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신행정수도라는 것[ | ]
자료원: 한국경제 2003.7.24 논설주간
신행정수도라는 게 만들어지기는 만들어지는가.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이라는 긴 이름의 법률안 입법예고를 보면서도 나는 솔직히 말해 어리벙벙한 느낌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엄청난 돈을 들여 거의 매듭단계에 온 새만금사업이나 경부고속전철 공사도 어느날 갑자기 중단되는 세상이기도 하지만,그런 이유만으로 그렇게 느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선 어떤 성격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대통령도 그 곳으로 가는 것인지,그렇지 않은지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까지 옮겨갈 구상이라면 신행정수도라고 하지않고 신수도라고 했을 것 아니냐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설명만으로 납득할 일이 아니다.
모든 중앙행정기관이 다 그곳으로 옮겨간다면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만 서울에 남아야 할 까닭이 무엇인지,나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경제부처 천에 나가있는 것만으로도 비효율이 적지않은 마당에 대통령과 장관 집무실이 1백km 훨씬 넘게 떨어져 있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바로 그런 점을 감안하면 신행정수도 건설이 어영부영 신수도건설로 변질되지 않는다고 누구도 단정하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의 구상은 청와대는 가지않는 쪽이 확고하다 하더라도, 중앙행정기관이 다 옮기고 나면 그때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가지않을 수 없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수도권 인구분산을 생각하는 차원만으로 신행정수도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는 논리가 바로 그런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건교부 입법예고안은 신행정수도라 함은 중앙행정기관 등을 이전·수용하기 위해 개발하려는 지역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중앙행정기관 등'이라는 등자(字)다.
특별한 저의를 담고 있다고 해석하고 싶지는 않지만,그 글자가 함축하는 의미가 결과적으로 엄청날 수 있는 개연성도 전적으로 없다 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대형국책사업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는 전직 장관들이 많다. 과천 건설이 잘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는 시각에 따라 결론이 다르겠지만,이 문제를 다룬 공식회의석상에서 어느 장관도 반대론을 편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아연해진다.
공사기간만도 몇년이나 걸릴 장기사업이었기에 그때까지 계속 장관을 할 것도 아닌데 굳이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최고통치권자의 방침이 이미 정해져 있어 토론이 소용없다고 봤기 때문이었을까. 경부고속철도 새만금과 신행정수도 건설은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제시된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냉정히 말해 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추진이 결정된 경우가 아니다. 당선자의 공약이기 때문에 이들 사업의 타당성 검토는 사실상 요식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밖에 없다. 이들 사업에서 계속 논란이 이어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 대형 건설사업을 선거공약으로 내거는 것이 앞으로도 계속 되풀이돼 좋을 일인지도 차제에 생각해볼 점이 있다.
당선됐다는 것은 그 선거공약을 유권자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이 옳은 지도 의문이다. "선거라는 것이 고약한 점은 반드시 당선자가 나온다는 것"이라는 험구가들의 비아냥은 당선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폄훼하려는 의도라고 봐 한쪽 귀로 흘려버려도 그만이겠지만, 선거가 상반되는 두 후보의 공약중 당선자의 것은 옳고 낙선자의 그것은 그르다는 판정을 내린다고 단정짓는 것 또한 문제다.
행정수도 건설은 그 사안이 중차대한 만큼 광범위한 여론을 수렴해야 할 것은 당연하고,그러려면 노 대통령 자신부터 이 문제에 대해 유연해야 한다. 통일이 빠른 시일내에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남쪽에 행정수도를 건설하는 것은 통일 이후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도 그냥 지나쳐버려서는 안된다.
행정수도를 건설한다 하더라도 조급증은 금물이다. 내년 하반기까지 입지를 확정하려는 계획은 재고돼야 마땅하다. 국가백년대계를 총선에 이용하려 든다는 억측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행정수도 입지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차라리 2005년 이후에나 결정토록 늦추는 것이 좋다.
2 # 新행정수도 개발 엄격제한[ | ]
자료원: 파이낸셜뉴스 2003.7.21
정부는 신행정수도 개발에 따른 난개발과 투기방지를 위해 신행정수도 개발예정지는 물론, 주변지역에 대해 오는 2010년까지 개발과 건축허가를 엄격히 제한키로 했다. 특히 행정수도 개발예정지의 토지보상은 올해 1월1일 산정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실시된다. 또 신행정수도 관련 주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대통령 직속의 민관 합동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사업 재원마련을 위한 특별회계가 설치된다.
건설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마련, 21일자로 입법예고하고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신행정수도 예정지역과 주변지역에 대해 지역이 공개되는 시점(2004년 하반기)부터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되는 2010년까지 각종 개발행위와 건축허가를 시가화조정구역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시가화예정구역에서는 기존 거주용 주택을 보수하는 정도만 허용된다.
또 신행정수도 예정지가 확정돼 토지를 수용할 때는 2003년 1월1일 기준 공시지가를 적용해 보상가를 산정토록 했다. 이와 함께 신행정수도 관련 정부정책 조정, 국민여론 수렴, 예정지역 및 주변지역 지정 등 주요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30명의 민·관 합동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국무총리, 민간대표)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아울러 특별회계를 설치해 정부청사 매각대금과 일반회계 전입금 및 차입금, 채권 발행, 수익금, 과태료 등으로 재원을 조성해 정부기관 부지 매입, 청사 건축, 기반시설 설치, 차입금 원리금 상환, 시행자에 대한 융자·출자 등에 활용하도록 했다. 한편, 건교부는 신행정수도의 명칭과 행정구역 등은 별도 법률인 ‘신행정수도 지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으로 정하고 지난 77년 제정된 ‘임시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폐지키로 했다./ mailto: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2.1 [신행정수도 특별법 뭘 담았나][ | ]
주변지역도 건축허가 제한 =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은 법률 64개와 부칙 2개조로 신행정수도의 추진 방식과 개발 절차, 난개발 및 투기 억제대책, 여론수렴 방식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 법을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 통과되면 연말까지 입지선정 기준과 이전규모 등 기본구상을 마련키로 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 후보지 5∼6곳 정도를 선정한 뒤 이를 비교, 평가해 하반기에 입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측이 내년 4월 실시되는 총선에 후보지 선정 등이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며 2004년 2월말까지 충청권에 새 행정수도 부지를 확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임시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이어서 정부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행정수도 이전을 결정하기 위한 국민여론 수렴 방식에 대해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별법안의 주요 내용을 간추려본다.
◇ 신행정수도 건설 추진방법 및 절차 =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신행정수도와 관련해 정부정책 조정, 국민여론 수렴, 예정지역과 주변지역 지정, 광역도시계획 및 개발계획 승인, 행정기관 이전계획 확정 등 주요 정책사항을 결정하고 집행한다. 위원장은 국무총리와 민간위원 중 1명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재경부·교육부·국방부·행자부·농림부·환경부·산자부·건교부·예산처 등 관계 장관과 관련 광역자치단체장, 또 교육계 및 지역인사, 시민단체 대표 등 3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추진위 하부조직으로는 100명 이내의 자문위원회와 추진단이 별도 운영된다. 신행정수도 건설에 따른 재원 마련을 위해 특별회계가 설치된다. 특별회계는 기존 정부청사 매각대금과 타회계 전입금 및 차입금, 채권 발행, 수익금, 특별조치법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등으로 조성된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정부기관 부지 매입, 청사 건축, 기반시설 설치, 차입금 원리금 상환, 사업시행자에 대한 융자·출자 등에 활용하게 된다.
◇신행정수도 예정·주변지역 지정 = 추진위원회는 도상 및 현지조사를 통해 행정수도로 개발될 곳을 ‘예정지역’으로, 그 영향이 미치는 곳은 ‘주변지역’으로 선정,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이를 지정, 고시한다. 입지 선정을 위해 사전환경성 검토를 실시한다.
◇난개발 및 투기차단 = 예정지역 및 주변지역은 공개되는 시점부터 개발행위와 건축허가가 엄격히 제한된다. 예정지역은 지구단위계획을 선계획 후개발방식으로 개발하고 주변지역도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이 수립되는 시점(2010년)까지 시가화조정구역 수준으로 개발행위가 억제된다. 아울러 후보지 선정 단계부터 부동산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진위원회는 관계기관에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절차 = 신행정수도 개발사업은 국가가 직접 추진하거나 한국토지공사 등 공기업이 맡는다. 사업시행자는 신행정수도의 명칭과 위치, 면적, 인구·토지이용·교통처리·환경보전계획, 기반시설 설치 및 재원조달 계획 등을 담은 개발계획과 실시계획을 작성해 추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환경·교통·재해 등 각종 영향평가도 실시해야 한다. 국토계획법 등 39개 관계 법률에 의한 인·허가 사항은 특별법에서 의제처리한다.
사업시행자가 토지를 사들일 때 각종 조세와 부담금이 감면 또는 면제되며 사업지구내 국,공유재산은 수의계약으로 사업시행자에게 매각 또는 대부된다. 신행정수도 명칭과 행정구역 등에 대해서는 신행정수도의 지위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가칭) 등 별도의 법률로 정한다. 지난 77년 제정된 ‘임시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폐지된다.
◇향후 계획 및 과제 = 정부는 이 법안을 오는 8월9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를 거쳐 정부안으로 확정한 뒤 9월초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22일에는 대한주택공사에서 이 법률안에 대한 공청회를 갖는다. 이어 올해 연말까지 행정수도 후보지 선정기준과 도시규모 등 신행정수도의 밑그림이 되는 기본구상을 마련하고 2004년 하반기 후보지를 최종 확정, 2007년 상반기까지 개발계획 수립과 용지매수 등을 실시한다.
2007년 하반기부터 2011년 말까지 부지조성공사와 청사신축 등을 거쳐 2012년부터 행정기관을 본격 이전한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내년 총선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국회 통과 여부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태다. 이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행정수도 이전 작업이 탄력을 받겠지만 부결될 경우 국민투표 실시 등의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mailto: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2.2 [신행정수도 개발 엄격제한][ | ]
사업자에 토지 우선매수권 줘 = 신행정수도가 이전되는 지역은 물론 그 주변지역의 부동산 투기까지 원천 봉쇄된다.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 ‘예정지’에 대한 토지보상을 땅값이 상승하기 이전의 가격으로 보상한다. 또 ‘주변지역’은 시가화 예정용지로 지정,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되기 전까지 보전용지로 묶어 관리한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에따라 행정수도 이전 특수를 기대하고 섣불리 투자했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토지보상 = 건교부는 21일 입법예고 하는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조치법’(안)에 신행정수도 ‘예정지역’과 ‘주변지역’지정제도를 도입했다. 예정지역은 행정수도로 개발할 지역으로 이 지역 토지보상은 2003년 1월1일 기준 공시지가로 토지를 매수토록 규정했다. 아울러 토지거래허가 신청시에는 국가 또는 사업시행자가 우선매수권을 갖는다고 명시했다.
각종 공공개발을 위한 토지수용시 통상 그 해 공시지가를 적용하는 것이 관례이다. 하지만 2004년 하반기중 예정지역이 확정되는 새 행정수도의 토지는 1년전인 2003년 공시지가로 보상하겠다고 법에까지 못박았다. 건교부 관계자는 “투기나 땅값 상승기대로 투기세력이 몰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건교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해당 지자체가 주민들이 보상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향후 산정되는 공시지가를 대폭 상향조정하는 부작용도 막겠다는 의지다.
이에따라 행정수도 예정지의 토지보상가 산정은 2003년 1월1일 기준 공시지가를 토대로 토지보상을 위한 감정평가시점까지의 정상적인 땅값 상승분(시가 중 해당 시·도단위 땅값 평균상승률)만 적용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나 예정지역 지정,개발계획 수립 등으로 인해 오르는 투기성 땅값은 보상가 산정에서 제외된다.
건교부는 대신 원주민에게는 주택이나 이주택지, 대체농지 등을 유리한 조건으로 제공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투기방지대책 가동 = 건교부는 또 예정지역이 결정되면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 가능한 모든 투기억제 대책을 가동키로 했다. 예정지역을 에워싸고 있는 ‘주변지역’도 시가화조정구역으로 지정해 개발행위와 건축허가가 제한된다. 건교부는 주변지역의 경우 해당 지자체를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예정구역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개발계획을 먼저 수립한 뒤 이에 따라 개발이 이뤄지도록하고 이때까지는 대부분 보전용지(그린벨트 수준)수준으로 묶어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할 경우 건교부 관계자는 “행정수도 주변지역에서도 농어촌용 등 생계와 관계없는 주택 신축은 사실상 금지되고 개발행위는 거주용 주택을 보수하는 선에서만 가능해져 투기성 자금의 유입은 차단될 것”으로 전망했다./ mailto: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3 # 충청권 행정수도 어떻게 되나[ | ]
자료원:조선일보 2003.7.21
10월 입지선정기준 발표... 내년 하반기 확정/ "외국선 수도계획 수십년 걸리는데" 졸속우려 = 정부는 9월 초 ‘행정수도건설 특별조치법’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하는 등 행정수도 이전작업을 구체화한다. 정부는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국민 여론 수렴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행정수도 이전작업을 본격화한다. 하지만 관련 법률 통과는 불투명한 상태.
한나라당이 당론을 결정하지 않은 데다 일부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의식, 내년 2월 이전에 행정수도 입지를 결정하자는 법안을 제출해 놓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법이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국민투표 실시 여부를 포함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치열한 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국토연구원이 18일 개최한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과 과제’에 관한 세미나에 참가한 일부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기했다.
◆어떻게 결정되나=충청권에 대한 현지 조사에 착수한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입지 선정 기준 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 기준 시안은 각 후보지에 대해 경제성·환경성·국토균형발전성·교통여건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일종의 채점표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토론과 지방자치단체의 의견 수렴을 거쳐 12월 말에 채점표를 최종 확정, 이를 기준으로 내년 상반기 중 충청권 신도시 후보지에 대한 평가작업에 들어간다.
이어 내년 하반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지를 행정수도 이전지로 결정할 방침이다.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지원단 이춘희 단장은 “객관적인 선정 기준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지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탈락 지역도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지와 소요 재원=전문가들은 대전 서남부권~논산 계룡지구, 충북 오송~오창권, 공주 장기지구, 천안~아산권 등을 후보지로 보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는 물론 내년 4월 개통될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는 천안~아산권, 오송~오창권은 인프라 투자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 장점이다.
충북대 황의연 교수는 “충남·북과 대전이 인접하는 지역이 선정돼야 충청권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50만명 규모의 행정수도 이전에 최소 37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중 청사(2조1000억원), 시청·학교 등 지원시설(2조7000억원), 광역도로·외곽순환도로(2조4000억원) 등 정부 직접투자비는 7조2000억원이며 아파트, 상업용 빌딩, 단지 내 도로건설비에 30조원 가량이 투자될 전망이다.
◆이전 일정은=정부는 내년 하반기에 입지를 최종 확정, 환경·교통 등을 포함한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부지 매입에 착수한다. 2007년에 도시건설에 착공, 2012년부터 중앙의 행정기관들이 단계적으로 입주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전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성신여대 권용우 교수는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데 브라질은 71년, 호주는 88년이 걸렸고 일본은 15년째 수도 이전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80년대 중반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시작한 말레이시아는 93년에 입지를 확정, 2005년에야 입주가 완료된다. 말레이시아가 비교적 단기간에 행정수도 이전이 가능한 것은 신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가 기존 수도인 콸라룸푸르에서 불과 25㎞ 떨어져 있는 일종의 위성도시이기 때문이다.
◆국민 여론에 따라 백지화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정부는 대통령선거를 통해 행정수도 이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별도의 국민투표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르다. 통일 이후 수도 입지, 수도권 공동화문제, 투자 효율성 등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이전 재원을 신(新)산업에 투자하거나 국토균형발전사업에 돌리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정권 교체나 갑작스러운 통일로 계획이 백지화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원대 이우종 교수는 “정부는 국민 여론의 향방에 따라 신행정수도 건설 자체를 백지화할 수 있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차학봉기자 mailto:hbcha@chosun.com ) (이경은기자 mailto:diva@chosun.com )
4 # 충북도민 반발수위 고조[ | ]
자료원: 충청일보 | 2003.7.6
호남고속철도 분기역과 노선에 대해 정부가 특정지역에 유리한 용역결과를 발표한데다 충북에서 요구한 내용이 상당수 반영되지 않는 등 균형을 잃은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충북도민들이 용역결과를 원천적으로 거부하고 용역기관의 교체를 요구키로 하는 등 충북도민의 반발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일 과천시민회관에서 개최되려던 호남고속철도건설 기본계획 조사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공청회에 충북도민들이 대거 참여, 용역결과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강하게 항의하며 농성을 벌여 공청회 자체가 무산됐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충북주민들은 △X자형 고속철도망 구축관련 미반영 △복복선 건설 부당성 △신행정수도 입지결정후 재평가실시 노선·분기역 결정 △기존 연구관계자의 참여 배제 △호남고속철도 명칭 부당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충북유치추진위와 학계대표 등은 연구용역을 벌인 교통개발연구원 등과 논의 끝에 “많은 사람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용역 하청을 준 것을 종합하다보니 오류가 발생했다”는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냈다. 또 충북에서 불합리하다고 제기하는 사항에 대해 다시 평가를 실시한후 충북도와 협의해 일정을 잡아 차후에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충북도와 호남고속철도오송분기역유치추진위원회는 지난 3일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호남고속철도건설 기본계획 조사용역의 결과에 대해 분기역은 천안으로, 노선은 서울∼천안∼공주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 원천적으로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한 것.
특히 건설교통부가 행정수도 입지와 연계해 재평가를 실시, 호남고속철도의 노선 및 분기역을 결정하겠다고 해놓고서도 행정수도 입지와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미리부터 특정지역을 염두에 둔 듯한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타당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1차 용역결과에서 복복선을 전제로 비용을 산정함에 따라 부당성이 인정됐는데도 이번 용역에서 다시 복복선 계획으로 건설비용을 산정하는 등 1차 결과가 상당수 반영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제3의 용역기관으로의 재교체 요구 등 충북도민들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오송분기역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충북도민들은 호남고속철도 관련 용역을 주관한 건설교통부를 대상으로 항의방문과 함께 용역 수정 등을 요구하는 한편 별도로 대규모 집회를 검토하고 있어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오송분기역유치위원회의 관계자는 “그동안 충북에서 오송분기역의 유리한 점에 대해 강조한 부분들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고 오히려 불리한 부분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 이번 용역결과는 공정성을 잃고 있다”면서 “용역에는 행정수도 입지관련 사항이 반영돼야 하며 용역을 제3의 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도의 관계자는 “호남고속철도의 복복선 건설계획은 지난 1차 용역결과에서도 비용면에서 불합리한 점이 인정됐는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다시 복복선을 전제로 비용을 산정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호남고속철도의 충북선 연계방안과 경북 북부지역의 연계, 그리고 청주국제공항등의 교통망 연계 등도 반영되지 않아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고속철도 계획으로서의 공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5 # 호남고속철 분기 "천안 최적지"[ | ]
자료원:대전매일 | 2003.7.4
호남고속철도 중부권 분기 노선으로 '천안 분기'가 최적지라는 최종 결론이 도출됐다.
교통개발연구원은 지난 2001년부터 2년간 실시한 용역결과, "천안 분기가 충북 오송과 대전에 비해 공사비가 가장 적게 들고 경제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3일 밝혔다.
후보지별 경제성을 파악한 결과, 오송과 대전의 순현재가치(NPV)는 각각 7040억원, 1720억원으로 나타난 반면 천안은 1조1070억원으로 집계돼 가장 높았다. 경제적 타당성이 있음을 나타내는 '비용/편익 분석'에서도 천안이 1.26을 기록, 오송 1.16, 대전 1.05보다 높았다.
노선별 공사비용은 천안이 46조2860억원, 오송은 49조5780억원, 대전은 55조1980억원으로 조사돼 천안이 2조7000억원에서 9조원까지 비용이 덜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승객수요를 바탕으로 한 재무성 분석에서는 대전이 3890억원으로 천안 800억원, 오송 2950억원보다 높게 나왔다.
교통개발연구원은 "비용측면은 천안, 수요측면은 대전이 유리하나 종합적으로는 천안이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분기점 최종 확정은 내년 말 행정수도 입지 여건 변화를 반영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6 # 新행정수도 후보지 2~3곳 압축[ | ]
자료원: 매일경제 | 2003.7.4
신행정수도 후보지가 점차 압축되고 있다. 3일 신행정수도 건설추진기획단은 대전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정과제 보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10월 말까지 도시기본구상과 입지선정 기준안을 마련해 연말까지 확정하겠다고 보고했다.
신행정수도기획단은 이미 지난 5?6월 충청권 전역을 대상으로 물리적 지표를 토대로 개발가능지역을 조사하는 한편 개발대상 제외지역 기준을 마련한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후보지를 비교 평가하고 여론검증 절차를 거쳐 하반기에 입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가 밝힌 기준을 토대로 보면 후보지가 2~3곳으로 이미 압축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후보지 어딜까=국토?도시 전문가들은 참여정부가 출범 초기 밝힌 기준을 토대로 공주~연기권, 논산 계룡신도시권, 천안~아산권, 대전 서남부권, 오송~ 오창권 등 5개 지역을 꼽고 있다. 공항과 고속철도 등과 가깝고 인프라스트럭처 비용이 적게 들며 인구 50만~100 만명 수용이 가능한 지역 등이라는 게 제시된 입지기준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 고위관계자가 "신행정수도는 충청남북도나 대전광역시 등 충 청권 3개 시도를 다 연계할 수 있는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후보지 가 더 좁혀지고 있다. 이런 기준이라면 충남과 충북의 경계선과 인접한 공주~연기권과 오송~오창권 등 2개 지역으로 압축된다.
두 곳 모두 청주공항과 가깝고 고속철도가 경유할 수 있는 곳인 데다 대전광역시와도 멀지 않다. 반면 천안~아산권이나 논산 계룡권은 모두 충남이나 서쪽에 너무 치우쳐져 있어 후보지군에서 다소 밀린다. 대전 서남부권은 투자비용이 적고 개발가능지가 넓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대전 광역시가 비대화된다는 단점이 있어 단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이춘희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지원단장은 "국토연구원 10개 전문연 구기관과 시민단체 등 48명으로 구성된 연구단에 도시기본 구상안과 입지 선정 기준에 대해 용역을 준 상태"라며 "백지상태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어떤 기준 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신행정수도 기획단은 자연경관이 뛰어난 지역이나 댐상류지역, 백두대간 등 주요 산맥이 위치하는 지역도 행정수도로 개발할 지역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밝혀 이 기준을 강화하면 후보지군이 더 좁혀질 수도 있다.
◇투기 방지 후속대책=정부는 이날 충청권 투기염려지역은 곧바로 투기과열지 구나 투기지역,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겠다는 것을 비롯한 투기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토지보상을 2003년 1월 1일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고 후보지 공개 때 토 지형질변경?건축물 신축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
내년 하반기에 행정수도 이전지로 최종 낙점돼 땅값이 급등하더라도 오르기 전 값으로 보상하겠다는 점을 명백히 밝혀 투기심리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그렇지만 난개발과 투기를 사전에 차단하고 계획적인 신행정수도를 개발하려면 보다 선제적인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토지거래 허가구역이나 투기지역으로 묶였는 데도 땅값이나 집값이 오르는 곳이 많은 만큼 투기가 발붙이지 못할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또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선정과 수도권 집중 억제 등 행정수도 이전계획과 맞물린 국책사업이나 정부정책이 많기 때문에 입지선정에는 최대한 신중을 기하 되 예측가능하고 신속한 후속조치들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7 # "新행정수도 분산형 바람직"[ | ]
자료원: 대전매일 | 2003.5.13
염홍철 대전시장은 12일 "신행정수도 건설은 현실적으로 분산형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염 시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전 또는 대전근교를 중심으로 행정부와 국회, 청와대를 분산하는 신행정수도 건설 방안도 충분히 논의될 필요성과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이에 앞서 "집중형 신행정수도 건설은 친환경적이라는 면에서 최상의 방안이지만 이는 예산과 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되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20∼30분 거리 내에서의 분산형 신행정수도 건설이 타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또 "분산형 신행정수도 건설이 단행될 경우 일부 시설을 대전이 맡을 수 있고 입지 여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투입예산과 입지선정 등 고려사항이 나오면 이 같은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8 # “꿈★은 어디로 이전되는가”[ | ]
행정수도는 그들의 고향으로 향할 것인가… 장기·오송·아산 신도시를 가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최근 새로 뚫린 천안-논산 고속도로로 갈아타자 공주는 20여분 만에 닿았다. “다 끝난 거여. 더 볼 것도 없지유. 여그가 한양 지세를 그대로 옮겨놓은 곳인디…. 20년 전에 벌써 철근이 얼마, 시멘트가 얼마, 목재가 얼마나 들어간다는 것까지 다 조사해뒀잖어. 청와대·중앙청이 나라의 중심인데 아무 데나 갖다앉혀 때려 지을 수 있간디.” 지난 12월26일, 충남 공주군 장기면사무소에서 만난 이장 윤승현(56·장기면 하봉리)씨는 확신에 차 있었다. 행정수도를 옮긴다면 여기말고 다른 데로 갈 데가 없다는 투였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마을 사람 누군가 불쑥 끼어들었다. “근데 어제 방송 보니까 옛날에 정했던 것 다 무시하고 원점에서 시작한다는디”
박통때 수도유치 좌절됐던 장기면
도계리에 사는 고영철(60)씨는 “투표할 때 행정수도가 장기로 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까놓고 노무현을 지지한 축도 있었다”고 말했다. “엊그제 밤에 대전에서 전화가 왔는데 땅을 팔라는 거야. 내가 안 판다고 했는데도 값을 올리면서 자꾸 전화가 오더라고.” 멀리 마을을 사방으로 둘러싼 야트막한 산마다 머리에 흰 잔설을 이고 있었다. 겉으로는 평온한 겨울 농촌이지만, 행정수도 후보지로 입에 오르내리는 장기면 일대(장기지구)는 이미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장기면은 22년 전부터 이미 행정수도 바람이 한두 차례 휩쓸고 지나간 곳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구상한 행정수도 이전 백지계획(상자기사 참조)이 그것이다. 박 대통령이 죽고 얼마 뒤, 3공화국이 장기지구를 새 행정수도로 선정했다는 말이 뒤늦게 나돌면서 땅 투기 바람이 분 것이다. 초로의 중년남자들은 “그 당시 이미 조사해둔 게 있으니까 장기로 수도를 옮기면 예산도 절감되고 시일도 앞당겨진다”며 제각각 유치 논리를 폈다. “이런 것 봤어” 식당에서 만난 한 마을 주민이 밥을 먹다 말고 호주머니에서 뭔가 꺼내 윤 이장한테 건넸다. ‘행정수도 건설 백지계획’에 대한 옛 신문기사였다. “이거, 우리집에도 있는데 자네도 갖고 있었나”
“자꾸 신문·방송에서 떠들어대면 별로 안 좋아. 땅이 곧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것 아냐. 그러면 땅도 못 팔고….” 윤씨의 말은 은근한 기대에 들뜬 장기면의 분위기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이 죽으면서 무산되고 말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수도 이전이 이뤄진다는 것일까. 사람들 사이에 “지금 서울 중앙청사는 평당 1억원 간다”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어느 날 ‘수도시민’이 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땅값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더 컸다. 하지만 주민들은 내색을 경계하면서 이런 말도 잊지 않았다. “수도가 들어서면 보상받고 고향을 떠나야 할 판이라 별로 탐탁하지도 않고 불안하기만 하지 뭘.”
대전·청주와 삼각을 이루는 장기지구는 북으로 국사봉, 남으로 장군봉 등 올망졸망 솟은 야산이 빙 둘러싼 분지형 지역이다. 앞뜰로는 금강이 흐르고 동쪽에는 연기군 대평뜰이 널찍하게 펼쳐진다. 겨울바람이 휑하니 불어가는 면내 거리에 인적은 드물었다. 하지만 길 한쪽에 붙은 장기부동산에는 유독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었다. “논 한평에 7만∼8만원 준다고 해도 물건이 하나도 없다네. 내가 너무 늦었나.” 한 중년여자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머뭇머뭇 부동산을 나섰다. “서울서 돈 싸들고 와 두드리는 통에 땅값만 치솟고 있지. 선거 끝나자마자 부산·여수 등지에서 아줌마들이 애 업고 와서 땅을 물어보고 가기도 했는데 분위기만 붕붕 떠 있고 거래는 없지. 행정수도가 될지 모른다고 다들 땅을 안 내놓거든.” 장기부동산 유장환씨가 사람만 북적대고 입싸움만 무성하다며 한숨처럼 말했다.
“벌써 컴퍼스 돌리는 건 오버다”
뒤이어 부동산에 들어선, 대전에서 온 사람들 3명이 벽에 걸린 장기면 지도를 한참 훑어보더니 한마디 던진다. “발전된다면 이쪽인가요.” 그 때 서울 번호판을 단 검은 에쿠스 세단이 흙먼지를 날리며 부동산 앞에 멈춰섰다. 양복차림의 40대 젊은 남자였다. 옛날에 장기 행정수도 얘기가 한창 돌 때 여러 군데에 땅을 샀는데 그 뒤로 잠잠해진 탓에 물먹었던 사람이다. 이번에 장기가 다시 주목받자 동태 파악차 들른 것이다.
노무현 당선자쪽이 제시한 행정수도 입지조건은 △서울에서 멀지 않고 △청주국제공항과 (고속)철도, 고속도로 등이 잘 갖춰진 곳 △도로와 상하수도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 △50만명에서 100만명의 인구 수용이 가능한 곳 등이다. 노 당선자와 민주당쪽에서 특정 지역을 행정수도 후보지로 언급한 적은 없다. 하지만 벌써부터 장기지구, 오송·오창지구, 아산새도시, 풍수지리상 길지로 평가받는 목천지구(천안시 목천면 일대, 독립기념관 주변), 태조 이성계가 수도 천도를 위해 주춧돌을 놓았다는 ‘신도안’ 지역에 인접한 논산지구(논산시 상월·노성면 일대)가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김필중 대변인은 “지금 지도를 펴놓고 컴퍼스를 돌리는 건 오버다. 몇 군데가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지만 우리가 면적을 조사하고 입지조건을 판단한 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청권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이미 달아올랐다. 행정수도 대전근교 유치를 추진 중인 대전시는 “대전 외곽 충남북 경계의 미개발지역에 대한 중장기 토지이용계획을 준비하는 등 행정수도 입지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행정부처는 충남북으로 가더라도 국회는 분산돼 대전으로 올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고 있다. 충남북도 ‘행정수도 유치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장기면에서 차로 20여분 달려 도착한 충북 강외면 오송리. 오송리 연제저수지 위쪽 정자에 올라 내려다본 오송 들판은 군데군데 흰 눈에 덮인 채 끝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탁 트인 사방 멀리 대한제지 등 몇몇 공장의 굴뚝 연기가 피어올랐다.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만나는 오송은 인구 1만명이 사는 한적한 농촌이다. 청주와 조치원이 근처에 있고, 경부고속철도 오송역에서는 고속철도가 시험운행 중이었다. 연제저수지 옆으로는 140만평에 이르는 생명과학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그래선지 오송은 이미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고 부동산업소가 11곳이나 새로 생겼다. 오송 땅 소유자 중 외지인이 80%에 이른다고 할 정도다. 오송리 글로벌공인중개사무소 박종모씨는 “선거 끝나고 일요일에 서울서 가족, 부동산업자 등 20여팀이 찾아와 바글바글했다. 외지인은 땅 찾으러 돌아다니고, 나온 물건은 다시 들어가버리고 파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고 전했다. 땅값은 대선 뒤 15%가량 가파르게 뛰었다.
사방팔방으로 교통이 뚫린 오송
“아산·천안새도시는 서울권이나 마찬가지라 수도를 옮기나 마나다. 생명과학단지 조성으로 인프라가 구축될 경우 여기서 10조원이면 수도 건설이 충분하다. 30분이면 천안·대전·청주에 닿을 수 있는 3각 지점의 한복판이 오송이다.” 박씨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오송을 확신하고서 땅을 사겠다고 목매는 사람도 있다. 우리야 그렇다고 할 수도, 아니라고 대답할 수도 없는 처지다.” 그래서 즐겁다는 것인지 답답하다는 것인지 그가 까닭모를 표정을 지어보였다. 떠 있는 분위기와 달리 강외면사무소 김창수씨는 걱정부터 했다. “수도가 들어서면 다 고향을 쫓겨나게 될 터인데 그 때 땅값 보상이 얼마나 나올지…. 그 돈으로 농협 빚 갚고 딴 데 가서 살 수 있을까”
정진문 강외면장은 앞으로 오송에 호남고속철도 분기점까지 유치되면 새 행정수도로 손색이 없다고 자랑했다. “행정수도 후보지로 충청권이라는 큰 타이틀만 나왔지만, 오송이 사방팔방으로 교통이 뚫린 요지라 그런지 우리 군 14개 읍·면이 다 기대심리를 갖고 있었죠. 투표에서 노무현 지지가 예상외로 월등히 높았어요.” 오송리 박하규(68)씨는 “왜정 시대부터 조치원과 여기는 전혀 발전이 안 됐다. 이제 한번 무엇이든 들어와야 전기를 마련할 것 아니냐”면서 느닷없이 오송 생명과학단지의 토지 보상가격 얘기를 꺼냈다. 보상가가 인근 땅값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평당 5만원대에 불과해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의식한 듯 “보상값을 적게 준다면 수도가 안 오는 게 낫다는 생각도 마을에 퍼져 있다”고 귀띔했다.
해질녘이 다 돼 도착한 충남 배방면 일대 아산새도시 예정지는 천안시와 바로 붙어 있는 탓인지 도회지나 다름없었다. 동방마트(옛 국제방직 터)를 중심으로 선문대학교 앞뒤 장재리·매곡리 등 탕정면 일대 800여만평이 2020년까지 새도시가 들어설 지역이다. 새도시 한쪽을 낀 채 통과하는 경부고속철도 천안역사(또는 장재역)가 먼저 눈길을 끈다.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30여분 만에 도착한다. 동행한 배방면사무소 이종택(32)씨는 “대선이 끝나자마자 급작스레 아산새도시가 행정수도 후보지로 떠올랐다. 그동안 도청 유치를 놓고 충남 자치단체들이 시끄러웠는데, 이제 도청은 잠깐 유보하고 행정수도로 옮겨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산새도시는 투자위험이 적다”
아산새도시는 단 몇분 안에 천안시내로 들어설 정도로 천안 접경지역에 있기 때문에 천안의 확대에 불과하다거나, 서울에서 너무 가까운 탓에 수도권의 평면적 확산에 그쳐 행정수도 이전의 효과가 적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오히려 ‘서울에서 출퇴근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후보지로 유력하다고 믿고 있었다. 동방마트 맞은편 미래부동산컨설팅은 “다른 후보지는 투자를 많이 해야 하지만 아산새도시는 조성계획이 확정돼 있고, 행정수도에 맞게 새도시 계획을 일부 수정만 하면 된다”며 “오송이나 장기에 비해 아산새도시는 어차피 새도시로 개발하는 지역이라 투자위험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손이 안 타 땅값이 별로 안 오른 좋은 땅도 일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새도시 예정지 앞 신라아파트에 사는 전아무개(53)씨는 “여기에 행정수도까지 오면 어마어마한 요지가 되겠지만, 새도시 개발로 이미 땅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 땅값이 비싸서 행정수도 건설에 돈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수도를 여기로 옮겨오기는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수도 서울’이 막을 내리고 행정수도가 이사갈 새터 후보지로 공식 언급된 곳은 전혀 없다. 하지만 벌써부터 장기, 오송, 아산새도시는 각각 장기 시대, 오송 시대, 아산 시대가 온다는 기대에 들떠 있었다. 애초 마을 주민들은 몰랐는데 그곳이 행정수도 후보지라고 ‘바깥에서’ 말이 나돌면서 뒤늦게 알게 됐고, 덩달아 분위기가 뜨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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