밀어주면서 마사지해 줄 것.
  • 소변을 보러 갈때는 어지러움증 등으로 넘어질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고 반드시 동행해서 부축해줄 수 있도록 하면 물론 출혈도 조심해야함
  • 또한 정신건강 면으로도 심한 우울증 증세가 찾아올 확률이 가장 높은 시기인데 이는 호르몬 분비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 변화가 극심한 심리상태를 보일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의 표시를 남편이 보여줘야만 함. 아내 중심의 대화와 배려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아기가 보고싶어도 조금만 참을 것.

그밖에 아기 목욕시키는 법과 모유수유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돌아왔다. 아기 목욕은 시청각교육과 실습으로 병행되었는데 이거만 제대로 익혀도 아빠로서 일단 초보딱지는 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란 말도 된다.

에휴...옛날 부모들은 어찌 아이를 낳고 길렀을꼬...어머니 아버지...사랑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정말로 이제서 조금 아주 조금씩 알게되고 후회하려나요...-- BrainSalad 2003-2-21 7:21

3 # 모모야 발로 차![ | ]

이 녀석은 굉장히 뱃속이 좁은가보다. 다른 아이들도 이만큼 엄마 뱃속에서 활발한건지 일일이 비교하고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보통 건강하다고 안심할 수 있는 태동 숫자를 훨씬 상회하는 활달한 액션을 보여주는 우리 모모다. 여자아이고 양띠란게 무색할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떨 때는 발로 얼마나 세게 엄마 배를 밀어내는지 오죽하면 내가 뚫고 나올 생각이냐고 물어볼 정도다.

얼마전까지는 막 움직이다가도 아빠가 손을 얹어놓거나 목소리가 들리면 놀라서인지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았거늘, 이젠 아빠 목소리나 손길도 익숙해졌나보다. 아랑곳하지않고 발로 밀고 차고...아기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듯해서 다행이긴 한데, 누구나 말하듯이, 뱃속에 있을 때가 그나마 제일 편했던거라는 소리를 나도 몇달뒤면 읊조리고 있지않을까 싶다.

하도 몸 속에서 요동을 치니까 아내는 옆구리가 계속 결리고 아프다고한다. 저 고통을 나도 당연히 모르지만 태어날 모모는 더더욱 알길이 없으리라..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더 늦기전에 아내 뱃속에서 모모가 몸부림치는 순간을 캠코더로 담아놓을 생각이다. 눈으로 봐도 뱃속에서 미끄럼을 타는듯 좌에서 우로 날라다니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날 정도이기 때문에 캠으로도 화면이 잡히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크면 보여줄 생각이다. 엄마 말 안듣고 속 썩일 때 한번씩 보여줄 것이다. 백마디 잔소리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있지않을까?

에고...그러고보면 모모한테만 그럴게 아니고 나부터가 새삼 어머니께 감사드리고 죄송한 마음 갖고 더욱 공손히 정성껏 섬겨야될텐데, 내 자신은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BrainSalad 2003-2-2 8:40

4 # 모모는 공주님이래요[ | ]

우리 부부가 모모와 처음 연결된 이후로 8개월째가 되던 주였다. 지난 12월30일은 내게 있어서 우리 모모가 공주님이란걸 알게된 무척이나 기쁘고 특별한 날이었던 것이다. 아들이길 기대한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면 거짓말일게다. 그치만 분명한건 최근 두세달간 예쁜 딸에 대한 기다림은 갈수록 강해지는 반면 아들에 대한 미련은 거의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을 수 있는데 우선은 양띠해이기 때문에 사내아이가 별로 좋을게 없다는건데, 이것은 성격이 너무 순딩이던지 아니면 능력이 시원찮은 양띠 남자들의 일반적인 특성들 때문이고, 또 한가지는 근래 주변에서나 동네에서 마주치고 듣게되는 것이 온통 누구네집 사내아이 어디 깨지고 터지고 부러진 얘기들뿐이었으니 극성맞고 말도 지지리 안 듣는 나같은 아들보다야 말도 잘듣고 살림밑천 소리도 들을만큼 똑부러지는 여자아이로 키우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아서이며, 지금도 이미 그런 조짐이지만 아들 가진 부모 행세하는건 고사하고 자식 키워놓으면 남남인 세상에서 그나마 딸들이 엄마아빠를 아직까지는 애틋하게 바라보고 뭐라도 더 잘해드릴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딸가진 부모는 비행기타고 세계여행 한다잖는가...

여하튼 모모는 공주님이다. 아빠가 된 나로서 지금에야 얼마나 이 아이를 이쁘고 건강하고 총명하게 키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있는건 아직 아무것도 없다. 그건 고사하고 언제까지 아이의 맘과 생각을 잘 읽어주고 함께 고민하는 친구같은 부모가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다만 노력만이 있겠지. 부단한 노력.

회사 후배 한 녀석은 딸을 낳고 나니 그 전에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이 "작업의 대상"으로 여겨지던 것이 이제는 갓난애기인 딸을 놓고도 노심초사, 벌써부터 앞날이 걱정되서 죽겠다는 둥... 나 또한 비슷하다. 적어도 내가 한참 놀러 다니던 때도 좀 심각했던 젊은세대의 성에 대한 개념과 행태가 오죽이나 좋아지겠는가 말이다, 앞으로...

생각하면 그런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나중에 시집 보낼 때 얼마나 쓸쓸할까 하는 극심한 오버도 상상이 되곤 한다. 실제로 나는 아마 많이 울것 같다.^^; 아내는 요즘 모모의 베냇저고리를 직접 만들고 있다. 여자아이이기 때문에 더 이쁘게 만들려고 손아귀가 뻐근한 것도 무릅쓰고 매일같이 바느질에 한땀한땀 열중이다. 모유수유를 위해 이런저런 출산,육아사이트를 서핑하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나는 그런 아내를 보며 깜짝 깜짝 놀라곤한다. 어찌 이런 복덩이가 내 아내로 들어오게 되었을지 아직도 쳐다보고 있으면 신기한데, 이제는 그 안에 또다른 나와 아내의 분신이 되어줄 아이까지 뱃속에 품어 키우고있다. 누가 좀 아내와 엄마에게 조리있게 내 고마움을 전해다오. 난 벅차서 그 많은 감사의 말을 정리를 못할 것 같다.

병원에서 자꾸 - 요즘은 드디어 2주에 한번씩 가야만 한다. - 아이가 머리가 정상치보다 크다는 통에 잔뜩 긴장하고 있는 우리 부부다. 특히나 뒷짱구형으로 얼굴 크기에 비해 몰래 머리가 굉장히 컸던 BrainSalad로선 그래선 절대로 안되지만 "머리가 큰" 딸아이일 경우 그 책임의 화살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을 거라서 매일 기도하는 심정으로 지내고 있다. 어쨌든 긴장된다. 이제 2달정도 남았는데, 우리 모모는 얼마나 구여울지도 너무 궁금하지만 한편으론 주위의 기대가 너무 크다보니 에지간해서는 이쁘다 소리도 못듣지나 않을까 하는 가당치않은 걱정도 된다.

5 # 나무노래[ | ]

얼마전에 태담세트를 구입했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는데 태담세트의 동요들 이후로 부쩍 더 그런 느낌이지만 모모는 노래와 음악에 무척 신나게 반응을 한다.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다.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는 딸이라면 얼마나 감성도 풍부하고 이쁘겠는가?

그중에서도 이 나무노래는 모모보담도 아빠인 내가 더 좋아하는 노래인데,그저 가사만 음미해도 나쁘진 않다. 재미있고 이쁘다. 우리 말이 이처럼 재치가 넘치고 예쁜 글이라는 것을 왜 자꾸 잊고 살게 되는건지 원...

전래노랫말/ 백창우 작곡

가자가자 갓나무 오자오자 옻나무
가다보니 가닥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한 자 두 자 잣나무 다섯동강 오동나무
십 리 절반 오리나무 서울 가는 배나무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 아이 업은 자작나무
앵도라진 앵두나무 우물가에 물푸레나무
낮에 봐도 밤나무 불 밝혀라 등나무
목에 걸려 가시나무 기운없다 피나무

꿩의 사촌 닥나무 텀벙 텀벙 물오리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깔고앉아 구기자나무
이놈 대끼놈 대나무 거짓말 못해 참나무
빠르구나 화살나무 바람 솔솔 솔나무

어디 위의 가사에 나오는 나무들 뿐일까...아마 끝없이 노래 가사를 만들 수 있는 노래가 아닐지...그 수많은 나무들 중에서도 우리 모모에게 가장 필요한 나무 두 그루는 바로 엄마랑 아빠겠지...언제나 비바람을 막아주고 때론 그늘이 되어주고 때론 포근히 반겨주고 힘차게 붙잡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무가지에 걸터앉아 멀리 내다볼 수도 있게 해주고....그리고...먼 훗날엔 우리 모모가 나와 아내에게 그런 나무가 되어줄려나? 아니면 어떠랴...내리사랑으로 족한 것을...나 또한 부모님께 나무가 되어드리지 못하는데....내 아이에게 무언가 기대를 가져간다는건 안될 말이지...

6 # 아이의 성별[ | ]

난 무녀독남으로 태어나고 자랐다. 1대이긴 하지만 큰댁에 아들이 없다보니 장손이기까지하다. 내 아내가 될 사람은 아들을 낳아 대를 이어야한다는 스트레스를 갖게되는 것이 한국적 가족문화의 전근대적인 관습에 비추어 당연한 운명으로 여겨졌었다. 모모엄마, 즉 아내는 시집오면서부터 그러한 부담감을 누가 굳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안고지낼 수 밖에 없었으나 반면에 부모님들은 오히려 말씀으로라도 줄곧 부담 너무 가질 것 없다며 아내를 안심시키고 맘편히 해주시는 편이었다. 하지만 어디 감정이 완전히 숨겨질 수 있는 것이던가...딸이래도 괜찮다고는 하시면서도 다음에 둘째 때는 비법이 있으니 그때 가르쳐주는대로 잘 따라해보라는 말씀, 요즘은 "딸도" 괜찮다더라, 딸이 키우는 재미가 "있긴하지" 와 같이 말의 아주 작은 부분만 들어도 속으론 그래도 아들 하나는 낳아주기를...하시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어찌 그런 생각이 없으실까.
그러나 내맘만 같아서는 정말이지 딸만 둘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는 늘 나랑 쏙 빼닮은 아들이 있어서 내 행동 하나하나까지 따라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얼마나 좋을지를 혼자 히죽거리던 시절도 있었지만 언제부터인지 - 아마도 아내가 부담가지는 그만큼 나에겐 미안스러운 생각도 점점 커지나보다. 아니면 요즈음 들어 부쩍 사내아이들 말썽피우는 얘기 사고친 얘기 잠시만 감시를 게을리 하면 곧장 어딘가에 쌩하고 달려가서 냅다 머리부터 들이박는 걸 보면서 아들에 대한 미련이 점점 식고 사그러져서인지...키우는 재미는 딸이래지 아마?

어차피 아들이고 딸이고를 떠나서 아내를 통해서 세상에 나오게 될 내 아이는 하늘이 내려주는, 아니 그것보담도 부모님으로부터 나를 거쳐 아내의 몸을 빌려 태어나는 세대를 관통하는 역사인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리라. 어린 마음으로 한때 2세 출산은 인생에서 차지할 비중이 매우 상대적이며 경미하다고 판단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부모가 되는 과정에서부터 얼마나 중요하고 커다란 배움의 시간들인지를 깨달아가고있다. 나의 부모님들이 주셨던 그 가없는 사랑의 크기도 조금씩 짐작이 되기 시작하는 시간들인 것이다. 모모는 아무래도 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곤한다. 물론 아내의 짐작도 얼추 그러하다. 모모가 아들인지 딸인지에 대해서는 분명 부모로서 궁금해 할만한 사안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중요한 문제는 아님이 확실하다.

7 # 출산용품쇼핑[ | ]

맨처음엔 아내의 임부복을 사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임신하면 당연히 체형이 망가지기(?) 시작하므로 특수하게 디자인된 바지나 원피스형 임부복들, 웃옷이나 속옷들까지...생각보다 다양하고 확실한 상품군으로 자리잡고있는걸 알게되었는데...문제는 스타일이 촌스럽거나 유치한 옷들이 많다는 점. 알뜰한 아내로서는 그런 옷을 몇벌씩 사서 한철 입구 만다는게 아까울만도 할 수준들인거다. 아내의 표현대로라면 "임부복같지않은 임부복"을 찾아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을 이잡듯 뒤져서 결국 바지 2벌과 원피스 한벌, 속옷 2세트와 복대를 구입하게 되었다. 내 생각에 정말 최소량으로 구비를 한 것 같은데 실상 여자들이 대부분 임부복 사는걸 아까워하긴 하나보다. 그뿐인가? 우리 부부의 알뜰살뜰 출산용품구비대작전은 이제 시작이다. 이미 모모가 누워 잘 침대는 아내의 대학친구에게 빌려서 구해놨고 욕조두 초등학교 동창에게 얻어오기로 했다. 그 동창에겐 따로 선물도 받기로 했다. 애기 이불도 쓰던 이불 솜을 다시 틀어서 하나 만들기로 했고 베넷저고리는 아예 직접 아내가 만들어보겠단다. 유모차나 차량용시트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있는 중이다, 요즘은. 이렇게 유난을 떠는건 돈이 아까워서도 궁상떨고싶어서도 인색해서도 아니고 더더욱이나 아이가 사랑스럽지 않아서도 아니다. 단지 갓난아기때 쓰는 물건 중에 상당 부분이 나중에는 무척 아깝게 느껴지더라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모모가 태어나더라도 별반 다르진 않을것 같다. 동대문같은데서 싸고 이쁜 옷을 사입히자는게 아내의 생각이다. 난들 내 아내인들 아기한테 세상 누구보다 귀하게 키우고싶은 생각이 없겠는가?

얼마전 신문에서 읽은 기사에는 기저귀 한세트에 41만원, 유모차 하나에 35만원, 차량용시트가 99만원, 애기포대기 하나에 12만원 등등의 베이비명품이 없어서 못 판다는 뉴스가 있었다. 내 아이는 귀족처럼 특별하게 세상에 둘도없이 키운다는 부모들의 비뚤어진 허영심과 과시욕에 업체들의 상술이 편승한 결과다. 그렇게 키우는 아이가 과연 세상에 도움을 주고 이웃을 사랑할줄 아는 아이가 될까? 사회성을 기르고 책임을 질 줄 아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 그 부모들은 정말이지 행복할까? 아이는 명품을 걸쳐서 좋아하고 있을까? 그 명품 기저귀에 똥을 한바탕 싸제끼면 아까워서 어쩌나?

진정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귀하게 키우고싶다면 몇십만원짜리 유아복과 몇백만원짜리 과외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고 믿는다. 부자아빠가 되겠다는 꿈과 현명한아빠가 되고싶다는 소망과 좋은아빠가 될거라는 다짐은 있지만 철없는 아빠가 되고싶진 않고 어리석은 교육을 하지도 않을 것이다. 아이를 망가뜨리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왜 돈을 수억 들여가면서 아이를 망치고 있는가?

아래는 동아일보에 실렸던 아기용품을 저렴하고 실속있게 구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이다. 이런 좋은 곳들이 있는데 말야...


▽유아용품〓유아용 침대, 유모차, 보행기, 카시트 등을 빌려 쓸 수 있다. 대여료는 1개월, 3개월, 6개월 단위로 받는 곳이 많다.

3개월 대여료는 품목별로 소비자 가격의 15∼40% 정도에 이른다. 구입 비용과 대여 비용을 꼼꼼히 비교하고 빌리는 것이 좋다. 오래 써야 하거나 물려줄 동생이 있으면 새것을 구입하는 편이 낫다. 아기가 침대 난간에 부딪히는 것을 막는 ‘범퍼’ 등 부속물이 대여료에 포함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3개월 기준 침대 대여료는 3만∼6만원, 유모차 3만∼4만원, 자동 그네 4만원, 식탁의자 4만원, 보행기 2만원, 카시트 4만∼4만5000원 선이다.

백일이나 돌에 쓰는 드레스, 한복 등을 빌릴 수도 있다. 1회 대여료는 2만∼3만원 선. 신발, 헤어밴드, 모자 등의 소품이 포함된다. 왕관, 면사포 등 장신구는 3000∼5000원이면 빌릴 수 있다. 신체 치수를 따로 재지 않고 한가지 사이즈를 빌려주는 곳이 많기 때문에 빌릴 때 아이의 발육 상태를 미리 알려야 한다.

▽장난감〓한참 크는 아이들은 가지고 놀던 장난감에 쉽게 싫증을 낸다. 이럴 땐 장난감 대여 서비스를 이용할 만하다.

장난감 대여업체들은 12개월부터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직전 연령의 아이들이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을 빌려준다. 회원 가입비로 1만∼1만5000원, 월 회비로 2만5000∼3만원 정도를 받는 곳이 많다. 장난감 대여료는 소비자 가격의 8∼10% 선. 한달에 2∼3번 바꿀 수 있다. 한번 빌리면 10일 정도를 쓸 수 있다.

베이비차일드 전태환 사장은 “큰마음을 먹어야 사는 미끄럼틀, 그네 등 20만∼30만원대 대형 장난감을 빌려 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어린이 도서 및 비디오〓유아용 책을 정기적으로 빌려볼 수 있다. 도서 대여서비스 업체들은 유료 회원(가입비 1만원 정도)에게 달마다 8000∼1만원 정도를 받고 매주 4권 정도의 책을 집으로 가져다준다.

유아용 비디오를 빌려주는 방문 비디오서비스도 있다. 가입비 1만원, 월 회비 1만원을 내면 매주 2∼4개 비디오를 단계별로 빌려준다. 대여 비디오를 이용할 때는 품질과 종류 등을 미리 확인하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이런 점은 알아두세요〓신생아용 유아용품을 빌릴 때는 대여용품의 브랜드나 품질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값싼 용품을 사서 비싸게 빌려주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대여료는 제조업체, 기간, 제품 제작연도 등에 따라 다르다. 배송료, 반납 조건 등도 살펴야 한다. 물건이 부서지거나 고장났을 때 배상 책임 등도 확인해야 한다.

유아용품이나 장난감 대여업체는 규모가 크지 않아 물건 수량이 부족할 때가 많다. 물건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인하고 예약을 해두면 필요할 때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어린이 책이나 비디오 등은 아이의 학습량을 감안해 빌리는 것이 좋다. 부모 욕심이 앞서 덜컥 정기 계약을 했다가 빌린 책이나 비디오를 보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이다.

▼중고가게엔 알짜상품 풍성▼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커 가는 우리 아이. 서너 치수 큰 옷을 구입해도 1, 2년 후면 작아져 버린다. 그렇다고 유아용품을 아예 사지 않을 수도 없는 일.

유아용품을 효율적으로 사고 싶다면 중고품 매매시장을 이용해보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알뜰 주부들을 겨냥한 중고품 매매시장이 많이 생겼다. 잘만 고르면 새 것 같은 중고유아용품을 고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쓸모 없어진 물건들을 내다 팔 수도 있다.

온라인 중고용품 사이트로는 경매 사이트인 ‘옥션’(www.auction.co.kr), ‘이셀피아’(www.esellpia.com), ‘와와’(www.waawaa.com) 등이 유명하다. 수입 유아복에서부터 유모차, 아기 침대 등에 이르기까지 중고용품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제품 거래를 회사에서 중개하는 만큼 돈을 떼일 염려가 없지만, 거래마다 400∼35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오프라인 중고용품 가게로는 YMCA가 운영하는 ‘녹색가게’가 유명하다. 1997년 YMCA 서초지부가 처음 시작한 이후 구청과 학교, 복지관 등에서 잇달아 문을 열면서 서울에 21곳, 전국 62개소로 커졌다. 2000년부터는 ‘어린이 녹색가게’도 생기기 시작했다.

녹색가게의 기본 원칙은 물물교환. 버리기에 아까운 물건들을 녹색가게로 가져오면 다른 물품으로 교환해 갈 수 있다. 물론 돈을 주고 중고용품을 살 수도 있다.

이익을 좇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도 싸다. 새옷 같은 어린이 양복 1벌이 3000원 정도. 장난감이나 완구는 1000원을 채 넘지 않는다. 02-725-5828

10월 중순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1호점을 낸 ‘아름다운 가게’도 중고용품 가게다. 전국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며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한다. 02-3676-1004

  • 유아 및 어린이 용품 대여업체
구분 홈페이지 특징
렌트포베이비 www.rent4baby.co.kr 유아용품 대여
베이비앤토이스 www.babyntoys.co.kr 유아용품, 장난감 대여
베베나라 soho.empas.com/bebenara 돌, 백일 옷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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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랑 www.ccomar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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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즐태를 아시나요?[ | ]

  • 즐팅하세요: 즐겁게 채팅하세요, 즐거운 채팅되세요.
  • 즐밥하세요: 즐겁게 식사하세요, 밥 맛있게 드세요
  • 즐감하세요: 즐거운 감상이 되시길…
  • 즐포하세요: 즐겁게 포트리스하세욤(?)

사이버문화가 만들어낸 수많은 신조어들 중에는 “즐”이라는 접두어를 붙이는 인사말 시리즈가 있다. “즐태”란 말도 말하자면 이 종류인데 산모들끼리 주고받을 수 있는 인사말일 것이다. 산모들 간에도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도 생기고 수다 떨 공간도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몸이 불편할 수 있는 산모들로선 안성맞춤. 그러다 보니 이런 신조어도 생겼나 보다.
무슨 뜻인지 눈치 빠른 이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태동을 즐기세요” “즐겁게 태동을 만끽하세요” 라는 뜻이란다. 내가 예비아빠로서 느끼는 순간 순간들을 여기에 글로써 다 표현하고 전달하지 못하는 것처럼 임신부들도 자신의 몸 속에서 고귀한 생명이 답답하고 좁다는 듯 꼼질댈 때의 그 느낌이란 도저히 나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이 안 된다며 안타까워한다. 그야말로 임신부 그들만의 세계인 것이다.
모모가 엄마뱃속에서 자기 공간을 만든지 벌써 6개월이 지나고있다. 주기로 따지면 22주째 정도가 되었다. 처음 태동이 미약하게 느껴질 때는 비슷한 시기의 친구아내와 자꾸 비교되면서 아내가 약간은 초조해 하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뭔가 맛있는걸 먹을 때나 밤에 잠이 깨었을 때는 아내가 주체를 못 할만큼 활발히 움직인다며 만져보라고 난리다. 태동이 세졌다는 건 사실 내가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처음엔 손을 대고있어도 모르고 넘어가는 적이 많았는데 요즘은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는 듯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감지가 될 정도다. 더 지나면 눈으로도 보이겠지…나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정말 태동이 장난이 아니었단다. 뱃속에서 미끄럼틀이라도 타는 줄 알 정도였다니 태동은 성격과는 무관한가 보다. 나처럼 얌전한 사람이…흠흠…
아무튼 하루하루가 신기할 따름이다. 얼마 전까지 배가 불러오는 게 신기하더니 요즘은 아이의 태동으로 저녁 시간이 즐겁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하나 둘씩 걱정거리가 생겨난다.

9 # 모모의 태몽이야기[ | ]

누구나 아이를 가진걸 알게되는 시점을 전후로 해서 산모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소위 “태몽”이란 걸 꾸게된다. 그리곤 가족들끼리 지인들끼리 태몽에 대한 이야기 꽃으로 또 한번 즐거워진다. 새 생명이 한 가족에게 있어서 선물 중에 선물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런 것인가 보다. 아기자기한 많은 이벤트와 이슈가 끊이질 않게 되고 그 모두는 대단히 유쾌하고 희망에 찬 메시지들을 담게 된다.
인간의 정신 에너지란 그야말로 놀라운 것이라서, 묘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시어머니, 장모, 산모, 심지어 산모의 친구들까지도 “ 아, 이 꿈이 아무개의 태몽이겠구나”라고 알 수 있을만한 일련의 꿈들을 꾸게 되는 것이다. 모모도 물론 모모를 기다리던 여러 사람이 “태몽”이라고 불리는 꿈을 꾸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아내의 꿈은 아주 파랗고 너무나 먹음직스러운 사과(아마 아오리 이리라)를 반으로 뚝 쪼개서 먹는데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단물이 뚝뚝 떨어지는 꿈이었단다. 청주에 계신 어머니는 금반지를 아내와 내가 들고 와서는 우리 반지해서 끼겠다고 말씀을 드리는 꿈을 꾸셨고 돌아가신 장모님 대신 꾸신 게 틀림없을 처고모님은 알밤을 잔뜩 줍는 꿈을 꾸셨단다.
각각 어떤 꿈인지는 잘 모른다. 태몽 해석해준다는 사이트들도 많고 공짜로 올려놓은 해석들도 굉장히 많다. 어지간하면 좋은 얘기들만 해주는 편이고 굳이 조심스럽다면 아들이냐 딸이냐를 놓고 꿈으로 판정하는 내용 정도?
어른들은 그래서 모모의 태몽이 아들 꿈인지 딸 꿈인지를 신경 쓰시는 듯 하지만 나로선 의미가 없어보인다. 아내도 마찬가지로 몇 개 찾아보다가 요즘은 관심 밖인듯 하다. 다만 나중에 아이가 태몽이란 게 뭔지를 알게 될 나이에는 꼭 말을 해줄 것이다. 할머니는 너를 보기위해서 이런 꿈을 꾸셨단다…외고모할머니는 이런 꿈을 꾸셨고 엄마는 이런 꿈을 꾸고 너를 만났단다…모모를 너무도 사랑하는 분들이라서 너하고 만나기 전에 힌트를 얻게되는거란다…이렇게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가 그럼 아빠는 무슨 꿈 꿨어요? 이러면 낭패다.-_-; 나는 아무 꿈도 꾸질 못했기 때문이다. 뭐라고 얘길해야 실망시키지않고 잘 넘어갈 수 있을까?

10 # 태담세트 구입[ | ]

뱃속의 아기는 4개월정도부터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listen to’ 의 수준이 아니라 ‘hearing’의 단계로 소리에 대해 반응하고 인지하는 정도겠지만 개월 수가 지남에 따라 인지의 수준도 높아지고 중요한 것은 뱃속에서 들었던 소리들에 대해 잠재의식 속에 기억을 한다는 것. 갓난아기라 해도 태교 때 들려준 음악에 대해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주변에도 뱃속에 있는 동안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모짜르트를 들려줬더니 나와서도 그 시간에 그 음악만 들려주면 잠을 잘 자더라…와 같은 경험담들은 엄청 많다. 근데 왜 하필이면 모짜르트이어야만 되는건가? 여기에 대해선 뾰족하고 시원한 대답을 들은 바가 없다. (근데 왜 하필 해답이나 방안은 뾰족해야 되는걸까?)
암튼 음악뿐 아니라 아이의 정서나 지능발달을 위해서는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많이 들려주고 노래도 직접 불러주고 동화도 읽어주고 예쁜 거 많이 보여주는 노력이 무척 중요하다고 한다. 새삼스럽지만 우리네 옛 선조들은 정말이지 현명한 분들이다. 태교의 중요성을 생각하여 아이를 가지면 몸가짐을 정갈히 하고 험한 말은 입에 담지도 말 것이며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먹으라고 가르쳐오지 않았던가? 그 뿐만이 아니다. 서구사회에는 없지만 우리에겐 만나이라는 개념이 있다. 태어나면 무조건 한 살로 치는 우리네 풍습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엄마 뱃속의 1년 가까이 기간을 이미 한 사람의 삶이 시작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런 계산법이 가능했으리라…태교에 대한 중요성에 호들갑을 떨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음을 감안할 때 조상들의 지혜란 놀라울 따름이다.
어쨌든 나도 모모에게 아빠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자장가도 불러줘 보고 아침저녁으로 인사도 나누고, 많은 얘기를 해주고 싶은데 (아빠의 음성이 저음이라서 더 잘 전달이 되기 때문에 아빠가 많은 역할을 해줘야 좋단다.) 막상 아내의 배에다 대고 먼가 말을 하려면 딱히 할말도 없다. 툭하면 “모모야 모해~?” 만 반복하니까 아내는 맨날 그 말밖에 할말이 없냐며 재밌어한다.
그래서 먼가 레퍼토리와 컨텐츠가 필요하겠다 싶어서…인터넷으로 태담세트를 과감히 구입하였다. 이야기태담, 명화태담, 음악태담의 3부로 구성된 이 선물세트는 흔히 보는 태교음악들과 달리 구전동요나 귀에 익은 동요들을 편곡하고 재구성한 CD와 가사집, 역시 한국작가들의 유명 작품들로만 꾸며진 그림책, 마지막으로 임신초기부터 말기까지 아이에게 들려주면 너무 좋을 아름다운 글들로 꾸며져 있다. 매일 틈만 나면 씨디를 들려주고 밤이면 그림책이나 이야기태담에 나오는 글들을 읽어주곤 한지 이제 겨우 1주일도 안되는데 모모는 벌써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트랙이 생겼다. 나도 무척 좋아하는 나무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만 나오면 아내 뱃속에서 모모가 반응을 보인단다. 아직 이 기분을 모르는 분들이라면 내 이야기를 잊지 말고 나중에 꼭 경험하시기 바란다. 아마도 엄마의 눈으로 대신 보여준 그림들을 나중에 아기에게 보여주면 반응을 보일 것이다. 반가워 할지도 모른다. 그 즐거움이 몇 줄의 글로 표현이 다 될까?

11 # 초음파검사[ | ]

아기를 갖게된 산모들은 누구나 1달에 한번 내지 2주에 한번정도씩 산부인과를 찾아가서 담당의사와 함께 초음파검사를 통해 뱃속의 아기를 만나게 된다. 아기가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지의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검사라고 할 수 있는데, 시간대가 잘 맞으면 활발하게 움직이는 아이를 볼 수도 있고 반대로 꼼짝도 안하고 잠만 자는 녀석을 보게될 수도 있다. 여기에도 편법이랄지 요령이 존재하는데, 단 음식을 먹은 직후에 병원에 가면 꼬물락대는 아가를 볼 확률이 높단다. anyway....
우리 부모님들도 그러셨고 불과 십수년전까지도 그리 보편적인 방법이 아니었을 이 검사는 그래서인지 어른들께 모모가 녹화된 테이프를 보여드리면 기대했던 이상으로 신기하게 보시며 세상 좋아졌다고들 하신다. 아가 모습이 보다 선명하게 보이는 입체초음파 사진을 나중에 보시면 얼마나 좋아하실지 눈에 선하다.
하긴 신기하기는 나도 마찬가지긴하다. 건조하고 차가워보이던 조그만 흑백CRT가 아내의 배에 젤을 바르고 스캐너를 들이대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따뜻한 모모의 아기집 속 정경으로 바뀌는 놀라운 체험이라니....단순히 기계장치를 통해 보는 영상 그 이상의 의미가 초음파검사에는 부여될 수 있겠다.
이것은 어찌보면 엄마 뱃속에 있는동안 아기가 유일하게 세상을 향해 자신을 보여주고 대화할 수 있는 '창(窓)'이 된다.
모모가 지금까지 4번 녹화된 테이프를 소중하게 보관중이다. 며칠전 아내는 이 테이프를 처음부터 몇번씩 돌려보았다고한다. 한번의 검사때마다 약 1분에서 2분정도...아무런 소리도 녹음되지 않았지만 그 어떤 미니시리즈보다도 흥미진진하다. 아내 말로는 처음에 이게 모모구나라는걸 구별이 가능했던 시기에서부터 비교한다면 정말 엄청나게 자라고 있음을 실감한다는 것이다. 맨처음의 모모 전신 크기가 현재 4달만에 머리크기만큼도 안되는듯 보인다니 그것참...엄마아빠가 별로 잘해주지도 못하고 영양섭취도 그저 그럴테고..그래도 어찌 그렇게 잘 자랄까? 정말로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무럭무럭 자란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요즘이다. -- 2002.11

12 # 밤잠이 없는 우리 모모...[ | ]

큰일이다...이 녀석이 낮에는 잠잠하다가 밤만 되면 엄마 뱃속을 누비기 시작하나부다...아직은 뭐...누빈다고까지 할만큼 활발한 태동은 아니라고 하지만, 어쨌든 나중에 세상에 나와서가 문제다..저녁시간엔 아무래도 지 엄마가 TV를 보게되는 시간이 많다보니 더욱 그런가 싶어서 내일부터는 저녁시간 이후엔 동화책 빌려다가 동화책도 읽어주고 음악도 들려주고 그래야겠다...누구는 저녁마다 일정한 시간에 클래식 들려줬더니 신기하게도 나중에 밖에 나와서도 그 음악 들려주면 그 시간에 얌전히 잘 자더란다. 태교효과는 확실히 있는가보다. 근데 우리 모모는 클래식은 벌써 잊어먹었을지도 모른다. 아주 초창기에 좀 들려주다가(태아는 4개월 정도부터 들을 수 있다고한다. 모모는 지금 5개월 4주차에 접어들었다...와..벌써 6개월째로 가고있는 우리 모모...) 요즘은 그냥 아내가 듣기 좋고 듣고싶은 음악들 편안하게 들려주는 편이다. 아내는 케니G의 새삼스러운 팬이 되어버렸다 -_-;; 암튼 지금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산모의 자궁도 커지는 시기이고 태아도 무럭무럭 잡아늘이듯이 커지는 때라고 한다. 오늘만해도 어제보다 두배는(물론 허풍이다) 더 커진듯 하다...자꾸 커가는 아이에게 두번 다시 오지못할 시간들을 놓치고 있는듯해서 속상하다. 말로만 맨날 이러지말고 좀더 잘해줘야될텐데, 자꾸 회사 일로 늦게 들어오고, 회사 일없으면 술먹고 늦고...-_-;; -- 2002.10.28 BrainSalad

13 # 내 아이 가르치려면 화부터 나요![ | ]

다른 아이는 웃으면서 너그럽게 잘 가르치는데, 내 아이와 마주앉으면 숨소리부터 달라진다.급기야 손까지 올라가고…. 아이에게 화를 내고 돌아서면 후회하는 마음으로 괴로와진다.

■ 내 아이 가르치려면 왜 화부터 날까? ■

* 아이가 못하면 부모가 못나 보여서 / 나를 닮은 내 아이에 대한 기대는 누구나 큰 법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에게 잔뜩 기대를 걸고 키웠는데, 객관적으로 상대 비교하는 실력평가에서 아이가 못한다고 생각하면 마치 자신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화부터 나는 것이다.

* 비교 심리의 작용 / 엄마를 가장 자극하는 것은 ‘내 아이보다 더 잘한다는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은 척척 맞는 문제를 왜 우리 아이만 틀리냐’는 비교심리에서 화가 난다. ‘그 아이보다 못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는 생각이 들 것이고, 그러다 보니 내 아이가 그 아이만큼 못하는 것이 이해가 안되고, 그런 아이를 보니 답답하고 짜증이 나는 것이다.

* 부모의 잘못 때문이라는 죄책감 / 임신 중에, 혹은 아이가 어렸을 때, 혹은 현재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짜증이 난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고, 아이가 내내 이런 모습일 수 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면 남편도 밉고 나도 밉고…. 하여튼 원인제공자인 어른들과 환경이 싫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더 화가 나게 된다.

■ 화가 날 때 이렇게 해보세요 ■

* 틀린 문제를 두 번 반복해서 읽으세요 / 분명히 맞아야만 하는 문제를 틀렸을 때 엄마는 화가 난다. 이럴 때는 문제를 천천히 두 번 정도 읽는다. 그리고 왜 아이가 틀렸는지 이유를 찾자. 실수였는지, 문제 자체가 너무 어려운 말이어서 이해하기 힘들었는지, 아이가 원리를 모르는 것인지….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 화가 나기 시작하면 잠깐 방에서 나오세요 / 아이가 답답하게 느껴져서 숨이 가빠지고 생각이 실타래처럼 엉키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더 머무르지 말고 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이 좋다. 나와서 실내를 몇 번 왔다갔다하고, 차를 끓여 마시거나 TV를 보면서 기분전환을 시킨 뒤에 다시 아이를 대하면 험한 소리가 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아이에게 틀린 이유를 말하게 하세요 / 엄마가 판단해서 이전에 비슷한 문제를 맞췄으니, 이것도 맞추어야 한다는 경직된 사고는 버리는 것이 좋다. 문제는 같지만 아이 판단은 달랐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난 이렇게 생각했는데, 잘못한 것 같아요’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았어요’ 등 이유가 나오면 그때부터 해결책을 찾는다.

■ 화 내는 엄마, 아이에게 이만큼 나빠요! ■

* 질문을 안 한다 / 엄마의 큰소리가 두려운 아이는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 자신있게 물어보지 못한다. 그러니 계속 모르게 되는 악순환이 연속된다.

* 자신감이 없어진다 / 평소에 순하고 어진 엄마가 그렇게 화를 낼 때는 분명 자신에게 문제가 많기 때문일 것이라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초등학교 때 자신감의 상실은 평생 이어질 수도 있다.

* 적개심으로 공부를 더 안 한다 / 자신의 이야기는 들어주지도 않고 화부터 내고 함부로 말하는 엄마를 보면서 아이는 적개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분노감으로 인해서 아는 문제도 틀리고 공부를 일부러 안 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반항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중앙일보 LIFE섹션>

14 # 아버지란 누구인가?[ | ]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 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龍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 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때--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우리 아버지요? 세대 차이가 나요.

25세때-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前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助言을 들었을 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後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車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흑...읽어도 읽어도 언제고 감동이 밀려오는 좋은 글...나는 이런 아버지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까?-- 2002.10.21 BrainSalad

15 # 산모용 철분영양제[ | ]

그저께 임산부들이 먹어야하는 철분제제를 약국에서 사다주었다. 종류가 다양한지라 머가 조은지 몰라 약국에 물어도 보고 고른답시고 했는디...원래 골라놨던 약이 소화장애가 좀 있을거라고 위에 덜 장애가 있는 약을 권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잽싸게 그놈을 들고 집에 갔더니...아내 말론 위장장애가 생기는게 철분섭취는 확실한 약이란다. 원래 철분제제 자체가 위장장애나 변비는 기본으로 따라붙는 대표적인 부작용인데, 특별한 이유랄 것 없이 철분이란 놈이 소화가 잘 되는 물질도 아니고, 위를 자극하는 성질이라서 아내처럼 위가 약한 사람이면 쓰리고 소화불량이 올 수 있다는 얘기. 근데 이 철분제제란게 어차피 임신을 하게되면 태반과 탯줄을 통해서 태아에게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 혈액의 전체 양이 늘어나게 되는데 혈액이 늘어나는 만큼 헤모글로빈 양이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피에 물을 탄 것처럼 묽게 되어버리고, 이 때문에 임신중 빈혈이 생기기 쉬운 것이다. 더구나 출산 이후를 고려하더라도 잘 보충을 해놔야만 하는 것이고. 중요한건 애기는 엄마의 영양섭취 상태와 무관하게 자기 먹을껀 다 빨아간다는 점. 새삼스럽게 여자가 위대하고 어머니는 위대하다는걸 또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내는 입덧이 심한 편은 아니다. 이제 곧 5개월로 접어들테니 한고비는 넘겼다고 할 것이다. 8개월까지도 입덧이 지속되고 링겔로 연명하는 산모도 있다고한다. 신기하게도 아이는 정상적인 섭생을 유지한다는 거지. 뭉클하지않는가? 혹시 어릴 때 어머니가 자신때문에 입덧이 심했다는 얘길 들었던 사람이라면 당장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릴 일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위대한 것이 확실히 맞다. 왜냐고? 아이를 낳는 어려운 일을 그러니까 여자에게 맡긴 것 아닐까?--2002.10.16 BrainSalad

16 # 기형아검사[ | ]

오늘은 아내가 기형아검사를 받은 날이다. 물론 아무 이상없으리라고 믿지만 아직 검사결과가 나오지않은 상황에서는 조금은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부부가 아이를 가질 때 말하자면 아빠의 몸을 떠나 엄마의 몸으로 옮겨갈 직전에 아빠의 몸상태 관리나 마음가짐이나 이른바 "아빠 몸속의 태교"가 몇배 더 중요하다고들 한다. 내가 기형아 검사를 앞두고 걱정을 하는 것은 꼭 기형아 여부를 떠나서, 내 자신이 모모에게 부끄럽기 때문이다. 담배를 줄이기를 했나..운동을 열심히 하고 술을 멀리하기를 했나...마음가짐은 또 얼마나 경건했었는지...이런 후회와 자책들이 공연히 밀려들 때면 아이에게 참으로 부끄러워지곤 한다. 이제서야 뒤늦게 엄마 뱃속의 아이에게 노래도 불러주고, 아침 저녁으로 이야기도 들려주고, 쪼금은 노력을 하지만 미흡해도 이만저만 미흡한게 아니다. 처음에 아이가 생긴걸 알고는 마음 속으로 무척이나 감사해하고 기뻤었는데, 그리고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 정말 태교를 멋지게 해줘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지금 4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얼마나 잘하고 있는건지 스스로 점검해보고 조금 더 노력해야할 시점인 것 같다. 오늘도 아내가 병원에서 초음파검사과정을 녹화해왔을텐데, 가서 내 아이가 얼마나 더 자랐는지 얼마나 열심히 세상에 나와 엄마아빠를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면서 나도 반성하고 더 많은 시간과 생각을 아이에게 바쳐야 될것 같다.-- 2002.10.11 BrainSalad

17 # 모모아빠의 자기최면[ | ]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말과 글로써 가르치려 하지말라.

  • 책을 가까이 하는 아이로 키우고싶은가?
부모가 늘 책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라.
  •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아이가 있는데서 건널목을 함부로 건너고 거리에 침을 뱉지 말아라.
  •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회사의 안좋은일을 아이앞에서 넋두리하지마라
다른사람 흉을 아이앞에서 보지마라
운전할때는 간쓸개 다내놓고 해라
  • 이웃과 사회를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고싶은가?
아이를 데리고 양로원이나 고아원을 찾아가는 이벤트를 만들어라. 아이의 영혼과 당신의 영혼이 함께 깨끗해질 수 있을 것이다.
  • 남을 리드할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싶은가?
집을 떠나서 캠프나 단체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라
친구들을 집으로 자주 데려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라
  • 감성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강아지, 꽃나무와 친해지도록 키워라 자연속에서의 체험기회를 가능한 많이 주도록 하라
  • 자립심 강하고 의지가 있는 아이로 키우고싶은가?
계획적이고 일관된 생활흐름 속에서 사는 모습을 보여주라
언제나 미리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라
자기 옷은 자기가 치우도록 가르쳐라
  • 논리적이고 설들력있는 아이로 키우고싶은가?
부모에게 요구할 것이 있으면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서 설명하도록 훈련시켜라
더욱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요구할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 친구를 잘 사귀는 아이로 키우고싶은가?
엄마,아빠의 친구들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들인지를 보여줘라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지킬 자신과 준비가 되었는가? --2002.10 BrainSalad

18 # 모모에게 쓰는 첫번째 이야기[ | ]

모모는 아내의 뱃속에 있는 내 아이에게 붙여준 별명입니다. 사내아이건 여자아이건 관계없이말이죠, 물론 미카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서 따온겁니다.

소설 속의 소녀 모모처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용기와 기쁨을 줄 수 있는 아이로 크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준 이름입니다.
모모에게 아빠인 저는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될까요? 5달뒤면 세상에 나올 모모는 엄마 뱃속에서 아이는 열심히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겠죠.

부모인 저는 얼마나 준비를 하고 있는지 제 자신도 돌이켜보는 이야기들을 적어보렵니다.

2002. 9.8
어제는 엄마와 아빠가 어떤 분을 만나서 장래의 일에 대해 문의를 드리고 왔단다. 사람들이 말하는 점쟁이지. 너에 대해서 물어보았더니 우리 아기가 나중에 정말 크게 될 인물이라는구나. 점이라는 놈을 크게 믿는 편은 아니지만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어떤 힌트라도 얻을 수 있다면 꼭 무시할 필요는 없는 거라고 생각한단다.어떤 조언을 듣게 되더라도 유연한 마음자세로 받아들여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지. 아빠는 이 세상의 어떤 사람에게도 피해나갈 수 없는 운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다. 다만, 그 운명에 맞설 준비도, 자신감도, 노력도 없는 사람에겐 자기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운명도 없는 것이란다.

암튼 모모는 굉장히 좋은 운을 타고난다는 점쟁이의 말을 그대로 믿지는 않더라도 기분이 무척 좋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구나. 우리 모모가 왕자님일지 공주님일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잘 가르치고 보살피라는 이야기는 잊지않더구나. 결국은 “큰인물이된다”는게 중요하지는 않은걸거야.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도 하듯이 엄마아빠가 모모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떤 사고방식을 심어주고 어떤 생활습관을 길러주냐에 따라 모모가 더 나은 인생을 사는 밑거름이 만들어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 엄마,아빠는 모모를 긍정적이고, 밝고, 사회적이면서 적극적인 아이로 키우고싶단다.
  • 사려깊고, 남을 이해할 줄 알고, 유머러스하며 건강한 사고를 가진 아이로 키우고싶단다.
  • 여자를 또는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할 줄도 알고, 멋진 로맨스를 알고, 여행의 기쁨과 동물과 함께 하는 기쁨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단다.
  • 절제를 알고, 인내할 줄 알지만, 때로는 과감한 용기도 낼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단다.

그런 덕목이 바탕에 있어야 영어를 잘하고 수학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게 의미가 있는거란다. 엄마,아빠는 기본이 안되어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면서 살아왔기에 우리 모모는 그런 사람들과는 다르게 키우고 싶은거란다. 어쩌면 엄마,아빠도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기 때문이겠지.

이제 몇 달 후면 세상의 빛을 구경하게 될 나의 사랑스런 모모야. 세상은 열심히, 긍정적으로 즐겁게 사는 사람에게 분명히 큰 행복을 가져다 주는 정직한 곳이란다. 어서 빨리 엄마,아빠랑 만나서 이렇게 멋진 세상에서 함께 숨쉬고 뛰어 놀면서 또 다음에 올 멋진 세상을 같이 준비하자꾸나. 때로는 아픔도, 슬픔도, 짜증스러움과 번잡스러움으로 얼룩지기도 하는 세상이지만, 아빠는 모모가 그런 세상의 한줄기 희망으로, 상쾌한 바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아빠로서의 모든걸 바치고 도와줄 각오가 되어있단다.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하게 될 그날을 오늘도 엄마,아빠는 열심히 준비하면서 기다릴게…사랑한다 모모야… -- 2002.9 BrainSalad

19 # 좋은 부모 20계명[ | ]

1. 남의 아이도 내 아이처럼 사랑하라.

2. 공부하라는 말을 줄이고 먼저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3. 식사시간에는 자녀들과 대화를 많이 하라.

4. 자녀가 스스로 하는말을 존중하라.

5. 한번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라.

6.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자녀를 직접 손으로 때리지 말라.

7. 꼭 필요한 때는 벌을 세우거나 회초리를 들어라.

8. 똑같은 말로 두번 야단치지 말라.

9. 함께 여행하는 등 자녀와 공동의 경험을 쌓아라.

10. 자녀가 좋아하는 책이나 어린이 프로를 같이 보아라.

11. 힘든 일이라도 자녀를 참여시켜 협동심을 키워라.

12. 자녀 앞에서 신호를 어기거나 새치기, 거짓말을 하지 말라.

13. 자녀와 함께 문구점과 서점에 자주 가라.

14. 가훈을 정하거나 가족놀이를 만드는등 우리 집만의 분위기를 만들라.

15. 휴일은 박물관 견학, 가재도구 손질, 독서 등으로 다양하게 보내라.

16.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가정의 역사가 얽힌것은 소중히 다뤄라.

17. 자녀 앞에서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좋은점만을 이야기 하라.

18. 다쓴 물건은 바꿔쓰고 안 쓰는 물건은 재활용하는 본을 보여라.

19. 자녀가 자신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조리있게 말할수 있도록 도와줘라.

20. 자녀와 함께 여행이나 집안 일 등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의 시간을가져라.

2002/8/9 역시 출처가 생각은 안나지만 두고두고 마음에 새기며 실천해야될 좋은 내용이라서 이곳에 남김 --BrainSalad

20 #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26가지 삶의 지혜[ | ]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하고는 동업하지 말거라.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모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오빠라고 부르는 여자 아이들을 많이 만들어 놓거라.
그 중에 하나 둘은 안그랬다면 말도 붙이기 어려울 만큼 예쁜 아가씨로 자랄 것이다.

목욕할 때에는 다리 사이와 겨드랑이를 깨끗이 씻거라.
치질과 냄새로 고생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식당에 가서 맛있는 식사를 하거든 주방장에게 간단한 메모로 칭찬을 전해라.
주방장은 자기 직업을 행복해할 것이고 너는 항상 좋은 음식을 먹게 될 것이다.

좋은 글을 만나거든 반드시 추천을 하거라.
너도 행복하고 세상도 행복해진다.

여자아이들에게 짓궂게 하지 말거라.
신사는 어린 여자나 나이든 여자나 다 좋아한단다.

양치질을 거르면 안된다. 하지만 빡빡 닦지 말거라.
평생 즐거움의 반은 먹는 것에 있단다.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거라.
친구가 너를 어려워하지 않을 것이며 아내가 즐거워할 것이다.

하느님을 찾아 보거라.
만약 시간의 역사(호킨스), 노자(김용옥 해설), 요한복음(요한)을 이해한다면 서른 살을 넘어서면 스스로 서게 될 것이다.

어려운 말을 사용하는 사람과 너무 예의바른 사람을 집에 초대하지 말거라.
굳이 일부러 피곤함을 만들 필요는 없단다.

똥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누거라.
일주일만 억지로 해보면 평생 배 속이 편하고 밖에 나가 창피당하는 일이 없다.

가까운 친구라도 남의 말을 전하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속을 보이지 마라.
그 사람이 바로 내 흉을 보고 다닌 사람이다.

나이 들어가는 것도 청춘만큼이나 재미있단다. 그러니 겁먹지 말거라.
사실 청춘은 청춘 그 자체 빼고는 다 별거 아니란다.

밥을 먹고 난 후에는 빈그릇을 설거지통에 넣어주거라.
엄마는 기분이 좋아지고 여자친구 엄마는 널 사위로 볼 것이며 네 아내는 행복해할 것이다.

양말은 반드시 펴서 세탁기에 넣어라.
소파 밑에서 도너츠가 된 양말을 흔드는 사나운 아내를 만나지 않게 될 것이다.

네가 지금 하는 결정이 당장 행복한 것인지 앞으로도 행복할 것인지를 생각하라.
법과 도덕을 지키는 것은 막상 해보면 그게 더 편하단다.

돈을 너무 가까이 하지 말거라.
돈에 눈이 멀어진다.

돈을 너무 멀리 하지 말거라.
너의 처자식이 다른 이에게 천대받는다.

돈이 모자라면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별해서 사용해라.

너는 항상 내 아내를 사랑해라.
그러면 네 아내가 내 아내에게 사랑받을 것이다.

심각한 병에 걸린 것 같으면 최소한 세 명의 의사 진단을 받아라.
생명에 관한 문제에 게으르거나 돈을 절약할 생각은 말아라.

5년 이상 쓸 물건이라면 너의 경제능력 안에서 가장 좋은 것을 사거라.
결과적으로 그것이 절약하는 것이다.

베개와 침대와 이불은 가장 좋은 것을 사거라.
숙면은 숙변과 더불어 건강에 가장 중요한 문제다.

너의 자녀들에게 아버지와 친구가 되거라.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될 것 같으면 아버지를 택해라. 친구는 너 말고도 많겠지만 아버지는 너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줌을 눌 때에는 바짝 다가서거라.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될 것이 눈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락이 거의 없던 이가 찾아와 친한 척하면 돈을 빌리기 위한 것이다. 분명하게 '노'라고 말해라.
돈도 잃고 마음도 상한다.

친구가 돈이 필요하다면 되돌려 받지 않아도 될 한도 내에서 모든 것을 다 해줘라.
그러나 먼저 네 형제나 가족들에게도 그렇게 해줬나 생각하거라.

네 자녀를 키우면서 효도를 기대하지 말아라.
나도 너를 키우며, 너 웃으며 자란 모습으로 벌써 다 받았다.

2002/8/29 전 한빛은행 김종욱 부행장님이 사내게시판에 실으신 글로서... --BrainSa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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