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독도, 그리고 한일기본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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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독도, 그리고 한일기본조약
  • 저자: Jjw
  • 2012-08-30

Yoshida signs San Francisco Peace Treaty.jpg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일본과 주변국의 영토 분쟁이 이렇게 꼬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냉전 체제를 갖추기 위해 얼렁뚱땅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추진한 미국의 탓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연합국과 일본 사이에 이루어지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남북한은 전승국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초대조차 받지 못했으며, 소련과 사회주의국가들은 조약 자체를 보이콧하였고,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은 강화조약과 별도로 보상 협상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일본이 한반도의 독립을 승인하고 타이완과 펑후 제도, 쿠릴 열도, 사할린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도록 하였지만, 당사국들이 빠진 가운데 진행되면서 부속도서를 포함한 정확한 국경 확인은 어물어물 넘어가 버린 것이다. 이게 지금의 이른바 북방 4도, 조어도, 그리고 독도와 관련한 영토분쟁의 불씨가 된다. 일본측 주장은 결국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이 섬들 이름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니 일본꺼 맞다는 주장이다. 따지고 보면, 무주지 선점이니 어쩌니 하는 이른바 국제법 규범이란 것도 제국주의 시절 열강들이 식민지 늘릴 때 써먹던 방법을 잘났다고 떠들고 있는 거고..

어쨌거나, 일본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불참하였거나 배상권을 따로 요구한 나라들과 별도의 조약을 맺어야 했는데, 이 가운데 버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남베트남에 대해서는 정식 조약을 거쳐 보상하였고 나머지 나라들은 차관 원조 같은 걸로 얼버무렸다. 그리하여 이제 남북한 차례가 되었는데...(숨 좀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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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kdo Photo.jpg

독도

먼저 북한은 남한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타이틀을 전제로 일본과 한일조약을 추진하니까 열이 뻗쳐서 잔뜩 욕하고는 수교 협상을 중단해 버렸다. 그 이후 지금까지 조일 수교 조약은 진척이 없다... 휘잉~~

남한의 박정희 정권은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타이틀(당시 남한은 제3세계에서 북한과 외교력에서 한참 밀리고 있던 때였다. 딱히 남한 탓만은 아니다. 한참 비동맹 운동이 맹위를 떨치던 때니까 그런 것도 감안은 해줘야 하긴 하다.)과 김종필-오하라 메모에서 언급되는 3억 달러 무상지원을 덥썩 물고서 조약을 강행하게 된다. 이 와중에 짚고 넘어가야 하는 건 무상 3억 달러 청구액은 10년 동안 나누어 주기로 하고 그나마 그 전에 일본이 갖고 있던 채권 4천5백73만 달러는 까고 준다는 것이었다. 일본은 예나 지금이나 이 걸로 우린 줄 돈 다 줬으니 징용을 끌려갔건 위안부로 끌려갔건 우리 알 바 아니라고 배째는 중이다..

김종필은 훗날 "내가 이완용이 소리를 들어도 그 길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조금 적은 액수이더라도 빨리 공장을 세우고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우리 경제성장이 빠르지 않았느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요 님, 좀 이완용 스럽긴 해요.) 지금 내가 이런 말을 들어도 울컥하는 데 당시 사람들이야 오죽했으랴, 이 일을 계기로 함석헌, 장준하와 같은 "사상계" 지식인들은 연일 박정희를 비난했고 거리에는 수만이 나와 반대 시위를 했더란다. 물론 현재 대통령으로 계시는 분도 이때는 한일협상 반대를 외치며 데모질 좀 했다고 하시더라(워낙 하신 게 많아 일일히 확인하기는 좀 어렵다.) 박정희는 군바리 스럽게 4개 사단을 동원해 진압하셨다.

어쨌거나, 이 한일기본조약 협상 가운데 독도가 문제였고, 일본측은 독도의 일본 할양을 좀 끈질기게 요구한 모양이다. 그래서 서로 차라리 폭파를 해버리자느니 하는 말도 할 정도였는데, 먼저 일본의 이세키(이름 참 어찌나 잘 지으셨는 지) 이나지로가 "독도는 무가치한 섬"이라며 "크기는 히비야 공원 정도인데 폭발이라도 해서 없애버리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하자 얼마 후 김종필도 기자들 앞에서 자신이 일본에게 "독도에서 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갈매기 똥밖에 없으니 폭파해버리자고 말한 일이 있다" 고 말한다.... 결국 일설에 의하면 양국은 외면적으로는 독도에 대해 계속하여 자국의 영토임을 주장하고 내부적으로는 왈가왈부하지 말자는 이른바 독도 밀약을 맺었단다. 이건 좀 믿거나 말거나인 구석이 있지만, 또 일설에 따르면 이게 그 동안 한국이 이른바 조용한 외교를 한 가장 큰 이유라고도 하고... 한국의 경우야 다들 아시다시피 이러저러 시간이 흐르면 일본이 무슨 주장을 하건 이미 한국땅이 된다는 계산이 물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도 독도는 지렛대로 가장 원하는 건 북방4도이니까. 뭐 그런 밀약도 가능하다고는 생각한다.

이 와중에 우리의 가카가 일을 내셨다. 떨어진 지지율 한 번 잡아 보시겠다고 독도를 직접 방문하셔서 친히 말뚝도 하나 심으셨단다...(왜 하필 말뚝이냐고 하실 지 모르지만, 독도는 나무가 자라기 힘들어 그 동안 여러 높으신 분이 기념 식수를 하였으나 나무가 죽어 FAIL...)

일본이 국제사법제판소 재소를 주장한 것은 한일협상 직전에 이어 두 번째다. 물론, 노다도 지지율을 위해서라면 불속인들 못들어가랴 싶지만(제발 들어가라 하는 일본 사람들 많다...) 이렇게 제스처를 취하는 건 뭔가 빅딜을 하고잡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본다. 뭘까?? (최근 대한민국 대법원은 국가가 대한민국 국민인 위안부의 피해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판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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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아무래도 내 결론은 좀 너무 믿거나 말거나다. 언론이 보도하는대로 다른 영토 분쟁의 지렛대 구실이 맞는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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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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