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에서 배운다

1 # 실수에서 배운다

미국에서 재료공학으로 유학생활을 마치고 대기업에 취직을 했다. 하지만 한 회사만을 위해 내 지식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직성이 풀리지 않았다. 좀 더 폭넓게 전공 지식을 활용하여 다른 기업도 도와주고 우리들의 실력도 갈고 닦자는 목적으로 같이 유학을 한 친구들과 재료분야만을 전문으로 컨설팅 하는 회사를 만들었다.

누님에게 돈을 빌려 공동으로 투자를 하고 사무실을 얻고 직원까지 뽑아 제법 멋지게 시작을 했다. 주말에만 일을 하고 주중에는 각자의 일을 하는 식으로 일을 했다. 이런 저런 연고로 한 두 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일을 진행했지만 엑스트라로 일을 하는데 좋은 성과가 날리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모이는 것도 시원치 않고 프로젝트 수주도 일어나지 않았다. 6개월 만에 돈과 시간만 날리고 그 회사는 문을 닫았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나는 그 사건을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게 되었다.

첫째, 시장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시장은 결코 만만하고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판단은 언제나 정확하다. 많은 사람들이 알량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독립을 하거나 회사를 차린다. 그들이 가진 지식과 상품이면 사람들이 환호할 것으로 착각을 한다. 시장은 그런 냄새를 맡는 데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 이 사람이 고수인지 아닌지는 몇 마디만 나눠보면 안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대부분의 상품과 지식은 별볼일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실무 경험도 별로 없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전부인 우리들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고수들을 상대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컨설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둘째, 전력투구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비된 상태로 일을 할 수는 없다. 다 부족한 경험과 지식으로 시작을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일에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하느냐의 문제이다. 전력투구를 하면 그래도 기회는 생긴다. 깨지면서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는 다들 나름대로의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주말만을 이용해 회사를 운영했다. 사무실에는 여직원 한 명만 놔둔 상태로. 이런 어정쩡한 상태로 좋은 성과가 날 수는 없었다. 대충하고 쉬엄쉬엄 했는데 큰 성과를 얻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새 밧줄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 잡고 있는 낡은 밧줄을 놓아야만 한다. 그것이 자연법칙이다.

하지만 나는 그 때 그 실수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그 실수로 인해 나는 더 큰 실수를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고 두 번째 사업을 시작할 때는 훨씬 신중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수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나는 너무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다. 별다른 실수와 실패경험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고 안주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하면 실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실수에서 가장 많이 배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교실에서 배울 수 없다. 그것은 행동하고, 실수하고, 그런 후에 개선해 가면서만 배울 수 있다. 바로 그때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은퇴하면서 자기가 아무런 실수를 하지 않은 채 직장 생활을 마감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은퇴할 때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언제나 더 나아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혼다에 필요치 않다.” 혼다 소이치로의 얘기이다.

2 # 촌평

겁나게 뻔한 얘기임에도 마지막 혼다 소이치로의 말에서 무너져버렸다.
나야말로 회사에서 맡은 바 소임을 언제고 큰 실수없이 잘 처리한다는 평에 만족하면서 사는 사람은 아닌지... -- BrainSalad 2004-1-15 8:42 am

3 같이 보기

• 혼다 소이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