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우 서울법대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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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앞 못보는 젊은이 '서울 법대 합격'[ | ]

녹음테이프 수백개로 입시공부
"부모님·누나가 녹음해 줬어요"

3일 서울대 2004학년도 정시모집의 최종 합격자 명단에 최민석(22)씨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그는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젊은이다. 5살 때 녹내장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려 ‘만지는’ 책과 ‘읽어주는’ 책으로만 공부한 그가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것이다. 이날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집에서 만난 그는 “시력은 잃었지만 공부에 대한 열의는 버릴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5살 때 녹내장이 생겨 13살 때인 지난 94년 완전히 시력을 잃어버렸어요. 11살 때인 1992년부터는 다니던 개봉초등학교를 그만두어야 했지요. 그 뒤로 기도원에서 치료와 기도를 병행하다 3년 뒤 겨우 마음을 추슬러 서울 종로에 있는 맹학교에 4학년으로 입학했습니다.”

그는 집에서 학교까지 왕복 3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안내견에 의지해 통학을 했지만 고3이 되던 지난해 안내견이 너무 늙어버려 더 이상 함께 다닐 수 없게 됐다.

“새로 안내견을 분양받는 데는 한 달이 걸린대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지팡이에만 의지해 왕복 3시간 거리를 통학했어요.”

안내견 없이 통학할 때는 몰래 1주일 정도 따라다니기도 했다는 어머니 박동희(51)씨는 “그런데 아슬아슬한 장면을 보고 나도 몰래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들통나 그 다음부터는 아예 따라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최씨는 어머니에게 “걱정 되면 따라오지 말고 기도를 하세요. 혼자 돌아다니는 일도 못하면 앞으로 뭘 할 수 있겠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씨가 다녔던 서울맹학교는 일종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실업학교다. 취업을 위한 안마 과정 등이 많아 최씨는 집에 돌아와서야 본격적인 수능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내신성적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어 안마 공부도 열심히 해야 했어요. 본격적인 입시 공부는 집에서 할 수밖에 없었지요.”

최씨는 고3이 되면서 ‘유일한 사치’를 했다고 했다. 공부할 양이 많아지면서 가족들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책 읽어주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면서 점점 더 깊이 있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는데 점자로 된 책은 기본 서적밖에 없었어요. 할 수 없이 부모님과 누나가 늘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사다 읽어주거나 녹음을 해줬어요. 중소기업에 다니는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가 녹음해준 테이프가 수백 개나 돼요. 저보다 오히려 가족들이 더 애를 썼어요.”

그는 “힘들었지만 참고 견디면 늘 길은 보였다”며 “뜻하지 않은 장애로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장애의 현실을 법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박씨는 “힘들 때도 우리에게 의존하려 하지 않고 어떻게든 혼자 하려고 애써온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모든 장애아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2 # 촌평[ | ]

부끄럽단 말 밖엔... -- BrainSalad 2004-2-4 10: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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