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 이야기

1 # 표트르 대제와 상트 페테르부르크[ | ]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아시겠지만 건설되던 때부터 유럽을 닮고자 하는 러시아의 욕망이 반영된 도시입니다. 지금도 그 바람은 변하지 않았지만요.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건설자 표트르 대제는 러시아를 이전의 후진적인 유럽의 변 방국가에서 유럽 열강의 중심에 위치한 대국으로 변화시키는 첫 발걸음을 뗀 인물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의 관념으로 러시아의 유럽화는 곧 러시아의 발전이라는 의미였으니까요.

표트르 대제가 추진한 개혁의 전면성과 신속성에는 지금 보면 아연할 정도로 무자 비한 일면이 있지만 그런만큼 러시아를 변화시키는 데는 효과적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의상에서 세시풍속에 이르기까지 모두 황제의 명령에 따라 완전히 유럽식으로 바뀌어졌다는 것이지요. 그 당시 러시아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었던가를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겠 습니다. 당시 러시아 여성들은 신체중에 밖으로 노출할 수 있는 곳이 손과 얼굴뿐이었으며 , 외출할 때는 반드시 머리수건으로 머리카락까지 가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남자들은 반드시 길게 수염을 기르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긴 수염은 남성의 상징이자 자존심으로 수염이 없는 인간은 고자이거나 여자로 간 주되었다네요. 그런데 표트르 대제의 명령으로 하루 아침에 남자는 수염을 깎고, 여자는 가슴과 어깨, 팔을 노출한 유럽식 의상을 입어야 했습니다. 황제의 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태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졌다고 하네요. 특히 수염을 깎지 않는 귀족들은 황제가 불러서 직접 깎아버 렸다고 합니다. 심지어 새해를 맞이하는 풍속까지 황제의 명에 따라 유럽식으로 지켜야 했는데 이 것을 황제가 직접 암행하여 감시했고, 명령을 따르지 않은 가정은 가장이 엄청난 양의 보드카를 단숨에 마시는 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표트르 대제는 이렇게 입고 먹는 것에서 부터 사회제도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를 완전한 유럽식 국가로 뜯어고치는 일에 일생을 바친 사람이었습니다. 표트르 대제의 평범치 않은 힘과 의지력으로 방아쇠가 당겨진 거대한 변화를 더욱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갔던 예카테리나 2세 때에 러시아는 더욱 유럽화되고 모든 면에서 한층 발전하였습니다. 한편으로 이때 지배층의 특권은 더욱 강화되고 절대 다수인 농민의 자유와 권리는 제한되어 러시아의 지배체제는 유럽에 비해 오히려 후진적이 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강력한 전제 군주들에 의해 이루어진 러시아의 유럽화, 서구화가 러시아 문화 발 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는 것은 역사가들의 일치된 의견인 것 같습니다. 물론 위에서 이루어진 개혁이 가진 한계, 개혁의 대상도 되지 못했던 농민들과 유럽화된 귀족, 식자층과의 괴리가 러시아 사회에 남겨놓은 과제는 쉽사리 해결되 지 못하고 혁명으로 가는 길을 열어놓았지만요.

러시아의 지난 날을 생각하니 박정희는 표트르 대제와 스탈린중에 누구에게 가까 운가 하는 의문이 생기던데, 강력하지만 무자비한 전제군주를 반복해서 겪어야 했던 러 시아의 운명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기구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인들 가 운데에는 아직도 거대한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서는 스탈린 같은 지배자가 필 요하다는 생각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과거 역사가 증명해 주는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이런 마음들이 있으니 푸틴이 재선되는 것이 아닐까요. -- AmorFati 2004-7-13 1:41 pm

2 # 링크[ | ]

3 # 촌평[ | ]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