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가는기차STUDIO/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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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22004
above:from The cookbook, Nobu
below:from Street Special Edition Volumes1&2,Maison MARTIN MARGIELA


여자는 남자보다 온도가 높아서 생선이 화상을 입기땜에 여자들은 수시를 안배우는것이 좋단 말에..
콧소리를 핑..내고 수시를 배우러 다녔다..
일본인 선생님이었는데 상당히 엄격하고 무서웠다.
칼을 쓰는일이기때문에 잠시도 정신을 놓을수 없는 일이었다.
선생은 실수 할때마다 손가락을 칼등으로 때렸다..
수시를 만들때 밥의 덩어리는 항상 똑같은 무게여야한다..
무게에 대한 감각을 본능적으로 암기해야한다..
진정한 베테랑들은 항상 밥 한덩이에 들어가는 밥알갯수가 큰 오차없이 거의 같다고 했다.
한주일을 거의 계속 밥만 뭉치고 저울에 달고..하면서 보냈던것 같다..
몇달은 계속 허벅지만한 연어 배를 뜨는것으로 보냈다.
처음엔 뜨고남은 연어의 머리와 살부스러기가 붙어있는 지느러미를 싸다가 집에서 술안주로 튀겨먹는 재미가 있었으나..
그때 이후론 연어를 잘 먹게되지 않는것 같다..
내가 배우고 싶은것은 예쁜 수시만들기였는데..그것역시 옷만들기처럼 다른곳에 도와 묘미가 있었다..
세상 모든일이 그렇듯이..
숙련된 사람들은 칼에 힘도 주지 않을뿐아니라 생선에게 고통도 덜준다..
아마추어들이 생선배에 칼을 넣고 쑤셔대는 시간이 무척 길다..무척 잔인한 일이다..
미숙할수록 잔인할수가 있다..
가끔 디자인을 처음 시작하는 친구들을 보면 어떻게 fabric에게 저렇게 잔인한 짓들을 할수가 있을까?
하고 화가 울컥 치밀어 오를때가 있다.
가봉을 볼때는 원단을 계속 어루 만지면서 손과 핀으로 작업을 하며 가위를 제대로 써주어야하는데..
끈적끈적한 테입들을 쓰고 제대로 원단배를 따지 못한다..맨날 가위탓만하며 가위를 너무 무섭게 갈아놓는다..
미숙할수록 직접 부딪치지 못하고 깔작댄다..
스시맨들에게 칼이 목숨처럼 귀하고 돈이 모일때마다 더 좋은 칼을 갖는 꿈을 꾸듯이...
쌍놈핏줄 디자이너가 아니라면 재단사의 가위에 함부로 손을 대선 않된다.
나도 시간이 많이 흘러서..게으르지 않은 시간..언젠가 숙련된 디자이너가 된다면..
그옆엔 오랜친구처럼  명기 재봉틀하나 남아서 세상과 대화하기보단 그넘과 대화하는것을 즐기며 세상을 마감하고 싶다..
...

Suit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