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전 왜 중요한가

불교사전 왜 중요한가

1 내용[ | ]

  • ‘불교학 성과물’ 더 쉽게 만났으면…
  • 인명·사찰·선·설화 등 20여종 발간
  • ‘현응음의’ 효시…‘불교사전’ 7만여권 판매
  • 대부분 日사전 번역…전문편찬위 필요

불교사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대부분 사람들은 불교용어의 산스크리트 원어 그리고 음역·의역된 한자어의 뜻, 용법 등에 대한 상세한 해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시판되고 있는 불교사전은 이 같은 세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불교사전보다는 국어사전의 풀이가 더 쉽고 정확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불교사전은 왜 이런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불교사전이 불교학의 최종 성과물이 돼야 한다’는 전제아래 불교사전의 중요성과 현황 그리고 현 단계 사전 편찬의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근대 이전의 불교사전= 대장경에도 사전이 있었다. 요즘과는 다르지만 옛 학자들이 대장경을 보는 지침서로 활용한 대표적 책이 , , 이다. 는 현존하는 음의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에서부터 에 이르기까지 모두 458종 2천2백권을 골라 산스크리트어를 번역하고 난해한 글자를 해석해 놓았다. 이 책이 바로 불교사전의 효시인 셈이다. 이 책을 토대로 당나라 때 혜림 스님이 5천7백여 권의 경전에서 3만6천여 개의 어려운 글자와 용어를 골라 해석해 놓은 것이 다. 모두 100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대체로 각 권마다 12종 57권의 경전에 수록된 360개의 용어들을 주석하고 있다. 은 1백권으로 여러 경론에 실려 있는 모든 사항을 유형별로 구분하여 집대성하고 있다. 또한 법수도 있다. 사제, 육도, 십이인연 등 숫자로 분류하여 해설을 덧붙인 것이다. ,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근대불교사전 편찬사= 근대불교사전의 효시는 1961년 운허 스님이 동국역경원에서 펴낸 이다. 이 사전 이후 약 20여 년이 흐른 1982년에 (전7권, 명문당), 1988년 (홍법원), 1989년 (민족사)이 출간됐다. 불교사전 출판의 중흥기는 90년대다. (보련각)을 시작으로 (불교시대사), (한국불교대학), (전2권, 이화문화사), (불지사), (홍법원), (홍법원), (경인문화사) 등 10여권이 쏟아져 나왔다.

△불교사전의 현황=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사전은 약 20여종이다. 이 가운데 완성도의 측면이나 사전적 기능으로 봤을 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직 없다. 그 중에서 불자들에게 오랜동안 사랑 받고 있는 사전은 운허 스님이 편찬한 (동국역경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전에 큰 가치를 두는 것은 40여 년 전에 사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출간했다는 점이다. 근대불교사전의 효시이자 모본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사전은, 지금까지 약 7만 여권(35쇄)이 팔렸다. 맞춤법과 지명 등 고쳐야할 점도 많지만 아직까지 이에 버금가는 사전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동국역경원에서 올해 불교사전의 미비한 점을 대폭적으로 보완 증보판을 내놓는 한편 전산산화 작업도 병행해 추진할 예정이어서 이 사전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불교사전 편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출판사가 홍법원(원장 김정길)이다. 이 출판사는 20여 년 동안 사전출판에만 전념해오고 있다. 과 (상·하), 이 그 결실. 홍법원이 불교사전 출판에 뛰어든 것은 지난 83년, 무진장 스님이 일본의 ‘불교학사전’ 번역출판을 권하면서부터다. 4년여간의 번역작업 끝에 을, 다시 10년 만에 2권으로 증보된 (상·하)을 출간했다. 그러나 김정길 원장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실용성 있게 제작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사전 이용의 생활화를 위해 올 3월경 불교계 최초로 콘사이스 불교사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홍법원은 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 나라와 중국의 대표적 고승과 재가자를 수록한 이 사전은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이다.

불교사전은 종합사전 이외에도 인명·사찰·설화·선 등 분야별로 다양하게 나와 있다. (불교시대사)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명사전으로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를 이끌어 온 사람들의 생애와 사상을 집성하고 있다. (불교시대사)은 1천5백여 사찰의 위치와 연혁 그리고 유적·유물을 상세하게 적고 있다. 또한 불교의 기초교리는 물론 경전·인물·용어·미술·민속 등 불교의 여러 모습을 한눈에 파악하게 해주는 백과사전 (불교시대사)이 나와 있다.

불교설화를 집성한 (전2권, 이화문화사)를 비롯 (불지사), (홍법원), <빠알리어 사전>(한국불교대학), (민족사) 등도 있다.

또 가산불교문화연구원(원장 지관스님)이 국내외 15만여 항목의 불교술어를 결집하고 있는 ‘불교종합 대백과사전’ 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15권으로 완간 될 이 사전은 현재 한국불교관련 항목과 인도불교에서 유럽불교학에 이르기까지 불교술어를 서술한 ‘ㄱ’항목 1·2권이 나왔다. 이 달 중에 ‘ㄴ’ ‘ㄷ’ 항목인 3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고려대장경연구소(소장 종림)는 최근 을 펴냈다.

△불교사전의 문제점및 과제 = 불교사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실용성과 창의성 부족일 것이다. 사전이 불교학문의 지침서로 용어나 인물 등에 대한 궁금증이 풀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불교의 이해부족과 맞춤법의 오류 그리고 일본사전 답습 등 어렵게 읽히는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불교사전의 대체적 편찬 경향이 단순한 글자 해석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일본사전이나 기존 사전을 옮기는 답습의 차원을 뛰어넘어 창의성이 뒤따라야 한다.

일부에서는 진정한 불교사전은 없다고 평가한다. 사전이 어느 한 개인에 의해서 편찬되는 것이 아니라 불교·국어·한문·역사·문화 등 각계의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한 전문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랜 산고 끝에 출간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품이 들지 않는 사전은 좋은 사전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불교사전이 한갓 고급의 서재를 장식하는 시대는 지났다. 서가 속에 저만치 떨어져 꽂혀 있는 ‘남’이 아니라, 항상 내 곁에서 조언하는 ‘신행의 도반’ 그리고 대장경을 보는 ‘돋보기’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자들은 사전 이용을 생활화해야 하고, 양심있는 출판인과 편집자 그리고 종단이 하나가 되어 머리를 맞대고 ‘좋은 사전 만들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김중근 기자

(mailto:gamja@buddhapia.com)

2 주요불교사전[ | ]

사전명 출판사 출판년도 가격
불교사전 동국역경원 1961 2만5천원
한국불교대사전(전7권) 명문당 1982 각권 3만5천원
불교학대사전 홍법원 1988 8만원
불전해설사전 민족사 1989 1만7천원
한국불교사학대사전 보련각 1991 16만원
한국불교인명사전 불교시대사 1993 2만원
빠알리어사전 한국불교대학 1994 7만원
한국불교사찰사전(상·하) 이화문화사 1994 8만원
선학사전 불지사 1995 4만5천원
한국불교사찰사전 불교시대사 1996 4만5천원
불명사전 우리 1997 2만원
선시감상사전 민족사 1997 6만3천원
불교설화대사전(상·하) 이화문화사 1998 4만원
밀교사전 홍법원 1998 7만원
불교대사전(상·하) 홍법원 1998 22만원
불교용어사전 경인문화사 1998 8만5천원
가산불교사림 (진행중) 가산불교문화연구원 1998 각권 11만5천원
고려대장경이체자전 고려대장경연구소 2000 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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