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피쉬

 


요시다 아키미는 일본의 소녀 만화계에서 야마시타 카즈미만큼이나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다. 그녀의 만화는 사실 레이디스 코믹이라고 했을 때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세계와는 동떨어져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마치 오토모 가츠히로풍의 인물묘사도 그러하고 액션과 미스터리라는 전형적인 레이디스 코믹과는 거리가 있는 소재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1984년 연재되기 시작하여 근 10년간을 정상의 위치를 지켰던 이 만화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키라의 파편에서 흘러나온 만화가 아닐까 싶다. 당시 오토모 가즈히로는 일본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구가하는 젊은 작가였고 수많은 만화가들이 그를 쫓아가다 거인의 재능에 질려서 스스로 도태해갔지만 이 사람 요시다 아키미만큼은 살아남았다. 아마도 그녀의 탁월한 캐릭터 메이킹때문이 아닐까 한다.

바나나 피쉬는 그 어디에도 유례를 찾기힘든 초장편 미스테리물이다. 방대한 연재에도 결코 힘을 잃지 않는 흐름은 그녀의 경이로운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역량을 재확인 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체적인 화면의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것 그리하여 완벽한 스토리에 비해서 그림에서 힘을 잃는 것이 보인다. 그러나 그녀는 화면의 역동성을 포기하고 이야기 자체의 힘, 그리고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주인공의 힘을 통해 그러한 결점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우라사와 나오키풍의 시나리오를 중시하는 작가군의 만화를 즐기셨다면 결코 후회가 닿을 수 없는 한 편이 아닐까한다.

-Invictus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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