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맨

 

⊙ 감독 : 다이안 잭슨
⊙ 음악 : 하워드 블레이크
⊙ 제작/수입/배급 : 런던 TVC/1982


사람이라는 존재가 아니 지구상에 있는 생명체라는 존재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과거와 현재를 한꺼번에 향유할 수 없다는 데에서 그 비극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마도 눈으로는 총천연색의 현재와 거기에 덤으로 미래를 그리고 마음으로는 색이 바래져가는 희미한 Nostalgia를 그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게 Nostalgia...혹은 동경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50~70년대의 latin과 europe입니다. 거기에 신화시대라고 할 수 있겠죠. 일종의 피터팬 컴플렉스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런 저의 동경을 Nostalgia에 대한 갈구를 완벽히 만족시킨 만화가 바로 이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꿈과 사랑이 담긴 나라로의 초대'라는 레이먼드 브릭스의 원작 동화를 26분짜리 필름으로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입니다. 무려 2백만 달러가 들어간 작품으로 한 컷 한 컷 파스텔로 그림을 그려서 마치 살아 움직이는 그림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과 크레용의 질감처럼 따스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대사 없이 모든 내용을 캐릭터의 동작과 음악으로 표현했는데 특히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눈사람과 소년의 비행 씬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드는 씬입니다.

이 영화가 뿜어내는 담채색의 아우라는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광채를 뿜어냅니다. 그리고 언어의 쓸 데 없음을 통감하게 하는 완벽한 구성에 체모가 곤두서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단지 26분이지만 그 짧디 짧은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260분이 26시간이 아니 더 나아가서는 영겁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알 수 있게 하는 영화. 예술의 불멸성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하는 영화. 영국인들의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상상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게 하는 영화...감히 말합니다. 이 영화는 명작이라고.

-Invictus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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