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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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

Bungee Jumping of Their Own
번지점프를 하다
  • 한국의 2001년 영화
  • 장르: 멜로드라마, 판타지
  • 1983년에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한 연인이 2001년 다시 ‘환생의 인연’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림

 

2 #[ | ]

★★★☆, 한국

정말 얼마만에 집에서 본 영화인지...-_- 집에서 편하게 비디오 한편 땡기는 것은 생각보다 큰 기쁨이다.
극장에 한번 가려면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많고 시간도 제한되어있고 돈들고 이래저래 좀 피곤하다.
그리고 다행히 좋은 영화를 봤으니 이번 주말은 괜찮게 보낸 셈이다.

내가 여기서 좋게 본 점은 감독의 구성능력이다.
감독은 복선을 별로 복잡하게 깔지 않으면서 몇가지 소재들을 간결하게 나열하는 것만으로 두 사랑 이야기를 꽤 효과적으로 끌고 나간다.
내가 머리가 나빠서인지 복선 복잡한 영화는 힘들거든.[최근에 본 영화중에는 메멘토가 그러했다.] 예를 들면 기껏 태희[이은주]를 데리고 여관에 간 인우[이병헌]가 뻘쭘한 채로 시간 보낸 것을 옷걸이 아래 빗물이 고인 것으로 표현한 대목같은 것 말이다.
고등학교 생활을 묘사한 것도 아주 자연스러웠는데 그것은 스토리와 큰 관계없는 학생들간의 삽화들도 꽤 자세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리라.
내 생각에 영화 한 편으로 너무 많은 얘기를 하려 시도하면 얹힌다.
그것보다는 간결한 뼈다귀에 풍성하게 살을 붙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나같은 관객에게는 말이다.
이 영화에서 독창적이거나 죽여주는 부분을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무리하지 않고 영화를 끌고나간다는 점에서 맘편하게 볼 수 있다.
작위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외에는 임현빈 역으로 나온 친구[여현수]가 맘에 들었다.
성격도 좋고 여자친구에게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솔직한 [내가 학창시절에 갖지 못한 것들을 가진] 녀석인데 표정이 부드러웠다. 가수 김현철이랑 닮았다.

굳이 두번째 사랑이야기를 동성애물로 만들었기 때문에 영화는 은근히 정치적이다.
이런 소재를 가지고 자연스럽게 만든다는 것이 어쩌면 은근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페미니즘 영화같은 것은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데 그것은 너무 색깔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터부시 하는 것을 정면으로 들이대면 반발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니까.
그런데 이렇게 보여주면 사람들은 은연중에 동성애에 대해 긍정적으로 여기게된다.
이런 잽을 계속 맞다보면 사람들은 알게모르게 스트레이트보다도 큰 것을 맞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니까. 가랑비에 옷젖는 줄 모른다.

얼마전에 친구와 얘기를 했는데 여자애들은 손이나 팔짱정도는 자연스럽지만 그 이상의 접촉은 생각보다 꺼려한다는 말을 들었다.
내 생각에 남자들은 목을 팔로 조르는 형태 내지는 어깨동무정도로 접촉을 많이 시도하는 것 같다.
이것은 전혀 동성애적인 것은 아니고 아마 닿고싶다라는 소박한 욕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친구넘이 갑자기 팔짱을 낀 적이 있었다.
당황해서 모야 이놈아 그러고 뺐는데 그놈은 이나중 탁구부를 보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라고 생각했단다. [이나중 탁구부에 보면 남자 중학생놈들이 팔짱끼는 일이 종종 나온다.] 웃긴놈 그러고 말았는데 그녀석이 가진 욕구를 나 또한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나도 귀여운 후배들을 보면 머리를 쓰다듬는다거나 기댄다거나 아무래도 더 접촉을 시도하는 것 같다.
물론 여자가 월등히 더 좋은 것으로 보아 나에게 동성애 끼는 전혀 없는듯 하다.
조금 지나면 남자애들끼리도 그러고 다니는 세대들이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음악도 조선음악이 영화도 조선영화가 확실히 맘이 편하다.
물론 수준이 후달리면 마음이 절대 안편하지만 최고는 아닐지라도 양질의 수준정도라면 조선말로 된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한것을 보면 역시 나는 조선놈인것 같다.

요즘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노래는 비트겐슈타인[신해철의 후까시는 정말 명품이다..-_-+]의 The Pressure라는 곡이다.
"매일 난 시키는대로 했어. 매일 난 하라는대로 했다. 또 한다고 했어.
근데 죽어도 생각만큼 안돼.
...
왜 나만 뭐라 그래. 나름대로 뺑이치는데." 이런 가사가 귀에 들어오면 곡이 좀 구려도 들어주는 것이다.
이러니 내가 조선음악을 다른 음악들보다 좀 후하게 평가하는 것이 당연하다.

좋은 한국영화 더 봐줘야겠다.
다음에는 파이란 봐야지.

2001년 10월 14일 저녁에 쓰다.

3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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