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파

시인의마을

원문, 번역, 설명은 <여산 진면목>(류종목 역)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1 # 여산 진면목[ | ]

가로로 보면 산줄기 옆으로 보면 봉우리
멀리서 가까이서 높은 데서 낮은 데서
보는 곳에 따라서 각기 다른 그 모습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건
이 몸이 이 산 속에 있는 탓이리.

橫看成嶺側成峰
遠近高低各不同
不識廬山眞面目
只緣身在此山中

  • 원풍 7년 3월 소동파는 유배지를 여주로 옮기게 되었다. 여주로 옮겨가는 도중 그는 강서성 구강현과 성자현 사이에 있는 여산을 구경했다. 이 시는 그해 4월 여산을 두루 돌아본 뒤에 그 소감을 읊어 여산에 있는 서림사의 벽에 써놓은 것이다. 여산 안에서 보면 보는 각도에 따라 각각 다르게 보일 뿐 여산의 전체적인 모습을 알 수 없다는 개인적 경험을 통하여 하나의 보편적 이치를 추출해 낸 철리시(哲理詩)의 대표작이다. '여산 진면목'이라는 성어는 바로 이 시에서 비롯되었다.

2 # 사주의 승가탑(泗州僧伽塔)[ | ]

옛날에 고향 갈 때 변하에다 배를 맸지.
사흘 동안 역풍 불어 모래가 뺨을 쳤지.
뱃사공이 한결같이 불탑에다 빌랬지.
향이 다 타기 전에 풍향이 바뀌었지.
돌아보니 어느 사이 장교가 아득하고
귀산에 다다라도 아침때가 덜 되었지.
경지에 이른 사람 세상일에 무심한 법
속인에게 인정을 베풀 리 없건마는
나는야 효험 봤다 무척이나 기뻐했지.
밭을 가는 사람은 비 오기를 기다리고
수확하는 사람은 맑아지길 기다리는 법
가는 이에게 순풍이면 오는 이에게 역풍인 법
빈다고 사람마다 소원 성취한다면
조물주는 하루에도 천변만화해야 하리.
나는 세속 일에 조금도 뜻이 없어
가면 가나 보다 오면 오나 보다
순풍 맞아 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지만
그냥 머물러 있어도 싫진 않으리
올 때마다 빌어대면 신령님도 귀찮으리.
옛날의 한퇴지는 삼백 자라 했지만
징관의 이 탑 모습 지금은 달라졌다.
속인이 붉은 층계 더럽힌다 꺼려 마라
구름 산에 에워싸인 회하 벌판 좀 보련다.



시인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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