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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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8987657868 ISBN:8984438669 ISBN:8952907981 ISBN:8952920074 ISBN:8952933176

  • 원제 : 야후(Yahoo, 1999-), 19권(2003.4)
  • 저자 : 윤태호(1969-)

# 거북이[ | ]

야후라는 만화를 만난지도 꽤 지난것 같다. 왠만하면 연재되는 것 보다는 연재 끝난 다음에 몰아서 보고싶은데 몇몇 만화는 그러기가 쉽지 않으며 우리나라 만화중에 나를 그렇게 만드는 만화는 아마 야후 뿐인것 같다. 뭐 하대리시민쾌걸같은 만화들도 있지만...^^

이 야후라는 만화의 세팅은 이러하다. 모든 것이 현실인데 수경대라는 특수경찰부대만 가공이다. 만화는 김영삼 정권 말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데 국내의 암울한 사고들이 존재하고 그것을 수습하려는 수경대가 항상 근처에 있다. 이 수경대의 대원 김현이라는 인물이 어떤 식으로 폭주해가는가가 이 만화의 줄거리이다. 물론 수경대는 공권력을 상징한다.
요즘은 김현이 폭주해서 국가권력을 기만하고 다니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 과정들이 과장되지도 않았고 매우 필연적으로 엮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들이 폭주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이 만화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19권을 보았는데 여기서 김현은 범죄속에서 허덕대는 친구를 끌어올린다. 김현에게는 몇안되는 가까운 사람이고 그가 지옥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친구가 결국 눈앞에서 총을 맞는다. 이러한 묘사에서 보여지는 하이퍼리얼리즘은 이 만화를 걸작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작가 윤태호는 결코 섬세하게 묘사하지 않는 듯 하면서 보여주어야 할 모든 요소를 다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작가다. 김현은 다시한번 폭주하고 그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기자를 만나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그 기자는 김현을 신고할 기회가 있지만 핸드폰을 끄고 스스로 공범이 되는 길을 선택한다. 기자는 이렇게 공감하고 있는 나같은 인물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월드컵과 911까지 나왔다. 이제 김현과 그의 옛 친구 신무학과의 대결이 남아있는 듯 하다.

이 만화는 그 가상 리얼리티에 있어서 인랑(만화책 제목은 견랑전설)을 연상시킨다.
인랑은 60년대 전공투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있지만 사회고발 보다는 당시 무장저항집단과 특수경찰과의 대립관계, 내부문제 등에 촛점을 맞춘 상당히 정치적인 만화이다. 여기서 사회주의사상을 가진 무장 저항집단은 상당히 부정적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뭐 원래 정치세력화 하면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이 만화는 조직에 촛점을 맞추고 있고 정황적 사실 고증보다는 무기나 조직의 고증에 더욱 신경써서 일본 특유의 오타쿠 만화가 되었다.
하지만 야후는 철저하게 현실에 기반하고 있으며 철저하게 사회의 문제를 고발하고 있고 특히 공권력의 부정적인 면모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상당히 설득력있게 묘사되고 있으며 그 사이에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들까지 함께 던지고 있다. 비록 그림의 디테일이라는 측면에서는 인랑에 뒤질지 모르겠지만 작품성이라는 면에서 봤을때 야후는 인랑의 한계를 월등히 초월하고도 남는다.

언젠가 야후 코리아가 이 만화의 제목을 두고 다툼이 있었던 적이 있다. 상표권 위반이라고. 하지만 결국 윤태호측이 이겼는데 그건 이 만화에 더욱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야후는 원래 걸리버여행기에 나오는 캐릭터로 짜증나는 인간을 상징하는 야수이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대부분 야후다.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우리만의 개성적인 만화들이 나오는 듯 하여 즐겁다. 어서 만화가 소설이나 영화처럼 하나의 본격적인 예술작품으로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거북이 2003-4-29 10: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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