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들의 세계사

1 개요[ | ]

Historia Universal De La Infamia
불한당들의 세계사

 

2 책 소개[ | ]

시대와 국가를 초월한 세계의 악명 높은 불한당들에 관한 단편집. 충격적인 보르헤스 미학의 시작이다. 이 작품집은 컷 구성, 이중 편집 등 영화적 기교가 두드러지며 보르헤스 특유의 압축미를 독자에게 선사하고 있다.

3 # Invictus[ | ]

세상에는 수많은 매니어가 살고 있다. 음악, 영화, 서책, 미술...여하간에 그 어떤 형태를 지닌 것이라도 매니어가 존재한다. 이 매니어라는 존재는 때로는 무언가의 세계에 잘못된 해를 입히기도 하지만 매니어가 존재하기에 적어도 일종의 문화라고 이름붙여진 것이 풍윤해 질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매니어에 관한 나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혹시나 당신은 보았는가? 과연 책을 읽다 눈이 멀 정도로 지독한 활자 매니어를 본 적이 있는가? 못 보았다면 지금 책을 너무 읽어 눈이 멀어버린 지독한 활자 매니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이 책을 읽어보라.

그는 20세기의 라틴문단의 대표적인 작가로 기록되어 있다. 기호학, 해체주의, 환상적 사실주의, 후기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로 20세기 지성사를 이해하는 키워드를 쥐고 있다.

환상적 리얼리즘으로 흔히 정의되는 그의 문학 세계는 정통 리얼리즘이 갖는 협소한 상상력의 경계를 허문 것으로 평가된다. 노벨 문학상은 못 받았지만, 네루다, 마르케스, 파스 같은 중남미 출신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보다 선배격이다. 1919년 스페인에서 스페인판 아방가르드인 최후주의운동을 주도했고, 1921년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돌아와 잡지 「프리즘」을 창간해 활발한 문예활동을 펼쳤다.

시인으로 출발한 그는 1935년 첫 단편집 『불한당들의 세계사』를 내놓으면서 소설가로 활동했으며, 평생 한편의 장편소설도 남기지 않고 단편소설만 썼다. 상상력, 형식,주제,문체 등에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문학체험을 제공한다.

'20세기의 도서관' '사상의 디자이너'로도 불리는 그는 미셸 푸코,루이 알튀세,자크 데리다, 옴베르토 에코 등 20세기 서구 지성사의 핵심적 인물들에게도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불교에도 깊은 애착과 이해를 가지고 있어서 불교 강의서를 직접 저술했으며, 일본의 짧은 시 하이쿠'에 깊이 빠지기도 했다.

이렇게 방대한 어찌보면 과도하기까지한 활자와 사상 매니어가 만든 이 책은 동서양을 넘나들며 여러악당들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선은 선, 악은 악'이런 식의 클리쉐가 없다. 보르헤스는 선과 악이 뒤섞여 구분이 되지 않는 세상의 불합리한 틈새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불한당의 모습을 통하여 세상의 본질적 모순과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며, 그 세상과 삶 자체가 불한당같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르헤스의 글은 소설적 재미와 구성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치고 부대끼는 소소한 일상보다는 좀 현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문제들을 다루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들을 좋아할 뿐 아니라, 책을 읽는 내내 근사한 상상의 쾌감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분명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보르헤스의 위대함을 느끼기에 조금 모자르다. 그의 화려하고 격렬한 극사실주의적인 품격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지독한 안개가 끼어있는 관념의 바다라고 할 수 있는 보르헤스 문학의 특징이 여과없이 나타난다. 앞으로 상상동물이야기, 픽션들, 알렙같은 명작이 나오기 전의 워밍업으로만 보기에는 조금 과한 면이 없지 않은 그의 초기작이다.

-Invictus-

4 같이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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