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즈

 

# 거북이[ | ]

  • Memories 관련자료:없음 [13603]
  • 보낸이:정철 (zepelin ) 1996-08-25 20:33 조회:295

역시 오토모 가츠히로다. 아키라에서 보여주었던 상상력과 연출력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Magnetic Roses에서 보여주는 환상적인 분위기와 그 틈에 있는 끝없는 절망감과 희망, Stink Bomb에 나타난 코믹함과 시간가는 줄 모르게 몰입시키는 흡입력은 그가 연출한 것이 아님에도 훌륭하게 들어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Magnetic Roses를 가장 인상깊게 보았는데 아마도 점차 심화되면서 스케일이 커지는 환상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경탄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인거 같다.

작자가 꼭 하고 싶었다던 대포의 거리는 아키라에서 보여주었던 암울한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되는데 노 컷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은 유명하다. 신과 신을 연결하는것이 실로 절묘하고 애니매이션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아주 흡족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음악의 절묘한 사용인데, 1편에는 오페라 2편에는 프리재즈 3편에서는 인더스트리얼을 사용한 것이다. 오페라야 스토리상 당연하지만 우주에서 들리는 그 음악은 아마 오페라가 가장 좋았을 것이다. 2편에서 주인공이 쫒기는 숨막히는 순간에 쓰이던 그리고 황당한 장면마다 쓰이던 프리재즈는 그 화면을 극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3편에서 보여주는 암울한 미래사회는 전쟁과 기계화로 이루어진 사회이므로 인더스트리얼이 가장 적합했다.
공각기동대에서는 자기들의 고유한 음악을 절망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깔아서 나를 흡족하게 만들더니 메모리즈역시 충분히 만족할만한 음악을 들려준 것이다.

이미 애니매이션은 어떤 레벨을 넘어서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간지 오래다.
하지만 아직도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은 만화를 정말 만화로밖에 알고 있지 못하다. 이미 만화는 예전의 만화가 아니다. 더 이상 이렇게 나가면 앞으로 우린 붉은매나 블루 시걸, 황후 에스더이상의 작품을 낼 수 없다.

이제 시대착오적인 심의나 일본문화 금지는 없애자.
그리고 문화상품이 얼마나 큰 전략상품인지 깨닫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고나서 죽인다라는 느낌과 함께 받은 느낌은 '아!...답답해...'라는 느낌이었다.

우린 언제쯤에나 만들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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